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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대한 이상한 환원주의

마드리갈, 2022-02-08 22:47:28

조회 수
134

정치학에서 말하는 환원주의라는 개념이 있어요.

간단하게 말하면 이런 것이죠. 결국 무엇이 어떻게 논의되었든 간에 정해진 결론으로 모든 게 귀결되고 그것이 다시 또 원인이 되는. 특히 구성주의가 그런 성향이 아주 강했죠. 사회구조가 그래서다, 그러니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는 담론으로 요약이 가능하기도 하죠.


그게 가장 빈번했던 것을 꼽으라면 중국에 대한 환원주의가 되겠죠.

중국에 대한 비판도 환원주의적인 사고방식에 가로막히는 경우가 많아요. 강대국이다, 경제대국이다, 그래서 중국에 대해서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데에는 최소한 신중해야 한다 등등. 대체 중국이 뭐길래 중국에 대해서는 이렇게 놀라울 정도로 환원주의적으로 흐르는 것일까요? 게다가 정치적인 스탠스 등은 물론이고 일상의 언어생활에까지 이렇게 중국에 대한 환원주의는 끝간데를 모르고 있어요. 게다가 환원주의 특유의 모순도 그대로 안고 있어요. 구성주의적 사고방식의 골자인 구조가 알파이자 오메가인 방식에서는 결국 구성원이 구조에 종속되는데 사회가 바뀌어야 하는 담론은 그 골자를 부정하는 것이니 하나마나 한 논의로 귀결되는.


사실 멀리 갈 것도 없어요.

중국에 대한 비판만큼은 유독 하지 않는 사람들은 찾기 어렵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중국은 그런 환원주의 담론에 전혀 감사하지 않아요.


지금 끓어오르는 성토의 분위기가 일시적인 것으로 끝날 것도 보이고 있어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Lester

2022-02-09 10:08:52

정말 중립적으로 해석해도 '바로 옆나라 대국이니까' '전쟁나면 무서우니까' '경제보복이니까' 정도로 읽혀지긴 합니다만, 그렇게 치면 미국은 안 무섭다는 건가 싶어서 웃기는 짬뽕스럽기도 합니다. 한한령에 문화침탈에, 이번에 올림픽 편파판정까지 손해만 끼쳤는데 대체 뭘 얻겠다고 계속 매달리는 걸까요. 조선시대야 우리가 조공을 갈 때마다 대국으로서 베풀어야 하는 처지라서 실제로는 도리어 뜯어오는 일이 많았다고는 하지만, 지금이 조선시대인가요? 오히려 상술했듯이 패악을 일삼는 게 현주소인데 말이죠.


더 나아가면 '중국의 눈치를 봐야 북한과 통일할 수 있다'는 생각도 다소 엿보이는데, 다소 시간이 흘러서 그런 건지 이것저것 알아봐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통일이 무조건 좋다고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고 있거든요, 요새는. 그래서 저렇게 중국에 굽히면서까지 북한을 먹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장점이야 없지는 않겠지만 그것을 활용할 만한 우리 쪽의 여력이나 북한의 협조가 충분할지는 또 미지수이고...


일당독재 특유의 '비판을 통한 개선이 용납되지 않는 구조'만 봐도 백해무익이라는 게 뻔히 보이건만...

마드리갈

2022-02-09 13:53:19

그렇죠. 중국에 대한 환원주의는 결국 모순투성이이고, 정말 거칠게 말한다면 "다른 이유는 됐고 중국이니까" 가 되어요. 바로 이런 논리구조는 다른 국가에 대해서라면 일본에 대한 무조건적인 혐일, 그리고 또 다른 대상에 대해서라면 아이돌팬덤같은 소위 "대가리가 깨져도" 운운하는 정치극단주의의 횡행 등으로 나타나는 것이죠.


이런 상황하에서 최근 북경 동계올림픽에서의 온갖 판정논란에 대해 여당 정치인들이 돌출발언을 내놓았죠.

이것들도 말씀하신 것처럼 "웃기는 짬뽕" 에 다름아니예요.

첫째는 이재명 대선후보의 "중국 불법조업 어선 격침" 발언(언론보도 참조). 물론 이재명 대선후보의 격침발언은 원론적으로는 옳아요. 게다가 불법조업 어선에 대한 법집행은 해경의 정당한 임무이기도 하고 이것 자체를 반대할 생각도 없어요. 하지만 그의 발언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비판당하고 있어요. 이전에 이재명 후보는 사드(THAAD), 즉 종말단계고고도방공체계 배치에 대해 중국을 자극한다고 반대했으니까요. 사드는 방어용 무기인데 그것으로 중국을 자극한다면, 직접 중국인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불법조업어선 격침은 더욱 위험한 사실상의 선전포고인데 사드에는 왜 반대하면서 격침에는 왜 찬성할까요? 이미 여기에서 모순이 발생하는 것이죠. 중국을 위한 환원주의가 인기영합을 위해 일말의 주저도 없이 버려지네요.

둘째는 안민석 의원의 발언. 이것은 그나마 꽤나 일관적이네요. 물론 일관적이라고만 했지 이것이 더 바람직하다거나 가치있다거나 한 건 아니니까 주의를 요할께요.

2건의 보도가 있어요(첫째, 둘째 언론보도 참조)

중국을 변호하기 위해 1936년 베를린 하계올림픽과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을 인용하네요. 게다가 이 편파판정은 삼성 탓이라고. 역시, 지역구민에게 "씹탱이" 운운하는 그답게 중국 변호를 위해 우리나라를 비하하는 것에 인색하지 않아요. 그런데 이 경우 2022년의 중국이 1936년의 독일이나 1988년의 우리나라보다 나은 게 없다는 결론으로 귀결되는 자기모순을 범하는 것이죠. 이런 정치극단주의가 변호하는 대상을 결과적으로 모욕하는 모순이 발생하지만 부끄러움 따위는 아예 해당사항 자체가 없는가 봐요.


저렇게까지 중국에 대해 환원주의를 일삼는 이유는 여럿 있겠지만, 중국이 경제대국이니까 운운하는 것을 잘 말하다 보니 역시 그것으로 얻는 이권이 큰 건가 보네요. 조선시대 마름들이나 하는 짓이죠. 마을에 가난한 소작농이 많지만 양반의 권세를 업어 그들을 뜯어먹을 수 있으니 마름으로 일하는 것이죠. 양반 입장에서는 마름이나 소작농이나 자기 발 아래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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