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3. 대규모 작업 중 하나인 스톤샤드 업데이트가 끝났습니다.
1. 로맨스 스캠을 1건 적발했습니다.
페이스북의 한국어 공부 겸 언어교환 모임에서 대충 활동 중인데, 가끔 나타나서 한국어에 대해 답변을 주거나 성남 근처에서 오프라인 모임을 진행할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남겼더니 냅다 친구 신청부터 보내는 사람들이 종종 있더군요. 하지만 전 SNS 친구에 생각보다 의의를 두다 보니 용건이나 사람됨이 확실하지 않으면 바로 거절합니다. 실제로 '친구'가 되고 싶다, 한국어 배우고 싶다고 해놓고선 그냥 "나 한국인 친구 있다" 하고 자랑할 목적으로 달아두는 사람도 있거든요. 그런 수작질이 뻔히 보이는데 이용당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게다가 SNS에서 친구가 쓸데없이 많아봤자 공허하다는 생각만 들어서, 필요한 사람만 남겨두는 게 더 위안이 되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어느 백인 금발 미녀가 친구가 되고 싶다면서 친구 신청을 보내더니 '좋은 오후야, 잘 지내?' 이런 질문을 연달아 보내오더군요. 요새 몸이 안 좋기도 했고 제 감정에 충실하자고 생각한 터라 딱히 별 일 없다는 식(nothing)으로 답변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왜 나한테 화내는 거야? (why are you mad at me)"라고 하질 않나, 필요 이상으로 애매한 말줄임표(2개, ..)를 자주 쓰는 등 미심쩍인 구석이 느껴졌습니다. 거기에 결정타를 먹인 게 이런 질문이었죠. (현재 해당 대화를 차단해놔서 자세한 기록을 찾기 힘듭니다)
'그녀' : Are you married with kids?
나 : You crazy? Do you even know what you're saying?
'그녀' : What do you mean
나 : You asked me I married with kids or not
'그녀' : I mean are you married? Do you have kids?
이런 식으로 (아무리 금발백인이 멍청하다는 속설을 적용해도) 영어 사용자라면 절대 하지 않을 말실수를 한 것이었죠. 게다가 이런 식으로 지적을 해도 별다른 사과 없이 'You cannot understand me..'라며 저한테 은근히 책임을 돌리는 게 더욱 뭔가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녀'가 쓴 이름인 Cynthia Kelvin으로 검색해보니 트위터에서도 같은 사진을 쓰는 계정이 나왔으나 이상하게 한국 정치계 뉴스만 리트윗하는 편이었고요. 마치 한국에 관심이 있다고 어필하려는 듯이 말이죠. 뭐 제가 배배 꼬아서 생각했을지도 모르지만 말입니다.
게다가 페북 계정에 올린 사진을 구글 검색해 봤더니 한때 '미녀 장관'으로 유명했다가 매국노로 전락한 나탈리야 포클론스카야가 개인적으로 찍은 사진이(라고 나오)더군요. (추가: Cynthia Kelvin scam으로 검색해보니까 진짜로 로맨스 사기 주의보가 발령됐네요. 포클론스카야 사진을 쓴다는 점까지 명시하면서 말이죠. (링크)) 그래서 '그녀'에게 "그 사진에 찍힌 건 누구야? 너야?"라고 물었더니 당연히 자기라고 대답하더군요. 저는 이 시점에서 페북 등 SNS를 이용해 사기치려는 일당이라고 판단하고 적당한 선에서 꼬집은 후 차단했습니다. '그녀'도 자기가 사기꾼이란 걸 아는지 "Thanks for calling me fake"라며 넘겼고, 제가 "Good luck for your 'business' ('장사' 잘 해라)"라고 비웃었더니 기도하는 이모지로 응수하더군요.
일전에 이미 그런 사기꾼들(뉴스)을 보기도 했고, 이미 외로움이라는 것에 익숙해진데다 여러 사기 사례에 대해 연구(?)를 해서 그런지 금발미녀라고 홀라당 넘어가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른 인연에 비해 크게 상심한 건 없었고 오히려 재밌기까지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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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허리인지 등인지에 힘이 없네요.
수요일에 인디크래프트라는 인디게임 전시회를 오후 내내 서서 돌아다니며 참관했다가 돌아왔는데, 목요일에 어디 안 가고 푹 쉬었는데도 오늘(금요일) 새벽에는 도저히 일어나질 못했습니다. 창 밖은 이미 밝고 잠도 안 오고 눈만 적당히 감은 상태였던지라 일어나야겠다는 생각은 했는데, 이상하게 침대에 달라붙은 듯이 일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아니면 일어나고 싶다는 기분이 전혀 없었던 것 같기도 해요. 굴러서라도 강제로 일어날 수 있었겠지만 그러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없었거든요. 마치 최면 상태에서 특정한 동작을 시켜도 '이게 편해요'라고 그만두지 않는 것과 비슷했습니다. 결국 누운 상태로 적당히 다리로 사이클을 돌리거나 비슷한 스트레칭을 취한 뒤에야 침대에서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만... 몸이 정말 약해졌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니면 어제 약속했던 모임이 파토나기도 했고 그만큼 고독감이 쌓여서 그랬을지도 모릅니다. 따져보면 수요일에 참석한 행사도 원래 같이 참석하려고 했던 게임 개발자 지망생(나중에 따로 글을 쓰겠습니다)은 주차 및 숙소 문제로 안 오겠다고 했고, 오랜만에 뵌 번역회사 이사님은 저녁에 길게 뵈려고 했더니 후원사 분들 모시느라 바빠서 먼저 자리를 떴다고 해서 무산됐고(사실 괜찮았습니다. 저보단 훨씬 바쁘시고 중요한 일이시니까요), 그래서 목요일에 개인적으로 만나서 놀기로 한 보드게임 하우스장은 사내 회식 문제로 무산됐거든요. 이렇게 어찌저찌 약속이 모두 파토나니까 심신 모두가 지쳐서 그랬을지도 모른다는 거죠.
게다가 페이스북 광고글에서 우울증이 심하면 근력도 약해진다는 얘기를 봤는데, 찾아보니까 비슷한 뉴스나 연구결과도 제법 있더군요. (뉴스) 그래서 정신과 의사들이 햇빛 보고 운동을 하라고 권하나 봅니다. 집이 언덕에 있고 근처 초등학교는 (동네 치안 문제상) 교문을 열어두지 않아서 운동할 곳이 마땅치 않지만요. 집 뒤에 있는 주민센터도 1층 전체를 쓰는 헬스장을 아직도 코로나 때문에 열지 않고... 이래서 수도권이 영 마땅찮다니까요. 돈은 이상한 데에서만 나가고 실제로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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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규모 작업 중 하나인 스톤샤드 업데이트가 끝났습니다.
소제목과 같습니다. 지긋지긋하고 자질구레한 스킬 설명들도 지난주에, 책 내용도 지난 주말에 다 끝내서 제대로 머리 비우고 쉴 수가 있게 됐습니다. 게다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그 게임의 배치10 번역료가 들어와서 문자 그대로 기분 째집니다. 늘 그렇듯이 외국에서 번역료가 들어오면 은행(농협)에서 외화를 어떻게 처리할 거냐고 전화로 물어보는데, 이번에는 액수가 굉장히 커서인지(7천 유로) 무슨 일이냐고 꽤나 놀란 모습이더군요. 보이스피싱을 비롯한 사기 등의 범죄 관련 자금이면 계좌를 동결하거나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하다보니 민감해졌나 봅니다. 그렇게 돈 받고 계좌 동결됐으면 저 진짜 죽어요. 개같이 일한 돈인데 못 쓰게 된다니.
사실 4천 단어짜리 애매한 작업이 아직도 남아 있긴 하지만 정신건강만 좀 다스린다면 금방 끝낼 수 있으니까요. 몸도 몸이지만 정신건강이 가장 문제인 것 같습니다. 더위도 더위지만 그 누구도 만나지 않고 말도 안 섞으면서 고립되다 보니 미칠 것 같아요. 주말에 보드게임을 명목삼아 사람들을 만나긴 하지만, 그 사람들은 직장인이라서 사람들을 얼마든지 만나니 보드게임은 어디까지나 여흥이자 지적 취미라서 그런지 인간관계에는 딱히 관심 없는 경우가 많더군요. 아니면 이미 아는 사람들끼리 알아서 상대적으로 어울린 기간이 적은 저는 별로라고 여길 수도 있고.
정신과는 보나마나 답변이 정해져 있을 것 같아서 최대한 안 가고 버티는 중입니다. 결국 땀투성이가 될 것을 각오하고 운동을 해야 하나 봅니다.
그거 알아?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유야 어쨌든 고독을 즐겨서 그러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계속 실망해서 먼저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는 거야. - 조디 피코
4 댓글
마드리갈
2023-06-02 14:07:42
역시 로맨스스캠(Romance Scam)이란 꾸준하네요. 게다가, 소개해 주신 그 대화의 문법은...
저도 사용하는 메신저에서 느닷없이 대화를 신청하는 사람들이 나타는 걸 경험했죠. 그 중에는 일본어를 사용하는 스웨덴인 남성도 있었죠. 대체 어떤 경로를 이용해서 접근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노력으로 다른 것을 하라고 말하고 싶어지네요.
어떤 생활패턴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어서 섣부른 감이 없지는 않지만, 일단 자세를 바로 하시는 게 좋아요. 자세가 바르지 않으면 운동을 해도 오히려 더 불편해질 수 있고 그 상황이 계속 누적되면 문제가 더욱 누적되거든요. 생활공간 내에 전신을 비출 수 있는 거울이 있으면 좋고 없더라도 베란다 창문같이 자신의 모습을 비출 수 있는 큰 반사면이 있으면 그걸 보면서 자세를 바로잡는 게 중요해요. 참고로 전신을 비출 수 있는 거울의 최소 세로길이는 키의 50%.
큰 프로젝트를 끝내셨군요. 고생 많이 하셨어요. 그리고 완료를 축하드려요.
역시 유로화는 그다지 쓸 일이 없죠. 유로존 국가로의 여행이나 그 국가내에 개설된 국제배송 가능 통판회사를 이용하지 않는 한. 그리고 현재의 국제 금융시스템상 역시 절대적인 패권은 미국달러의 몫이기도 하니까요.
운영진으로서 말씀을 하나 드릴께요.
본문에 포함된 어휘 "페친" 은 서두에 페이스북이 언급되었으니까 어느 정도는 추측이 되긴 하지만 가능하면 "페친 신청" 은 "친구 신청" 정도로 써 주시면 좋겠어요. 근거는 이용규칙 게시판 제10조 및 추가사항.
Lester
2023-06-03 16:45:36
살기 편해질수록 그 편리성을 악용해서 남을 속이거나 경계심이 무뎌져서 속는 것은 묘하게 당연한 흐름인 것 같기도 합니다. 집 전화에서 핸드폰, 핸드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발전되면서 보이스피싱 또한 진화하기도 했고...
역시 모든 것은 자세에서 시작되는 걸까요. 스트레칭은 틈나는 대로 하는데 나이를 먹을수록 근육이 점점 더 쉽게 굳는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요가매트라면 모를까 전신거울은 더 생각해 봐야겠어요. (수건이랑 여러가지를 넣어두는 화장실 진열장의) 거울로도 충분한 것 같아서.
언젠가 정말 긴 휴가 삼아서 유럽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만 그게 언제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저는 온 유럽을 돌기보단 이탈리아 위주로 다녔으면 하거든요. 스톤샤드나 샌드록 작업이 완전히 끝나면 그 때서야 여행 계획을 세울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지적하신 표현은 변경했습니다.
SiteOwner
2023-06-02 21:35:59
본격적으로 여름입니다. 여러모로 건강에 유의하시길 당부드리겠습니다.
인터넷 이용 초창기부터 별별 사기가 많았습니다. 나이지리아 사기부터 해서 말씀하신 로맨스 스캠까지. 그리고 금발의 백인여성을 만나본 경우도 많다 보니 저는 딱히 환상이 없습니다. 엄연히 개인차가 있습니다만, 여성스러움으로 평가해 본다면 일본의 금발 갸루가 더 낫다 싶은 경우도 많다 보니 그러합니다. 예전에 쓴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전반의 옛 전화사기 제하의 글에 언급된 자칭 여동생 컨셉트의 어학잡지 구독권유과 방법만 다르지 본질은 똑같은 걸 보면 세계가 변해도 정말 진보한 게 맞나 싶기도 합니다.
몸에 힘이 잘 안 들어가는 것은 자세와 큰 상관이 있습니다. 위에서 동생이 언급한 것이 옳습니다.
굳이 "저 같은 것" 이라고 말씀하실 이유가 있겠습니까. 자신이 자신의 존엄을 세우지 않으면 안됩니다. 저는 크게 내세울 타이틀은 없습니다만 최소한 타인을 만날 때 "나는 그가 아니지만 그도 나는 아니다" 라는 태도를 견지해 왔습니다. 그렇다 보니 주변에서도 저를 함부로 대하지는 못하게 되었습니다.
큰 프로젝트를 완수하신 점에 축하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충분히 자랑스러워 하셔도 좋을 일입니다.
Lester
2023-06-03 16:55:03
SNS 활동을 하면서 활동 범위가 넓어질수록 미련한 사람들 또한 많아진다는 사실을 제대로 깨달았습니다. 한국인이면서 영어가 좀 된다는 이유로 다짜고짜 한국인 팬이라면서 BTS나 그런 걸 주워섬기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한국어 배우고 싶다는 것도 진짜 배우고 싶다는 게 아니라 그냥 한국인 친구를 트로피마냥 두기 위한 포석으로 삼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게다가 이번의 로맨스 스캠 이전에 실제로 한 외국인 여성을 만나봤지만 뜬금없이 LGBT 극성 옹호자로 돌변하는 바람에 곤욕을 치렀던 적도 있다보니, 외국인에 대한 환상도 많이 깨졌습니다.
약속이 연달아 깨졌던 것도 있고, 또 해당 게임 전시회에서 나름대로 아이디어를 많이 뿌리고 왔습니다만 '내가 뭐라고 그렇게 떠들어도 되나' 하는 불편함이나 위화감(혹은 속된 말로 현자타임)이 느껴졌던 게 큰 것 같습니다. 외국어 번역 생각 있으면 연락 달라고 명함도 몇 장 드리긴 했지만 이상하게 연락이 안 오기를 바라는 기묘한 마음도 있습니다. 요새 일에 너무 치여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고요.
어쨌든 종합적으로는 그냥 머리 비우고 쉬고 싶습니다. 머리를 쓰고 싶지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