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국영 에너지기업 가즈프롬(Gazprom)이 러시아산 가스 없는 유럽의 겨울을 조롱하는 취지의 영상을 공개했어요. 문제의 영상은 이것으로, 여기의 것은 호주의 스카이뉴스 오스트레일리아(Sky News Austrailia)에서 영어자막을 추가하여 공개한 보도영상임을 알려드려요.
그리고 이에 대해서는 이러한 보도기사도 있어요.
'Winter will be long': Russian oil giant Gazprom taunts the West with sinister video showing Europe freezing over after Moscow switches off gas supplies, 2022년 9월 6일 Mail Online 기사, 영어
이 영상에서는 브뤼셀, 베를린, 파리 및 런던이 얼어붙는듯한 모습이 나오면서 "겨울은 길 것이다" 라는 노래가 나오는데...
글쎄요. 이게 1948년 6월 24일에서 1949년 5월 12일에 걸친 소련의 베를린 봉쇄같이 될 것이라고 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요.
일단 해를 넘겼지만 지속기간은 채 1년이 못 된 베를린 봉쇄는 소련의 전략적인 실패로 귀결되어 봉쇄가 더 이상 지속되지는 못했죠. 물론 베를린 봉쇄가 다시 이루어지지도 못했고, 그 뒤로 소련이 폴란드, 헝가리, 체코슬로바키아 등에 행하던 폭력이라든지 쿠바 미사일 사태 등의 미국을 겨냥한 무력시위는 모두 실패로 끝나 버렸어요.
러시아가 그렇게 믿는 가스 압박이 실패하면 남은 것은 러시아만 고립되는 시나리오가 기다리고 있어요.
현재 러시아산 가스 구매국가가 격감해서, 러시아의 동맹국이라는 중국은 이 기회를 틈타서 러시아산 가스를 반값에 후려쳐서 구매중이죠. 뭐 G7 국가들이 러시아산 에너지자원에 프라이스 캡(Price Cap)을 씌우기도 전에 동맹국이 그 역할을 알아서 해 주니...
러시아식 유머가 생각나네요.
"러시아가 가스를 끊으면 유럽이 곤란해진다." 를 뒤집어 볼께요.
"러시아가 유럽을 끊으면 가스가 곤란해진다."
그래서 저장못하는 가스를 태워 없애고, 중국에는 반값에 후려칠 수밖에 없고...게다가 러시아의 겨울은 다른 설명이 뭐가 필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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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댓글
대왕고래
2022-09-19 16:31:58
카드가 남지 않아서 발악을 하는데 다들 뭐 크게 반응을 안 하네요.
이쯤되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다가 "쟤가 먼저 시작했잖아?"하는 생각을 하니 다시 불쌍하지가 않네요.
마드리갈
2022-09-19 17:31:39
겨우 저런 카드나 만지작거리는 러시아 꼴이 웃길 따름이죠.
게다가, 러시아가 자충수를 둔 게 있어요. 석유나 가스의 대금을 루블화로 결제할 것을 각국에 요구했지만 무시당했죠. 그리고 이제 인도가 루피화 결제를 요구해서 그걸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되었어요. 러시아는 지금 경제력이 인도에게도 턱없이 밀리는데다 중국이나 인도 등의 국가가 아니면 유의미한 판매고를 올릴 수도 없는 상황하에 있으니까요.
러시아가 보게 될 지옥은 더욱 혹독하겠죠. 자초한 것이니까 남이 뭐라 할 수 있을까요?
마드리갈
2023-01-05 16:58:36
2023년 1월 5일 업데이트
유럽의 이상고온으로 인해 월동의 에너지압박이 줄어들게 되자 천연가스를 무기화해 온 러시아의 전략이 실패에 직면해 있어요. 강수는 눈이 아니라 비의 형태로 이어지고 있고 천연가스 선물가격의 급락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이전 수준으로 가스의 거래가가 떨어진데다 미국 및 중동 각국으로부터 공급되는 가스의 양도 늘고 있다 보니 러시아가 유럽을 압박하여 분열시키려는 전략은 힘을 잃게 되었어요. 게다가 2022년 8월에 유럽연합(EU)이 제시한 회원국 에너지 15% 절감을 초과달성한 국가들도 늘어나는 터라 러시아산 가스가 아무런 억지력을 갖지 못하게 된 것이죠.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한겨울 봄 같은 유럽 날씨… 곤경에 빠진 푸틴의 ‘에너지 인질극’, 2023년 1월 5일 조선일보 기사
마드리갈
2023-01-16 17:26:59
2023년 1월 16일 업데이트
러시아가 이란의 전통적인 고객이었던 중국, 인도 및 터키에 대량의 가스를 할인가로 공급하면서 이란산 가스의 판매가 급감해 버렸고 이것이 이란에 독이 되었어요. 그리고 이란은 가스 부존량 2위임에도 불구하고 가스의 판로가 막히면서 가스 생산이 줄어버리고 그래서 역으로 이란이 가스 부족국으로 전락했어요. 이란의 석유장관이 유럽이 고생할 것이라고 고생했는데 유럽은 목표를 초과달성하여 가스절약에 성공했고 그 경고는 이란에 돌아온 것이죠.
러시아는 스스로 가스에 프라이스캡을 씌웠고 그 결과 러시아의 가스는 판로를 조금이나마 개척할 수 있게 되었지만 수입 감소는 필연적이죠. 게다가 샤헤드 드론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돕고 있는 이란은 러시아의 그런 행보에 제대로 보답을 받아서 가스 부존량 2위이면서도 러시아산 가스의 판로확대로 인해 가스부족에 허덕이는 역설적인 상황에서 희대의 경제난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죠.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Iran faces gas shortage despite vast reserves, 2023년 1월 14일 DW 기사, 영어마드리갈
2024-01-11 18:00:51
2024년 1월 11일 업데이트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무기화하여 유럽을 곤란하게 하려는 복안이 철저히 실패하고 도리어 러시아 전역에서 정전사태가 빈발하는 등의 위기가 발생하고 있어요. 게다가 러시아에는 한파가 엄습하여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섭씨 15도(화씨 27도) 이상 낮아지다 보니 더욱 상황이 좋지 않아요. 수도 모스크바는 물론이고 남부의 로스토프, 서부의 상트페테르스부르크, 동부의 볼고그라드 및 보로네즈에서도 장시간의 정전 및 가스공급 문제가 속출하고 있어요.
ガス栓を閉めて欧州を凍らせるつもりが自分が凍ったロシアの誤算
(가스밸브를 잠궈 유럽을 얼리려던 것이 자기가 얼어버린 러시아의 오산, 2024년 1월 10일 뉴스위크 일본어판 기사, 일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