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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언론의 행태에 대해서 비판할 점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지만...
직원채용에 그렇게 영어능력을 보면서 영어구사능력이 제대로 된 사람은 철저히 배제하는 건가 싶을 정도로 처참한 사례를 하나 봤어요. 러시아 공포증을 의미하는 영단어 루소포비아(Russophobia)를 몰라서 "러시아 포비아" 운운하는 사례가 바로 그것.
이 기사예요.
[이하원의 외교 프리즘] ‘러시아 포비아’ 버려야 푸틴에게 무시당하지 않는다, 2024년 4월 3일 조선일보 기사
내용에 대해서는 딱히 비판할 것은 없지만, 어휘에서는 확실히 비판해야겠죠.
루소포비아라는 멀쩡한 어휘를 놔두고 억지로 국가명 뒤에 공포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접미어인 포비아(Phobia)를 붙인다고 다가 아니죠. 이런 점에서 좋은 내용의 기사가 빛이 바래고 있어요.
러시아 관련의 어근 Russo를 잘 알면 도움되는 경우가 많아요.
러일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러시아문화 애호, 친러파 등의 표현을 어떻게 영어로 표현할까요?
차례로 이렇게 되어요. Russo-Japanese War, Russo-Ukrainian War, Russophilia, Russophile. 이렇게 어휘력을 손쉽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확장할 수 있어요.
설마 저 어근을 철학자로 잘 알려져 있고 작곡가로는 좀 덜 알려진 프랑스의 사상가 쟝 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 1712-1778)와 혼동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작곡가로서의 루소 이야기가 나왔으니 루소의 음악도 소개해 봐야겠네요.
작은 모테트(Petit Motet) 3곡. 모테트란 중세 및 르네상스 시대에 형성되고 발달된 폴리포닉 성악곡을 말해요.
첫번째 곡은 "성스러운 여왕님을 경배합니다" 라는 의미의 Salve Regina.
두번째 곡은 4분 32초부터 시작하는 "당신께 외칩니다, 추방당한 이브의 자녀들이" 라는 의미의 Ad te clamamus, exsules, filii Evae.
세번째 곡은 5분 22초부터 시작하는 "오 온화한 오 사랑스러운" 이라는 의미의 O clemens o p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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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retriever
2024-04-05 19:36:20
언론의 저질화는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죠.
최근엔 비록 유튜브에서긴 하지만 공중파 방송국들이 정식으로 운영하는 채널에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나 볼법한 연출이나 섬네일, 표현, 은어등이 사용되기까지 하더군요.
이러한 특정 커뮤니티에서만 사용되는 표현들은 해당 커뮤니티의 구성원이라면 재미를 느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 하거나 영문을 모르고 어리둥절 할 수 밖에 없는데 말이죠.
연령대 구분 없이 불특정 다수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해야 할 언론이 이러한 행동을 한다는건 참으로 경솔하고 책임감 없는 행동이라 보면서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마드리갈
2024-04-05 20:13:48
말씀해주신 그대로예요. 대체 뭘 보는가 싶어서 어이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외국인에게 한국의 언론미디어를 한국어 교재로서 추천해 줄 자신도 없어졌어요.
이런 생각까지 드네요. 억지논리의 수준을 벗어나지는 못하겠지만, 방송에서 간접광고를 그렇게도 싫어하는 이유가 그 특정 커뮤니티의 속어가 차지할 영역이 줄어들 것 같아서가 아닌가 하는. 그러면서도 중국어에는 무한정 관대한데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백신 제조사나 의약품 제조사 등에 대해서는 또 기준을 달리하는.
Lester
2024-04-05 23:45:23
소위 '언론'은 이제 광고판으로 전락했지 않나 싶어요. 기사제목부터 대놓고 클릭과 조회수를 노리는데 내용이 멀쩡할 리가 있겠습니까. 혹시나 해서 눌러보면 별 것도 아닌 걸 가지고 호들갑을 떨거나 아예 제목과 무관한 얘기만 써놓은 경우도 있더라고요. 아예 보도지침이 내려온 게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코멘트에서 말씀하신 진영논리나 이해관계가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것도 문제입니다. 논설문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주장-예상되는 반박-재반박'의 구조는 지켜야 하건만, 대충 '~라고 말했다' 정도로 "언급해 주는 걸로도 고마운 줄 알아" 반대측 의견을 싣기만 하거나 그조차도 안 하는 경우도 가끔 있고요. 차라리 언론별 기사제목에서는 그런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만 알아두고 위키위키 계열 사이트에서 상세 정보를 읽어보고 스스로 판단하는 게 더 깔끔할 정도니...
마드리갈
2024-04-06 00:55:33
"광고판에 사죄하세요" 라고는 말씀드리지 않을께요.
국내 언론의 행태는 아예 허위과장광고를 일삼는 참 나쁜 형태로 이행하고 있다고 할까요. 게다가 정파를 막론하고 이걸 제대로 체계적으로 지적하지도 않아요. 역시 언어에 관심없는 사회답게.
최근에 본 행태 중 특히 지독한 게 3가지 있었어요.
첫째가 매일경제의 기사. 일본 여행 가는데 겁나서 타겠나…‘또또또 사고’ 보잉기, 이번엔 747라는 제목의 이 기사는 미국 아틀라스항공의 보잉 747-8F 화물기의 엔진화재를 다룬 것이어서 일본여행과는 아무 상관이 없어요. 대체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했는지 모를 정도.
둘째가 YTN의 기사. 20년이나 걸렸는데 순식간에...일본의 몰락 운운하는데 문제의 이 월면탐사선 슬림(SLIM)은 이미 3번째의 재가동에 성공해서 뛰어난 내구성을 증명하고 있어요.
셋째가 YTN의 기사. 타이완 지진에 TSMC '후폭풍'...국내 반사이익 가능성이라는 제목에서는 "이러니 오늘도 악마가 실직했지..." 라고밖에 생각할 수밖에 없었어요. 진짜 저렇게 안 쓰면 신상에 불이익이라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주 저열하다는 것은 분명해요.
Lester
2024-04-06 04:24:54
말씀을 듣고 보니 생각난 건데, YTN은 요새 유튜브에서 질리도록 중국이랑 북한 관련 뉴스를 내보내더군요. 어제인가 오늘인가는 북한에서 공수 훈련을 선보였다가 낙하산이 엉켰나 병사들끼리 너무 뭉쳤나 해서 그대로 추락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정작 김정은은 대만족했다...라는 뉴스(링크)를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낙하산 훈련이 얼마나 쓸모가 있을지는 차치하더라도 '다수의 사망자가 생긴 걸 우리가 왜 알아야 하냐'라는 근본적인 의문이 들었죠. 당연히 댓글은 대체로 부정적이거나 냉소적이었고요. 갈 데까지 갔다고밖에 생각이 들지 않네요.
참고로, YTN은 아니지만 중국에서는 대만 지진에 대해 '세계에서 걱정해 줘서 고맙다'라는 황당한 발표를 했죠. 짐작하신대로 대놓고 하나의 중국이라고 표현한 게 맞습니다. 당연히 대만에서는 중국의 해당 발언은 물론 원조 제안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대응했고요.
마드리갈
2024-04-07 00:33:39
말씀하신 그 중국 및 북한 관련 뉴스의 범람을 보니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언어 및 사실관계에서는 늘 적당히 넘어가려 하면서 그런 분야에서는 적당함을 전혀 모르는 것 같이. 게다가 요즘 팬더 푸바오 관련으로도 집단으로 뭔가 세뇌된 것 같았어요. 대체 무슨 메리트가 있는지 아니면 그렇게 안 하면 정말 변고라도 생기는 건지...
중국의 그 문제에 대해서는 별도로 글을 썼어요. 하나의 중국을 표방하는 중국의 대만 차별 제하로. 이것도 참고해 주시길 바랄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