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20대 때 학원강사로서 일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겪은 일도 많았는데 오늘은 이게 생각납니다.
수업시간 중에 자동차 이야기가 나왔길래 학생들에게 질문을 받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좋아하는 자동차 브랜드라든지, 차체의 형태 같은 것에 대해서.
어떤 남학생이 득의양양하게 말했습니다.
"강사 월급 그거 얼마 한다고 그런 차 욕심내세요? 그냥 중고차 싼 거 타고 다니세요. 분수 모르는 소리 하지 마시고."
그 학생은 학원장의 아들.
그것을 알고 있던 저는 이렇게 맞받아쳤습니다.
"그래, 너희 아버지가 월급을 적게 주셔서 내 이야기가 분수 모르는 소리가 되었군. 미안하게 됐네?"
그 학생은 도리어 얼굴빛이 어두워지더니 그 뒤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아버지인 학원의 원장은 강사 전체회의 때 자기재산이 얼마이고 운운하는 것을 즐겨했습니다. 아직 액수도 기억나는군요. 4억 3천만원이라고. 그런데 그 학원이 저의 이직후 도산했습니다. 그리고 그 학원이 문닫은 후에는 학생들도 최소 100여명 정도가 이직한 학원으로 옮겨 왔습니다.
많은 시간이 흘렀고 저는 다른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 학생의 집안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전혀 알 길이 없습니다만, 확실한 건 하나 있습니다.
뭔가 조금 있다고 그게 아주 대단한 것처럼 여기고 날뛰다가는 험한 꼴을 당할 수도 있고, 그 상황이 되었을 때 동정해 주거나 도와줄 사람은 아예 없다는 것.
Founder and Owner of Polyphonic World
목록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
2024-09-06 | 171 | |
공지 |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
2024-03-28 | 174 | |
공지 |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
2024-03-05 | 200 | |
공지 |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10 |
2023-12-30 | 362 | |
공지 |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612 |
2020-02-20 | 3865 | |
공지 |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2
|
2018-07-02 | 1003 | |
공지 |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2 |
2013-08-14 | 5975 | |
공지 |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
2013-07-08 | 6598 | |
공지 |
오류보고 접수창구107 |
2013-02-25 | 12092 | |
4839 |
코로나는 남의 일인 줄 알았건만...6 |
2022-02-21 | 169 | |
4838 |
친환경 대형상용차의 대안, 전기차인가 수소차인가4 |
2022-02-21 | 178 | |
4837 |
결국 2022년 동계올림픽도 끝났네요4 |
2022-02-20 | 144 | |
4836 |
떡이 되었다는 게 이런 기분일까요...2 |
2022-02-19 | 114 | |
4835 |
이것저것 문어발 모형 제작기6
|
2022-02-18 | 154 | |
4834 |
지역의 지명에 외국의 이름이 들어간 경우 |
2022-02-18 | 119 | |
4833 |
"강사 월급 그거 얼마 한다고" 라고 했던...2 |
2022-02-17 | 133 | |
4832 |
갑자기 추워진 가운데에 몇몇 이야기4 |
2022-02-16 | 153 | |
4831 |
우크라이나의 전운은 걷힐 것인가 |
2022-02-15 | 138 | |
4830 |
브래드 피트의 친환경주택 프로젝트가 남긴 실패2 |
2022-02-14 | 131 | |
4829 |
요즘의 올림픽에서 언급되는 "러시아"16 |
2022-02-13 | 211 | |
4828 |
좋아하는 창작물 속에 나오는 싫은 요소4 |
2022-02-12 | 190 | |
4827 |
비판이 죄악시되는 사회상이 정착한다면6 |
2022-02-11 | 240 | |
4826 |
"공익을 위해 법을 어겼다" 에서 생각한 시대정신4 |
2022-02-10 | 194 | |
4825 |
면세점 구매한도는 폐지했지만 세금은 내야 한다?62 |
2022-02-09 | 463 | |
4824 |
중국에 대한 이상한 환원주의2 |
2022-02-08 | 134 | |
4823 |
요즘은 거인교향곡을 자주 듣고 있어요 |
2022-02-07 | 125 | |
4822 |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즉위 70주년5 |
2022-02-06 | 206 | |
4821 |
정부는 중국의 문화침탈에 조용하기만...2
|
2022-02-05 | 133 | |
4820 |
오늘 신속검사를 받았어요2
|
2022-02-04 | 133 |
2 댓글
Lester
2022-02-18 14:37:07
지금 돈 있다고 위세부리다가 한 방에 훅 간다는 것 정도는 가난뱅이인 저도 아는데... 역시 직접 고생해서 돈을 벌지 않아서 돈의 가치를 모르는 '졸부'들이라서 그런 거겠죠?
SiteOwner
2022-02-18 21:00:04
어떤 사람의 도량을 알고 싶다면 조그마한 지위를 줘 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학원장도 그의 아들도 역시 도량이 딱 거기까지였는가 싶습니다. 그 학원장 일가의 확실한 내력은 자세히 아는 것은 아니라서 단정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이전에 경영했던 유치원이 파산해서 재건하는 데에 고생했다는 말을 한 적이 있어서 적어도 졸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즉, 재산형성을 어떻게 했든 간에 도량이 그런 사람은 어쩔 수 없습니다. 만일 그런 사람이 자수성가형이라면 더욱 권위주의적으로 처신할 것 같습니다. 실제 그런 사람들이 언론의 사건사고 뉴스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보니...
얼마 전에 업무상 다녀왔던 곳이 그때 일했던 학원이 있었던 근처라서 생각이 나는 건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