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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때에 별별 이상한 사건에 휘말리고 질나쁜 사람들을 만나 고생하기도 하고 소중한 사람들을 사별하기도 했습니다만 항상 불행한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간혹 소소하지만 재미있거나 즐거운 일도 있었고, 이번은 그런 부류의 이야기입니다.
고등학생이 된 직후 반내 대부분의 학생들과 통성명을 했습니다. 1명은 끝끝내 거부했지만...
그 중에, 주변에서 "미남" 으로 불리는 학생이 있었습니다. 남고이니까 학생 전원이 남학생인 것은 당연하겠지만요.
그런데 아무리 봐도 미남이 아니었는데, 별명이 미남. 본명 또한 미남이 아니었습니다. 뭐 그래도 미남이라고 불리니까 그러려니 하다가, 나중에 그 "미남" 의 중학교 때 동기에게 넌지시 물어봤습니다.
그의 대답이 의외.
"저런 놈한테도 기회를 줘야 안 되겠나. 그래서 미남."
듣고 나서는 그렇구나 했을 뿐 딱히 대꾸하지 않았고 나중에는 저도 그 "미남" 을 별명으로 불렀습니다. 아주 좋아하던 게 지금도 생각납니다.
설령 미남이 아니더라도 미남으로 불릴 기회를 주는 것이라서 공평하게 배려를 해 주는 것인지 반어적인 별명이 이후에 긍정적인 의미를 띠게 된 것인지 결론은 나지도 않고 난다 한들 실익이 있을지도 의문이겠습니다만, 지금도 여전히 생생히 기억나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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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대왕고래
2019-04-21 02:25:17
친절하다고 해야하나, 뭔가 미묘한 배려라는 느낌이 드네요.
미남이 아니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미남이라고 불러주는... 어떤 이유로 부르는지 알게 되더라도 기분은 좋겠네요.
SiteOwner
2019-04-22 20:28:21
배려인지 조롱인지, 친절인지 장난인지...
정말 구분은 안 가지요. 그래도 그 발상과 본인이 받아들이는 태도 덕분에 결과적으로 그 "미남" 이라는 별명은 좋은 별명으로 정착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 재치있는 별명이라고 바로 거명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