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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 12월 7일, 일본해군은 미국의 하와이의 진주만 군항(Naval Station Pearl Harbor)를 공습했습니다. 이것으로 태평양전쟁이 개막했고 미국은 1945년에 일본에 세계최초로 핵폭탄을 투하해서 항복시키기까지 극한의 분노를 쏟아냈습니다. 그리고 소련의 대일전선 참전도 권유하여 일본을 열강 대열에서 탈락시키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전시에는 일본계 미국인들이 재산을 몰수당하고 강제수용소에 수용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로부터 80년이 지난 2021년 12월 7일.
미 해군에 새로이 취역한 이지스함의 이름이 USS Daniel Inouye (DDG-118). 그리고 그의 고향인 하와이주의 진주만 군항이 이 군함의 군항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아래의 기사를 읽어보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첨부된 사진 또한 이 기사에서 유래합니다.

1374118.jpg

그렇습니다. 이름의 유래는 일본계 미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연방상원의원이자 미국의 아시아계 정치인으로서 최고위직에 오른 대니얼 이노우에(Daniel Inouye, 1924-2012). 정치인이 되기 전에는 미 육군에 자원입대하여 1943년에서 1947년까지 현역에 있으면서 대위로 전역하였을뿐만 아니라 생존중에 받기가 극히 힘든 미군의 최고위 훈장인 명예메달(Medal of Honor)까지 수여받았습니다. 그의 이름은 하와이주의 관문인 호놀룰루 국제공항에 이어 이제 미국의 군함에도 붙었습니다.

1374119.jpg

생전의 대니얼 이노우에는 오른팔이 없습니다. 이것은 이탈리아 전선에서 독일군과의 교전중 입은 상처가 악화되어서 할수없이 야전병원에서 절단해서 그렇습니다.

80년 전에는 적이었던 미국과 일본은 전에 없이 강력한 동맹관계를 구축중이고 일본계 미국인의 이름이 미국의 군함의 이름에 오르기까지 되었습니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맹이고 또한 내일의 더욱 강력한 동맹이 되어가는 것을 보면서 여러가지를 많이 떠올리게 됩니다. 이렇게 세계는 바뀝니다.

미국에서는 진주만 공습 당시 일본해군에 격침된 전함 애리조나의 자취도 보존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일본계 국민의 이름이 국제공항과 군함에도 남습니다. 영국의 폭정에 항거하여 독립했으나 영국의 국기인 유니언잭이 하와이주의 기에 들어가 있는데다 영국의 수상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 1874-1965)의 이름도 미국의 군함에 올랐고 독일 출신의 헨리 키신저(Henry Kissinger, 1923년생) 전 국무부장관, 소련 출신인 알렉산더 빈드먼(Alexander Vindman, 1975년생) 전직 미 육군대령 같은 인사도 있는 것을 보면 미국의 도량이 어떤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역시 초강대국이란 아무 나라나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 실감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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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대왕고래

2021-12-12 00:25:52

미국 이지스함에 일본인 이름이 들어간다. 좀 특이하다고 생각한 게, 우리나라에도 외국인 이름을 붙히는 경우가 많지가 않으니까 그렇네요. 정말로 엄청난 사람이 아니고서는 붙히는 경우가 없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SiteOwner

2021-12-15 21:09:24

말씀하신 것처럼 자국의 군함에는 보통 자국 유래의 이름을 붙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는 꽤 이른 시기부터 세계 각지의 전장에서 활약했다 보니 미국 이외의 인명지명을 붙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명으로는 프랑스의 외교관 라파이예트 후작(Marquis de Lafayette, 1757-1834)이라든지 본문에서 언급한 영국의 수상 윈스턴 처칠같은, 지명으로는 리비아의 트리폴리(Tripoli), 필리핀의 바탄(Bataan), 일본의 이오지마(Iwo Jima, 유황도), 한국의 인천 등이 있습니다.


본문의 대니얼 이노우에는 민족적으로는 일본계이지만 처음부터 미국인으로 태어나서 미국인으로 성장한 동시에 대니얼이라는 미국식 이름 이외에도 이노우에 켄이라는 일본 이름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미국 국적자이면서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도 일본인으로서의 정체성도 모두 가진 독특한 인물로 전후 미일외교의 복원 및 강화는 물론 미국내 아시아계 주민의 지위향상에도 기여했습니다. 여러모로 역사에 남을만한 인물이라는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특히 이것이 일본에서도 화제인 이유가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구 일본해군의 경우 군함에 인명을 붙일 수는 있었으나 메이지 천황이 좋아하지 않아서 인명이 채택되는 경우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해상자위대의 경우 군함에 인명을 붙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여러모로 화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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