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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으로서는 사상최초로 멕시코의 대통령이 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Claudia Sheinbaum, 1962년생)이 브라질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에 정기항공편으로 11시간 걸려 이동한 것이 화제가 되고 있어요.
대략의 사정은 이 기사에서 읽으실 수 있어요.
이코노미 앉아 11시간 G20행… 멕시코 女대통령 전용기 안타는 이유, 2024년 11월 19일 조선일보 기사
사실 예의 기사 제목이 의문형으로 지어질 이유도 없어요. 탈 수 있는 전용기 자체가 멕시코에는 없으니까요. 전임 대통령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és Manuel López Obrador, 1953년생)의 임기 때에 장거리이동이 가능한 보잉 787-9를 처분했고 그 항공기는 현재 구소련 구성국이었던 타지키스탄에 매각되어 그 나라의 정부전용기로 사용되고 있어요. 다른 전용기가 없지는 않은데 그나마 항속거리가 가장 긴 보잉 757-200의 항속거리조차 멕시코와 브라질을 논스톱으로 이을만큼 되지는 않다 보니 다른 비즈니스제트나 헬리콥터 같은 것들은 애초에 고려할 대상조차 되지 않아요. 즉 정확히는 "장거리 운항용 전용기만 없어서" 저렇게 되는 것인데...
여기서 질문 하나. 저 상황이 그냥 바람직하기만 할까요?
물론 대통령이라고 해서 일반 민항기를 타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명문의 법규도 없을 뿐더러 그런 불문율도 당연히 없어요. 하지만 경호상 문제를 비롯한 업무 우선순위의 혼동 등을 생각해 보면 그냥 비용절감의 문제로 가볍게 여길 사항은 아니예요. 사실 비용절감을 궁극적으로 추구하자면 아예 해외출장 같은 것 자체를 하지 않거나, 정말 극단적으로 나가자면 아예 국가운영 자체를 안하면 될 사안인 것이죠. 다른 나라의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의 경우에도 비싼 돈을 들여 전용기를 마련하거나 특별기를 차터하는 것이 낭비해도 될 돈이 많아서인 것은 절대로 아니죠.
참고로 미국의 경우는 대통령이 이동할 경우 백악관 마당에서 해병대의 특별헬리콥터를 이용하여 보잉 747-200 기반의 전용기인 VC-25가 운용되는 공군항공기지에 도착하고, 탑승 이후에는 그 전용기의 콜사인(Callsign)이 그 유명한 에어포스원(Air Force One)이 되어요. 그리고 도착할 경우에도 해외에 미군의 항공기지가 있는 경우에는 그 기지를 이용하는 것이 원칙이죠. 이를테면 방한의 경우는 주한미군의 오산 항공기지에, 방일의 경우는 주일미군의 요코타 항공기지에 착륙하는 식으로.
게다가 문제의 전용기가 구소련 구성국으로 친러성향인 타지키스탄에 매각되었다는 것도 경계할 사안.
타지키스탄은 1991년에 소련에서 독립하면서 별개의 국가가 되었지만 독립국가연합(Содружество Независимых Государств) 및 상해협력기구(Шанхайская Организация Сотрудничества)의 회원국. 독립국가연합이 러시아 중심의 친러 구소련 구성국의 국제기구인 것은 주지의 사실이고, 상해협력기구는 그보다는 인지도는 떨어지긴 하지만 전현직 제2세계의 군사동맹의 성격을 지닌다는 것에서 문제가 있어요. 미국제 항공기인데다 일본의 기술이 많이 반영된 그 항공기를 러시아가 노리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어요. 이미 작년에 쓴 비행기도둑 Похитители самолётов 제하의 글에서 우려한 상황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도 없고.
셰인바움 대통령의 취임 직후 시장이 살해당하는 일도 벌어진 멕시코인데, 과연 저 상황이 괜찮기는 할까요.
사태가 일어나고 나서 후회하기는 쉬워요. 그리고 그들이 선택한 길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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