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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rnby 사의 OO게이지 페퍼콘 A1형 60163 토네이도를 마개조 했습니다.
일전에 소개해드린 대로 이 제품은 "DCC(Digital Command Control)" 환경에서 구동하는걸 전제로 제작된 모델이라 전용의 컨트롤러가 필요하고 사용법도 복잡한 편이다보니 일반적인 아날로그 제어 환경에서는 구동하지 못한다고 설명했었죠.
해서 제품을 분해해보니 동륜에 연결되어 선로로부터 집전해 전기를 공급받는 전원선 두줄과 모터와 연결되어 선로에서 받은 전기를 모터에 공급하는 동력선 두줄이 커넥터를 통해 4핀으로 모여 탄수차에 연결되는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즉 집전과 동력이 각각 따로 탄수차의 제어기판에 연결되어 있어서 탄수차의 제어기판이 작동하지 않으면 운전이 불가능한 구조.
해서 이론상으로는 기존의 전선을 모두 끊고, 동륜의 집전판과 연결된 전선을 모터에 직접 연결하면 아날로그 제어로 구동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죠. 그리하여 기존의 배선은 모두 끊고 모터의 단자에 피더 선로를 +극/-극 삼아 직접 단자에 접촉시켜 강제로 전원을 공급시켜보자 모터가 작동합니다.
예, 이론이 실제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결국 이 개조를 위해 오픈마켓에서 인두기를 새로 주문하고, 고장난 전자제품에서 전선을 추출해 동력선으로 납땜해서 간단하게 마개조는 완성. 모처럼의 DCC 제어 유닛은 아깝지만 결국 전부 다 뜯어냈네요. 제어 기판의 전원 공급을 위해 원래는 탄수차에서도 집전을 하는 구조였지만 마개조하면서 이 기믹은 오밋되어 집전은 기관차의 동륜에서만 행하는 구조가 됐네요.
개조는 끝났으니 남은건 작동 테스트 뿐. HO 선로를 조립해 올려놓고 전압을 올리자...
디지털 제어 모델을 아날로그 제어로 다운그레이드 마개조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전후진 구동과 속도 조절도 문제없이 잘 되지만, 증기기관차는 아무래도 차량 구조상 회전각이 크다보니 토네이도의 최소 통과 반경은 R438이지만 갖고있는 곡선 선로는 전기기관차의 최소 통과 반경에 맞춘 R370이다보니 증기기관차를 굴리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네요.
기껏 영국 이베이에서 구매대행까지 써가며 비싼 돈을 주고 DCC 모델로 사놓은게 의미 없이 아날로그 제어로 다운그레이드 하고 보니 자기 물건이 이런 운명을 맞이할줄은 몰랐을 이베이 판매자에겐 조금 미안한 감정(...).
(https://www.instagram.com/p/DB_v_xsot77/)
비로그인으로도 열람이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한 기동 테스트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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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SiteOwner
2024-11-16 00:20:08
놀랐습니다. 결국 이렇게 마개조에 성공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사실 제어방식이 어떻든 간에 중요한 것은 본연의 목적에 잘 쓰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드셨으니 오히려 증기기관차의 본질을 더 잘 구현하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렇게 멋지게 성공하신 것이야말로 긍지입니다. 그러니 충분히 자랑스러워하실 일만 남았습니다.
인스타그램에 올리신 영상도 확인했습니다. 잘 나옵니다.
마키
2024-11-16 16:10:59
개인적으로는 DCC 유닛이 아깝다는 감정 이전에 기껏 큰 돈 주고 산 모형을 장식품으로 썩힌다는게 더 아까운 마음이라 억지로 가동식으로 개조해버렸지만 토네이도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만족스럽긴 합니다.
마드리갈
2024-11-16 17:15:13
이런 개조가 가능하네요? 디지탈 제어방식을 배제하고 과감히 아날로그로 전환하려 시도하셨고, 그리고 성공하셨네요. 그야말로 마개조 그 자체예요. 굉장해요. 제목에서 걸즈 & 판처가 생각나기도 했어요. 목요일에 쓴 글이 마침 전차도를 연상시키는 제목인 홍차도(紅茶道)이기도 했고...
역시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예요.
기관차에 새 생명을 부여해 주신 이 마개조, 정말 마요나카 철도 사무국의 진심이라는 것이 증명되었어요.
마키
2024-11-18 21:20:01
뭐 결국 모터에 직접 전기만 주면 굴러간다는 구조상 가능한 개조기도 했지만 이론이 실제가 되서 구동에 성공했을때의 기쁨은 컸네요.
하는김에 별매 커플러 사다 개조해서 화차라도 끌게 할까 하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