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말 덴마크에서 합성당(The Synthetic Party)이라는 이름의 정당이 창당했어요.
정당이 명멸하는 것 자체야 이상할 것이 없지만, 이번의 합성당이 주목받는 이유는, 기성정당에 어떠한 매력도 느끼지 못해 지난 2019년 총선에 투표에 참가하지 않았던 15%의 덴마크 유권자들을 끌어들일 것을 취지로 인공지능으로 정책을 결정하기로 한 점에 있어요.
이에 대한 전말은 아래에 소개된 기사에 나와 있어요.
Could next party in Danish parliament be led by AI?, 2022년 8월 4일 THE LOCAL dk 기사, 영어
이 합성당에서는 1970년 이후 덴마크 정계의 모든 주변정당들을 분석하여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정치적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요. 그리고 현실의 정강정책 대신 사회의 모방이나 비판에만 열중했던 수백개의 군소정당들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이기도 하죠. 참고로 이런 군소정당은 덴마크 내에 230개 존재하고 있어요.
2023년에 있을 덴마크 총선에 나갈 이 정당에 놓인 과제는 유권자들의 동의를 구하는 것인데, 창당을 위해 최소한 20,182명의 동의가 필요한 데에 반해 아직은 4명만 동의해 있어서 갈 길이 아주 멀어요. 즉 창당한 창립멤버 이외에는 아직 당원수도 태부족이라서 이 관문을 넘을 수 있는지조차 의문인 상태에 있어요. 게다가 이 합성당이 목표로 하는 인공지능에 의한 정책결정도 의석을 얻고 나서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데다 정책 중에는 덴마크인의 평균 월급의 2배를 넘는 월 100,000만 크로네(=17,839,000원)의 기본소득 보장도 있다 보니 현실의 정치를 지향한다면서 현실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의문의 여지가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있어서 현재는 원내 진입의 가능성을 논하기에 저변이 만족되어 있지 않아요.
확실한 것은 이 정치실험으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 정치의 영역에 편입된다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데에는 성공했다는 것이겠죠. 내년 6월의 덴마크 총선이 그 질문에 대한 시금석이 될지가 주목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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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댓글
대왕고래
2022-08-09 19:35:36
AI 정당이라, 참신하네요. 정작 2만명 동의까지의 길이 멀고 험하지만...
제가 어릴적에는 상상도 못하는 게 하나하나씩 나오고 있다는 게 참신하고 그렇네요.
마드리갈
2022-08-09 21:21:15
확실히 참신한 시도이긴 해요, AI 정당이란 일단 실현되기만 한다면 뭔가 다른 것을 보여줄 수도 있겠어요.
하지만 현실화에는 험난한 길이 있어요. 충분한 당원 확보도 관건인데다 공약도 현실성이 없어요. 당장 덴마크의 경제가 몇 배로 커지더라도 문제의 기본소득 공약의 실현방법은 요원한데 우선 덴마크의 경제가 그렇게 성장할 여지부터가 없는 것이죠.
게다가 이런 문제도 있어요. 민주주의의 근간인 치자와 피치자의 동일성이 담보되지 않거든요. 이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에 대한 도전으로도 보일 수 있어요. 인간이 아닌 AI의 결정에 무엇을 얼마만큼 따라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사회적인 합의도 없어요.
이 정치실험은 유의미하겠지만 역시 한계도 있는 법이죠.
마드리갈
2023-09-04 22:08:40
2023년 9월 4일 업데이트
덴마크의 인공지능 정당인 합성당은 여전히 원외 군소정당으로 머물러 있지만 주류정치권에서의 인공지능 도입이 추진되고 있어요. 덴마크의 멧테 프레드릭센(Mette Frederiksen, 1977년생) 총리는 자신의 연설문 일부를 생성형 AI인 챗GPT로 작성하여 5월 31일의 연설에 사용했고 그 연설에서는 AI의 혁명적인 측면과 리스크를 다루기도 했어요. 이렇게 현실의 정치에 인공지능이 조금 진입할 수 있게 되었어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Denmark PM delivers speech partly written by AI, 2023년 5월 31일 EURACTIV 기사, 영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