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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써 보는 고양이 이야기

마드리갈, 2019-05-13 22:05:42

조회 수
149

오늘 무슨 글을 쓸까 이리저리 고심하다가, 고양이 관련으로 간단히 쓰기로 결정했어요.

저는 기억에 없는데, 오빠가 말하기로는 제가 어릴 때 고양이와 아주 잘 놀았다고 해요.
게다가 고양이를 부를 때 항상 "고양아, 고양아..." 하면서 마치 고양이가 이름인 것처럼 불렀다나요.
이게 무의식중에 남아 있어서 그런 것인지, 지금도 고양이를 부를 때는 고양이를 흉내내서 냐앙 하는 이외에 고양아 고양아 하는 경우가 꽤 있어요. 역시 "고양이" 라는 말은 묘하게 이름같은 감각이 있어요.

그렇게 고양이와 잘 놀았다는 저는 한동안 고양이와는 좋은 접점은 없었어요.
눈을 마주치기만 해도 캬악하면서 화내는 고양이들이 많았으니까요.
게다가, 어떤 고양이의 털 패턴을 꽤 기피하게 되었어요. 고등어무늬같은 고양이의 털 패턴이 뱀같이 여겨져서 꺼려진다든지 하는 것도 있어서, 인터넷에서 고양이 사진을 보다가 그런 무늬를 보면 깜짝 놀라기까지 하고...지금은 문제가 없지만요.

저를 좋아해 주는 고양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건 2016년의 가을.
그 이후로는 친척집의 고양이 이외에도 우연히 만나는 고양이들도 우호적으로 저를 대하네요.

예전에는 고양이와 인연이 닿을 수 있다는 것조차 생각치 않았는데, 이제는 다시 동물을 기른다면 고양이를 길러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고 있어요. 정말 많이 바뀌었어요. 이것 또한 고양이의 보은일까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4 댓글

대왕고래

2019-05-13 22:17:16

고양이는 정말 사람 이름 같은 느낌이 들어요. 김고양? 이고양? 그런 것도 아닌데 그냥 고양이라는 이름 자체가 매우 친숙해요. 하지만 고양이는 사람한테 그런 감정이 없나봐요. 사람을 보면 다가오는 법이 잘 없더라고요. "저건 뭐꼬"하고 본다거나 째려본다거나...

다가오는 고양이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나마 고양이카페의 고양이들은 사람들의 손길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니 좋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고양이는 신기하기도 해요.

언제는 어머니랑 통화하면서 집에 들어가는 길에, 뚱뚱한 고양이를 봤었죠.

"엄마, 지금 내 옆에 고양이 한마리가 있는데 뚱뚱해, 돼지야."하고 말하니까, 그 고양이가 저를 째려보더라고요.

돼지라고 말할때마다 째려봤습니다. 사실은 사람인 걸까요?

마드리갈

2019-05-13 23:42:36

고양이는 영물이라고 잘 불려요. 그래서 여러모로 기묘한 점이 많아요.

부르라면 잘 오지 않는데 뜻하지 않은 기회에 먼저 다가오기도 하고, 자신을 고양이라고 부르지 않고 돼지라고 부르면 묘하게 알아차리고 싫어하는 기색을 내비치고...


고양이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는 사람 흉내를 낸다고 하죠. 아직 본 적은 없지만...

앨매리

2019-05-14 11:57:53

고양이라는 단어 자체가 어감이 부드럽고 귀여운 느낌이 들더군요. 중간의 '양' 때문에 그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고양이가 눈만 마주쳐도 화를 냈다거나 하는 경험은 없지만, 지나가던 길고양이와 시선이 마주치면 고양이식 인사를 해보고 싶은데 그러기도 전에 고양이가 인기척을 느끼고 도망가버리거나 제가 시간이 없어서 그냥 지나가게 되어서 많이 아쉽습니다.

고양이들이 좋아한다는 간식이라도 사서 들고 다녀볼까... 하고 고민중이에요.

마드리갈

2019-05-14 14:26:16

그러고 보니 중간의 "양" 이라는 글자가 어감이 동글동글해서 부드럽고 귀여운 감각...확실히 일리있어요!!

한동안 개를 길렀다 보니 개와의 의사소통에 익숙한 것인지, 고양이와는 바로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어요. 특히, 개와는 정반대로 시선을 직접 마주치는 것이 고양이에게는 상당히 껄끄럽게 느껴졌나봐요. 게다가 전 눈빛이 날카로운 편이라서 고양이가 보고 놀란 게 아닌가...


고양이식 인사 하니까 논논비요리의 "냥파스" 가 생각났어요!! 여동생만 있으면 돼에도 인용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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