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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완의 한계점은 어디까지? BANDAI 하코 비전(Hako Vision)

하루유키, 2015-07-05 08:46:29

조회 수
434

저처럼 피규어를 수집하고 있거나, 혹은 그러지 않더라도 피규어에 대해 관심을 가져보셨다면 들어보셨을 단어중의 하나가 '식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구'의 줄임말로 쉽게말하자면 과거 판매되었던 오리온의 에그몽처럼 '값싼 가격에 간단한 장난감이 동봉된 과자'입니다. 비싸봐야 수백엔 정도의 부담없는 가격대-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에 소다맛 껌이나 사탕 등이 동봉되어있고 주력 물품(?)이라 할만한 장난감은 간단한 조립식 로봇이나 특촬물(특수촬영 영상)에 등장하는 이런저런 다양한 도구들이나 인형, 군장비나 창작물에 등장하는 각종 탈것의 미니어처 같은게 동봉되어 있습니다.

 

일부러 껌 같은 간단한 군것질거리를 넣어 파는 이유도 역시나 일단은 껌이나 사탕이 들어가면 해당 제품이 식품 계통으로 분류되어 일반 소매점이나 편의점 등지에서도 취급할수 있기 때문이라나 뭐라나... 상상도 못할 별의별 대상이 다 나오는 피규어 세상인 만큼 식완도 그 다양성이 매우 무궁무진합니다. 리멘트 처럼 음식이나 도구의 미니어처를 주로 취급하는 회사도 있고 우리에게 친숙한 반다이 처럼 자사가 관여하는 애니메이션이나 특촬물(*)의 관련된 장난감이 들어있기도 합니다. 또한 시즈오카에 서 있는 1:1 등신대 크기의 건담 입상의 건조 모습을 재현할 수 있는 '건담 대지에 서다'같이 몇개의 시리즈를 전부 모으면 하나의 커다란 장면을 연출한 디오라마 등이 만들어지는 제품도 있습니다.

(*특촬물 그 자체는 말 그대로 특수 촬영 영상물을 뜻하고, 좁게는 고지라와 울트라맨으로 대표되는 미니어처와 슈트를 사용한 괴수물이나 히어로물, 혹은 가면라이더나 슈퍼 전대(파워레인저) 시리즈 등을 일컫습니다. )

 

군장비나 탈것 또한 예외는 아니라서 타카라에서 발매했던 1/144 스케일의 군장비 테마 식완 '월드 탱크 뮤지엄'(주력은 이름대로 전차 계통이지만 장갑차나 대포등도 라인업에 있습니다), 에프 토이즈(F-Toys)의 전함이나 군용기, 스타워즈 비클 컬렉션, 후루타의 초코 에그(에그몽과 비슷한 컨셉) 시리즈 등등... 제대로된 피규어나 프라모델에 비해 매우 저렴한 가격과 일반 소매점에서도 취급할수 있는 높은 보급률, 그 특성상 대부분 도색이 완료되어있거나, 아니면 간단한 조립과 스티커만으로도 꽤 그럴싸한 완성품이 나오기 때문에 공간이나 돈, 혹은 도색등의 문제로 골치를 앓는 많은 사람들에게 높은 사랑을 받고있지요.

 


이쪽도 하여간 일일히 나열하다보면 끝도없는 세상이니 이만 각설하고 오늘 소개해드릴 물건은 식완 중에서도 특출난 이단아(?), 반다이의 하코 비전(Hako Vision)입니다. '세계 최초의 엔터테인먼트 식완'을 모토로 내건 하코 비전은 패키지의 QR코드로 접속하면 재생할수 있는 전용 영상을 패키지 내부에 투영하여 간단하게 프로젝션 맵핑(Projection Mapping)을 체험해볼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름인 하코 비전의 경우, 하코(はこ, Hako)가 일본어로 상자(箱)라는 뜻이므로 의역하자면 '상자(Hako) 속의 이상(Vision)' 정도가 되겠습니다.

 

제가 가진 물건은 두 종류로 우선 사실상 하코 비전의 대표라고 할만한 도쿄 미치테라스 2012(東京ミチテラス2012, TOKYO HIKARI VISION) 입니다. 2012년도에 실제로 도쿄역에서 상영했던 일루미네이션을 그대로 재현한 물건이라고 합니다. 미치테라스의 의미는 길을 비추는 빛. 15분간 도쿄역 자체를 스크린삼아 프로젝션 맵핑으로 황홀한 영상이 펼쳐진다고 하며 아래는 실제 상영 모습을 촬영한 영상입니다.

 

 
이하는 실 제품의 사진.

 

20150513_184052.jpg


패키지.

자체의 크기는 가로 8.5cm, 세로 6cm, 깊이 6.5cm로 꽤나 컴팩트한 크기. 언뜻 보기엔 이 조그마한 상자에서 그런 대단한 광경이 펼쳐지리라곤 상상도 못할 정도입니다. 상자를 열어보면 영상 투영의 배경으로 쓰이는 도쿄역 피규어, 투영에 쓰이는 투명 플레이트, 소다맛 껌이 들어있습니다.

 

20150513_184430.jpg


sample20150704.jpg


세팅한 모습과 이해를 위한 대략적인(?) 구조도.

패키지 옆면에 전용 영상으로 접속하는 QR코드가 인쇄되어 있어 스마트폰으로 인식 시키면 자동으로 접속됩니다. 갖고있는 스마트폰의 액정 크기에 맞는 해상도가 여러가지로 구비되어 있어서 해당되는걸 골라 틀고 상자 위에 얹어두면 준비 끝. 전용 영상은 QR코드를 통해서만 접속할수 있도록 비공개 처리가 되어있는데 궁금하면 직접 사서 틀어보라는 소리죠. 영상의 처음에는 하코 비전을 준비하는 방법이 나오고 그 다음으로 10여초간 영상이 올바르게 재생되도록 피규어에 맞추는 기준선이 나와 맞추도록 지시되어있고 이 작업이 끝난 이후에 본편이 상영됩니다.

 

복잡해보이지만 실상 패키지 자체가 일종의 암실(구조도의 검은색 상자)이 되고, 사선으로 걸쳐진 투명 플레이트(파란색 사선)에 의해 상부에 장치된 스마트폰(회색 상자)에서 반사된 영상(빨간색 화살표)이 그대로 뒤편 도쿄역 피규어(갈색 상자)에 투영되어 그 모습(주황색 화살표)을 전면을 통해 바라보는 방식입니다. 

 

 
실제 제품의 구동 영상. 나름대로 꽤 그럴싸하죠?
집 안에서 이 작은 상자와 스마트폰 만으로 프로젝션 맵핑이 눈 앞에서 펼처진다는 컨셉이 무척이나 매력적입니다.
이 아래로는 제가 가진 두개의 시리즈중 하나인 러브라이브의 호시조라 린 버전이 이어집니다.
 
20150513_185409.jpg



20150514_002538.jpg


누가 반다이 물건 아니랄까봐 위의 도쿄 일루미네이션 이외에도 건담, 아이카츠, 하츠네 미쿠 등등 다양한 시리즈가 출시되어 있는데, 제가 가진건 그 중 하나인 러브라이브의 호시조라 린 버전입니다. 러브라이브 버전은 해당 캐릭터별로 총 9종이 있고 대강 찾아보니 해당 성우의 하코 비전 전용 오리지널 보이스, 뮤즈 전원의 '우리들은 지금 속에서'(2분 컷), 각자가 속한 유닛의 노래(풀버전)가 순차적으로 재생된다는듯 합니다. 아래의 뮤즈 로고 배경지엔 전용 일러스트도 수록. 
 
제껀 린의 담당 성우 이이다 리호 님의 하코 비전 전용 오리지널 보이스, 뮤즈 전원의 '우리들은 지금 속에서', 린이 속한 유닛 Lily White의 '미열에서 Mystery'가 차례대로 재생되며 재생 시간은 위의 그것보다 짧은 약 7분 40초 정도.
 

 

실제 제품의 구동 영상.

러브라이브 시리즈는 특히나 백스테이지 앞에서 재생되는 뮤즈와 각 유닛(이경우엔 릴리 화이트)의 홀로그램 캐릭터 안무가 최고의 백미.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실제 뮤즈의 공연을 눈 앞에서 지켜보는 기분이 듭니다.

 

이상 반다이의 엔터테인먼트 식완, 하코 비전 이었습니다.

하루유키
東京タワーコレクターズ
ありったけの東京タワーグッズを集めるだけの変人。

4 댓글

SiteOwner

2015-07-05 21:26:48

식완이라는 말이 뭔가 싶었는데, 식품완구의 약어군요.

관심이 없었다 보니, 오늘 들어서야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상자를 여니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고, 또한 QR코드를 통해서는 재미있는 컨텐츠 열람도 가능한...식완은 진화하고 있다는 게 보입니다. 특히 러브라이브 시리즈는 상자 속이 무대로!! 호시조라 린은, 특히 담당 성우인 이이다 리호가 성우로 데뷔하기 전부터 주목해 왔다 보니 특별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화제를 제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루유키

2015-07-06 03:29:40

개인적으로 저런 특이한 물건을 좋아하기도 하고, 나름 재밌어보여서 산건데 결과적으로는 꽤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원리 자체는 무척이나 간단하지만, 그래도 집 안에서 저 주먹만한 상자 하나로 입체영상이 재생된다는 컨셉이 매력적이죠. 말씀하신대로 식완이 단순한 장난감을 넘어 그야말로 21세기에 걸맞는 신기한 기능을 탑재해서 세상에 나온게 무척이나 재밌습니다.

러브라이브는 애니메이션을 잘 보질 않다보니 사실상 하코비전의 영상이 처음으로 접한 공식 영상 매체 겸 노래네요.

마드리갈

2015-07-07 23:38:33

역시 재미있는 상품이예요. 식완이란.

저 작은 식품포장용기 내에 구성된 재미있는 공간은 물론, 발달된 정보기술을 이용한, 소소하지만 결코 지나칠 수 없는 재미있는 컨텐츠의 제공까지 해 주고 있는 점이 재미있어요. 역시 상품에 저런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집어넣으면 기업 입장에서도 고객에 자사 상품을 기억시키기도, 고객 입장에서도 잘 샀다는 만족감을 느껴서 좋을 거예요.


고유어를 로마자화하여 저렇게 상품이나 브랜드의 이름으로 채택하는 일본의 다른 사례로 탁산(TAXAN)이라는 IT 기자재 기업의 브랜드명도 있어요. 많음을 의미하는 타쿠산(たくさん)을 저렇게 로마자로 써서 채택한 것.

하루유키

2015-07-08 15:58:35

사실 저도 자주 가는 샵에서 개당 7500원인가에 단품 판매하길래 별 기대 안하고 하나 사본건데 의외로 무척이나 재밌어서 마음에 들어요. 단순 모형이나 미니어처를 넘어서 21세기에 걸맞는 재밌는 컨셉이 매력적입니다.


헤에 그런 회사도 있군요. 저는 아무래도 발음이 비슷해서 그런가 T-6 텍산(Texan) 훈련기가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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