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 Sloth-5-960x640.jpg (142.7KB)
중앙아메리카의 국가 코스타리카(Costa Rica)를 대표하는 동물인 나무늘보는 독특한 점이 상당히 많아요. 동작이 느리고 주로 나무에 매달려 살다 보니 몸의 구조도 그에 맞게 진화해 있어요. 나무를 찍기 좋은 날카로운 발톱이라든지 배에서 등 쪽으로 난 털 및 털의 단면에 홈이 파져 있어서 이끼류가 서식하기 쉬워서 그게 보호색의 원천이 되어 준다든지 하는 것들. 그런 나무늘보의 모피에 항생제 내성을 해결할 수 있는 단서가 있다는 것이 알려졌어요.
이미지 출처
Sloths may hold a secret weapon against antibiotic resistance, 2023년 5월 1일 earth.com 기사, 영어
우선 항생제 내성이 무엇인가부터 잠깐 알아봐야겠죠.
항생제(抗生?, Antibiotics)란 박테리아의 번식을 막는 물질. 대표적으로 페니실린(Penicillin)이 있어요. 이 벡타락탐계 항생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여러 전장에서의 부상자들이 앓던 감염증을 크게 줄인 것으로도 잘 알려진 20세기 최고의 발명 중의 하나이기도 하죠. 그 이후로 여러 가지의 항생제가 개발되어 왔지만 이런 것들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박테리아도 진화해 갔어요. 그것이 바로 내성(耐性, Resistance). 그리고 이렇게 내성이 광범해지면서 매년 1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항생제 내성으로 죽고 있어요. 또한 국제연합(UN) 산하의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2050년에는 해마다 항성제 내성에 의한 사망자가 연간 1,000만명이 될 수도 있다고도 전망하고 있는 등 항생제 내성은 결코 가볍게 볼만한 사안이 아닌 것이죠.
그런데 코스타리카대학(University of Costa Rica)의 막스 차바리아(Max Chavarria)를 필두로 한 코스타리카의 연구자들이 나무늘보를 연구하다가 의외의 사실을 발견하게 된 것이죠. 이끼 등이 자라는 나무늘보의 털이 그냥 아무렇게나 된 것이 절대 아니라 다양한 미생물들이 관리하에 공존하는 세계라는 것이죠. 그리고 나무늘보의 몸 표면에 서식하는 각종 병원균이나 곰팡이들의 미생물이 나무늘보의 모피 속에 자생하는 항생제 형성 박테리아의 통제를 받으면서 공존하는 것도 연구하여 그 결과를 환경미생물학 저널에 발표한 것이죠. 그리고 20개의 후보가 된 미생물이 항생제를 생성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발표했어요. 아직 인간에의 적용에는 한계가 있지만.
또한 1992년부터 나무늘보 보호시설을 운영하면서 연구를 하고 있는 학자인 쥬디 아베이(Judy Avey)는 1,00마리 가량의 나무늘보를 돌봐 오면서 특이한 증상을 보았다고도 발언했어요. 병에 걸려서 아픈 개체가 없었고 심지어는 전선에 감전되어 한쪽 팔이 완전히 다 타버린 중상을 입은 개체조차도 감염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죠.
앞으로도 후속연구가 필요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항생제 내성에 대해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큰 성과인 것이죠.
하지만 여기에는 난점도 있어요. 나무늘보의 개체수가 줄어들어서 위험한 상태. 중남미 각지의 삼림지대에 서식하는 나무늘보는 삼림면적 감소로 개체수 유지도 위협받는데다 전선을 타다가 감전되어 다치거나 죽는 경우도 많고 정확히 수명이 얼마나 되는지도 아직은 모르는 부문이 많으니까요. 동물원에서 생활한 나무늘보가 49년을 살다 생을 마쳤다는 정도와 인간이 보호중인 나무늘보의 기대여명의 중간값이 16년 정도는 알려져 있지만 더 자세한 것은 여전히 알 수 없어요.
이제 인류가 무병장수를 위해 연구해야 할 동물이 더 늘었어요.
암에 걸리지 않는 고래, 다른 설치류보다 특히 오래 사는 뻐드렁니쥐와 다람쥐, 다쳐도 흙탕물 속에서 감염이나 괴사 등이 없는 채 살아가는 등 탁월한 면역력을 자랑하는 악어에 이어 항생제 내성에 대한 실마리를 지니고 있는 나무늘보까지.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목록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
2024-09-06 | 165 | |
공지 |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
2024-03-28 | 170 | |
공지 |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
2024-03-05 | 185 | |
공지 |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10 |
2023-12-30 | 356 | |
공지 |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612 |
2020-02-20 | 3858 | |
공지 |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2
|
2018-07-02 | 997 | |
공지 |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2 |
2013-08-14 | 5967 | |
공지 |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
2013-07-08 | 6592 | |
공지 |
오류보고 접수창구107 |
2013-02-25 | 12081 | |
5334 |
새로이 발견된 지구 크기의 화산행성 LP 791-18d2
|
2023-05-18 | 114 | |
5333 |
20세기의 애국자가 21세기의 단검을 막아내고 있다4
|
2023-05-17 | 141 | |
5332 |
덥다가 서늘한 5월 중순에 이것저것2 |
2023-05-16 | 111 | |
5331 |
검열이 줄었다고 생각하니 이제는 인터페이스가...2 |
2023-05-15 | 116 | |
5330 |
1990년대 운동권 논리를 세계에 구현한 틱톡(TikTok)6
|
2023-05-14 | 220 | |
5329 |
영단어 master를 유용하게 쓰는 방법2 |
2023-05-13 | 119 | |
5328 |
권법가(拳法家)와 박서(Boxer)2 |
2023-05-12 | 122 | |
5327 |
찰스 3세 대관식 관련 간단히 몇 가지.4 |
2023-05-11 | 150 | |
5326 |
신칸센은 자동운전으로의 진화를 꿈꾼다
|
2023-05-11 | 118 | |
5325 |
실제 사용으로 검증해 본 ChatGPT의 여러 맹점4 |
2023-05-10 | 181 | |
5324 |
자급자족 굿즈 만들기4
|
2023-05-09 | 179 | |
5323 |
러시아의 대독승전기념일 행사에서 드러났던 것들3
|
2023-05-09 | 129 | |
5322 |
일시적으로 슬럼프인지...2 |
2023-05-08 | 114 | |
5321 |
자신의 연령에 고민하던 후배 이야기2 |
2023-05-07 | 126 | |
5320 |
"호갱" 이라는 속어로 정치를 해야 할까2 |
2023-05-06 | 117 | |
5319 |
비오는 날에 휴일을 보내는 이야기2 |
2023-05-05 | 127 | |
5318 |
최근 자주 듣는 애니 오프닝곡 3선2 |
2023-05-04 | 126 | |
5317 |
겁나게 뜨거운 감자인 워싱턴 선언4 |
2023-05-03 | 154 | |
5316 |
항생제 내성 해결의 실마리는 나무늘보에 있다2
|
2023-05-03 | 117 | |
5315 |
국내개최 국제 스포츠대회에 대한 국내방송의 침묵3 |
2023-05-02 | 114 |
2 댓글
대왕고래
2023-05-09 08:01:42
나무늘보를 연구해서 항생제를 만들다... 문장만 보면 무슨 상황인가 싶은데 실제네요.
앞으로도 상상도 못할 것에서 뭔가를 찾아내겠죠. 아직도 대단하네요.
마드리갈
2023-05-09 13:36:58
정말 놀라운 발견이죠. 그리고 자연의 각종 사물이 괜히 있는 게 아니라는 것도 이것으로 분명해졌어요.
나무늘보의 경이로운 면역력이 앞으로 또 무슨 놀라운 결과를 낼지가 기대되어요. 그리고 항간에 떠도는 2030년대부터의 의학분야의 장족의 발전 예견 이야기도 어쩌면 보다 일찍 세상에 나올 수도 있어요.
복어의 독인 데트로도톡신이나 거머리의 체액에 함유된 히루딘 등도 의약품의 개발에 쓰이고 있죠. 이렇게 자연 속에 해답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