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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이 의외인 기업들을 알아볼까요? 2

마드리갈, 2018-08-15 14:54:44

조회 수
196

국적이 의외인 기업들을 알아볼까요? 1


이번에는 국적이 의외인 기업들을 알아보는 두번째 기회를 가져볼까 싶어요.

글로벌 시대인 지금, 기업명만으로 국적을 알아보기는 그리 쉽지만은 않아요. 게다가 국가의 이름을 들었을 때 생각나는 대표업종과 다른 게 있으면 더더욱 그렇게 느끼기 쉬울 거예요. 첫 글을 쓴 이래로 1년도 더 지난 지금, 조사한 기업에는 다음과 같은 게 있어요. 게다가 이번에는 국적이 의외인 정도가 아니라 아예 사칭하고 있는 경우도 포함되어 있어요.


기업의 이름은 로마자로 표기했을 때 알파벳 순으로의 정렬을 원칙으로 하되, 국적사칭기업의 경우는 별도로 정리해 두었음을 알려드려요.



Accenture

전략컨설팅 관련으로는 포츈 100대기업의 95개사를 고객사로 하고 있는 액센츄어는 전략컨설팅 세계 1위, IT컨설팅 세계 2위를 기록하는 기업이지만 국적이 의외로 아일랜드. 사실은 1950년대 미국의 회계법인 아서 앤더슨(Arthur Andersen)의 컨설팅사업부로 시작했다가 독립하여 2001년 1월 1일에 현재의 사명을 채택해 있어요. 본부는 아일랜드의 더블린으로, 이것도 미국에서 바하마로, 그리고 아일랜드로 옮겨진 복잡한 역사가 있어요. 아일랜드 국적의 사실상 미국기업인데 인도지사의 재직인원수가 최다이고, 이름은 노르웨이지사에 근무하는 덴마크인 직원이 지었다는 것이 재미있어요.


Agrosuper

국내에서도 돼지고기, 연어, 칠면조 등으로 인지도가 높은 아그로수퍼는 1955년에 창업된 칠레의 농축산물 전문기업으로, 미국, 멕시코, 일본, 중국, 이탈리아 등에도 사업을 전개하고 있어요. 라틴아메리카 500대 기업 268위, 칠레국내 28위를 기록하는 이 기업은 북반구 서태평양 연안과 남반구 동태평양 연안의 가교가 되어 있어요.


Anheuser-Busch

앤하이저-부시는 일단 철자로만 보면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의 기업같이 보이고 별로 익숙하게 들리지도 않지만, 실제로는 미국의 기업인데다 이 기업의 상품은 의외로 흔히 볼 수 있어요. 대표적인 것이 버드와이저(Budweiser) 맥주. 1852년 독일계 미국인 조지 슈나이더(George Schneider)가 설립한 후 1860년에는 역시 독일계 미국인인 비누 및 양초 제조업자인 에버하트 안호이저(Eberhard Anheuser, 1806-1880)가 인수하고, 그의 사위인 독일인 사업가 아돌푸스 부시(Adolphus Busch, 1839-1913)가 사업을 물려받아 미국 최초의 냉장유통을 시작했어요.


ASML

유럽이 반도체기술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회사의 국적을 알면 그렇게 단언할 수도 없게 되어요. ASML은 1984년 네덜란드의 ASMI와 필립스(Philips)가 공동설립하여, 반도체 리소그래피(Lithography) 장비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독일증권거래소의 유로스톡스 50(Euro STOXX 50) 종목에도 편입된 유럽의 50대 초일류기업 중의 하나로 세계 반도체 생산기업의 80% 이상이 이 기업의 고객사인 상태.


AXA

국내의 보험시장에도 진출해서 인지도가 높은 AXA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보험회사이자, 역시 전술한 ASML과 같이 유로스톡스 50 종목으로 편입된 유럽의 보험재벌이예요. 1816년에 창업한 이 기업의 현재 사명은 1985년에 제정된 것으로, 약어가 아니라 세계의 어느 언어로도 발음하기 편하도록 지어진 것이었어요. 프랑스의 기업이다 보니 아프리카 각국에도 네트워크가 충실하게 갖추어진 장점이 있어요.


Eurocom

사명에 유로가 들어갔지만 유럽에 소재하지 않은 이 기업은, 캐나다에 소재한 고성능 대형노트북 생산기업이예요. 하지만 자체개발하지는 않고, 대만의 베어본 제조업체 클레보(Clevo)의 노트북 제품을 기반으로 주문생산을 담당하고 있어요. 그렇다 보니 클레보에서 설계한 범위 밖의 주문은 불가능해요.


FANUC

국적을 바로 알기 힘든데다 어떻게 읽어야 할지도 모르겠고, 게다가 대체 이런 기업이 있긴 한가 싶지만, 산업계에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이 바로 FANUC. 이 기업은 1958년 일본에서 후지쯔의 계열사로 출범하여 1972년에 독립하였고, 대체로 "화낙" 이라는 발음으로 통해요. 주된 사업영역은 컴퓨터 수치제어(Computer Numerical Control, 약칭 CNC) 공작기계 및 산업용 로봇이고, CNC의 세계 50%, 산업용 로봇의 세계 20%를 점유함은 물론 이 분야에서는 일본의 야스카와 및 카와사키, 스위스의 ABB, 중국의 KUKA(원래는 독일 기업인데 2017년 중국에 인수됨)와 함께 5대 메이저로 자리잡고 있어요. 사명은 Fuji Automatic NUmerical Control의 약칭.


GEICO

메이저리그 야구경기 방송을 볼 때 광고판에 잘 보이는 이 회사의 이름에서는 국적은 물론이고 업종조차 확실하게 판단되지는 않지만, 일단은 미국의 보험사. 1936년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설립된 이 회사의 이름은 Government Employees Insurance Company의 약칭으로, 직역하면 공무원보험회사이며, 증권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Warren Buffett, 1930년생)의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산하의 자동차보험회사예요.

GEICO의 발음이 가이코이다 보니 독일의 기업으로 오인될 수 있지만 미국의 기업. 비슷한 이름의 것으로 볼보 전문 튜너인 HEICO가 있는데 이것은 독일의 기업이 맞아요.


General Electric Company

미국의 중공업 기업 제네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 약칭 GE)과 혼동하기 쉬운 이 기업은 GE와는 완전히 별개인 영국의 기업으로, 약칭도 GEC인 점에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어요. 이 기업은 1886년에서 1999년까지 존속했던 영국의 중공업 기업으로, 후술하는 마르코니 컴퍼니와의 깊은 그리고 기묘한 인연을 지속하다 마르코니 컴퍼니에 합병되었어요. 이 기업이 남긴 유산에는 독일의 조명 제조업체 오스람(OSRAM), 영국의 우주항공기업 BAE 시스템즈, 미국의 엘리베이터 제조업체 오티스(OTIS) 등이 있어요.


Hasselblad

상업용 고품질사진 촬영에 애용되는 중형포맷 카메라에서 왕좌를 차지하는 핫셀블라드, 통칭 "핫셀" 은 독일의 렌즈 제조업체 칼 차이스(Carl Zeiss)의 제품을 잘 쓰다 보니 독일의 기업이라고 오해하기 쉽죠. 하지만 핫셀블라드는 1847년 스웨덴에서 설립된 기업이예요. 원래는 상사였지만, 창업주의 아들 아비드 핫셀블라드(Arvid Viktor Hasselblad)가 사진에 흥미를 갖고 미국에서 코닥(Kodak)의 설립자 조지 이스트맨(George Eastman, 1854-1932)을 만나 스웨덴 내의 독점판매권을 확보하여 대성공을 거둔 이래, 사진 관련으로의 사업을 계속 확장했어요. 창업자의 증손자 빅터 핫셀블라드(Victor Hasselblad, 1906-1978)는 독일에 유학하여 광학을 전공하는가 하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추락한 독일군 전투기에서 카메라를 회수하여 카메라 개발에 참조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그 경험은 민수용 고성능 카메라 제작으로도 이어졌고, 우주개발시대를 맞아서는 상당수의 우주사진이 그 핫셀블라드에서 제조된 카메라로 촬영되어 오고 있어요.


Kongsberg Gruppen

언뜻 보면 독일의 기업같은데, 사실은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중공업 기업인 콩스버그 그루펜은 각종 무기류, 인공위성, 선박용 항법장치 등 다양한 설비류를 제조하여 전세계에 공급하고 있어요. 이 기업에서 생산하는 펭귄 공대함 미사일은 전투기는 물론 헬리콥터에서도 운용가능하며, 1972년에 개발된 이래 개발국 노르웨이는 물론, 브라질, 그리스, 스페인, 스웨덴, 터키, 뉴질랜드에서 운용중이며 미국에서도 AGM-119라는 제식명칭을 부여받아 운용되고 있어요.


Marconi Company

전술한 General Electric Company와 깊은 그리고 기묘한 인연을 지닌 이 기업은, 무선통신의 발명자로 널리 알려진 이탈리아의 발명가이자 1909년도 노벨 물리학자 수상자인 마르코니(Guglielmo Marconi, 1874-1937)가 설립했지만 이탈리아의 기업은 아닌 기이한 이력이 있어요. 사실, 마르코니가 이 기업을 설립할 때 1897년 영국에서 무선통신 관련 특허를 얻어서 설립했으니까 사업은 처음부터 영국에서 시작한 것. 이 기업은 1968년부터 1988년까지는 GEC 산하에 있다가, 1999년에는 입장이 역전되어 GEC를 흡수통합한 뒤 회사명을 Marconi plc로, 그리고 Marconi Corporation plc로 개칭했다가,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British Aerospace)와 통합하여 BAE 시스템즈가 되고 잔여사업부는 스웨덴의 에릭슨(Ericsson)이 인수하였어요.


Montbell

등산을 주요 소재로 한 애니 야마노스스메(ヤマノススメ)의 협찬사이기도 한 몽벨은 국내에도 진출해 있는데, 보통 프랑스 브랜드로 오해받는 일이 많아요. 하지만 몽벨은 1975년 일본 오사카에서 설립된 일본의 아웃도어 의류 및 물품 브랜드로, 2014년에는 등산전문지 가쿠진(岳人)을 인수하기도 했어요.


Proton

국내에서는 존재감 자체가 낮지만, 프로톤은 의외로 역사가 꽤 있는 말레이시아의 자동차기업. 업종이 자동차 제조판매인데 왜 이름이 화학에서의 양성자인가 싶기도 한데, 이것은 국영자동차회사를 의미하는 말레이시아어 Perusahaan Otomobil Nasional의 약자라고 하네요. 주로 미츠비시의 승용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승용차들을 말레이시아 국내를 위시한 동남아시아 국가에 판매하고 있고, 1996년에서 2017년까지는 영국의 스포츠카 제조사 로터스(Lotus)의 최대주주이기도 했어요.


Reliance Group

인도를 대표하는 기업을 거명한다면? 저는 이 그룹부터 말할 것 같네요. 그 이외에도 인도의 대기업이라면 타타, 힌두스탄항공, 마힌드라 등을 거명하겠지만요.

릴라이언스 그룹은 1996년에 폴리에스터 섬유 생산기업으로 시작했는데, 사업영역을 확대하여, 섬유 이외에도 정보통신, 건설, 항공, 군수, 의료 등에서 활약하고 있어요. 한국으로 치면 SK그룹이 가장 닮아 있어요. 인도 주식관련 투자를 하게 되면 안 볼래야 볼 수 없는 기업이고, 저도 그 경로로 알게 되었어요.


SASOL

지난 주에 쓴 석탄 관련으로 짧게 몇 가지에도 언급했던 기업인 SASOL은 남아프리카를 대표하는 기업이자 세계 합성석유의 리더로 사명은 남아프리카 석탄석유가스회사의 아프리칸스어 표기인 Suid-Afrikaanse Steenkool-, Olie- en Gasmaatskappy의 약칭. 석탄이 풍부한 대신 석유가 부족한 남아프리카의 사정을 기술로 극복했을 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 산유국인 미국, 카타르, 우즈베키스탄 및 모잠비크에도 진출하여 합성석유, 화력발전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사솔은 아프리카의 기업이라고 얕봐서는 안될 생생한 증거이기도 해요.


SEMT Pielstick

사명이 어원을 알 수 없는 약자와 독일식 인명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프랑스의 기업인 이 회사는, 사명 앞부분은 Société d'études de machines thermiques의 약자로, 열기관 연구회사라는 의미의 프랑스어 약어이고, 뒷부분은 독일인 엔지니어 구스타프 필스틱(Gustav Pielstick, 1890-1961). 1946년에 프랑스 정부는 중공업 진흥을 위해 이 회사를 세우고, 구스타프 필스틱 등의 독일 엔지니어를 초빙하여 독일 잠수함에 사용되었던 디젤엔진을 개량하여 생산하는 데에 성공하고, 그 설계안을 세계 각국의 중공업 기업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대했어요. 그 결과 이 기업이 설계한 디젤엔진은 소형선박에서부터 대형 상업용 선박, 군함 등에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제작사가 공급하고 있어요. 우리나라 해군의 배수량 최대의 군함 독도함의 엔진도 이 기업의 설계안대로 두산중공업이 면허생산한 제품이죠.


Tadiran

초장수명 고성능 리튬배터리로 명성이 높은 타디란은 1962년에 이스라엘에서 설립된 기업으로, 극한상황에서 견디고 40년 이상의 검증된 수명을 기록한다는 엄청난 캐치프레이즈로 각 분야의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어요. 이 기업의 제품은 세계 각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보니 물론 국내에서도 구할 수 있어요. 참고로 저희집에서는 1996년에 구입한 파워매킨토시의 로직보드 CMOS 배터리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보니, 기술강국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기업 하면 이 타디란부터 연상하게 되어요.


Wärtsilä

일단 사명부터 읽기 힘든 이 기업의 이름은 베르트실레. 1834년 설립 이래 해양관련의 명문으로 핀란드의 대표적인 기업 중의 하나로 군림해 있어요. 이 기업의 대표적인 생산품은 선박용 대형 디젤엔진이며, Wärtsilä-Sulzer RTA96-C 엔진은 중량 2,300톤이 넘는데다 하나의 출력이 107,000마력이 넘는 14기통 2행정 디젤엔진으로 왕복엔진 중 최고중량, 최고출력을 자랑하고 있어요.

길이 400m, 20피트 컨테이너 적재량 14,770개를 자랑하는 덴마크 머스크해운의 거대 컨테이너선 E클래스가 이 베르트실레 RTA96-C 엔진을 탑재한 대표적인 선박.



이제, 국적이 의외인 정도를 넘어서 사칭하는 기업의 사례를 알아볼께요.


MUMUSO Korea

이 기업은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매장을 늘려가고 있는 생활잡화 판매점 체인인데, 무무소 코리아, 무궁생활 등 상호를 쓰는가 하면 종업원의 복장도 한복인 등 한국관련을 집요하게 어필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 기업은 한국기업을 사칭한 중국기업으로, 한국내에 있다고 주장하는 주소조차도 가짜인데다 상품은 대부분이 한국상품 흉내를 낸 중국제 위조상품. 애초에 무무소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 수도 없네요.



국적이 의외인 기업은 조사해 보니 의외로 많이 있고, 이번에는 아예 국적사칭기업까지 있으니...

세계는 넓네요. 정말로.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대왕고래

2018-08-18 22:44:59

대부분의 기업들이 제가 모르는 기업들인지라 - 그리고 애초에 죄다 "영어네" 싶은 이름들인지라, 어느 나라의 이미지같은 게 아예 떠오르지 않네요. 다만 제가 생각한 것보다도 많고 다양한 기업들이 있다는 건 알겠어요. 전략 컨설팅 자체만을 삼는 기업도 있는줄은 몰랐어요. 그런 건 그냥 거대 기업의 한 부서로 존재한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기업은 진짜 웃기고 기묘하네요. 한국인이 모르는 한국식(???) 기업이라니!!?

마드리갈

2018-08-19 01:09:26

보통 그렇게 반응하시는 게 일반적일 거예요. 거명된 기업 중 개인고객 방면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보다 법인고객을 상대로 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은데다, 소재국가도 꽤 다양하다 보니 그러하죠.


컨설팅회사들은 의외로 많아요. 그리고 전략컨설팅에만 주력하는 곳도 많죠. 액센츄어, IBM 등과 같이 전략컨설팅은 물론 IT 등의 전문분야에 강점을 가진 기업도 있는가 하면, 보스턴컨설팅그룹, 베인&컴퍼니 등과 같이 전략컨설팅에 집중한 기업이라든지, 언스트&영, KPMG, 올리버 와이먼, 딜로이트 등과 같이 회계법인 계열 등, 상당히 다양히 포진해 있어요.

세계 50대 컨설팅회사에 대해서는, 컨설팅닷컴의 분석자료(영어)를 참조해 보셔도 좋아요.


무무소 코리아는 정말 어이없죠. 대체 뭘 본건가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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