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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아파서 거의 의식을 잃은 상태로 일요일을 보냈는데, 끔찍한 꿈에 깨었어요.
이 꿈 이야기는 이전에 쓴 글인 아무리 꿈이라지만...반대를 위한 반대를 본 꿈에 나온 세계에, 2019년 2분기 신작애니 "이 소리에 모여!(この音とまれ!)" 가 부분적으로 섞인 상황.
꿈 속의 저는 고등학교 1학년이었고 이전 꿈과 마찬가지로 이름이 유이인데다 다른 상황도 동일했어요.
그런데 여기에 쿠도 치카(久遠愛)라는 이름의 남학생이 추가로 등장하네요. 중학생 때에 불량학생으로 악명이 높았지만 결코 본성까지 나쁘지는 않은 장신의 미형 남학생 캐릭터. 꿈 속에서는 일단 같은 반이라서 면식은 있는 상태였어요.
어느 날 저녁, 번화가에서 그 쿠도 치카가 불량배와 얽혀 있는 상황을 봤어요.
전 그를 보고 어떻게 된 거고 이 사람들은 누구냐고 물으면서 그 불량배를 제지했어요. 불량배가 저에게 주먹질을 하려다 "뭐야, 여자였나, 재수없게." 라고 욕을 하면서 물러서네요. 쿠도 치카는 저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면서 조심해서 귀가하라고 당부하고 각각 제 갈 길을 갔어요.
그런데 수일 후 학교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요.
교내 방송에서 교감이 이런 발언을 한 것.
"우리 학교 1학년 유이 양은 시내 번화가에서 나이를 속이고 술집에서 일하다가 동급생 쿠도 치카 군이 불량배에게 얽혀 곤경에 처한 것을 구해 냈기에 교칙상으로는 중벌을 받아 마땅하지만 의협심이 강한 것을 인정하여 특별히 본 건에 한해 교감 재량으로 선처받게 되었습니다. 유이 양은 이 점에 특별히 감사하기 바라며..."
없는 사실을 날조해서 공개망신을 주려는 이런 시도를 듣고 있을 수만은 없던 저는 바로 교무실로 달려갔어요.
거기에서는 방송설비 앞에서 교감이 한참 말을 하고 있었는데 전 그 교감을 그대로 걷어차 버렸어요.
교감이 놀라서 넘어지자 저는 교감의 머리를 걷어차면서 있는 욕 없는 욕을 퍼부어대었어요.
"○○새끼, 네놈이 그러고도 교사야, 아니 인간이야?"
그리고, 마이크를 뺏아서 분에 찬 목소리로 외쳤어요.
"없는 사실을 날조해서 한 개인을 이렇게 공개적으로 인격살인하는 이런 나쁜 인간은 교감의 직위는 물론 인간으로서도 살아 있을 가치가 없습니다. 전 오늘 여기서 이 교감을 때려죽여 시체로 만들고 말테니...!!"
그리고 잠이 깨었어요. 일어나 보니 월요일 새벽...
오컬트적인 것들이 등장하지 않은 꿈 중에서는 오늘 새벽의 이것이 최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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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ter
2019-06-27 09:18:13
믿음직하다고 생각했던 어른, 특히 사람을 키워내는 학습장의 수뇌부가 그런 후안무치한 행동을 보이면 정말 배신감이 느껴지죠. 지역 뉴스에서 제가 다녔던 학교들 중 대학교와 중학교가 모두 비리에 휘말린 것을 보고 할 말을 잃었습니다. 이제 고등학교까지 비리에 휘말리면 그랜드슬램 달성이죠. 졸업한 지 제법 됐으니 특별히 무슨 감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모교가 알고 보니 그런 곳이었다는 걸 막상 깨달으니까 약간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나저나 말씀하신 꿈은 꿈이라기엔 상황과 내용이 너무 구체적이라 더더욱 불쾌하시겠네요. 근래에 보셨던 만화나 애니의 내용이 꿈 속에서 재편집되어 나타난 게 아닐까 하고 심심한 위로를 드립니다.
마드리갈
2019-06-27 16:33:57
교육현장의 비리를 보면 뭐라고 해야 할지 할 말이 안 나오죠.
"나는 바담풍 해도 너는 바람풍 해라" 가 이렇게 나타나는 것인지...
수일 전에는 꿈을 꾼 것만 기억나고 정작 내용은 생각나지 않아서 어중간했는데, 6월 24일의 꿈은 너무나도 생생하게 기억나는터라 정말 대조적이었어요. 욕설을 좋아하지 않는 제가 일찍부터 꿈속에서 온갖 욕설을 내뱉는 것을 오빠가 듣고 깨더니 대체 무슨 꿈을 꿨길래 그러냐고 물을 정도였어요.
대왕고래
2019-06-30 11:59:25
꿈에서 뭐같은 일을 겪는 경우는 진짜 짜증이 나죠.
언제였나, 동생이 깡패들에게 두들겨맞고 있길래 그놈들 때려주려고 주먹을 갈겼는데, 제 방 허공에 주먹을 날리고 있었고, 잘 생각해보니 꿈이었고... 그랬던 적이 있었죠.
뭔가 화는 나는데 꿈이었고, 저는 허공에 주먹질하고 있고, 뭔가 혼자 이러고 있으니 부끄러운데 꿈에서 겪은 건 또 화나고...
마드리갈
2019-06-30 14:22:22
대왕고래님의 꿈도 굉장히 기분나쁜 일이 선명하게 기억나는 부류의 것이었군요.
아무리 실제상황이 아니라도 영 찜찜하기 짝이 없어요, 그런 꿈은. 혹시 미래에 일어날 지도 모르는 불상사의 예고인 건가 하는 생각까지도 들 정도로.
역시 깊게 편안하게 자서 눈을 떴을 때 상쾌한 기분이 드는 게 제일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