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전대미문의 혼란으로 국내외가 혼란스러웠습니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지 어제로 10개월을 넘은 시점이기도 한 지금의 시점에서 보면 소련 해체후 새로이 출범한 러시아 공화국이 비록 약체화되기는 했지만 최소한 세계를 혼란에 밀어넣을 정도의 힘은 충분하다고 봐야겠습니다. 게다가 미국 달러화의 가치는 급등하여 일시적으로 유로화의 것을 넘기도 했고 브레튼우즈 체제의 붕괴 이후 세계최강의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던 일본 엔화와 금의 가치마저 급락하는 등 기존의 경제상식도 여지없이 부서졌습니다.
그러나 이 한 해가 마냥 비참함으로 얼룩진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우주항공분야는 발전했습니다. 보잉 747의 모든 시리즈의 생산종료같이 아쉬운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일단 발전한 분야는 꽤 있어서 그걸 다행으로 여겨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국내는 이렇게 기념할 일이 있습니다.
누리호 발사성공 및 큐브위성의 궤도진입성공, 그리고 KF-21 전투기의 공개 및 시험비행 성공, 달 탐사선 다누리의 발사성공 등의 것이라든지, 폴란드에의 FA-50 경공격기 수출판로 개척성공 같은 것들.
그리고 해외에서는 이렇게 있습니다.
우선 민간분야는 이 정도가 되겠지요.
미국-캐나다-유럽의 공동프로젝트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취역, 일본의 소행성탐사선 하야부사2가 채취한 소행성 암석시료에서 확인된 액체상태의 물의 존재, 아폴로계획 종료 50년만에 부활한 21세기의 미국의 유인 달탐사선 프로젝트의 시작인 아르테미스 1호의 발사성공 및 일본에서 추진하는 세계최초의 민간 달탐사선 프로젝트인 iSPACE, 캐나다의 대형 비즈니스제트인 봄바르디어 글로벌 8000의 음속돌파, 미국의 초음속여객기 프로젝트인 붐 오버추어의 엔진 프로젝트가 일시 표류했다가 새로이 컨소시엄이 결성되어 심포니(Symphony)라는 이름의 독자엔진개발로 확정된 것 등의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군사분야의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이 실전에서 사용되는 등의 비극도 있었지만 터키의 바이락타르 드론 및 우크라이나의 넵튠 대함미사일이 러시아 흑해함대의 기함인 모스크바함을 격침시키는 공을 세웠다든지 미국의 항공산업기업 노스롭 그루먼에서 21세기 들어 처음으로 완전히 새로 설계한 스텔스 전략폭격기인 B-21 레이더를 공개했다든지 등의 것이 있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이 극초음속무기의 시험에 성공한데다 향후 미국과 일본이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있기도 합니다. 또한 일본과 영국과 이탈리아의 3국이 차기전투기 개발계획을 통합하여 글로벌전투항공프로그램(Global Combat Air Programme, GCAP)을 발족시키기도 하였습니다.
안타까운 것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올해의 첫달에는 비즈니스제트의 명문 리어제트의 마지막 기체가 완성되어 생산라인을 떠났고 올해의 마지막달이 시작하자마자 하늘의 여왕으로 군림해 왔던 보잉 747의 마지막 기체가 출고되면서 1,574대가 제조된 보잉 747의 반세가 넘은 생산역사는 끝났고 심지어 최신기종인 747-8 중의 1대가 해체수순을 밟고 있기까지 합니다.
또한 세계최대의 항공기였던 우크라이나의 안토노프 An-225는 소련시대에 만들어져 소련 해체후 안토노프 설계국이 우크라이나로 귀속되면서 우크라이나를 대표하는 항공기로서 중량물 수송에 활약했지만 러시아군의 공습에 파괴되고 말았습니다. 또한 극초음속 무기인 킨잘 미사일은 러시아의 불의한 전쟁에 사용되어 무고한 우크라이나인들을 죽이는 데에 일조했을 뿐만 아니라 새로이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인 사르마트는 러시아의 핵위협을 더욱 위험하게 만드는 도박카드가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우주항공산업은 발전했고 그 발전만큼이나 그 뒤에 드리워진 그림자도 길고 그 어둠도 짙습니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하나 있습니다.
판데믹도, 전쟁도 창공과 우주에의 열망을 꺾을 수는 없는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라틴어 문구를 하나 떠올려 봅니다. 고대 로마의 문필가인 세네카(Lucius Annaeus Seneca, 4 BC-AD 65)가 쓴 지구에서 별까지 쉬운 길은 없다는 의미의 문장을.
"Non est ad astra mollis e terris via."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Per ardua ad astra."
역경을 이겨내고 별을 향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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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대왕고래
2022-12-31 23:05:32
확실히 우주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게 많았던 한 해였네요.
좋은 것이 계속 생겨나고 있어서 좋아요. 그런 점에서는 좋은 세상이네요.
SiteOwner
2023-01-01 00:02:20
한동안 우주항공산업은 장기간 침체되었습니다.
2011년에 우주왕복선이 퇴역한 이래로 우주분야의 메가프로젝트는 잘 진척되지 않았고 인류의 달 착륙은 반 세기 전에는 가능했는데 왜 현대에는 되지 못하냐는 회의감이 쌓였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항공분야에서는 더 이상의 속도와 신뢰성은 추구되지 않고 그저 경제성만을 찾다가 항공기는 느려지고 저성능화되는 것도 모자라 신뢰성도 저하하는 등의 문제점마저 노정되었습니다. 이런 것들이 앞으로 크게 바뀌려는 조짐이 올해에 대거 나타난 것만으로도 크게 환영할만한 분야라고 믿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발전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