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규 매스미디어든 인터넷이든간에 약어(略語)가 많이 등장합니다.
물론 약어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며, 언어의 경제성 측면에서 약어는 필수적입니다. 사실 레이더(Radar, Radio Detecting and Ranging), 레이저(Laser, Light Amplification by Stimulated Emission of Radiation) 같은 말은 원문으로만 쓰기에는 너무도 길어서 약어로서 통하는 게 일반적이겠습니다.
그런데, 과연 이런 것까지 줄여야 하는지는 생각을 해 봐야 합니다.
즉, 언어의 경제성이 도리어 불경제를 초래하는 상황이 생기기에 문제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일례로 이런 것이 있습니다. "?알못" 같은 말.
딱히 줄여써야 하는지도 의문이고, 사실 거의 비슷한 길이로 어원을 모르는 사람에게 추가설명 없이 쓸 수 있는 표현도 있습니다.
그럼 여기서 약간 연습을 해 보겠습니다.
컴퓨터를 잘 모르는 사람을 위의 약어로 쓰면 "컴알못" 이 되는데, "?알못" 이 "?을 알지 못함" 이라는 의미가 됩니다.
그런데 사실 이것보다 더 짧은 말이 있습니다. 요즘은 빈도가 줄어든 "컴맹" 이라는 말도 있는데다, 어떤 분야를 잘 모를 때에는 "문외한" 이라는 말도 있으니까 반드시 "컴알못" 을 써야 할 당위성은 없습니다. 게다가, 그 어휘가 무엇의 약어인지를 모르는 사람에게 설명할 때에는 의도와는 반대로 원래의 뜻을 설명해야 하니까 언어의 경제성을 달성하기는커녕 오히려 불경제가 초래됩니다.
그래서 약어의 역설을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포럼에서 과도한 축약어 관련으로는 그 자체로의 명문의 규정이 없으나, 해당 어휘는 이용규칙 게시판 제9조의 현대의 표준 한국어에서 벗어난 것으로 제10조에서 언급된 인터넷 속어로 간주하여 규제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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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대왕고래
2020-11-28 22:59:11
사실 X알못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기는 하죠. 근데 그걸 언론이 굳이 할 필요는 없죠.
저런 약어를 막 사용하면 언론이 엄청 싸보이는 느낌이 없잖아 있어요. 굳이 싸보이는 이미지를 가져갈 이유는 없어요.
SiteOwner
2020-11-29 20:21:26
그렇습니다. 언론의 역할은 말과 글을 다듬고 모범을 제시해야 하는 것이지 생기는 아무 말이나 그냥 끌어모아서 막 쏟아내는 게 아닙니다. 게다가 무분별하게 남발된 속어는 언론의 이미지는 물론이고 본질도 격하해 버립니다. 살아있는 언어를 쓰지 않고 어떻게 기사나 프로그램을 작성하느냐 하는 언론계 사람들의 반발은, 그만큼 언어에 대한 진지함이 결여되어 있음을 반증하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 언론이 국어생활의 적이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가면 갈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