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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체제가 아주 기형적이라는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입니다.
특히, 그 북한 체제가 대외적으로 쏟아내는 말은 시정잡배라도 하기 꺼릴만큼 저급하고 비열하기 짝이 없는데, 이것들을 보면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그런 온갖 욕설은 김일성 일가가 하는 것이 아니라 각종 언론의 논평이나 개인의 기고의 형식으로 이루어지는데, 이것은 왜 그럴까요?
일단, 북한 체제가 어떻게 기형적인지를 조금 엿보도록 하겠습니다.
북한 체제는 공산권 국가의 전형적인 형태인 당이 국가 위에 있는 체제에 특유의 일가족벌체제가 더해진 기묘한 형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1순위는 무조건 김일성 일가이고 공산당은 2순위, 국가는 3순위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그 국가의 하부조직이나 개인이 몇 순위나 하겠습니까. 그러니 쏟아내는 온갖 험구의 실상은 상부에서 책임지지 않는 말의 형태로 귀결됩니다. 그러니 그렇게 더러운 말을 마구잡이로 늘어놓는 데에 일말의 주저도 없는 것이겠지요.
또 하나. 북한은 언론자유 최악의 국가로 지목되어 있고, 그래서 북한이 이것을 의식하는 면모도 보이기는 합니다. 인권탄압 따위는 없다고 설득력없는 소리를 늘어놓는 것부터 여러가지가 있는데, 어떤 시사현안에 대해서 개인 명의로 온갖 헛소리를 늘어놓는 것이야말로 언론자유가 보장되어 있다고 보여주기 위해서 일부러 그런 스탠스를 취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북한의 그런 의도는, 북한이 김일성 일가의 사유물인 데에서 전혀 설득력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결론은 아주 명백합니다.
쏟아내는 말에 책임지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언론의 자유가 있다고 위장하기 위해서, 대외적인 험구는 김일성 일가가 아니라 언론이나 개인이 발표하는 식으로 내놓는 것입니다. 정 문제가 생기면 그 언론이나 개인에 책임을 물으면 되니까, 게다가 북한 사회에서 개인은 아주 미약하기 짝없는 존재이니까 값싼 보험료 역할도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끔찍한 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제재를 무시하고 있으면서 사치스러운 삶을 구가하고 있는 김일성 일가와 그 추종자들은 그 전략을 앞으로도 더욱 즐겨 사용할 것 같으니까요. 북한의 인구 2500만명 중 적대계층 2000만명의 삶을 버려두면 나머지 핵심계층 500만명은 5배로 풍요하게 살 수 있을테니, 자신들이 살기 위해서 주민들을 괴롭히고 수탈하는 일은 앞으로 더 하면 더 했지 줄일 일은 없을 것입니다. 대내적으로 그렇게 무책임하니 대외적으로도 책임있는 언행을 할 리가 없는 것은 북한의 숙명일 것이고, 간혹 끔찍한 사건을 벌여서 그들의 말이 아주 빈말만은 아닐 것임을 보여주지 않으리라는 장담도 하기 힘든 게 현실이라서 그렇습니다.
이렇게 자신들의 발언조차 책임지지 않으려는 북한에 무슨 대화를 기대하고 변화를 촉구할 수 있을까요. 쓸데없는 것은 처음부터 바라지 않는 게 답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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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대왕고래
2017-09-03 21:19:46
언론의 등에 숨어서 욕을 한다는 것이군요. 그리고 문제가 되면 언론을 치고 다른 언론(?)을 내세우는 것이겠고...
이런 생각이 드네요. 어린애가 욕 해놓고 왜 욕하냐고 하면 "이거 욕 아닌데? 사전에 찾아보면 "시작"이라는 의미인데?"하는 그런 말장난이요. 왜 그 생각이 들까요. 유치하다는 생각마저 드네요.
SiteOwner
2017-09-03 21:32:23
나쁜 쪽으로는 머리가 비상하게 돌아가는 증거라고 봐야 겠지요.
말씀해 주신 비유를 보니까 이전에 쓴 글인 규율과 욕망 사이 - 필터링한 욕설 등 여러 가지가 생각납니다. 욕은 하고 싶고 하면 책임져야 하니까 십장생 된장 어쩌고 하고 된장은 전통음식이다 하는 항변과 북한의 그 무책임이 전혀 다를 게 없습니다. 그러니 그렇게 전쟁을 하고 싶어하는 듯 보여도 선전포고를 하면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니 말폭탄을 쏟아내는 것입니다.
사실 김일성이 억지로 주장해서 6.25 전쟁을 추진했다가 책임을 져야 할 상황에 기사회생한 적이 있었습니다. 박헌영 등의 타 세력들을 미국의 간첩으로 몰아서 대거 살해하는 식으로 책임지지 않고 살아난 것이지요. 그 김일성 일가의 사유물인 북한에 책임있는 말을 기대하는그 자체가 바랄 수 없는 것을 바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