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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없는 대학기숙사...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기숙사 생활을 해본 적이 없어서 기숙사의 사정을 잘 모르긴 하지만, 미국에서 굉장히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창문없는 대학기숙사 건립추진은 확실히 꺼려지고 있어요.
미국의 캘리포니아대학 산타바바라 캠퍼스(UC Santa Barbara, UCSB)에서는 4,500여명 이상의 학부생이 입주가능한 11층 규모의 대형기숙사의 건립이 추진되고 있어요. 15억 달러 규모의 이 기숙사의 주요 출자자 중에는 세계 굴지의 기업집단인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의 부회장인 찰리 멍거(Charlie Munger, 1924년생)가 있고 그래서 이 기숙사의 이름은 멍거 홀(Munger Hall)로 명명될 예정에 있어요.
자세한 기사는 아래에 소개되어 있으니 참조하시길 부탁드릴께요. 그리고 이 기사는 아래에 소개되는 이미지의 출처도 겸하고 있어요.
Warren Buffett's billionaire partner bankrolls windowless dorm. An architect quit, 2021년 11월 1일 CNN Businee 기사, 영어
2억 달러를 출자하는 그가 내세운 단 하나의 조건은 개별 학생의 생활공간에 창문이 없을 것.
평면도에서도 나타나 있듯이 학생들이 거주하는 공간은 여객선의 내측객실처럼 창문이 일절 없고 창문은 식당에나 있어요.
기사에 따르면 1인실의 94%가 내측에 있어서 창문이 없다고...
그리고 이번에는 개별실.
일단 아늑하게는 보이지만 창문이 없다는 것에서 숨이 막힐 것 같네요.
이 프로젝트를 담당한 건축가 중 데니스 맥파덴(Dennis McFadden)은 멍거 홀에 반영된 사상이 건축가로서도 부모로서도 인간으로서도 용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퇴했어요. 게다가 태평양 연안을 바라보고 있는 아름다운 풍광이 UCSB의 문화와 정체성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는데 멍거 홀은 그것을 무시한 것임도 제기되었어요. 건물의 전체 출입구는 단 2개.
찰리 멍거는 저렇게 방이 작고 창문이 없어야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과 공용공간에서 교류하게 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글쎄요. 저런 기숙사를 만들어 놓으면 학생들이 그냥 군말없이 입주할 거라는 근거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게다가 캘리포니아주는 불의 고리(Ring of Fire)에 위치하고 있어서 창문 없는 건물에서 불상사가 일어날 경우 탈출가능한 확률은 한없이 0에 수렴하게 되죠. 기숙사 안에 설치된 인공조명과 강제환기시설이 언제나 예외없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보장도 없고 그것들이 자연광과 자연환기보다 낫다는 보장은 더더욱 없으니까 그것도 역시 껄끄럽게 느껴지기 짝이 없어요.
학생들의 주거난이 심각한 UCSB가 추진하여 2025년 가을에 개관할 것으로 추진중인 멍거 홀에는 전작이 있어요. 찰리 멍거의 출신대학인 미시간대학(University of Michigan)에 설립되어 2015년부터 운영중인 멍거 대학원생거주시설(Munger Graduate Residences). 찰리 멍거는 여기에 1억 1000만 달러를 투자했어요.
이 기숙사 또한 결코 좋은 말은 듣지 못하고 있어요.
Here's what it's like to live in one of Charlie Munger's windowless dorms, 2021년 11월 3일 CNN Businee 기사, 영어
코로나19 판데믹 상황하에서 아예 1주일간 햇빛을 못 보고 살았던 학생의 불만도 언급되어 있어요. 그 기숙사의 비용은 매월 1,000달러 내외인데 불만을 말한 학생은 창문이 있는 곳에서 주로 공부하는 중이죠. 하지만 다른 사람과 같이 어울릴 이유로 창문 있는 공간으로 가는 건 아니고. 게다가 다른 입주자도 결코 좋은 기억이 아니라고 회고하고 있기도 해요.
이 사회실험이 이미 시행중인 것은 물론 또 확대되려는 게 무섭기 그지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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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대왕고래
2021-11-27 02:19:28
저런 기숙사에서 사람과 사람간에 교류를 하기 전에 우울증이나 아무튼 뭔가가 와서 정신적으로 나빠진 채로 나가게 될 거 같은데요.
결말이 뻔히 보이는 계획을 왜 짜는건지 모르겠네요.
마드리갈
2021-11-27 12:43:18
미국의 학풍에는 고독한 사색가를 용납하지 않는 게 있어요. 그래서 팀프로젝트, 학생자치활동 등을 매우 중시함은 물론 학부생을 의무적으로 기숙사에 입주시켜서 같이 살게 하는 것도 많아요. 국내 대학에서 학부생들에게 팀프로젝트를 많이 시키는 것의 이유 중에 미국 유학파 교수들이 많다는 것도 큰 이유가 되죠.
찰리 멍거의 복안 또한 그것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긴 한데 방식이 매우 폭력적이죠. 게다가 아주 비효율적이고. 혼자 있는 공간을 최악으로 만들어서 강제로 다른 사람과 어울리게 한다는 발상이 얼마나 성공할지. 기숙사를 이용해야 한다면 창문 없는 기숙사를 제공중인 미시간대학과 제공예정인 UCSB를 제외하고 다른 대학으로 갈 학생들이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포진해 있다는 건 과연 무시해도 좋을까요?
마드리갈
2022-10-04 15:34:22
2022년 10월 4일 업데이트
소통을 중시하겠다는 미명하에 자행된 극악의 주거공간은 미국의 캘리포니아대학 산타바바라 캠퍼스(UC Santa Barbara, UCSB)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었어요. 국내의 아파트단지에도 그런 이상한 사례가 3건 있기에 간단히 소개해 볼께요.
첫째는 충청남도 아산시에 건설중인 LH가 추진중인 아산탕정 2-A15블록 국민임대주택. 저렇게 단지외벽에 달려있는 계단은 추락사고 등의 안전문제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어요. LH의 대응은 난간을 높이거나 추가난간을 덧대는 보강공사 정도로만 상정되어 있어요.
둘째는 서울특별시 강남구 자곡동에 LH가 세운 강남보금자리지구 3단지. 현관문이 통유리로 설계되어 사생활침해 및 결로 문제가 있어요. 국제현상공모를 통해 일본의 건축가 야마모토 리켄의 설계안을 채택한 이것은 상생과 소통의 원활화, 특히 고령자의 사회적 접촉과 교류를 고려한 것이라지만 실제로는 입주민 모두가 사생활보호를 위해 각각 방법을 고안했어요.
셋째는 서울특별시 강동구 강일동에 지어진 고덕강일7단지. SH가 발주한 이것은 1층만이 차별적으로 만들어져 있어요. 외부인의 침입을 막을 방도도 없고 침수피해나 각종 절도사건 등의 범죄에도 취약한데 설계컨셉트가 열린 단지여서 1층을 개방형으로 지었다는 궁색한 변명 말고는 아무 대책이 없어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소통이라뇨;;;”…볼수록 해괴한 임대아파트 ‘망작 3종 세트’, 2022년 10월 2일 조선일보 기사마드리갈
2023-01-16 18:26:10
2023년 1월 16일 업데이트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산타바바라캠퍼스(UCSB)에 지어지는 거대기숙사인 멍거 홀(Munger Hall)에 대해서 불만과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에 대학내 13개 단과대 및 구성원들이 멍거 홀의 창문없는 설계에 대한 강도높은 비판을 담은 보고서를 냈어요. 이에 대해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의 부회장이자 멍거 홀의 입안자 겸 예산부담자인 찰리 멍거(Charlie Munger, 1924년생)는 그 보고서에 대해 "완전 말똥같은 소리(It's all horseshit)" 라는 욕설로 응수했어요. 자신이 추진하는 프로젝트는 완전히 논란에서 자유로운 것이라야 하고 더 나은 대안은 거의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멍거 홀은 원안의 11층 규모의 4,500개의 침실을 갖춘 건물에서 다소 축소되어 9층 규모의 3,500개의 침실을 갖춘 기숙사로 건설될 예정이지만 여전히 창문은 없고 담당 수석 건축가인 데니스 맥파덴은 사임한 상태.
올해 여름에 착공예정인 멍거 홀에 대해서는 아직도 계속 논란이 끊이지 않는데다 창문이 없는 기숙사라는 문제투성이의 구조는 전혀 달라지고 있지 않고 있어요. 환기의 중요성에 아예 따로 논할 필요도 없는 코로나19 판데믹 시대에 창문이 없는 기숙사가 얼마나 환영받을지는 기대할 수도 없어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It’s all horseshit”: Charlie Munger reacts to critical UCSB report, 2022년 12월 21일 The Real Deal 기사, 영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