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그나마 잘못 살아온 게 아니라고 느끼는 지금

마드리갈, 2022-05-26 21:22:10

조회 수
176

저에게는 아주 큰 성취는 없어요.

학생 때 공부를 아주 잘했던 것도 아니고 세계를 좌지우지할 정도의 영향력도 없는, 그저 매일의 생활을 열심히 살아가려 하고 간혹 있는 조그마한 사치에 기뻐하는, 세계의 도회지 어디에나 있을 법한 그런 소시민 중의 한 사람이죠. 그리고 큰 성취도 없지만, 사법처리될만한 문제를 일으킨 적도 없어요.


"당신은 세상을 위해 뭘 했나?" 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솔직히 제가 큰 성취를 해낸 건 없다 보니 세상을 위해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 건 없어요. 그러해요.

하지만, 저의 각종 활동이 있기에 지역사회의 활성화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있고 문제를 안 일으키고 있는 상태. 그것으로 발생되는 온갖 비용은 추가로 발생시키고 있지 않아요. 직접적으로는 영향을 준 건 없더라도 이렇게 간접적으로는 생활권역에서의 선순환에는 기여하고 있는 것. 그렇다면 잘못 살아온 것은 아니라고 느낄 수 있어요.


제가 세계를 좌지우지할 정도의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 지는 아직은 모르지만, 최소한 자신의 신념이 정의라고 관철시키려다 세상을 나락으로 밀어넣고 수많은 사람을 다치거나 죽게 한 건 아니니까 이것만큼은 긍지로 여겨야겠어요. 그리고, 세상에는 저같은 소시민이 자칭 정의의 사도보다는 압도적으로 많아서 세상의 기반을 이루고 있으니까요.


돈을 쓰면서 늘 명심하는 게 있어요.

"10원 동전을 무시하는 사람, 언젠가 그 모자란 10원에 울게 될 것이다."

또한, 정치의 여러 단면을 보면서 떠올리는 게 있어요.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엎어버리기도 한다."


복잡한 철학까지는 논하지는 못하겠지만, 그 두 문장의 의미를 명심하며 살고 있는 소시민인 저는 최소한 잘못 살아온 건 아닐 거예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6 댓글

대왕고래

2022-05-26 23:22:00

자기가 옳다고 믿으면서 책임지지 못할 일을 벌이다가 큰 일을 저질러버리는 사람들도 있죠.

자기가 옳은지 의심하면서 매사에 조심하고, 큰 힘이 없더라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해내는 사람들도 있고요.

후자가 더 나은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마드리갈

2022-05-27 00:18:05

맞아요. 후자 쪽이 더욱 바람직하다는 것은 재론이 필요없겠죠.

책임지지 못할 일을 벌이게 되면, 그가 사회를 바꾸는 게 아니라 사회가 그를 바꾸게 되어요. 그것도 매우 끔찍한 방법으로. 물론 이건 개인 레벨에만 한정된 이야기인 것만도 아니고, 가장 좋은 예로 2월 24일에 러시아가 일으킨 우크라이나에의 침략전쟁이 있어요. 이제 러시아는 이 전쟁을 그만둘 수도 없고 계속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져 매일매일 스스로의 입지를 좁히는 중인데 과연 그 끝이 어떨지 걱정되기도 해요.

시어하트어택

2022-05-26 23:25:41

여기서 다 언급할 수는 없겠지만 요즘 정치 관련 뉴스를 보면 몇 달 전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던 일들이 일어나고 있죠. 마드리갈님이 언급한 말이 그 상황에 들어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마드리갈

2022-05-27 00:34:47

예측불허의 상황이 연속하는 이런 시기에 조심해야 할 것은 독선에 사로잡히지 않는 것이죠.

국내차원이든 국내차원이든 정치상황은 무섭게 변하고 있고, 또한 정치가는 군림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도 속속 드러나고 있죠. 게다가 사람들이 학습효과를 제대로 발휘하게 되면 기존의 정치공학은 상당부분 용도폐기될 운명에 직면하게 될 것도 멀지 않겠죠.


같은 강물은 두 번 흐르지 않아요. 누군가는 부정하겠지만.

Lester

2022-05-27 14:30:29

한때는 게임번역으로 국내 게임계에 큰 도움을 주거나 엄청나게 유명해져 보겠다, 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그 열기인지 거품인지가 빠졌다고 해야 하나... '내가 늘 그렇지 뭐' 같은 마인드로 살아가고 있네요. 이게 제 분수일 수도 있지만요. 오버워치 같은 데에서는 누가 잘하고 누가 못하는지,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지(말 그대로 병법입니다. 적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 뻔히 보이는데 무작정 달려드는 졸장들이 너무 많아요) 잘 알고 있지만 거기서 잘한다고 한들 실생활에 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약주 한 잔이랑 버금가게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는 것 정도?


특히나 게임번역이 아닌 다른 건으로 다소 사람들과 거리가 멀어진 것 같다 보니, 제대로 살아오긴 한 건가 하는 의구심도 듭니다. 그나마 다행히도 지금 맡은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개발진도 국내 유저층도 '기다려 줄 수 있다, 기대하겠다' 비슷한 반응을 보여서 대충 상쇄가 되긴 했지만, 그래도 심란하긴 마찬가지네요. 누구한테 잘 보이거나 자랑하려고 시작한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절실할 때 인정받을 수 없는 일이다보니...

마드리갈

2022-05-29 21:44:47

역시 살다 보면 이 길이 정말 옳은 것인가를 의심해 볼 때가 있죠.

레스터님께서도 그렇게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고, 특히 자신의 종사분야가 인물 자체가 잘 드러나지 않는 분야라면 더욱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들 거예요. 이해되어요. 그래도 그렇게 걱정이 되면서도 최소한 계속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계시는데다 꾸준히 힘을 발휘하실 수 있으니 바로 그게 제대로 가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최소한 저는 그렇게 보고 있어요.

Board Menu

목록

Page 48 / 295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SiteOwner 2024-09-06 168
공지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SiteOwner 2024-03-28 172
공지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SiteOwner 2024-03-05 189
공지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

10
마드리갈 2023-12-30 360
공지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

612
마드리갈 2020-02-20 3863
공지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

2
  • file
마드리갈 2018-07-02 1001
공지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

2
SiteOwner 2013-08-14 5973
공지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하네카와츠바사 2013-07-08 6594
공지

오류보고 접수창구

107
마드리갈 2013-02-25 12088
4956

궁예의 관심법 그리고 여자의 촉

2
마드리갈 2022-06-07 123
4955

자율주행선박, 태평양을 건너다

2
  • file
마드리갈 2022-06-06 120
4954

살아오면서 들었던 명언(?)

2
SiteOwner 2022-06-05 121
4953

어딘가에서 들은 NFT와 메타버스 담론에 관하여

4
Lester 2022-06-04 168
4952

"천안문" 에서 생각난 것들 몇 가지

2
SiteOwner 2022-06-04 119
4951

터키, "튀르키예(Türkiye)" 로 개명한다

2
마드리갈 2022-06-03 139
4950

에탄올연료가 과연 대안일까

19
  • update
마드리갈 2022-06-02 205
4949

"러시아산 녹용" 광고에서 읽혀진 기묘한 시대정신

4
SiteOwner 2022-06-01 136
4948

자율주행 기술에서 생각해 보는 것들

4
SiteOwner 2022-05-31 171
4947

반세기 넘게 남은 일본적군(日本赤軍)의 잔영

11
마드리갈 2022-05-30 240
4946

여객기의 수직이착륙이 발생시키는 효과

2
마드리갈 2022-05-29 126
4945

만 나이로의 전면전환에 대한 의외의 복병

11
  • file
SiteOwner 2022-05-28 174
4944

So together, 永遠

4
SiteOwner 2022-05-27 181
4943

그나마 잘못 살아온 게 아니라고 느끼는 지금

6
마드리갈 2022-05-26 176
4942

작중에서 풀네임이 알려지지 않은 주요 캐릭터 2

2
마드리갈 2022-05-25 135
4941

더운 날 생각하는 초심(初心) 그리고 좋아하는 라틴어 어구

2
마드리갈 2022-05-24 126
4940

손흥민, 잉글랜드 프리미엄리그 득점왕에 등극하다

9
SiteOwner 2022-05-23 160
4939

5월 22일에 대한 여러 이야기

2
SiteOwner 2022-05-22 125
4938

이런저런 근황

2
SiteOwner 2022-05-21 114
4937

의외의 취향이나 취미가 있나요?

4
마드리갈 2022-05-20 184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