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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 어휘는 아주 정직하게 재미있습니다 1

SiteOwner, 2019-05-20 20:10:13

조회 수
213

독일어 어휘는 서유럽의 다른 언어의 어휘와는 달리 고유의 게르만어 어근을 이용하여 정직하게 뜻을 나타내는 어휘가 많고, 그래서 그게 꽤 재미있습니다. 몇 가지 어휘를 선정해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Allradantrieb (AWD)
자동차에서 모든 바퀴에 동력을 전달하는 것을 AWD라고 부릅니다. 이것은 영어 All Wheel Drive의 약자인데, 독일어로는 All이 모든, Rad가 바퀴, Antrieb가 굴림. 이것을 붙여서 한 단어로 붙여 씁니다. 발음은 "알라트안트리프" 정도입니다.
참고로, 헤르만 헤세(Herman Hesse, 1877-1962)의 유명한 1906년작 단편소설 수레바퀴 아래서의 원제가 Unterm Rad.

Eisenbahn (철도)
Eisen이 철, Bahn이 길. 그래서 철로 만든 길입니다. 영어의 Railway나 Railroad에는 궤도라는 의미만 있고 궤도의 소재에 대해서는 언급이 전혀 없는 것과는 크게 다르지요. 사실 영어가 좀 별난 케이스이고 프랑스어로는 Chemin de fer, 스페인어로는 Ferrocarril, 한자표기로는 鉄道, 鉄路 이렇게 철이라는 말이 어떻게든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발음은 대략 "아이젠바안" 정도입니다.
참고로 철의 라틴어는 Ferrum. 그래서 철의 원소기호 또한 Fe입니다.

Erdöl (석유)
석유에 대한 라틴어식 표현인 Petroleum이 가장 많이 보급되어 있습니다만, 사실 이 표현이 정착되기 전에는 영어에서는 액체상태의 석유는 Rock Oil, 굳어있는 역청, 아스팔트 등에 대해서는 Bitumen이라는 표현이 쓰이기도 했습니다. 독일어에서는 여전히 이 예스러운 어휘가 쓰이며, 발음은 "에르트욀" 정도입니다. Erde가 땅, Öl이 기름.
참고로, 구스타프 말러(Gustav Mahler, 1860-1911)의 교향곡 중에 대지의 노래가 있습니다. 독일어 원제는 Das Lied von der Erde.

Flugabwehrkanone (대공포)
Flug는 비행체, abwehren은 떨어뜨리다, Kanone는 대포. 그래서 합치면 비행체를 떨어뜨리는 대포니까 대공포라는 의미로 정착됩니다. 이것을 줄여서 Flak이라고도 합니다. 발음은 "플루크압베어카노네" 정도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88mm 대공포가 특히 유명한데, 이것은 독일어 표기로는 8,8cm-Flak.

Hochdrehzahlmotor (고회전엔진)
Hoch는 높은, drehen은 돌리다, zahlen은 세다, Motor는 발동기. 그래서 합치면 높은 회전수로 도는 엔진이니까 고회전엔진이 됩니다. 발음은 대략 "호흐드레찰모터" 정도입니다. 영어 표기가 High rev engine으로 어휘가 3단위로 분절되는 것에 비하면 독일어 표기는 4단위라서 긴 편입니다.

Kohlenstoff (탄소)
조어가 한자의 炭素와 똑같습니다. Kohle는 석탄을 의미하고, Stoff는 소재, 성분 등을 뜻하니까, 글자 그대로 석탄의 주성분이라는 의미입니다. 발음은 "콜렌슈토프" 정도입니다. 영어의 Carbon은 라틴어에서 온 표현이라서 의외로 이 어휘가 독일어와는 닮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이탈리아 요리 중 "카르보나라" 라는 이름의 파스타 요리가 있는데, 유력한 어원 중의 하나로서 숯을 굽는 장인을 의미하는 카르보나리(Carbonari)가 제기되고, 그래서 간혹 이 요리가 미국에서는 Coal Miner's Spaghetti라고 소개되기도 합니다.

Panzerfaust (대전차탄 판처파우스트)

직역하면 갑옷주먹. 단단한 갑옷을 장비한 상대를 쳐서 격파하는 무기라는 이름이 이렇게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독일에서 개발된 이 대전차탄은 소련의 RPG-7과 같이 전차에 큰 위협이 되는 보병용 화기로서 명성이 높습니다. 흔히 영어식 발음 "팬저파우스트" 로도 알려져 있으며, 독일어답게 읽으면 "판처파우스트" 정도가 됩니다.


Panzerkampfwagen (현대전의 전차)
이것 또한 상당히 정직하게 된 단어입니다. Panzer는 갑옷, kampfen은 싸우다, Wagen은 자동차. 합치면, 갑옷을 두른 전투용 자동차니까 현대전의 전차라는 의미로 요약됩니다. 발음은 "판처캄프바겐" 정도인데, 앞부분만 따서 "판처" 라고 부르는 경우도 아주 많습니다.
참고로 유명한 애니인 걸즈 운트 판처의 판처가 바로 이 어휘에서 왔습니다.

Schaltgetriebe (수동변속기)
Schalten은 조작하다, Getriebe는 변속기. 그래서 일일이 손으로 조작해야 하는 변속기인 수동변속기를 이렇게 "샬트게트리베" 라고 부릅니다. 자동변속기는 Automatische Getriebe, 그냥 짧게 Automatisch로 쓰는데 이것은 영어와 비슷하지만, 수동변속기에서는 표현이 크게 달라집니다.

Straßenbahn (노면전차)
노면전차를 영어로는 Tram, Trolly, Streetcar 등으로, 러시아어로는 Трамвай(뜨람바이) 등으로 부르는데, 독일어에서는 "슈트라센반" 정도로 발음되는 이 어휘로 부릅니다. 영어의 Streetcar가 가장 잘 대응됩니다.

Streitwagen (고대전의 전차)
앞에서 언급된 Panzerkampfwagen과 다른, 고대전에 쓰였던 말이 끄는 고속의 싸움수레를 이렇게 부릅니다. 분철해 보면 Streiten은 싸우다, Wagen은 수레.

Tonmeister (녹음기술자)
"톤마이스터" 라고 발음되는 이 어휘는 영어에서도 의외로 꽤 수용되어 있는 것으로, 영어로는 Sound Master라고 하기도 합니다. 톤마이스터에게는 음향기술은 물론 뛰어난 예술적 소양도 필요하기에 전문양성과정이 북미 및 서유럽의 소수 명문대학에 개설되어 있기도 합니다. 이 단어는 직역하면 소리의 대가.

Volkswagen (폴크스바겐)
독일을 대표하는 자동차기업 폴크스바겐은 보통 국민차, 인민차 등으로 번역하며. 영어권에서 이 브랜드를 설명할 때 영역하여 People's Car라고 표현합니다. 보다 제대로 직역하면 국민차보다는 인민차 쪽이 더 어울리겠지만요.
Volk라는 단어에 대해서는 이전에 쓴 글인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간결하고 멋진 표현을 참조하셔도 좋습니다.

Wörterbuch (사전)
영어에서는 사전을 다소 어려운 어휘인 Dictionary로 표기하지만 독일어에서는 단어를 의미하는 Wort와 책을 의미하는 Buch를 조합하여 간결하게 표현합니다. 글자 그대로 단어를 모아놓은 책. 발음은 "뵈르터부흐" 정도입니다.

Zahnarzt (치과의사)
영어에서 치과의사를 Dentist라고 부르는 것과는 달리, 독일어에서는 치과의사도 다른 의사와 같이 어휘의 뒷부분은 공통적으로 Arzt라고 씁니다. 단지 앞에서 치아를 의미하는 Zahn이 붙어서 치과의사. 한자어 조어방식과 똑같습니다. 발음은 "찬아르츠트" 정도입니다.


다른 재미있는 어휘도 많지만, 일단은 이 정도로 소개해 봤습니다.
SiteOw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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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댓글

마키

2019-05-20 22:37:29

슈투카Sutuka라는 별칭으로 더욱 유명한 Ju87의 경우엔 "Sturzkampfflugzeug:슈투르츠캄프플루크초이크"의 약자인데, 단어를 뜯어보면 Sturz는 급강하, Kampf는 전투, Flugzeug는 비행기를 의미하고, 세 단어를 전부 이어붙이면 "급강하하는 전투 비행기"=급강하 폭격기라는 의미가 되죠.


또 흔히 유보트라고 불리우는 잠수함의 경우에는 독일에서의 풀네임은 Unterseeboot:운터제보트인데 Unter는 아래의, See는 바다, Boot는 배를 의미하고 이를 영어로 영역하면 "Under See Boat", 문자 그대로 "물 아래에서 활동하는 배"=잠수함이 되죠.

SiteOwner

2019-05-20 22:45:15

슈투카, 유보트 등의 좋은 사례도 있었지요. 정말 정직하게 각각 급강하 폭격기, 잠수함이라는 의미의.

그것들 이외에도, 독일의 군용차 중에 슈빔바겐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Schwimmwagen. 단어를 풀이하면 수영하는 자동차니까 수륙양용차라는 의미가 되며, 실제로 자동차의 모양도 큰 바퀴가 달린 보트같습니다.


좋은 코멘트에 감사드립니다. 이후에 속편도 써봐야겠군요.

앨매리

2019-05-21 14:45:03

독일어는 다른 유럽권 국가와 달리 엄격하고 근엄한 이미지가 강하던데, 실제로 어휘도 이미지에 걸맞게 정직하군요. 독일인들이 유머 감각이 없다는 통설에 이런 직설적인 어휘도 한 몫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SiteOwner

2019-05-22 19:29:16

독일어가 처음에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습니다. 당장 문법만 하더라도, 명사와 대명사의 격변화, 형용사의 강변화/약변화/혼합변화, 접속법 2식, 일부 동사의 분리전철 등, 대체 무엇을 위해서 이런 문법이 만들어졌나 싶을 정도이기도 하고, 게다가 영어의 조상이라고는 하지만 영어가 프랑스어를 많이 받아들인 것과 달리 전통 게르만어 어근에 의존하는 어휘가 여전히 많아서 어휘 면에서도 크게 달라져 있어서 이것들을 익히기에 노력이 많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자체의 체계가 상당히 단순명쾌하고 합리적으로 짜여 있는 것 또한 사실이기도 합니다.


북대서양 조약기구, 통칭 나토는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NATO라고 줄여서 씁니다. 이것을 프랑스어 약자로는 OTAN이라고 하는데, 영어와는 어순이 정확히 정반대인 Organisation du traité de l'Atlantique nord. 그런데 이것은 독일어로는 Nordatlantikpakt라고 단 한 단어로 간결히 쓸 수 있습니다. 물론 의미도 희생하지 않으면서 이게 가능한 것이지요. 이런 점에서도 독일어의 합리성이 잘 보입니다.

마키

2019-12-07 07:46:46

독일어와는 상관없지만 본문 다시 보고 이제와서 생각난 것 하나 더.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외전 작품 중에 유명 격투게임 프랜차이즈 "철권 시리즈"와의 콜라보로 "폿권: POKKÉN TOURNAMENT(약칭 폿권)"라는 게임이 있어요. 콜라보 소재 그대로 본가와는 완전 동떨어진 포켓몬간의 대전격투게임인데, 설정상 무대가 되는 곳이 "페름 지방"이라는 설정입니다.


콜라보 상대가 "拳"인 점을 살려서 철의 라틴어 표기 페름을 그대로 지방명으로 명명한 셈이죠.

SiteOwner

2019-12-07 13:49:09

소개해 주신 사례에도 감탄했습니다.

포켓몬스터와 철권의 콜라보레이션, 그리고 무대가 철의 라틴어 표기를 딴 페름 지방으로...

절묘한 작명센스를 소개받은 덕분에 주말의 한낮이 더욱 즐거워졌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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