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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한자를 쓰는 일본의 인명과 한국의 지명

마드리갈, 2018-08-01 14:45:16

조회 수
161

일본산 창작물을 감상하다 보면 한자가 한국의 지명과 동일한 게 있어서 신기하게 여겨질 경우가 있어요.
물론 둘 사이에 직접적인 관련은 없긴 하지만, 한국의 지명이 보이면 한국식 별명을 붙이고 싶어지기도 해요. 이번에는 그런 경우를 몇 가지 보기로 할께요.


히라사와/평택 - 平沢/平澤
이 인명으로 유명한 실존인물로는 일본의 밴드 P-MODEL의 히라사와 스스무(平沢進, 1954년생)가 있어요. 케이온 애니의 등장인물 히라사와 유이의 이름의 유래이기도 하죠. 유이의 여동생 우이 또한 성씨가 당연히 히라사와. 이 이름을 보고 있으면 히라사와 자매를 평택댁이라고 부르고 싶어지기도 해요.
국내에서 이 지명을 가진 곳은 경기도 평택시.

미즈하라, 스이바라/수원 - 水原
일본에서 활동중인 미국인 모델 겸 배우 미즈하라 키코(水原希子, 1990년생)의 성씨가 한자를 보면 수원.
창작물에서 미즈하라라는 성씨를 쓰는 경우로는 아즈망가대왕의 미즈하라 코요미(水原暦), 변두리로켓의 테이코쿠중공업 간부인 미즈하라 시게하루(水原重治)가 있어요.
스이바라로 읽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어서, 지명의 경우는 있긴 하지만 인명의 경우는 아직 본 적이 없어요.
국내에서 이 지명을 가진 곳은 경기도 수원시.

남바라, 미나미하라, 나바라/남원 - 南原
인명으로 쓰일 때는 대체로 남바라 내지는 미나미하라로 읽고, 지명에서는 드물게 나바라로 읽기도 하는 이 성씨는 대략 이런 예가 있어요.
실존인물에서 남바라를 쓰는 경우는 도쿄제국대학(현재 도쿄대학) 총장 남바라 시게루(南原繁, 1889-1974), 연예인 남바라 키요타카(南原清隆, 1965년생) 등이, 미나미하라의 경우는 저널리스트 겸 향토사학자 미나미하라 코헤이(南原公平, 1905-1984)가 있어요.
창작물의 캐릭터에서 이 성씨를 접할 수 있었는데, 2000년에 발표된 애니 핸드메이드 메이에 남바라 코타로(南原耕太郎)라는 캐릭터가 등장해서 그 애니를 보면서 "성씨가 남원이야!!" 하고 신기하게 여겼기도 했어요.
국내에서 이 지명을 가진 곳은 전라북도 남원시.

에하라, 에바라/강원 - 江原
두 가지 발음이 있는 이 성씨를 쓰는 경우는, 실존인물로서는 배우, 작가 겸 오페라가수인 에하라 히로유키(江原啓之, 1964년생)가 있고, 창작물의 캐릭터로서는 변두리로켓의 츠쿠다제작소의 영업직 사원 에바라 하루키(江原春樹)가 등장해요.
국내에서 이 지명을 가진 곳은 강원도.

에다카와, 에다가와/지천 - 枝川
사랑과 선거와 초콜릿에는 도쿄 코토구(東京都江東区) 각지의 지명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이는 이름의 캐릭터가 많은데, 그 중 식품연구부 내의 매드 사이언티스트 캐릭터이자 유일한 3학년생인 에다가와 노조미(枝川希美)가 이 성씨를 쓰고 있어요.
국내에서 이 지명을 가진 곳은 경상북도 칠곡군 지천면.

카와하라, 카와라, 카와바루/천원 - 川原
예전에 호남지역을 여행했을 때에 호남선에 천원역이라는 역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죠. 한자가 독특해서 지금도 여전히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 역은 이용객이 적어서 이제는 여객영업을 중지했다고...
카와하라로 발음될 경우의 이 성씨를 쓰는 실존인물로는 성우 카와하라 요시히사(川原慶久, 1976년생)가 있어요. 딱히 좋아하는 성우가 아니라서 별 관심은 없지만요.
국내에서 이 지명을 가진 곳은 전라북도 정읍시 입암면.

나가카와/영천 - 永川
발음을 좀 조심해야 하죠. 혼동하기 쉬운 성씨가 나카가와(中川)인데다 이게 더욱 대중적이니...그래도 엄연히 다른 성씨니까 혼동하지는 않아야겠죠. 이 성씨의 유명인 중에 히로시마 카프 야구팀의 투수 나가카와 카츠히로(永川勝浩, 1980년생)가 있어요.
국내에서 이 지명을 가진 곳은 경상북도 영천시.

야마모토/산본 - 山本
일본에서 흔한 성씨 중의 하나인 야마모토는 대표적인 사례가 상당히 많은데 의외로 창작물의 캐릭터 이름에서는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는 바로 떠오르지가 않아요.
실존인물로서는 일본해군 제독인 야마모토 이소로쿠(山本五十六, 1884-1943), 성우 야마모토 노조미(山本希望, 1988년생).
국내에는 한자가 똑같은 지명이 있어서 이 지명이 일본식 지명의 잔재로 오해받는 경우도 있는데, 이미 이건 조선왕조 때 지어진 지명이라서 일본과는 상관이 없어요.
국내에서 이 지명을 가진 곳은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이고, 인접한 금정동 등을 아울러 산본신도시로 불리기도 해요.


요코가와, 요코카와, 요코고, 요카와/횡천 - 横川

요코가와라는 이름을 국내에서 접하는 경우는 역시 의학정보일 거예요. 기생충 중 요코가와흡충(Metagonimus yokogawai)이라는 게 있는데, 동북아시아에 널리 분포하고 특히 민물고기 중 은어에 많이 기생하고 있어요. 이 기생충은 1911년에 일본의 의학자 요코가와 사다무(横川定, 1883-1956)가 발견한 것으로, 그의 성씨에서 학명이 유래하고 있어요.

현재 실존인물 중 이 성씨를 쓰는 인물은 라쿠텐 골든이글즈 및 요미우리 자이언츠 야구팀에서 활동했던 전직 야구선수 요코가와 후미노리(横川史学, 1984년생)가 있어요.

국내에서 이 지명을 가진 곳은 경상남도 하동군 횡천면.



이렇게, 일본의 인명과 한국의 지명이 같은 한자를 쓰는 경우를 정리해 봤어요.

더 있을수도 있겠지만 지금 생각나는 건 이 정도네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대왕고래

2018-08-02 23:59:22

아무래도 같은 한자 문화권이라서 그런 걸까요? 은근히 이렇게 겹치는 게 많네요.

이름 갖고 장난하며 놀기 딱 좋은 느낌도 들고 그렇네요. 매우 재밌어요.

마드리갈

2018-08-03 13:13:42

아무래도 그런 게 크게 작용하지 않나 싶어요.

아즈망가대왕의 카스가 아유무는 오사카 출신이고 작중에서 본명보다는 오사카로 더 잘 통하죠. 국내에서의 더빙판에서는 부산댁으로 번안되어서 나왔지만...미즈하라 코요미는 아예 성씨의 한자가 수원이다 보니 수원댁으로 불러도 될 듯해요. 이렇게 각종 유머요소를 반영하기에도 좋다는 생각이 들어서 정리해 봤어요.


재미있게 봐 주신 점에 깊이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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