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도 다른 사이트에서 종종 자동차 이야기를 쓰던 HNRY입니다. 음……그래도 가끔은 폴리포닉 월드 같은 곳에도 이런 글을 함께 쓰면 어떨까 생각해서 한 번 글을 써보려고 했습니다.
이번에 잡은 주제는 한국의 GM(제네럴 모터스)와 쉐보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한국GM(GM Korea)과 한국 쉐보레(Chevrolet Korea)는 외국계 브랜드이지만 조금 특이한 역사가 있어서 외제 브랜드이면서 외제 브랜드가 아닌 기묘한 회사입니다.
왜냐하면 이 둘의 원류가 단순한 GM과 쉐보레의 법인이 아닌 구 대우자동차가 그 근본이기 때문입니다.
대우차라고 하면 아마 90년대~그 이전 출생자 분들이라면 모두 기억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과거의 거대 재벌이었던 구 대우그룹의 차량 계열사였지요.
그런데 대우그룹이 그동안의 방만한 기업 운영에 90년대 외환위기까지 겹쳐 해체되면서 오갈 곳 없는 신세가 되었다가 결국 GM 본사에 승용차 부분이 인수되어 GM대우로 다시 부활하여 차량을 생산하게 되었지요.(상용차나 트럭은 다른 회사에. 우즈베키탄 지부는 그대로 우즈벡 정부가…)
그러다가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현재 생산되고 있는 차 또는 후속차들의 브랜드를 쉐보레로 내게 되면서 결국 '대우'라는 이름의 승용차 브랜드는 영영 역사속으로 사라졌고 쉐보레 외 계열의 차(다마스/라보)는 GM대우란 브랜드명과 엠블럼을 떼고 판매되게 되었지요.
여기서 재밌는 사실은 사실 국내에서 쉐보레가 들여오기 이전부터 대우계열 자동차들이 해외에선 이미 쉐보레로 판매된 전력이 있다고 하는데 이는 한국GM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답니다.
시보레 1700(새한으로의 사명 변경 이후엔 '카미나')
GMK 레코드(새한으로의 사명 변경 이후에도 동일)
한국GM의 시작은 1970년대의 신진자동차인데 이 때 신진은 미국의 GM과 종합 자동차 회사인 GMK, 제네럴 모터스 코리아를 설립하고 기존의 신진이 생산하던 토요타 계열 차들을 단종시킨 뒤 GM계열 차인 '홀덴 토라나' 2세대 모델을 '시보레 1700'으로, '오펠 레코드'를 'GMK 레코드'란 이름으로 판매하기 시작했죠. 물론 이 GMK도 이후 경영난을 겪으면서 한국 산업 은행이 개입하면서 '새한자동차'로 사명이 바뀌고 대우그룹의 산하에 들어가면서 '대우자동차'가 되었지만 말이죠.
뭔가 겹친다는 생각이 드시지 않나요? 그렇습니다. 현재의 한국GM은 70년대의 GM코리아로 회귀한 셈이죠. 게다가 쉐보레 이외의 차는 한국GM의 이름으로 생산되는 모습. 딱 들어맞지 않나요?
과거의 사례도 있지만 사실 한국GM이 대우그룹 아래에 들어갔을 때도 GM이 잠시 손을 놓고 있었을 뿐 '대우자동차' 자체는 근본이 GM계열 차량이었기 때문에 대우의 차가 해외에 쉐보레란 이름을 달고 팔린 전적이 있고 그 반대로 대우가 GM계열의 차들을 들여와 생산하기도 했으니 인연이 아주 끊어지진 않고 있었죠.(물론 대우는 GM 외의 닛산이나 혼다, 쌍용까지 손댄 전적이 있습니다만.;;)
어떤가요? 비록 글을 좀 중구난방으로 쓰긴 했습니다만 여튼 이러한 역사로 인해 외국계 브랜드면서 국산차로 취급되는 쉐보레와 한국GM의 이야기를 적어봤습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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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댓글
마드리갈
2013-04-15 23:54:24
자동차에 관한 이야기도 정말 좋아요.
안그래도 폴리포닉 월드 위키에도 달라진 자동차산업에 대해서 다룰 예정이라서 이런 주제에 대해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대우자동차가 쌍용에 손 댄 적이 있다길래 생각나는 게 있어요.
쌍용자동차의 코란도 훼미리라는 SUV에는 푸조의 가솔린엔진 또는 이스즈의 디젤엔진을 장착한 적이 있어요. 이스즈도 역시 GM과의 인연이 있지요. 그래서 대우가 쌍용에 손을 댄 것도 어떻게 보면 먼 인연을 토대로 계열통합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요즘 북한 위협으로 인해 생산거점을 한국 외로 옮길 수 있다는 발언도 나오는데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이미 한국GM의 사업장이 위치한 부평, 보령, 군산은 술렁이지 않을까 싶어요.
HNRY
2013-04-16 00:12:02
오호, 설마 GM의 인연이란 게 이런 식으로까지 닿다니 정말 한국GM은 태생부터 GM 본사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인연이었던 모양입니다.
북한의 위협도 위협이지만 이미 그 전부터 크루즈의 후속 차량(J400)을 한국 쉐보레가 아니라 오펠에서 생산한단 이야기 때문에 이미 업계에서 말이 많았다고 들었어요. 정말인지 아닌 진 모르겠지만…
마드리갈
2013-04-16 03:16:13
참고로 1979년 새한자동차 로얄디젤 광고를 붙여볼께요.
이 광고를 보시면, 개봉되기 전의 엔진 포장 겉면에 오펠과 GM 로고가 있는 게 보일 거예요.
HNRY
2013-04-16 09:58:37
오, 진짜로 오펠 마크가 보이는군요.
그나저나 디젤은 이미 이 시절부터 가솔린보다 연비가 덜 든다는 컨셉이었군요.;;
SiteOwner
2014-02-04 13:38:37
어차피 GM이라는 기업의 형태 자체가 사명에도 나오듯이 종합 자동차회사입니다.
그러니 그 사업장이 미국 국내에 있든 해외에 있든 그건 신경쓸 것이 아니고, 어디서든지 수익이 나면 된다는 것이 GM의 입장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판단하여 한국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터라 현지시장에 맞추어 부분적으로 손본 모델을 내놓는 식입니다. 이러한 기업은 미국적인 가치에 의한 경영보다는 최대한 비용절감, 경영합리화 등에 의한 박리다매를 꾀하니까 역시 현지에 녹아드는 편이 훨씬 유리할 것입니다. 이렇게 출발이 그런데, 그것을 받아들인 한국에서 외산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이 약해져도 전혀 무리는 아닙니다. 오히려 그들의 그러한 사고방식이 충실히 반영된 것이겠지요.
이미지가 잘 안 나오는 점에 대해서는 나중에 수정해 주셨으면 합니다.
HNRY
2014-02-04 15:51:12
그러하군요. 하긴, 영국의 복스홀이나 독일의 오펠 등 GM은 지역별로 다 다른 형태로, 생산 공잔을 다 따로 두는 형태로 운영중이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