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필요한 이유

SiteOwner, 2015-07-10 23:31:51

조회 수
143

대개 초등교육과 중등교육을 합한 12년간의 교과과정에 회의론이 많기는 합니다.

주입식 교육보다는 지혜로움과 인간됨을 가르쳐야 한다는 교육철학적 문제에서부터, 좋아하는 것만 잘 해서 성공해서 잘 먹고 살면 되지 이런 것들을 배워야 할 필요가 없다는 어린 학생들의 치기어린 반항심에 이르기까지 교과과정에서의 지식습득을 부정적으로 여기는 경우가 횡행하는 것 같은데 과연 그게 옳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사회 내에서 책임과 능력을 지닌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려고 하면, 필요한 것들을 단계적으로 배우고 익혀야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것들을 혼자서 익히기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가장 효과적으로 체득하려면 결국은 어느 정도 검증되고 가장 리스크가 적은 방식으로 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것을 그냥 개인의 영역에 맡겨 두면 교육을 어느 수준으로 받느냐에 따라 계층이 크게 분화될 것은 물론이고, 그 분화된 계층 사이의 공통분모가 보다 적어지게 되어 아예 의사소통이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의 갈등은 현재를 긍정하기보다는 부정하고, 미래를 만들기보다는 파괴하는 쪽으로 번질 것이 명약관화합니다.


그것 말고도 관점을 대거 좁혀 보기로 할까요?

프로 뮤지션으로 대성공할 것을 목표로 하는 중학생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학생은 하루빨리 성공하고 싶어서 학교를 그만두고 음악만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 학생의 생각은 틀렸습니다.

음악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 이전에 산업입니다. 그래서 음악 외적으로 음악시장의 분석이나 각종 법률적 문제 해결 등에 대해서 자신이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음악 그 자체만을 보아도 여러 영역에서 공부해야 할 것이 많고, 그러한 것들은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복잡한 문제는 매니저에 맡기면 된다고 반문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원래 가장 손쉽게 돈을 버는 방법 중 하나가 어리석은 사람 등쳐먹기. 이 중학생의 세상에 대한 지식이나 판단능력은 이미 초등학교 졸업자나 중학교 재학의 동년배들의 수준밖에 안되는데 어지간히도 그러한 위험에 대비가 잘 되겠습니다. 그리고 그 이전에 성공할 확률이 얼마나 될지조차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조금만 생각을 해 봐도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쓸모없다고 부정하는 사고방식이 틀린 것은 명백합니다.

그리고, 사실 프로로서 성공을 하려면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다른 사람들보다 몇 배는 더 공부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만큼의 기본을 하는 것도 프로로서는 부족한데, 훨씬 부족해서야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SiteOwner

Founder and Owner of Polyphonic World

4 댓글

Papillon

2015-07-13 04:58:26

확실히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쓸모가 없다는 얘기는 틀린 말이죠. 비록 제가 한국의 초등~고등학교까지의 교육과정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봅니다. 다만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쓸모가 없다고 여기는 원인은 학교 교육과정의 문제점 때문이라고 보지만요.

우선 동기 교육이 없습니다. 사실 어떤 지식이든 활용법을 알지 못하면 쓸모 없어 보이죠. 이 때문에 대다수 입문서들은 서장에 “당신이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지식은 이러이러하게 활용할 수 있고, 활용법을 제대로 이해할 경우 당신은 다음과 같은 이득을 얻을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학교 수업은 이를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죠. 분명 교과서에는 쓰여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정작 그 부분은 무시됩니다. 그러다 보니 특별한 계기가 없다면 대다수의 학생들은 지식을 주입 받으면서 정작 해당 지식의 활용법을 모르게 되죠. 당장 저만해도 수학적 알고리즘과 마인드맵의 활용법을 알게 된 건 학교 수학 시간이 아닌 라이트노벨 기획 방법을 배우면서였습니다. 이러니 쓸모가 없어 보일 밖에요.

또한 교육방식이 이해보다는 암기에 지나치게 치중하고 있습니다. 사실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면 해당 지식이 다른 학문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보이게 되죠. 하지만 대부분 그런 식으로 내용을 가르치지 않습니다. 그저 특정 개념을 외운 뒤 해당 개념과 관련된 문제를 반복적으로 풀게 할 뿐이죠. 이 경우 문제를 푸는 능력은 향상되지만 그게 전부. 해당 능력을 활용하는 법을 이해하기는 더 힘들어집니다. 심각한 경우 문제 푸는 꼼수만 늘어나기도 하고요.

사실 둘로 나눠서 설명하긴 했지만 한국 교육의 기본적인 문제는 하나라고 해도 되겠죠. 지나칠 정도의 효율성의 추구에 의한 비효율성. 흔히 "시험에 나오는 것만 공부한다"라는 말처럼 일정 수준 이상의 인재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키워내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에만 집중하는 시스템을 만들었고, 그렇게 키워낸 인재들은 분명 일정 수준은 갖추었지만 정작 자신이 익힌 지식을 제대로 활용할 줄 모른채 그저 외우고만 있다보니 "아, 정말 쓸모없네"라고 판단하게 된거죠. 씁쓸한 아이러니입니다.

SiteOwner

2015-07-14 23:45:29

좋은 의견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말씀해 주신대로, 동기부여의 부재 및 닳고 닳게 만드는 암기위주의 교육방침이 문제입니다. 즉 이것을 왜 해야 하는지의 이유는 전혀 말해주지도 않고, 외우지 않으면 낙오자가 된다고 몰고 가는 식의 교육은 교육의 취지 자체를 무위로 돌리는 것이나 결과적으로 다를 바가 없습니다.

지나칠 정도의 효율성의 추구에 의한 비효율성이라는 말에도 동감합니다. 조금만 범위나 평가방식이 달라지기만 해도 허둥대고 마는 것도 큰 문제이기 마련인데, 정작 이런 원인이 무엇인지에는 관심이 없나 봅니다. 그러니 교육정책이 항상 입시정책으로 수렴되는 거라고 봐도 되겠습니다.

하루유키

2015-07-13 11:53:05

파피용님 말씀대로 동기부여가 부족한 점이 크다고 생각해요.

가령 저만해도 취미생활을 위해 "히라가나 만이라도 배우자!" 하는 목표를 세웠을땐 학교수업을 배운지 11년만에 처음으로 공부에 재미를 느끼고 스스로 히라가나 써보고 암기도 했었죠. (히라가나를 배우고 난 뒤부터 목표를 상실한게 문제지만요) 어쨌거나 그런 노력 덕분인지 고3 기말고사때는 처음으로 제 스스로의 공부만으로 100점 만점을 받아보기도 했었네요.


좀 험하게 말하자면 실상 국내의 교육 커리큘럼이라는게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방법 이외에는 일절 제시하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곤 합니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상당히 오래 걸리겠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좋게 변할거라 믿고있어요.

SiteOwner

2015-07-14 23:54:34

그렇습니다. 교육의 목적과 방법을 생각하지 않으니,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생각과 방법으로 인해 제도교육의 의의 자체가 부정당하는 사태가 횡행하는 것입니다. 물론 교육을 받는 사람 개인이 주어진 현상에 대해서 의문을 품고 생각을 달리하는 것이 좋긴 합니다. 일본어 학습에 뜻을 품고 성취해 내신 하루유키님처럼. 그러나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은 소수이기에 교육정책이 달라져야 합니다.


한국 교육의 생산성이 낮은 게, 바로 대입시험만 생각하면 교육이 잘 될 것이라고 착각하는 데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Papillon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효율의 극단적인 추구가 낳은 역설로 잘 요약되겠지요.

Board Menu

목록

Page 193 / 295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SiteOwner 2024-09-06 171
공지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SiteOwner 2024-03-28 174
공지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SiteOwner 2024-03-05 200
공지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

10
마드리갈 2023-12-30 362
공지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

612
마드리갈 2020-02-20 3865
공지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

2
  • file
마드리갈 2018-07-02 1003
공지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

2
SiteOwner 2013-08-14 5975
공지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하네카와츠바사 2013-07-08 6598
공지

오류보고 접수창구

107
마드리갈 2013-02-25 12092
2059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필요한 이유

4
SiteOwner 2015-07-10 143
2058

이번 장마는 장마 같지가 않군요.

3
스타플래티나 2015-07-09 129
2057

비오는 날 밤에 엉키는 생각

8
마드리갈 2015-07-08 163
2056

[철도이야기] 지형과 철도교통의 상관관계?

3
스타플래티나 2015-07-08 179
2055

처음으로 배우는 운전

8
안샤르베인 2015-07-07 178
2054

저는 순발력을 요구하는 것에는 약한 것 같군요.

3
스타플래티나 2015-07-06 118
2053

제 연애사엔 항상 3가지의 의문점이 존재합니다.

2
조커 2015-07-05 119
2052

1994년 델타 항공 TV 광고

2
B777-300ER 2015-07-05 140
2051

식완의 한계점은 어디까지? BANDAI 하코 비전(Hako Vision)

4
  • file
하루유키 2015-07-05 434
2050

여러분이 인터넷 방송을 한다면 어떤 걸 해보고 싶나요?

5
스타플래티나 2015-07-04 156
2049

이 나이에 자빠지다니!

3
스타플래티나 2015-07-03 126
2048

1990년대의 기이한 패션 회상

2
SiteOwner 2015-07-02 221
2047

여러분이 즐겨 보는 애니메이션의 그림체는 어떤가요?

3
스타플래티나 2015-07-01 310
2046

상반기의 끝, 하반기의 시작

8
마드리갈 2015-06-30 138
2045

삼풍백화점 붕괴, 그 20년 후

4
B777-300ER 2015-06-29 162
2044

달팽이에게 새 식구가 생겼어요!

4
블랙홀군 2015-06-29 149
2043

나이에 대한 간사한(?) 생각

8
SiteOwner 2015-06-28 178
2042

오늘부터 버스, 전철 등의 요금이 올랐는데...

4
스타플래티나 2015-06-27 150
2041

시행착오를 통해 배운 내용을 글로 설명하는 건 쉽지 않군요

2
Papillon 2015-06-26 132
2040

마이클 잭슨 서거 6주년을 맞으며

6
조커 2015-06-25 165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