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대학생 때 저를 비난하던 사람들이 잘 말하던 것이 있었습니다.
운동권, 자칭진보 등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 이렇게 반론하는 것이 많았는데, 대충 추려보면 이렇습니다.
- 당신이 영남 출신이니까 그렇게 말하는 게 당연하다.
-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 운동권, 진보세력 등은 애국하는 방법이 다를 뿐이다.
- 대학에는 학문의 자유가 있고 다양한 사상의 실험장이 되어야 하니까 외부의 규칙은 필요없다.
이 네 논점을 내세우는 사람들이 저를 논파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1번 논점은 지역감정에 기반한 폭력적인 담론이자 인신공격의 정당화니까 처음부터 진지하게 다루어질만한 것도 아니니 바로 폐기되었습니다. 실제 반례도 있으니까 논리 그 자체로도 실증적으로도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도 당연하지요. 실제로 이따위 발언을 했다가 저에게 인격적인 대우는 더 이상 못 받게 된 후배도 있었습니다.
2번 논점의 경우는 이미 그 자체로 자기모순을 내포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한마디 쏘아붙였습니다.
"새는 날개 없어도 날아. 날개를 잘라서 발사할 경우 탄도운동으로 날거든."
3번 논점에 대해서는 당시에는 즉답을 피했지만, 이후에 그 비판자를 하나하나 찾아다니면서 논파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논파하니까 "너 진짜 독하다. 그걸 아직도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단 거야?" 라고 절레절레하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만...
4번 논점에 대해서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학문의 자유, 다양한 사상의 실험장이 되어야 하고 외부의 규칙이 필요없으니까, 그렇게 매도하는 극우 운운도 당연히 학문의 자유, 사상의 자유 및 외부 규칙으로부터의 자유를 누려야 한다는 말도 성립하겠다는 거로 인정해도 되겠다는 말에 아무도 반박을 못하고 침묵하기 일쑤였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운동권이고 진보이고 간에 확실하게 이건 정확한 것 같습니다.
자기 배를 채우는 방법이 다를 뿐이고, 그래서 공정을 내세우면서 불공정과 반칙을 일삼고, 제도를 말하면서 제도의 형해화를 노리고 그러는 것 같습니다. 그때 저를 비난했던 사람들은 지금 횡행하는 온갖 불공정과 형해화를 보면서 만족하고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적어도 지상파 뉴스에 나올 정도의 파워엘리트는 되지 않은 게 확실하기는 합니다만...
그들이 요즘 현안의 폐해에 절대 탄식하거나 후회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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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대왕고래
2021-03-13 23:10:13
새는 자의적으로 날 때는 양쪽 날개로 날죠. 근데 날개가 이상한 방향으로 파닥이면 날지를 못하는데 괜찮을지 모르겠어요.
애초에 뭔가 사상을 주장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퍼트리는 사람들은, 도를 믿습니까 부터 시작해서 좋은 엔딩을 못 보는 거 같아요. 애초에 보통의 소시민들은 먹고 사는 게 더 중요하지 그런 주장에 관심이 없고...
SiteOwner
2021-03-14 13:09:47
절대 괜찮을 리가 없습니다.
어차피 그들의 목적은 자신이 주장하는 사상이 아니라 이권이니까요. 그리고 해피엔딩일 것도 아니지만, 그들은 해피엔딩이 아니면 주변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들어서 상대적으로 해피엔딩을 보고 있다고 주장하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소시민이라고 해서 이런 문제에 그냥 손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권력을 장악하는 쪽이 변질되거나 하면 가장 피해보는 계층이 소시민이니까요. 그래서 이 문제가 참 머리아프기 짝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