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영화, '너의 이름은.'의 캐치프레이즈 "아직 만나지 못한 너를 찾고있어."의 패러디.
(* 본 글은 다소 원색적인 비난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최근들어서 말 많고 탈 많은 너의 이름은. 더빙판 예고편을 비난할땐 비난하더라도 일단 보고 나서 평가하자는 마음으로 공정한 평가를 위해 일단 봤습니다. 목소리만 듣고 바로 꺼버리고 이 글을 작성중입니다만. 하고픈 말이 참 많은데... 항상 쓰다보면 도입이 서론이 되고 서론이 본론이 되는 제 성격상 딱 잘라 말하자면 "네놈들의 피는 무슨색이냐!!" 라는 느낌입니다.
항상 하던대로(?) 연예인 더빙이긴 했는데, 이 내막이 아주 재밌습니다. 나쁜 의미로요. 감독은 더빙 작품 제작 경험이 전혀 없는 그냥 영화 감독이고, 자기가 뭐 오디션까지 봤네 어쩌네 하면서 세심하게(?) 섭외한 사람들은 당연하게도 전문 성우가 아니라 그냥 배우 ABC. 잘나신 수입사 측에서도 느긋하게 오디션을 봐서 선발하겠다고 하더니 갑자기 시간이 촉박하다면서 이미 역할을 배정해놨다고 하더니 당연하게도 인기 배우를 섭외해서 박아놨습니다.
뭐 여기까진 항상 있어왔던 일입니다. ...헌데, 이 대표라는 분 하시는 말씀이 정말 나쁜 의미로 아주 재밌습니다. 재밌어서 실소가 절로 나와요. 이 분 하시는 말씀 중에 가장 걸작이었던 것은 역시 이것. 자연스럽고 과장되지 않은 연기를 위해 배우를 섭외했답니다. 그러면서도 주역들에게 배우 ABC를 배정해놓고는 조연들한텐 성우들을 배정해놨더군요. 자연스러운 연기 운운할거면 조연도 배우를 쓰지 그랬나 싶네요. 하하하.
사태가 이쯤되니 드디어 뚜껑이 열릴대로 열려버린 성우 업계는 강수진 님이 아예 페이스북에서 대놓고 욕지거리(비유나 그런게 아니라 정말로 그냥 대놓고 욕설)를 할 정도로 분노하셨고. 성우 업계 전반적으로도 원색적인 비난 일색인건 당연합니다.
뭐 해외에서도 배우를 섭외하는건 당연하다고 변명하는 모양이긴 한데, 애당초 그쪽 동네에서는 배우가 성우 교육도 충분히 수료하고 업무를 수행하는게 당연한 것으로 취급되고 있으니 이번 일과는 감히 비교할수도 없을 뿐더러, 당장에 본 작품 원작판을 담당한 배우 카미키 류노스케(타키)와 카미시라이시 모네(미츠하)는 신카이 감독 본인의 지휘 하에 수개월간 서로 어렵게 어렵게 호흡을 맞춰 온 사이이며 카미키 쪽은 단역이긴 하나 성우 경력도 있으므로 문제될 것이 없고, 본 작품으로 연기의 질을 당당하게 증명했으니 당연히 이번 일에 끌어들일 수도 없습니다.
또한, UP의 이순재 님(이쪽은 원래가 후시녹음 시절부터 성우 역할도 담당하셨던 분이라 애초에 연예인 더빙에서만 따지더라도 경험치 면에서 비교할 수준조차도 아님)을 비롯해 주먹왕 랄프의 정준하 라던가 슈퍼 배드의 서현/태연 등은 그 엄격한 디즈니가 만족했을 정도로 캐릭터에 잘 맞는 연기를 보여 연예인 더빙에 거부감을 보인 사람들도 호평을 보였으니 이번 일과 비교하는 것은 수입사가 스스로의 목을 옥죄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리고 좋아해서 몇번이고 보러 갈 정도로 이 작품을 사랑하는 네티즌들의 분노와 비난이 그야말로 화마가 되어 맹렬히 불타오르는 와중에도 수입사란 사람들은 문제가 뭔지 아직도 모르는건지 SNS에서 신나게 자기들의 격이 하찮다는 것을 온 동네방네 떠들어대고 있습니다. 이와중 이 글을 투고하고 난 직후인 오후 3시에 들어온 소식에 의하면 더빙 전문인 심정희 PD님 한테 연출 제의를 해놓고는 나중에 와서 필요없다고 걷어차버렸다는 모양입니다.
뭐 제 경우는 이 작품을 영화관에서 안 봤으면 분명 땅을 치고 후회했을거라고 생각하고 당당하게 제 인생영화로 정해 둔 만큼, 이 글 내용으로 제 감상을 대신하겠습니만, 굳이 한 마디만 더 하자면 예고편을 직접 들어본 바로는 훌륭하게 엉망입니다. 캐릭터를 개성이고 감정이고 뭐고 전부 죽여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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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티노스XI
2017-07-07 06:41:08
그런 상황에서 배급사 이사라는 사람은 여기에 분노하는 사람들보고 '괴벨스식 선동'이라면서 불에 기름을 들이 붇고 있죠...
마키
2017-07-07 10:00:15
자연스럽고 과장되지 않은 연기(웃음).
뭐 저는 일단 보러 갈겁니다. 그래야 돈이 아까워서라도 사정없이 비난할 수 있으니까요.
배우고 수입사고 감독이고 이사고 뭐고 아주 끼리끼리 잘들 놉니다.
마드리갈
2017-07-07 16:12:53
너의 이름은. 더빙판 예고편 영상을 봤어요.
솔직히, 애니의 예고편이 아니라 무슨 다큐멘터리의 예고편을 듣는 듯했죠. 그 두 배우는 목소리가 좋긴 했어요. 그런데 분명 주요 등장인물인 미츠하와 타키가 고등학생일텐데 더빙판에서는 중년남녀의 회고록같은? 전혀 어울리지 않았죠. 그리고 목소리가 좋은 것과 제대로 된 연기를 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거든요. 듣고 이거 망했구나 하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요.
게다가 배급사측의 대응은...말뒤집기, 이사의 욕설 등등 말을 더 해서 뭐하나 싶을 정도네요.
사실 배급사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익이 가장 우선이죠. 그리고 수익을 내려면 그만큼 매출이 커야 하고, 실사영화와 비해서 시장규모가 상당히 작은 애니메이션의 경우는 그래서 연예인 더빙이 횡행하기 쉽고, 어차피 흥행에 실패해도 그 책임을 고객들 탓으로 돌릴 수 있는 이점이 있어요. 그래서 연예인 더빙이 많다는 건 이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어요. 그런데, 지금 사태가 돌아가는 것을 보면, 대놓고 불량품을 팔면서 큰소리친다는 것으로밖에 안 보여요.
마키
2017-07-09 01:33:21
그나마 본인들에게 다행스러운건(?) 지금 사람들의 관심이 전부 배급사에 집중되어 있어서 "가만히 있으면 봐줄게" 상태라 상대적으로 관심이 없다는게... 거기다 목소리가 좋은 것과 그걸로 좋은 연기를 펼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니까요. 본인들도 수습은 하고 싶은지 리테이크한다고 하는데 개봉일이 13일인데 이제와서 리테이크 해봐야 뭐 얼마나 나아질지 기대도 안됩니다.
사실 과정 자체는 그냥 흔히있던 연예인 더빙이라 가만히만 있었으면 또 이러냐 하고 넘어갔을 일을 배급사가 멍청하게 SNS로 소리치다가 이 지경까지 온거죠.
SiteOwner
2017-07-08 22:36:34
일련의 사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좀 봤습니다.
그냥 할 말이 없어지더군요,
거짓말과 욕설로 점철된 배급사의 태도, 특정분야의 전문가들을 대접해 주지 않는 문화, 안이한 스타 마케팅 의존 등이 빚어낸 이 참극, 이번으로 끝날 것 같지 않습니다. 게다가 애니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유아용 컨텐츠에 한정되어 있는데다 그런 것들은 대충 만들어도 된다는 생각도 팽배한 터라 다음에도 그 다음에도 계속 터질 것입니다.
마키
2017-07-09 01:38:57
연예인 더빙 문제는 언제나 다람쥐 쳇바귀처럼 돌아가던 일이었죠. 이번 일이 지나도 분명 또 다음에 생길거에요 아마도... 이번 일은 최소한 배급사만 입다물고 있었어도 사태가 이 지경까진 안왔을거라는게 중론이더군요. 이런 일을 보면 그래도 꼬박꼬박 전문 성우 모셔다가 정당한 보수를 지급해주면서 정당한 일을 시키는 디즈니같은 그룹이 새삼 대단해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