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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매운맛이 사망사고를 내는 일이 간혹 벌어지고 있어요.
미국의 제과회사 허쉬(The Hershey Company)의 자회사 앰플리파이 스낵 브랜즈(Amplify Snack Brands, Inc.)에서 제조판매했던 토르티야 칩인 파퀴(Paqui)는 극단적인 매운맛으로 잘 알려져 2013년에서 2023년까지 세계최강의 매운맛 고추로 공인된 캐롤라이나 리퍼(Carolina Reaper)가 혼입되어 있어요. 그리고 문제의 파퀴는 제조사가 2016년부터 홍보해 온 원칩 챌린지(One Chip Challenge)라는 도전 프로젝트에 잘 쓰였어요.
문제의 원칩 챌린지에 쓰이는 파퀴는 이런 물건이죠. 매년 포장이 바뀌는데 소개된 것은 2023년판.
간략하기는 하지만 포장에 뱀 일러스트가 있으니 열람에 주의하시길 바래요.
이미지 출처
'One Chip Challenge' snacks recalled in Canada after reported adverse reactions, 2023년 9월 10일 CTV NEWS 기사, 영어
이 원칩 챌린지는 문제의 5g(=0.21온스)의 파퀴 칩을 다 먹어야 하고 그 직후에 무엇인가를 먹거나 마셔서는 안된다는 규칙이 있어요. 게다가 먹지 않았는데 먹었다고 거짓말할 수 없게 하기 위해 먹은 사람의 혀가 청색으로 물들도록 색소가 함유되어 있어요. 이런 위험한 챌린지에 대해 제조사에서는 성인만이 엄격한 안전관리를 받는 조건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경고했지만 실제로는 전혀 지켜지지 않았고 결국 2023년에는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14세 소년 해리스 월로바(Harris Wolobah)가 이것에 도전했다가 쓰러진 채 발견되어 병원에 이송되었지만 결국은 사망하는 사건까지 일어나고 말았어요.
이 사건의 전말과 분석에 대해서는 이하의 기사를 참조해 보시면 좋아요.
'One Chip Challenge' contributed to the death of teen Harris Wolobah, state official says, 2024년 5월 16일 USA TODAY 기사, 영어
이 사건 이후 문제의 제품은 제조판매가 정지되고 판매중인 것도 전량 회수되었어요.
그리고 해가 바뀐 5월. 해리스 월로바의 사인이 부검결과로 밝혀졌어요. 그는 이 파퀴를 섭취한 후에 고농축 캡사이신이 혼입된 식품으로 야기되는 심장비대(Cardiomegaly) 및 심폐정지(Cardiopulmonary arrest)로 목숨을 잃었어요.
사실 이런 챌린지 자체가 안이한 발상에서 시작된 참극인데다 아무리 연령제한을 내세운들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권고를 따른다는 보장도 없어요. 그리고 무엇인가가 유행하면 좀처럼 제동이 걸리지 않고 파국으로 치달을 때까지 갔다가 결국 그 파국을 보고 희생자가 나와야 그나마 겨우 멈추는 그런 군중심리에 대해서는 누구도 책임지지 않아요. 이렇게 파국으로 끝나 버리고 2023년말에 공식적으로 끝난 이 원칩 챌린지 같은 게 나중에 또 이어지지 말라는 보장이 있을까요.
사실, 캐롤라이나 리퍼를 능가하는 극악의 매운 고추가 이미 나와 있어요.
캐롤라이나 리퍼의 스코빌 스케일(Scoville Scale) 매운맛은 1,641,183SHU. 그러나 이 품종을 개발한 미국의 육종전문가 에드 커리(Ed Currie, 1963년생)는 2023년에 기존의 것을 뛰어넘는 세계최강의 매운맛을 기록하여 기네스북에도 등재된 페퍼X(Pepper X)라는 2,693,000SHU의 신품종 고추를 내놓았어요. 이것을 먹으면 극심한 위경련(Abdominal cramp) 및 흉통(Heartburn)을 초래하게 되어요. 이것들이 악용되지 말라는 보장은 누구도 할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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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Lester
2024-05-21 22:41:39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기 위해서라면 자신을 망가뜨려도 좋다는 비뚤어진 집착이 낳은 비극이죠. 이런 경우는 인간이 셋으로 나뉘는 것 같아요. 그렇게 자신을 버려가면서 관심을 추구하는 사람, 자신은 다치기 싫어서 남이 다치는 걸 보며 즐거워하는 사람, 어느 쪽도 해당하지 않는 사람. 3번째를 두고 정상인이라고 하겠지만, 1번째와 2번째는 '이 또한 수요와 공급인데 왜 훈수질이냐'라고 따질지도 모르겠지만요.
연령제한은 솔직히 실제 현장에서는 쓸모없는 경우가 종종 있더라고요. 실제로 저만 해도 저녁에 귀가하다가 편의점에서 컵라면 사려고 했는데, 척 봐도 고교생인 남자가 와서 담배 이름도 생김새도 확실하게 몰라서 헤매더니 신분증을 달라는 말에 '사진 보여드릴게요'라고 당당하게 얘기하더군요. '왜 사진은 안 돼요?'라는 뻔뻔한 태도는 덤이고요. 결국 점장(?)이 완고하게 나서니까 사겠다던 담배를 두고 도로 나가더군요. 이름을 헷갈리는 걸 보니 누군가의 심부름 같은데, 그렇게까지 용돈벌이를 하고 싶은 것인지...
마드리갈
2024-05-22 16:27:21
말씀해 주신 세 부류의 사람들 중 1번째와 2번째의 경우는 외부에서 아무리 뭐라고 해도 답이 없어요. 그런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냥 무시하는 게 답일 수밖에 없어요.
요즘 강하게 드는 생각이지만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은 인간에 대한 기대치를 너무 높게 잡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어떠한 사항에 대해 모르니까 해악이 있음에도 하게 되고 해악을 알게 되면 그만둔다는 그 논리전개는 반례가 너무도 많아요. 술과 담배의 남용이라든지 온갖 마약문제라든지 예의 파퀴 원칩챌린지에 근년 들에서는 보그(BORG, Blackout Rage Gallon)이라는 급조 조제주 문제도 넘쳐나고...
돈은 중요하지만 돈벌이 방법은 할 것과 안할 것이 따로 있어요. 그것을 구분하지 않으면 세상이 그를 구분해서 배제하겠죠. 생각조차 못하면 직접 겪어서 배워야죠. 그렇게라도 배우면 다행이지만 말씀해 주신 그 사례에서는 그럴 가능성이 보이지도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