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5년만에 다시 쓰게 된 이 시리즈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의 종말단계 고고도 방공체계인 사드(THAAD) 시스템을 도입하게 된 이야기부터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의 대외정책상 애증(愛憎, Love-or-hate)의 관계에 있습니다.
일단 애(愛)에 해당되는 것부터 보자면 미국 달러패권을 가능하게 만든 오일달러 체제의 종주국, 세계최대의 수익을 내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Aramco)의 존재, F-15 전투기의 세계 2위의 운용국으로 대표되는 미국 무기의 큰손, 걸프전에서 미군을 위시한 다국적군 주둔지 제공 및 미국산 가스의 주요 수입국 등의 것들이 거명될 것입니다. 특히 아람코라는 기업의 이름은 원래는 아라비아-미국 석유회사(Arabian-American Oil Company)였다 보니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반면에 증(憎)에 해당되는 것도 많습니다. 와하비즘으로 대표되는 이슬람 극단주의의 본산인 국가가 바로 사우디아라비아인 것은 주지의 사실이고 이것 이외에도 오일쇼크로 대표되는 자원민족주의의 발호로 자유진영을 정면위협했는가 하면 2020년대 이전까지는 이스라엘에 대한 적대노선을 아예 국가로도 승인하지 않는 형태로 견지했다가 2023년 5월에 들어서야 이스라엘과의 수교를 정상화했을 정도로 변화가 느렸던 것도 사실입니다. 또한 미국의 달러패권 체재에 맞서 중국과의 석유거래에 달러 대신 중국화폐인 원(元/Yuan, 위안)으로의 결제방침을 천명하면서 달러 시스템을 위협하는 데에도 앞장서는 중입니다.
그렇다 보니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회원국은 아니지만 세계적으로 중요한 동맹국들을 메이저 논나토 앨라이(Major non-NATO ally)로 지정해 두고 있습니다. 이렇게 지정된 국가는 미주에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및 콜롬비아의 3개국, 아프리카에는 이집트, 모로코 및 튀니지, 아시아태평양에는 호주, 바레인, 이스라엘, 일본, 요르단, 한국, 쿠웨이트, 뉴질랜드, 파키스탄, 필리핀, 카타르, 대만 및 태국이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여기에는 아직 편입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우디아라비아가 드디어 사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미국에서 구매한 사드 시스템은 차량 7대 및 미사일 360발 규모. 도입시기는 2023-2027년입니다.
US to equip Saudi Arabia with seven THAAD air defense systems and 360 missiles (2023년 6월 1일 Army Recognition, 영어)
인용된 기사에서 보이듯 이것은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은 150억 달러 규모의 대외군사판매(Foreign Military Sale)로 2017년 10월에 승인되어 2018년 11월에 사우디 왕실이 구입계약을 체결한 것입니다. 즉 우리나라에 사드가 도입되었을 때 주한미군의 방공망 형성을 위해 도입되었음에도 중국이 그렇게 광분하여 설치장소로 공여된 경상북도 성주군의 한 골프장이 롯데그룹 소유라는 이유만으로 롯데그룹을 중국에서 내치는 등의 소동을 일으켰는데, 이 건은 사우디 왕실이 이미 5년 전에 계약서에 서명하면서 추진된 프로젝트입니다. 그러면 정치적 소비를 일삼는 특이점이 있는 중국이 해야 할 일은 명백합니다.
중국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재해야 합니다.
사우디의 석유를 불매해야 합니다. 게다가 우리나라가 주한미군의 방공망 구축을 위해 사드를 배치한 것에도 온갖 난리를 쳤으니까 미국에서 직접 구매해서 사우디 국내에 배치하고 사우디군이 운용할 사드에 대해서는 더욱 광분해야겠습니다. 사우디산 석유 반대, 사우디 관광객의 중국 입국 반대, 자국민의 사우디 여행 반대 등을 이끌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 온갖 험구를 잘도 내뱉는 환구시보 및 영어판 글로벌타임즈는 아무런 입장을 내고 있지 않습니다.
이제 중국의 결단은 명백합니다.
사우디산 석유를 싣고 오는 탱커(Tanker)의 대열을 홀로 막는 탱커맨이 되어야 합니다.
1989년 6월의 외로운 탱크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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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대왕고래
2023-06-16 11:48:01
살다살다 사우디와 미국이 손을 잡는 상황을 다 보네요.
개인적으로 둘이 사이가 나쁘면 나빴지 좋아질 거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는데, 이렇게 협력하는 모습을 보니 좀 신기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SiteOwner
2023-06-17 12:35:37
외교관계가 참 가변적이라는 게 이렇게도 드러나는 게 확실히 신기합니다.
사실 사우디아라비아가 오일달러의 힘만 믿기에는 주변 상황이 좋지만은 않습니다. 한때 카타르와 단교하기도 했지만 그 단절된 외교관계를 복원하기도 했고 중국과 협력하겠다고는 하지만 중국은 진정으로 국제협력을 추구하는 국가가 아닌데다 국가무신론을 견지하면서 이슬람교 다수인 위구르족 거주지에서 이슬람교 탄압을 자행하다 보니 사우디아라비아가 진정으로 마음을 열고 협력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니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에 대해서 태도를 달리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최근에는 사우디 국부펀드가 설립한 LIV 골프가 미국의 PGA 골프와의 통합을 선언하기도 하는 등 기조가 확실히 달라집니다.
여기서 중국은 아주 비겁한 침묵을 노정중입니다.
그렇게 사드(THAAD)에 대해서 난리를 치는 중국이 이럴 때만은 매우 조용하기 짝이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