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이미 1999년에 폐지되어 지금은 기억하는 사람조차 많지 않은 1가구 2차량 이상의 중과세.
모터리제이션(Motorization), 즉 자동차로의 이행이 한참이던 1990년대에 자동차 보유량이 대거 늘어나면서 교통인프라의 속도가 그 확산세를 감당할 수 없었다는 위기감이 있었다 보니 궁여지책으로 나온 게 1가구에 자동차가 2대 이상 있으면 자동차세를 대폭 올려서 중과세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결과 1994년부터는 1가구 2차량 중과세가 시행되었습니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자동차는 승용차에서는 4도어 세단 일색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결국 이렇게 중과세하게 되면 내수 자동차시장은 언젠가 포화하게 되어 버리는데 그 포화시점이 아주 급격히 도래하게 됩니다. 게다가 아무리 자동차 보유를 억제한다 한들 대중교통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자동차밖에 대안이 없는데다 자동차가 있다고 해서 자동차가 가정 레벨에서의 모든 수송을 담당할 수는 없는 법이니 이것도 문제가 됩니다. 일례로 가축이나 퇴비 같은 것은 트럭이 아니면 선택지 자체가 전혀 없습니다. 게다가 가족이 모두 한 집에 모여 사는 것만도 아닌데 1가구 2차량 중과세로 세금을 더 내야 하는 불합리한 문제도 다발했습니다. 결국 이 제도는 1999년에 폐지되고 2000년대 전반에 부활이 시도되었지만 결국 부활되는 일 없이 과거의 유산으로 사라졌습니다.
이것이 최근 수년간의 민심을 이리저리 바꾸어 놓은 종합부동산세를 통한 다주택자 규제와 참으로 많이 닮았습니다.
그런데 당시에는 1가구 2차량 중과세 반대에 대해 부자감세 운운하는 목소리는 최소한 없었습니다. 그런데 종부세 문제에 대해서는 이상하게도 부자감세를 말하며 어떻게든지 그 과세가 정당했다고 말하는 자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이참에 1가구 2차량 중과세 부활을 말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그 종부세 정당화 주장과 같을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그 주장도 국민의 평가를 받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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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대왕고래
2022-11-12 00:31:42
저런 정책들을 보면 깊은 분석 없이 일단 내놓은 대안이라는 느낌이 확 드네요.
간단하게 치명적인 단점이 드러나는데, 그것을 생각도 못하고 일단 시행했다는 느낌이...
SiteOwner
2022-11-15 21:09:38
그렇습니다. 실제로 당시에 1가구 1차량 강제와 2차량 이상 중과세 조치를 시행한 결과, 어차피 한 가정에 1대만 구매할 수 있는 강제나 마찬가지인데다 당시 소득수준이 급상승하다 보니 처음부터 중대형차를 소유하는 성향이 늘어났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경차나 소형차가 정착하기 힘든 이유가 바로 이런 상황의 결과물인 것을 정책입안자들은 외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그렇게 치명적인 단점이 드러나는 것은 물론이고 또한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나던 그 시대를 전혀 읽지 못한 문제도 있어 옳은 법도 아니었습니다. 자동차는 동산(動産)이지만 법령상 부동산에 준하는 물건인데 이걸 누구 명의로 하겠습니까? 대부분의 경우 가장의 명의로 하다 보니 여성이 자동차를 소유하는 자체를 심하게 방해하는 제도가 바로 2차량 이상 중과세 조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