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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국민성 유머에 웃지 못하는 이유

SiteOwner, 2024-04-07 20:30:40

조회 수
143

과거의 국민성 유머 중에 이런 게 있습니다.
여러나라 사람들이 탄 여객선이 침몰하는 일이 벌어졌고, 구명보트가 충분하지 않아서 누군가는 희생을 감수했어야 했습니다. 미국인은 "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God bless America)" 를 외치며 투신했고 영국인은 "지배하라 영국이여(Rule, Britannia)" 를 외치며 투신했는데 한국인은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면서 일본인을 바다에 집어던졌다고.

요즘 국내 뉴스를 보면 그 20세기의 국민성 유머에서 말하는 게 유머가 아닌 것 같습니다.
일본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희화화하거나 폄하할려는 태도가 팽배한 반일상업주의는 기본인데다, 최근에 일어낸 대만 지진에 대해서 국내 반도체기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겠다는 보도조차 횡행하고 있습니다.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할 정도로 한국인의 국민성은 저열해진 것일까요. 그리고 그렇게 해서 대체 얼마나 이득을 보고 있는 것일까요. 
미래의 역사가들이 보는 한국과 한국인은 어떻게 기억될까를 생각해 보면 두렵습니다. 과연 이렇게 되어야 하는 것일까요. 그리고 아무 의문이나 견제도 없이 이렇게 고착되는 것은 바람직할까요.

흔히 한국사회의 문제점 중의 하나가 "타인의 시선에 대한 지나친 의식" 이라고 하는데, 이런 사언에는 놀라울 정도로 무관심합니다. 이렇게라도 균형을 잡는 건가 싶기까지 합니다.
SiteOwner

Founder and Owner of Polyphonic World

4 댓글

대왕고래

2024-04-08 22:38:00

일본과 한국 관계에 있어서 물 속으로 집어던져야 할 건 그냥 일본인이 아니라, 이 관계를 풀지 않고 넘어가는 자들이겠죠.
일본 제국 당시의 일을 풀지 않고 넘어가는 놈들이나, 그 건으로 오히려 갈등을 더 조장하는 세력들도 있고, 뭐 그 외 등등... 다 집어던지고 해결할 거 해결하고 나면 매우 조용해져요. 물론 말이 쉬운 건이겠지만...

SiteOwner

2024-04-11 20:24:59

그것도 그렇겠습니다만, 정말 중요한 것은 "스스로 실천한다" 와 "남탓을 한다" 의 차이겠지요. 그게 예의 국민성 유머에서 시사하는 중요한 함의일 것입니다. 미국인이나 영국인이 보인 행동과 한국인이 보인 행동은 그래서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있습니다. 누가 만든 유머인지는 알 길이 없는데다 만든 사람도 의도하지는 않았겠습니다. 이미 30여년도 넘은 이것이 지금에 주는 함의는 결코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Lester

2024-04-12 04:33:22

배가 아니라 비행기인 버전도 있었죠.


그래도 언론에서 떠드는 것과 달리, 개인 단위에서는 친일이니 반일이니 하는 것에 대해 심드렁한 것 같습니다. 인터넷을 보다보면 이걸 가지고 싸우는 사람들도 있지만 신문과 마찬가지로 곧이곧대로 믿을 게 안 되는데다, 진심으로 그렇게 죽자고 달려드는 것 같지도 않더라고요. 절대 다수가 이미 일본 문화에 익숙해진 상황에서 그저 싸우는 척하며 롤플레잉을 하는 것에 더 가까웠습니다.


다만 문화적 측면에서는 그래놓고, 정치적 입장은 또 극명하게 갈리는 것이 가관이더군요. 요즘 말로 선택적 혹은 탈부착적 반일인가 싶기도 하고... 그래도 그런 자기모순은 당사자들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겠죠. 그래서 그것이 들통났을 때 얼마나 추해질지도 은근히 기대되는데, 유감스럽게도 그걸 지적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아 통탄스럽습니다. 정치계도 결국 롤플레잉인가 싶기도 하고...

SiteOwner

2024-04-13 11:56:04

그러고 보니 과거의 국민성 유머에는 배도 비행기도 많이 나왔지요. 비행기에서 누구를 던진다든지, 아니면 구체적인 당시 지도자 이름을 거론하는 식의 것이 있었습니다. 주로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 일본의 나카소네 수상, 프랑스의 미테랑 대통령, 소련의 브레즈네프 서기장 및 한국의 전두환 대통령이라든지...묘하게 영국, 독일, 캐나다 및 이탈리아의 지도자들은 거명되는 일이 거의 내지는 전혀 없었습니다.


사실 개인 단위에서는 말씀하신 것처럼 친일이니 반일이니 하는 것에 그저 그러려니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 문제점이 있습니다. 말씀하신 선택전 혹은 탈부착적 반일도 그런데다, 기본적으로 자신이 스스로 수행하는 관찰과 사고를 통해 형성되는 소신이 있는 게 아니라 대세나 주류 등에 쏠리는 편의주의적 경향 또한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그런 자기모순에 신경도 안 쓰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목소리 큰 누군가가 선동하면 따라가고, 조용해지면 또 그 상황에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순치되고, 결국 그것들의 무한반복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런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에서의 탈각은 수십년째 애연가 경력이 있는 사람이 단 하루아침에 금연선언을 하고 담배를 과감히 갖다 내버리는 것보다도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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