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초등교육과 중등교육을 합한 12년간의 교과과정에 회의론이 많기는 합니다.
주입식 교육보다는 지혜로움과 인간됨을 가르쳐야 한다는 교육철학적 문제에서부터, 좋아하는 것만 잘 해서 성공해서 잘 먹고 살면 되지 이런 것들을 배워야 할 필요가 없다는 어린 학생들의 치기어린 반항심에 이르기까지 교과과정에서의 지식습득을 부정적으로 여기는 경우가 횡행하는 것 같은데 과연 그게 옳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사회 내에서 책임과 능력을 지닌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려고 하면, 필요한 것들을 단계적으로 배우고 익혀야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것들을 혼자서 익히기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가장 효과적으로 체득하려면 결국은 어느 정도 검증되고 가장 리스크가 적은 방식으로 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것을 그냥 개인의 영역에 맡겨 두면 교육을 어느 수준으로 받느냐에 따라 계층이 크게 분화될 것은 물론이고, 그 분화된 계층 사이의 공통분모가 보다 적어지게 되어 아예 의사소통이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의 갈등은 현재를 긍정하기보다는 부정하고, 미래를 만들기보다는 파괴하는 쪽으로 번질 것이 명약관화합니다.
그것 말고도 관점을 대거 좁혀 보기로 할까요?
프로 뮤지션으로 대성공할 것을 목표로 하는 중학생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학생은 하루빨리 성공하고 싶어서 학교를 그만두고 음악만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 학생의 생각은 틀렸습니다.
음악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 이전에 산업입니다. 그래서 음악 외적으로 음악시장의 분석이나 각종 법률적 문제 해결 등에 대해서 자신이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음악 그 자체만을 보아도 여러 영역에서 공부해야 할 것이 많고, 그러한 것들은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복잡한 문제는 매니저에 맡기면 된다고 반문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원래 가장 손쉽게 돈을 버는 방법 중 하나가 어리석은 사람 등쳐먹기. 이 중학생의 세상에 대한 지식이나 판단능력은 이미 초등학교 졸업자나 중학교 재학의 동년배들의 수준밖에 안되는데 어지간히도 그러한 위험에 대비가 잘 되겠습니다. 그리고 그 이전에 성공할 확률이 얼마나 될지조차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조금만 생각을 해 봐도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쓸모없다고 부정하는 사고방식이 틀린 것은 명백합니다.
그리고, 사실 프로로서 성공을 하려면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다른 사람들보다 몇 배는 더 공부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만큼의 기본을 하는 것도 프로로서는 부족한데, 훨씬 부족해서야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Founder and Owner of Polyphonic World
목록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
2024-09-06 | 171 | |
공지 |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
2024-03-28 | 174 | |
공지 |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
2024-03-05 | 200 | |
공지 |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10 |
2023-12-30 | 362 | |
공지 |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612 |
2020-02-20 | 3865 | |
공지 |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2
|
2018-07-02 | 1003 | |
공지 |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2 |
2013-08-14 | 5975 | |
공지 |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
2013-07-08 | 6598 | |
공지 |
오류보고 접수창구107 |
2013-02-25 | 12092 | |
2059 |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필요한 이유4 |
2015-07-10 | 143 | |
2058 |
이번 장마는 장마 같지가 않군요.3 |
2015-07-09 | 129 | |
2057 |
비오는 날 밤에 엉키는 생각8 |
2015-07-08 | 163 | |
2056 |
[철도이야기] 지형과 철도교통의 상관관계?3 |
2015-07-08 | 179 | |
2055 |
처음으로 배우는 운전8 |
2015-07-07 | 178 | |
2054 |
저는 순발력을 요구하는 것에는 약한 것 같군요.3 |
2015-07-06 | 118 | |
2053 |
제 연애사엔 항상 3가지의 의문점이 존재합니다.2 |
2015-07-05 | 119 | |
2052 |
1994년 델타 항공 TV 광고2 |
2015-07-05 | 140 | |
2051 |
식완의 한계점은 어디까지? BANDAI 하코 비전(Hako Vision)4
|
2015-07-05 | 434 | |
2050 |
여러분이 인터넷 방송을 한다면 어떤 걸 해보고 싶나요?5 |
2015-07-04 | 156 | |
2049 |
이 나이에 자빠지다니!3 |
2015-07-03 | 126 | |
2048 |
1990년대의 기이한 패션 회상2 |
2015-07-02 | 221 | |
2047 |
여러분이 즐겨 보는 애니메이션의 그림체는 어떤가요?3 |
2015-07-01 | 310 | |
2046 |
상반기의 끝, 하반기의 시작8 |
2015-06-30 | 138 | |
2045 |
삼풍백화점 붕괴, 그 20년 후4 |
2015-06-29 | 162 | |
2044 |
달팽이에게 새 식구가 생겼어요!4 |
2015-06-29 | 149 | |
2043 |
나이에 대한 간사한(?) 생각8 |
2015-06-28 | 178 | |
2042 |
오늘부터 버스, 전철 등의 요금이 올랐는데...4 |
2015-06-27 | 150 | |
2041 |
시행착오를 통해 배운 내용을 글로 설명하는 건 쉽지 않군요2 |
2015-06-26 | 132 | |
2040 |
마이클 잭슨 서거 6주년을 맞으며6 |
2015-06-25 | 165 |
4 댓글
Papillon
2015-07-13 04:58:26
SiteOwner
2015-07-14 23:45:29
좋은 의견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말씀해 주신대로, 동기부여의 부재 및 닳고 닳게 만드는 암기위주의 교육방침이 문제입니다. 즉 이것을 왜 해야 하는지의 이유는 전혀 말해주지도 않고, 외우지 않으면 낙오자가 된다고 몰고 가는 식의 교육은 교육의 취지 자체를 무위로 돌리는 것이나 결과적으로 다를 바가 없습니다.
지나칠 정도의 효율성의 추구에 의한 비효율성이라는 말에도 동감합니다. 조금만 범위나 평가방식이 달라지기만 해도 허둥대고 마는 것도 큰 문제이기 마련인데, 정작 이런 원인이 무엇인지에는 관심이 없나 봅니다. 그러니 교육정책이 항상 입시정책으로 수렴되는 거라고 봐도 되겠습니다.
하루유키
2015-07-13 11:53:05
파피용님 말씀대로 동기부여가 부족한 점이 크다고 생각해요.
가령 저만해도 취미생활을 위해 "히라가나 만이라도 배우자!" 하는 목표를 세웠을땐 학교수업을 배운지 11년만에 처음으로 공부에 재미를 느끼고 스스로 히라가나 써보고 암기도 했었죠. (히라가나를 배우고 난 뒤부터 목표를 상실한게 문제지만요) 어쨌거나 그런 노력 덕분인지 고3 기말고사때는 처음으로 제 스스로의 공부만으로 100점 만점을 받아보기도 했었네요.
좀 험하게 말하자면 실상 국내의 교육 커리큘럼이라는게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방법 이외에는 일절 제시하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곤 합니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상당히 오래 걸리겠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좋게 변할거라 믿고있어요.
SiteOwner
2015-07-14 23:54:34
그렇습니다. 교육의 목적과 방법을 생각하지 않으니,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생각과 방법으로 인해 제도교육의 의의 자체가 부정당하는 사태가 횡행하는 것입니다. 물론 교육을 받는 사람 개인이 주어진 현상에 대해서 의문을 품고 생각을 달리하는 것이 좋긴 합니다. 일본어 학습에 뜻을 품고 성취해 내신 하루유키님처럼. 그러나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은 소수이기에 교육정책이 달라져야 합니다.
한국 교육의 생산성이 낮은 게, 바로 대입시험만 생각하면 교육이 잘 될 것이라고 착각하는 데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Papillon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효율의 극단적인 추구가 낳은 역설로 잘 요약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