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기존의 것을 갈아치운다는 게 쉽게 되는게 아니죠. 원전을 쓰는 이유도 있는 것이고요.

단순히 환경을 위한다 하면서 기존의 것을 갈아치우면 후폭풍이 오히려 더해서 안하는것만 못할수도 있고요. 조심해서 결정해야하는 사안이죠.

독일도 환경과 현재상황을 저울질한 결과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을 선택하게 된 것이고, 우리나라도 그렇게 저울질을 잘 해서 판단해야 하겠죠

결국 독일의 환경정책은 철저히 실패했어요.

에너지 자급률도 낮추고, 산업경쟁력도 잠식하고, 전기료 폭등으로 국민 기저부담을 크게 늘리고, 러시아산 가스를 많이 수입할 때에는 자유진영 국가이면서도 친러국가로 사실상 변질되고, 러시아산 에너지자원에의 의존을 줄이려는 결과 석탄 대량사용으로 회귀하고, 이것이 독일의 큰 실패였어요. 결국 구호가 해결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환경주의를 표방하는 녹색당 출신의 장관이 석탄화력발전소에의 더 큰 의존을 천명할만큼 현실은 위기투성이인 게 이렇게 증명된 것이었어요.

우니라나의 탈원전 철회는 그나마 잘한 결정이지만, 지불해야 할 대가가 지금 너무 커져 있어요.

건설중지된 원자력발전소를 최단시간내에 완공해서 가동한다 하더라도 수년은 걸리는데다 업체도 종사인력도 상당수 현업을 떠나서 산업생태계 회복은 또 언제 가능할 지 기약할 수가 없어요. 독일처럼 석탄생산 대국도 아니고...

2022년 8월 9일 업데이트

독일의 탈원전기조가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 가시화되고 있어요.

올라프 숄츠(Olaf Scholz, 1954년생) 총리는 현재 독일내의 원자력발전소의 운용수명을 연장할 가능성도 시사하였어요. 이것은 2011년 이후 독일에서 시작된 탈원전 기조에 대한 사실상의 폐기수순으로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어요.

러시아에의 가스 과의존이 2022년 2월 하순부터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으로 인해 독으로 작용하고, 그 이전부터 바이에른주를 비롯한 독일 각지에서의 신재생에너지의 효율이 급감하고 있어서 언제 위기가 닥쳐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에 있었어요.

독일의 에너지 수급구조는 갈탄 및 무연탄이 31%, 가스가 11%, 원자력이 6%, 수력이 3%, 바이오매스가 8%, 태양에너지가 12%, 풍력이 28%로 그동안의 탈원전 친환경 기조를 생각해 보면 결코 친환경도 아니라는 것이 드러나고 있어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Germany considers U-turn on nuclear phaseout, 2022년 8월 3일 DW 기사, 영어

2022년 12월 14일 업데이트

2022년에 완료될 것으로 계획된 독일의 11년간의 탈원전 계획이 근본적인 변화에 직면해 있어요. 독일에 마지막으로 남은 3개의 원자력발전소 중의 하나인 바덴-뷔르템베르크주의 넥카베스트하임(Neckarwestheim)에는 1989년부터 가동중인 원자력발전소가 내년 4월까지는 가동허가를 받아 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이 진행중인 현재 상황에서 러시아산 가스가 없어서 전반적인 에너지부족에 힘겹게 겨울을 나는 독일의 상황이 근본적으로 나아지지 않는 한 탈원전이 계획대로 갈 수는 없어요. 예의 넥카베스트하임 원자력발전소는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내의 500만 가구의 전기수요의 2/3을 담당할 정도의 발전량을 기록하니까요.

현재 독일에서는 계속 원전 반대론자들이 시위를 진행중이고 주정부에서도 2023년 4월을 끝으로 원자력발전소 가동허가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어요. 그렇게 되면 넥카베스트하임 원자력발전소에 공급될 연료봉도 더 이상 조달되지 않을 예정이지만 상황은 좋지 않고 독일은 전력부족을 벌충하기 위해 석탄과 가스에 더욱 많이 의존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어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Germany at a crossroads: what a nuclear power station tells us about its energy dilemma, 2022년 12월 9일 The Guardian 기사, 영어

2023년 1월 16일 업데이트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뤼체라트(Lützerath) 마을이 갈탄 노천광 개발을 위해 철거될 것이 확정되자 1월 8일부터 환경운동가들의 시위가 격화되고 독일 정부에서는 기마경찰을 동원해서 그 시위를 진압하는 등의 혼란양상이 벌어지고 있어요.

뤼체라트의 갈탄광산이 본격적으로 개발되면 개발을 주관하는 독일의 에너지기업 RWE는 2030년까지 2억 8000만톤 가량의 갈탄을 생산할 예정이예요. 단 2038년에 예정된 탈석탄은 뤼체라트 마을의 철거조건으로서 2030년으로 8년 앞당겨졌어요. 이런 현실에 대해 환경운동가들은 뤼체라트 마을에서 230주째 시위중이라는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그런 구호인지 기술인지는 더 논할 이유조차 남아 있지 않아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2023년 4월 15일 업데이트

독일이 마지막 원자력발전소를 폐쇄하게 되었어요.

독일 녹색당의 숙원이었던 탈원전은 원래는 2022년말에 실시될 예정이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인해 에너지위기가 고조되면서 한시적으로 연기되었어요. 그리고 전례없이 따뜻한 겨울에 에너지위기를 극복하였다 보니 이제는 원자력발전을 폐쇄해도 된다는 판단이 선 것이었어요. 독일의 환경장관이자 녹색당원인 슈테피 렘케(Steffi Lemke, 1968년생)는 원자력발전의 리스크는 궁극적으로 통제불가능하고 이것이 탈원전으로 독일이 안전해지고 핵폐기물을 피하는 길이라고 말했지만 글쎄요. 석탄화력발전이 방사능을 더 많이 배출한다는 사실은 싹 빼놓고 이야기하네요. 게다가 8천만명의 인구을 지닌 유럽 최대의 산업국가인 독일의 전력수요는 어디서 충당할 것인지.

이제 독일 전역이 밝아지게 되면 1961년 6월 17일에 처음으로 원자력발전이 이루어진 독일에서는 원자력발전의 역사가 62년을 채 못 채우고 끝나게 되어요. 이게 과연 정답일지는 역사가 증명해 주겠죠. 기후변화의 시대에 2023년의 겨울이 지난 겨울만큼 따뜻하다는 보장도 없기도 하죠.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Germany shuts down its last nuclear power stations, 2023년 4월 14일 DW 기사, 영어

2024년 5월 9일 업데이트

프랑스가 유럽 전력수출국 수위를 되찾았어요. 2021년까지는 42년간 전력수출 1위를 달성했지만 2022년에는 원자력발전소의 문제로 상당부분 가동하지 못하게 되자 일시적으로 스웨덴이 그 지위를 차지했지만 2023년에는 50.1테라와트시(TWh)를 기록하여 28.6TWh를 기록한 2위의 스웨덴과 17.3TWh를 기록한 3위의 노르웨이의 총합보다 더욱 많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죠. 

특히 그렇게 수출된 전력은 독일에서 대거 소비하고 있어요. 2002년부터 프랑스에서 전력을 수입해 온 이래 꾸준히 프랑스에 전력 상당량을 수입왔는데다 2023년에는 독일이 수입한 전력량이 10TWh로 프랑스 전체의 수출량의 1/5에 근접해 있어요. 결국 독일의 탈원전은 아무리 잘 봐주봤자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수준밖에 되지 않는 기만적인 술수에 지나지 않아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France reclaims title as Europe's biggest exporter of electricity, 2024년 1월 18일 RFI 기사, 영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