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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가 여러 언어로 된 노래를 모아볼까요?

마드리갈, 2021-05-03 19:58:01

조회 수
166

글로벌 시대이다 보니 가사가 여러 언어로 된 노래는 역시 드물지 않죠.

영어야 사실상의 국제공용어니까 비영어권 국가에서도 가사의 일부분이나 전부가 영어인 노래는 흔히 있는 법이죠.

그 중에서 좀 독특한 사례를 모아볼까 싶네요.



한국어+독일어


우리나라의 가수 신승훈(申昇勳, 1966년생)의 1991년 발표곡 보이지 않는 사랑은, 도입부가 베토벤의 유명한 가곡 그대를 사랑해(Ich liebe dich)인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어요.




한국어+스페인어


이 분야의 대표적인 곡이라면 역시 2개가 있어요.

아예 제목조차 스페인어 그대로인 베사메 무초(Bésame mucho).

원래 이 곡은 멕시코의 음악가인 콘셀로 벨라스케스(Consuelo Velázquez, 1916-2005)가 16세의 생일을 맞기 전에 만들어 1940년에 발표한 노래로, 제목의 의미는 "나에게 키스를" 이 되어요. 이 곡이 국내에서 번안되었을 때 제목 및 가사에 모두있는 베사메 무초는 그대로 쓰여 있어요. 소개하는 음원은, 광복 이후에 첫 데뷔하여 대한민국 1호 가수라고도 불리고 1947년의 히트곡 신라의 달밤으로 유명한 원로가수 현인(玄仁, 1919-2002)의 노래. 여기서는 마치 예의 "베사메 무초" 가 인명인 듯이 쓰이고 있어요.




그리고, 걸그룹 여자친구(GFRIEND)의 오늘부터 우리는.

좋아한다는 의미의 스페인어 어구인 Me gustas tu가 등장하는 게 매우 이채롭게 여겨졌던 게 지금 들어도 여전해요.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동기이기도 하죠.




한국어+라틴어


우리나라의 가수 김연자(金蓮子, 1959년생)의 아모르 파티(Amor fati)는 "운명을 사랑하라" 라는 라틴어 어구로, 독일의 철학자 니체의 운명애를 요약하는 어구. 신나는 곡이지만 파티가 그 파티(Party)가 아니라는 게 포인트죠.




일본어+한국어


일본의 엔카가수 텐도 요시미(天童よしみ, 1954년생)의 진도이야기(珍島物語)가 대표적인 곡.

1996년에 나온 이 곡은 제목에서 나왔듯 전라남도 진도군을 구성하는 섬인 진도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요. 가사에 한국지명인 진도(珍島), 모도리(芽島里)가 한국어 발음으로 나오는 건 물론, "감사합니다" 라는 구절, 그리고 매년 진도 앞바다에서 음력 2월말부터 3월 보름까지에 바다가 갈라지는 듯한 현상인 영등사리가 언급되는 게 것이 독특해요.




일본어+중국어


타카하시 루미코(高橋留美子, 1957년생) 원작의 만화에 기반하여 1989년에서 1992년까지 제작, 방영된 동명의 애니 란마1/2에 나오는 유명한 노래인 네코한텐(猫飯店). 처음부터 중국어로 시작하는데다, 가사의 대부분이 중화요리 메뉴명이라서 처음에는 진입장벽이 높긴 하지만, 역으로 이것을 이용하면 일본에서 통용되는 중화요리 이름을 이것 하나로 거의 대부분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기도 해요.


<



일본어+인도네시아어


원래인 인도네시아의 민요인 노나 마니스(Nona manis)가 일본에서 번안되어 귀여운 그 여자아이(可愛いあの娘)라는 이름으로 나와서 인기를 끈 적이 있어요. 그런데 모든 가사가 일본어로 번안된 건 아니고 인도네시아어 원래 가사가 일부 잔존해 있어요. 이 노래에 대해서는 이미 오빠가 6년 전에 30년 전에 구전으로 갑자기 유행했던 인도네시아 민요 제하의 글에서 소개해 두었어요. 그나저나 그 오랜 기억이 오빠에게는 어떻게 잔존해 있는지 저로서는 여전히 이해불가지만...


소개하는 음원은 1965년에 나온 것으로, 독창자는 카지 미츠오(梶光夫, 1944년생).




영어+프랑스어


비틀즈가 1965년에 발표한 미셸(Michelle). 가사 일부분이 프랑스어로 되어 있어요.




영어+라틴어


이전에 오빠가 같은 멜로디의 다른 노래 2. 크루세이더의 기묘한 여행에서 소개했던 독일의 음악그룹 에니그마(Enigma)가 발표한 Modern Crusaders는 가사가 영어와 라틴어로 되어 있어요. 라틴어 부분은 독일의 작곡가 칼 오르프(Carl Orff, 1895-1982)의 1937년작 칸타타인 카르미나 부라나(Carmina Burana)에서 인용된 것.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일본의 애니메이션 주제가로 쓰인 곡이, 루마니아 출신의 독일 음악그룹이 만들고 가사가 영어와 라틴어인데다 녹음장소가 스페인이라는 그야말로 기묘함의 극치...




독일어+프랑스어


이스라엘의 가수 달리아 라비(Daliah Lavi, 1942-2017)가 1971년에 발표한 Wer hat mein Lied so zerstört(누가 내 노래를 망쳤는가)? 는 가사의 대부분이 독일어이지만 도중에 프랑스어 가사가 등장해요.




러시아어+영어


소련시대부터 활동해 오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가수 소피아 라타루(София Ротару, 1947년생)가 러시아 시대가 된 1995년에 발표한 인기곡인 후타량카(Хуторянка, 작은 시골의 소녀)를 우크라이나의 파탑(Потап, 1980년생) & 나스챠 카멘스키흐(Настя Каменских, 1987년생)가 리메이크한 이 곡에는 중간에 파탑의 영어 랩이 들어가고 있어요.




러시아어+프랑스어+아랍어


가장 독특한 사례로 꼽는 것이 우즈베키스탄 출신으로 러시아에서 활동하는 래퍼 MC Doni, 본명 도니 이슬라모프(Дони Исламов, 1985년생)의 2015년 발표곡인 너는 너무나도(Ты такой). 그의 랩에는 그것이 인생이라는 의미의 프랑스어 세라비(C'est la vie)는 물론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아랍어 문구인 인샬라도 등장하고 있어요. 피처링한 가수는 러시아의 가수 나탈리(Натали), 본명 나탈리야 아나톨레브냐 루디나(Наталья Анатольевна Рудина), 1974년생).




이밖에도 또 어떤 사례가 있을지가 궁금해지네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8 댓글

마키

2021-05-03 21:39:17

(https://youtu.be/mLHX6n9EoAs)


애니메이션 "천원돌파 그렌라간"의 삽입곡 'Lebera me from hell(나를 지옥에서 구원하소서)'은 라틴어로 된 여성의 아리아와 영어로 된 남성의 랩이 대립구도를 연출하는 노래에요.


여성 파트는 제목 그대로 신에게 구원을 바라고 기적을 기도하며 바란다는 내용이라면 남성 파트는 권력에 저항하고, 보이지 않는걸 꿰뚫어보고, 부수지 못하는 것을 부수고, 불가능을 가능케하며 나아가라는 의미를 담고있죠.


재밌는건 극중에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자처럼 모형정원 처럼 갇혀버린 현실에 안주하던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기적을 바라는 이들로 묘사되는 반면, 주인공인 시몬을 필두로 한 대그렌단 멤버들은 후자처럼 적과 투쟁하고 자신의 길을 개척해가며 불가능을 현실로 이루는 이들로 묘사되었다는 점이죠.

마드리갈

2021-05-04 23:11:02

이렇게 영어와 라틴어 가사로 된 노래가 또 있었네요.

그리고 아리아와 랩이 이렇게 잘 어울릴 수가...정말 감탄했어요. 멋져요. 천원돌파 그렌라간은 본 적이 없지만 그런 저조차도 이름을 알고 있는데, 그렇게 유명해진 데에는 이렇게 멋진 음악도 일조하는 것 같네요.


인간의 의지란 간혹 잘못된 결정을 내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 자체는 비난할 수 없죠. 이 노래로 이게 여실히 잘 보여요.

대왕고래

2021-05-03 22:02:49

갖가지 곡들이 있네요. 그것도 두 언어 이상이 섞인 곡.

일본곡에서 우리말이 나왔을 땐 정말 신기했어요. 아무리 들어도 진도, 감사합니다...

마드리갈

2021-05-04 23:19:55

일본의 노래에서 한국어가 나오는 건 역시 독특하죠.

물론 저것 말고도 한국어가 나오는 일본어 가사의 노래가 있긴 한데 대부분 한국인이 만든 노래를 일본어 가사로 번안한 것이었어요. 하지만 텐도 요시미의 진도이야기는 일본인 작사작곡가인 나카야마 다이자부로(中山大三郎, 1941-2005)가 만든, 한국을 소재로 일본인이 가사와 멜로디를 만든 노래라는 점에서 상당히 이례적이죠.


잘 들어주신 점에 깊이 감사드려요.

Papillon

2021-05-03 22:14:50

https://youtu.be/PQ3N4MDR_og


니트로플러스 사의 비쥬얼 노벨 "진해마경(塵骸魔京)"의 오프닝인 "고고한 혼백(孤高之魂魄)"이란 노래인데 1절은 중국어, 2절은 일본어, 중간에 코러스는 라틴어라는 기묘한 조합의 노래입니다.


가사의 전체적인 내용은 메인 히로인인 이그니스에 대한 내용입니다만, 라틴어 부분이 스토리 최후반부와 관련이 있습니다. 중간의 라틴어 가사로 "Nec possum tecum vivere, nec sine te(그대와 함께 살아갈 수는 없어, 그대 없이는 살 수 없어)"라는 부분이 나오는데, 이게 히로인들과 주인공의 관계를 보여줍니다. 작중 마족(뱀파이어, 어인, 늑대인간 등)이 인간들 사이에서 살 수 없는 이유는 인간이 지닌 특성 때문입니다. 인간 하나하나는 약하지만, 인간 사회 자체가 일종의 결계처럼 작용해서 다수의 인간에게 목격당할 경우 마족은 존재 자체가 부정돼서 소멸하거든요. 이를 막기 위해서는 강력한 부적 같은 게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주인공이 인간으로 남으려면, 히로인과 이별해야 합니다. 주인공이 히로인과 함께 하는 루트는 히로인이 평범하게 살 수 없는 상태가 되거나, 주인공이 인간이기를 포기하거나, 인류의 시대가 끝장나야 합니다. 그렇기에 저 부분이 꽤 인상적이더군요.

마드리갈

2021-05-04 23:33:26

중국어, 일본어, 라틴어 가사의 노래라니, 이것도 참으로 기묘하네요.

이 곡을 부른 가수는 이토 카나코. 그 유명한 스쿨데이즈(School Days) 게임의 배드엔딩 주제가 슬픔의 저편으로(悲しみの向こうへ)를 부른 그 이토 카나코였군요. 그래서 섬찟한 느낌이 배가되는...


그렇군요. 저렇게 가사에서 히로인들과 주인공의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네요...

이미 사어가 된 라틴어로 표현된 것도 운명을 암시하는 것일까요. 갑자기 가슴 한쪽이 먹먹해지네요.

OBiN

2021-05-05 22:33:58

https://www.youtube.com/watch?v=GfHxlNOj3d8


IIDX 28 BISTROVER 수록곡 Party Starter가 생각나네요.


대체로 영어지만 중간중간에 한국어 문구가 들어있는데, 보컬 발음 때문에 한국어처럼 들리지 않아서 한때는 '한국인도 한국어도 없는 KPOP'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이후 코멘트가 공개되면서 한국 분이 가사 작업에 참여한 게 밝혀지며 일단락됐습니다.


이번 버전의 주제인 '미식 여행'에 맞게 한국 외에도 다른 나라를 주제로 한 곡들도 많이 들어있습니다.

마드리갈

2021-05-06 13:00:55

이런 노래도 있었네요. 확실히 한국어 문구가 있다고는 여겨지지 않네요.

그런데 실상은 또 반전이 있고...

음악의 세계는 실로 넓어요. 이렇게 쓴 글에서 소개한 노래 이외에도 이렇게도 많이 다른 사례가 나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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