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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어떤 국가에서 군용, 경찰용, 소방서용 등 공적으로 사용하는 차량들은 국빈용 또는 의전용을 제외하면 대부분 국산차를 사용하기 마련입니다. 물론 일부 예외도 있긴 하지만 이건 대부분의 국가에서 통하는 사실이지요.


한국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군용 차량은 모두 국산 차량이고 경찰서, 소방서 등지에서 사용되는 모든 차량이 국산 차량이지요.


하지만 이런 한국이라도 가끔씩 예외는 있었습니다. 조금 특이한 경운데 BMW나 캐딜락이 순찰차가 된 경우도 있었는데 이건 정식으로 도입된 차량이라기 보단 의전용 차량을 고속도로 순찰용으로 돌린 케이스라고 볼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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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735iL. 대형 차량이지만 수동 변속기였습니다. 당시 교통 순찰차는 자동, 고속 순찰차는 수동으로 납품하는게 일반적이었단 걸 알면 꽤 괜찮은 차량이었고 독일의 BMW제답게 10년(…)가까지 고속도로 순찰대장차로, 그리고 의전용으로 잘 굴려먹던 차량입니다. 현재는 퇴역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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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브로엄. BMW와 달리 자동인데 이 당시에도 캐딜락 대형 모델들은 수동 모델이 없었기 때문이죠. 이쪽은 BMW보다 더 빠른 시기에 퇴역하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의전용으로 쓰던 차량을 비공식적으로 고속도로 순찰용으로 돌리던 적이 있습니다만 딱 하나. 정식으로 도입된 외제 순찰차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것이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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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해 드릴 포드 토러스 4세대 모델이지요.


한국 경찰은 토러스가 등장하기 이전까진 옵티마나 쏘나타 등을 교통 순찰차와 고속도로 순찰차로 함께 써먹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과속차량들은 고성능 외체차들이 주를 이뤄갔는데 그 당시 도입된 순찰차들로는 이들을 따라가기가 매우 벅찼습니다.


그래서 경찰측에선 고배기량에 고성능의 차량을 물색하게 됐는데 이 당시만 해도 국산차중엔 그 조건에 적합한 차가 없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한국은 당시 미국과의 통상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손을 빌리기로 했고 이 때 미국은 그에 응답하여 국내에 순찰차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당시 경쟁하던 모델은 총 3가지로 포드의 토러스,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세브링, GM의 사브 9-5였는데요 이들 중 최종적으로 입찰된 건 토러스였고 그 결과로 초기에 50대가, 후기에 추가 도입분으로 50대가 들어오면서 총 100대의 토러스 순찰차가 한국에 도입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도입된 토러스의 사양은 3.0 L DOHC 듀라텍 30 V6 엔진을 얹은 SEL트림의 차량으로 그 당시 토러스 중에선 가장 고사양의 트림의 차량이었습니다.


그렇게 도입된 토러스는 고속 순찰차 뿐만이 아니라 경호용 순찰차로도 다양하게 이용되었고 이후로도 계속 차량을 추가 도입하여 한국에 도입된 토러스의 수는 400대에 육박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보면 한국 최고의 순찰차였던 것 같지만……문제는 이 토러스 4세대는 역대 토러스 모델들 중 제일 평이 안좋았던 모델이었다는 것이었지요.



서울청700 01

(사진은 경호용 토러스)


당시 포드 토러스의 사정은 이랬습니다. 2세대 모델까지는 꽤 각진 디자인으로 굉장히 세련된 디자인으로서 많은 미국인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었는데 3세대부터 새로운 도전의 일환인지 '미래차의 선두가 되겠다'라는 말 아래에 과감한 페이스리프트를 감행하여 기존과는 다른 굉장히 둥글둥글한 토러스를 내놓게 됩니다.




이것들이 그 토러스 3세대 모델들로 좌측이 전기형, 우측이 후기형 모델입니다.


이렇게 갑작스런 디자인의 변화와 더불어 차체의 편의성도 (미국인 기준에서?) 굉장히 떨어지게 되어 대시보드가 불편하고 뒷자석도 차체가 낮아 장시간 앉아있기 불편하다는 등 각종 불만이 쏟아지면서 판매량은 추락하기 시작했고 포드는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급히 4세대 모델을 내놓는 수를 쓰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또 문제가 발생하게 됐는데 가격이라도 내려보려고 한 탓에 저질 부품들을 사용하였고 거기에 기본 옵션에서 많은 편의/안전장비 옵션을 빼버리는 바람에 더더욱 악평을 들으면서 결국엔 생산중단의 길을 걷고 말았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속차로 등장한 게 포드 파이브 헌드레드. 오히려 이쪽이 더 2세대까지 이어지던 토러스에 가까웠지만 토러스의 이름을 받지는 못하였는데 아무래도 4세대 토러스가 생산중단되었음에도 재고처리(…)를 위해 2007년까지 팔리고 있어서 그랬던 것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여튼 본론으로 넘어가 한국이 도입한 토러스는 바로 그 4세대 토러스였고 아마 여타 외제차에 비해 대향으로 도입될 수 있었던 것도 저 저렴한 가격에 재고처리도 어느정도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이렇게 도입된 토러스의 평은 극과 극으로 갈리게 되었습니다. 썩어도 준치라고 그래도 나름 고성능 차라서 괜찮다는 평도 있었지만 도입 시점부터 이어져 온 기름 먹는 하마라는 평도 있었고 더 나아가 저 뒷배경으로 인한 성능저하가 일어났는지 국산차보다 못해 '조루스'(…)란 별명으로 불리는 굴욕까지 당하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또 다른 문제점이 있다면 외제차라는 것 그 자체가 문제가 되었지요. 외제차이기 때문에 부품을 해외에서 공수해 와야 하기 때문에 여타 국산차에 비해 수리비가 높아질 수밖에 없던 것이지요.


물론 도입 당시부터 포드 코리아 측은 이 순찰차들에 대해 3년 내외로 10만Km 보증 서비스와 사고 또는 고장 발생시 30분 이내 긴급출동 서비스라는 파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주긴 했어도 순찰차라는게 3년만 굴려먹는 것도 아닌데다 이런저런 일로 굴리다 보면 3년도 채 안되서 10만Km라는 주행거리는 거뜬히 채우고도 그 거리를 넘기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사후 지원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유지비가 장난이 아니게 많이 들어가게 되었지요.


거기에 외압으로 인해 대량으로 들여온 차량인데다 필요 이상으로 많이 들어와 그것을 운용할 숙련된 인원도 모자라서 결국엔 교통/고속 순찰차나 경호용 순찰차 뿐만이 아니라 다른 곳으로 분산시켜야 하기까지 했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경찰청 Taurus 01

서울청700 12

(사진은 재도색된 포드 토러스로 상 고속 순찰차, 하 경호용 순찰차 도색)


그렇긴 해도 위 도색이 변경될 당시까지도 토러스는 여전히 잘만 쓰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이후 현대의 제네시스 같은 대체 가능한 차량들이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토러스도 서서히 퇴역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완전히 퇴역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서울청에 1대가 남아있다곤 들었지만 그 이후로 소식을 못들어서……)


이렇게 한 때 고속도로의 무법자들을 쫓던 토러스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린 것이지요.


잠시 주제에서 벗어나서 2007년에 모든 재고 처리가 끝난 후 포드에 엘런 멀릴리 회장이 취임하면서 파이브 헌드레드가 토러스의 이름을 이어서 현재까지 계속 후속 모델들을 내며 발매되고 있는데요.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면




시간이 흘러 미국 포드에선 기존의 포드 크라운 빅토리아 모델의 후속 기종으로 토러스를 택하여 생산하기 시작했단 것이지요.


이쪽은 포드 토러스 SHO로 4륜구동의 고성능 모델인데요 위의 한국에 들여온 4세대 토러스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의 성능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하지만……현재 그 자리는 제네시스가 꿰차고 있고 가격도 4세대 모델만큼 저렴하진 않아서(SHO트림은 오히려 여타 트림들 보다도 비싸죠.) 아마 다시 한국에 토러스가 순찰차로 돌아올 일은 없을 것이라 봅니다.



이상 HNRY의 카스토리였습니다.



ps. 여담이지만 제 개인적인 기준에서 봤을 때 3, 4세대 모델들은 확실히 미국차답지 않은 디자인이었다고 봅니다. 오히려 포드 마크 떼면 국산으로도 오인할 수 있을 정도로 디자인이 좀……그렇네요.

HNRY
HNRY라고 합니다. 그림도 그리고 소설도 쓰고 싶습니다.

5 댓글

마드리갈

2013-05-26 12:25:54

포드 토러스 경찰차는 2007년 정도에 대구에서 볼 수 있었어요.

정작 서울에서는 한 번도 못 봤는데 당시 집안 사정으로 대구에 있을 때는 간혹 토러스 경찰차가 보여서 상당히 신기하게 여기곤 했어요.


미국 경찰차 도색은 법집행기관의 권위와 힘을 보여줘서 좋긴 한데...

저 강철제 휠은 어떻게 할 수 없는 걸까요...

HNRY

2013-05-26 12:39:19

찾아보니 현가하중량이라 불리는 문제로군요. 확실히 바퀴가 무거우니 서스펜션에 굉장한 부담을 줄 것 같긴 합니다. 아무래도 대량 생산하는 차량이다 보니 그랬던 것일까요……그냥 판매용 차량에 달려있는 휠이 훨씬 더 나을 지도 모르겠네요.

마드리갈

2013-05-26 12:32:44

디자인적으로 떨어지는 건 둘째 치더라도...

강철제 휠은 unsprung weight를 크게 만들어요. 즉 서스펜션으로 감당되지 않는 중량이 늘어나다 보니 경제적인 차량운용에 상당히 문제가 되거든요. 휠에서의 1kg 감량이 전체 중량의 100kg 감량과 맞먹을 정도의 효과를 가져요. 이건 연비에서도 차체에의 스트레스에서도 크게 작용하고 있어요.

또한 열전도율이 낮고 개구부도 작아서 브레이크 냉각에도 상당히 불리해요.

경합금제 휠은 충격에 약하다는 고유의 문제가 있지만, 이것도 현재 기술로는 단조휠, 투피스휠 등으로 많이 극복되고 있어요. 그러니 강철제 휠은 초기도입단가가 저렴한 대신에 잃는 게 너무 많아요.

HNRY

2013-05-26 12:28:34

요즘엔 보고 싶어도 못보는 차가 되었지요.


휠은 디자인적인 문제 때문에 그런가요 아니면 다른 문제가 있는 것인가요?

SiteOwner

2014-03-27 18:40:53

국내의 경찰용차량에 대한 투자는 너무도 인색합니다.

경찰에 대해 쓸 돈은 전혀 없는 것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차량의 상태도 나쁘고, 게다가 저성능이라서 출동할 경우 기동력이 좋지 않아 일반차량보다도 더 굼뜨기 마련입니다. 엔진, 차체, 서스펜션 등의 강화도 없이 무거운 장비를 추가탑재하니 당연히 차량의 기동력도 내구도도 엉망입니다. 이러면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지 의문입니다.


그리고 자동차 생산국이라고 해서 반드시 국내생산 또는 국내메이커 차량만을 택한다는 것도 상당히 어리석은 발상입니다. 저렇게 소량 도입한 포드 토러스로 무역마찰을 막아낼 수 있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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