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에는 현재 상영중인 영화 <너의 이름은.>의 스토리에 관한 누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만약 누설을 원하지 않으신 분은 이 경고문을 본 즉시 뒤로가기 또는 백스페이스를 눌러주시길 바랍니다.
일본은 지리적인 특성상 과거부터 화산활동 또는 지진에 의한 피해를 여러차례 겪어왔습니다. 그리고 그런 이유로 현대의 일본은 재해복구 메뉴얼이 매우 잘 짜여져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고지라 상륙이라던가 외계인의 침공, 혹은 상식을 초월하는 국가 멸망급의 재난이 닥치지 않는 이상은 재해 복구가 잘 이뤄지리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만.
단지, 위에서 언급한 상식을 초월한 재난이란 것이 방사능 사고급은 아니더라도 어쨌건 마을 하나가 완전히 소멸될 정도로 일어났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것이 제가 영화 <너의 이름은.>을 보고 궁금해진 사안이었습니다.
전체 줄거리는 생략하고, 작중에서 일어난 사건이 있다면 작중 배경 중 하나이자 기후현에 존재한다는 설정의 가상의 마을, 이토모리쵸(?守町)에서 일어난 운석 낙하 사건이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운석 낙하, 정말 보기 드문 현상이지요. 이로 인해 피해를 입은 현실의 사례가 있다면 러시아의 첼랴빈스크 운석우 사건을 들 수 있겠습니다만 작중의 사건은 이거랑은 비교할 수 없는 규모로 마을 하나가 통채로 증발해 버렸을 정도였습니다.
피해 내역을 요약해서 나타내자면 이러합니다.
-운석 낙하로 인해 낙하 지점 주위의 모든 것이 사라지고 그 자리엔 호수가 생김.
-후폭풍으로 인해 인근의 모든 구조물들이 대파 및 전소.
-주민의 ⅓, 약 500명 이상이 사망
-주민의 108명이 부상, 기적적으로 사망자는 없음.
마지막의 인명 피해 규모는 어찌 된 일인지는 직접 영화를 보시길 권장합니다. 설명을 하기엔 지나치게 길어지기에...
일단 결과적으로 사망자는 없었습니다만 그래도 부상자는 나왔고 또한 이토모리란 마을 자체가 사라져버려 주민들 모두가 생활 터전을 잃어버렸습니다. 주민들이 대피한 고등학교 자체는 피해범위 밖이었습니다만 규모를 보면 아주 온전하다고 보기도 어렵고 또한 주민들 전원이 기반을 잃은 현 상황에서 학교를 제대로 운영할 수도 없는 상황이죠.(작중에 따로 나오지도 언급되지도 않았지만 초등학교는 역시 대파되지 않았을까 추측합니다.) 교사들도, 학생들도 제대로 학교 생활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이토모리 마을 주민들의 운명은 어찌되는 것일까요? 작중 결말부에선 10년 후 모두가 그럭저럭 잘 살고 있는 걸로 비춰집니다만 그 10년의 묘사가 딱히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사고 직후의 이토모리는 상상의 영역에 넣을 수밖에 없겠지요.
물론 무적의 자위대가 어떻게든 다 해줬습니다! 라고 상상하고 싶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가 않겠죠. 만약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남녀노소를 불문한 이토모리 주문들에 대해 어떤 조치를 내려줄 지 궁금해지는군요.
그런 이유로 해당 상황에서 자위대 및 일본 정부가 해줄 수 있는 대책이 있을지 궁금하였습니다.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요.
답변 기다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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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티노스XI
2017-01-26 21:59:28
뭐...미츠하네 아버지가 정치인으로써 탄탄대로를 걸을건 뻔하고, 사정이 있어서 가족에게서 멀어진거지 딱히 가족을 안돌보는 이는 아닌거 같으니...(저 이장을 좋게 보지는 않습니다만...) 미츠하의 식구들은 어찌저찌 도쿄에서 잘살았겠죠... 그리고 텟시는 아버지가 건설회사 사장이니 이하동문(...)이고...사야카는 잘모르겠군요...결말에서 텟시랑 데이트하는 장면봐선 결과적으론 잘된거 같은데...
HNRY
2017-01-26 22:10:35
마키
2017-01-27 09:20:17
감독이 일부러 자유롭게 상상하라고 넘긴 거겠죠.
일단은 변전소 폭발이란 뭔 일이 생기긴 했다는 점, 좋건 싫건 마을을 총괄하는 이장님(토시키)이 전원 대피령을 내렸다는 점, 또 방재훈련이 철저한 일본이라는 점, 혜성에서 분리된 운석이 착탄할때까지 어느정도 시간이 아슬아슬하게 남아있었다는 점에서 창작물적 허용이라 보면 크게 무리는 없는 전개라 생각합니다.
사고 후 복구 문제 같은 것도 솔직히 대재앙에서 기적처럼 생명을 구해낸 구세주 미야미즈 토시키의 이름값을 내걸고 지원을 부탁하면 지원을 안하고 싶어도 안해주면 그건 그거대로 후폭풍이 생길테니 민심안정을 위해서라도 형식상이나마 지원이야 해줬겠죠. 마을 사람들도 영문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자신들을 구해준 사람이니 오오! 토시키느님! 오오! 하고 크게 불만은 없을테구요.
거기에 이런 현실적인 문제가 끼어들다보면 타키와 미츠하가 시공을 초월한 마음으로 마을을 구해냈다는 감동의 맛이 죽을 수도 있으니까요. (저도 마을 박살나고 미츠하 죽었다는데서 쇼크먹었다가 마지막에 역사가 바뀌어 전원생존 보도 나오는거 보고 울컥함...)
HNRY
2017-01-27 11:27:22
뭐어 궁금한 건 궁금한 거긴 하니까요. 거기다가 기반 지식이나 배경 지식 등의 알고 있는게 없다 보니 상상하다 막히고 머리에 물음표를 띄우는 일이 생기다 보니 그렇습니다. 저만 그런 거려나요.(...)
마드리갈
2017-01-31 21:06:01
그 정도 상황이면 일본정부의 내각총리대신이 재해대책기본법 및 경찰법에 따라 비상사태선언을 하고 각기관 공무원 총동원, 공공재 징발, 국민기본권 일부제한 등으로 사태수습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거예요. 전후 일본에서 그렇게 비상사태선언을 한 사례는 헌법상 근거로서는 1948년 한신교육사건이 유일하고, 다른 법령에 근거한 사례로는 2011년 후쿠시마제1원전 사고발생(원자력재해대책특별조치법), 2015년 일본전국의 구제역(미야자키현지사령)이 있어요. 확실한 것은 우리나라의 계엄에 해당하는 제도가 일본의 현행헌법에는 없다 보니 이게 헌법 차원보다는 법률 차원의 대응에 의존해야 해요, 위에서 언급한 재해대책기본법 및 경찰법 말고도 유사법제(자위대 및 주일미군의 행동에 관한 법률), 유사관련법, 그리고 지진, 원자력재해 방면의 개별 법률에 의존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요.
당장 일어날 변화를 언급하자면 이 정도가 될 거예요.
일단 해당지역은 교통이 통제되고 자위대 및 주일미군의 사전허가가 없는 한은 출입금지가 될 거예요. 그 방면으로 통하는 길은 모두 검문소가 세워지고, 해당지역이 소멸해 버렸다 보니 그 지역의 토지, 구조물 등에 설정된 물권, 채권 등 민법상의 각종 권리는 소멸하게 되고 그래서 엄청난 다툼이 일어날 게 뻔해요. 일단 기후지방재판소의 판사들은 이제 관련 소송으로 폭증하는 업무량으로 죽었다 봐야겠어요.
그리고 구조된 지역주민은 다른 지역에 지어진 가설주택에 수용되거나, 그게 부족할 경우에는 임시로 여러 시설에 수용되어요. 실제로 동일본 대지진 때 가설주택단지의 건설이 빨리 이루어지지 못해서 각급학교 체육관 등은 물론 심지어 형무소를 수용시설로 쓴 경우도 있었거든요. 마을의 주민 수가 적으니 형무소를 이용할 확률이 높은데, 이럴 경우에 피난생활 도중에 가족이 생이별할 경우도 있어요. 기후현 관내에는 형무소가 2개 있는데 기후형무소는 남자수형자를, 카사마츠형무소는 여자수형자를 수용하는 시설이라서 성별에 따라서 주민을 수용하겠다는 방침이 나오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가 될 거예요.
HNRY
2017-02-01 00:17:07
마드리갈
2017-07-26 15:53:25
약간 보충을 해 볼께요.
전후 일본에서 각종 대규모 재해 및 사건사고 발생에 주일미군이 나선 사례가 꽤 있었어요. 최근의 사례로는 동일본 대지진 및 쿠마모토 지진이 있어요. 그리고 기후현 내에는 미일지위협정에 따라서 주일미군이 임시이용가능한 시설인 항공자위대 기후기지가 있고, 인접한 행정구역에는 교토의 주일미군 전용시설인 쿄가미사키통신소, 시가현의 육상자위대 이마즈주둔지(주일미군 임시이용가능) 등이 있다 보니 주일미군도 능동적으로 나서야 할 거예요.SiteOwner
2017-02-14 19:56:24
자세한 것은 동생이 위에서 다 언급했으니 저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놓을까 싶습니다.
확실히 일본이 재해 관련에 대한 대응력이 높기는 합니다만, 그곳도 사람 사는 곳이라서 큰 사태가 발생하면 역시 경황이 없어 하는 것도 여전히 있습니다. 그래도 그러한 것들을 거울삼아서, 이미 희생된 사람들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는 데에서 여전히 존경스럽고 그렇습니다.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지도 벌써 6년이 다 되어 가는데, 타현으로 이주한 지진피해지역 주민들이 차별과 냉대를 상당히 심하게 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구체적인 증상으로는 취업, 결혼 등에서의 차별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게 유소년층에서는 더욱 심각해서, 단지 지진피해지역에서 왔다는 이유로 언어적, 신체적 폭력을 정당화하는 분위기까지 있어서 일본 내에서 공영방송에서 본격적으로 다루는 등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 "너의 이름은." 극장판 애니의 상황이 실제로 일어나면 현실의 사회문제보다 더한 일이 일어나면 일어났지 안 일어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현실의 상황을 생각해 보니, 그렇게 살 곳을 잃은 사람들은 다른 지역으로 이주했을 때 고향도 사라진데다 어딘가 병을 앓으면 운석으로 인해 방사능 오염이라도 당했다느니 천벌받은 족속들이다 하는 모멸적인 표현에 마음에 이중삼중으로 큰 상처를 입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예상하는 도중에 눈물이 나는군요.
그리고 왜 그렇게 미워할 구석을 만들어서 반목해야 할지 회의감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