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도 각자 싫어하는 음식들이 있을 거에요.
제 동생 같은 경우는 콩을 싫어한다고 해요. 싫어하는 수준이 아니라 먹으면 머리가 아프다고 하니까, 아예 콩 관련 알러지가 있는 건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되네요.
이런 식으로 다들 여러 이유로 싫어하시는 음식들이 있을 거에요.
저같은 경우는 어렸을 때부터 이거저거 다 잘 먹었는데, 조개랑 새우는 죽어도 안 먹었더라고 해요.
어머니가 갈아서라도 먹이는 식으로 해서, 새우는 먹을 수 있게 되었는데, 조개는 지금도 못 먹겠더라고요.
사실 살만 있으면 먹어요. 근데 먹으면 내장이 씹히잖아요? 그게 진짜 맛없거든요.
그래서 전 조개를 싫어해요.
그런데 굴은 또 다르더라고요. 사실 굴은 비린 맛 때문에 싫어하는데... (그래서 톳도 싫어합니다. 아니 이건 비린맛을 넘어서 저한텐 그냥 맛이 없어요.)
재작년에 교수님과 같이 송년회를 갔을 때의 일이었죠. 굴 전문 요리점을 갔고, 굴 요리가 나왔으며, 저는 "한번쯤은 다시 도전해봐도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먹어봤는데... 비린 맛 없이, 깔끔한 맛이 나더라고요.
그렇게 맛있는 굴은 처음 먹어봤어요.
문제점은 작년에 같은 가게에 송년회를 갔는데, 그 때는 맛이 비리더라고요. 무슨 차이였을까요?
순대는 어렸을 때 먹었다가 어느 걸 집어 먹었는데 울 정도로 맛이 없어서 그 이후로 안 먹었었는데, 대학원 동기와 같이 분식집에서 순대를 먹을 일이 있었죠.
그 때도 마인드는 하나, "한번쯤은 다시 도전해봐도 좋지 않을까?"
그래서 먹었습니다.... 왜 이렇게 맛있는 걸 제가 안 먹었을까요?
그제서야 깨달은건데 어렸을 때 먹은 건 아마 허파였던 모양이에요. 그건 진짜 맛이 없더라고요. 물렁물렁한데 뭔가... 저한테는 익숙해질 수 없는 이상한 맛이...
간은 퍼석퍼석했었는데 맛있었고요. 뭔가 이상한 맛은 있었는데 조금 참으면 먹을만 하더군요.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오늘 동생과 같이 사먹은 솔의 눈 때문.
동생이 "우리 이거 먹어본 적 없지 않았어?" 해서 같이 돈 내서 사 먹어봤습니다.
한 모금 마셨죠. 단 맛이 1초 정도 나더니 뭔가 화...한 맛이... 나더군요. 정신이 맑아지다 못해... 제 영혼이 나가는 기분이었습니다.
제 동생과 저는 한가지 의견에 동의했어요. "이건 지구상의 음료수가 아니다."
좀 잡다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음식을 싫어하시는지/싫어하셨으며 먹을 수 있게 되었는지 알고 싶네요.
저는 대왕고래입니다. 대왕고래는 거대한 몸으로 5대양을 자유롭게 헤엄칩니다.
대왕고래는 그 어떤 생물과 견주어도 거대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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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갈
2018-01-12 21:13:49
요즘같이 의학이 다른 어느 시대보다도 발달했는데도, 몸에서 거부반응이 일어나서 먹지 못하는 것을 안 좋은 시선으로 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죠. 게다가 편식이 문제라는 식으로 사안의 위중함을 보기 보다는 개인을 비난하는 것으로 잘못된 결론을 내리면 결과가 끔찍할 수도 있어요.
저는 여러가지를 잘 먹지만, 드물게 몇 가지 피하는 게 있어요.
가지는 먹으면 몸이 가렵고, 열이 나고, 피부 표면에 마치 식중독에 걸렸을 때 나타나는 것같은 붉은 반점이 많이 생기는 현상이 있어서 피하고 있어요. 그래서, 아예 가지에 대해서는 여러 외국어 표현도 익혀두고 있어요. 대표적인 건 이 세 가지.
커피는 그리 좋아하지도 않고 잘 마시지도 않지만 그래도 활동량이 많을 때는 캔커피 하나 정도는 마시고 그랬죠. 그런데 요즘은 그게 불가능해졌어요. 커피를 마셔서 배탈이 나고 구토까지 한 이래로는 겁이 나서 완전히 끊어 버렸어요. 그렇다 보니 예전에 좋아해서 자주 사 먹던 모카빵 같은 것도 신년 들어서는 전혀 엄두를 내지 못해요.
새로이 먹을 수 있게 된 거로는 내장요리가 있어요.
내장요리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저걸 왜 먹나 싶었는데, 후쿠오카의 향토요리로 유명한 내장탕 모츠나베(もつ鍋)를 먹어 보고는 생각이 바뀌었어요. 이것만큼은 확실히 맛있어서, 다시 후쿠오카에 여행가면 또 먹어보려고 해요.
대왕고래
2018-01-12 21:17:32
제 친척 누님이 술 한잔 마시고는 아예 기절하시고, 그 다음날엔 몸에 반점같은 게 올라오신 적이 있었죠.
저한테도 약간 유전된건지 저 역시 술은 한잔 마시면 많이 마셨다고 할 정도로 술을 못하고요.
그래서인지 커피와 가지가 몸에 안 받으시는 게 이해가 되네요.
그런데 내장요리가 맛있는 곳도 있군요. 한번 먹어볼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좋아하는 게 하나 더 생길지도 모르겠어요.
SiteOwner
2018-01-13 02:54:04
사람에 따라 취향도 체질도 다르니, 호불호가 다양하게 표출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다르지 않은 게 더욱 이상하겠지요.
살아 오면서 음식취향이 바뀐 것은 몇 가지 있는데, 대략 이런 게 대표적입니다.
첫번째로는, 이전에 멧돼지 관련 글에서 언급한 적이 있는 지비에 요리. 멧돼지고기를 먹고 나서부터는 지비에 요리에의 흥미 자체를 잃고 말았습니다.
두번째로는, 매운 국물의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것. 이전에는 잘 먹었지만 요즘에는 먹고 나면 속이 따가운 등 여러모로 좋지 않아서 되도록이면 피하고 있습니다.
세번째로는, 솔의 눈. 예전에는 꽤 좋아하고 마실 수도 있었는데, 요즘에는 도저히 못 마시겠습니다.
알레르기를 이유로 아예 먹지 못하는 것은 동생과 마찬가지로 가지.
먹을 수는 있지만 일부러 찾아먹지 않는 것으로는 채소에서는 상추, 생선에서는 갈치, 고기에서는 닭고기, 오리고기 등의 가금류의 고기가 해당됩니다.
대왕고래
2018-01-16 16:14:38
알러지는 유전적인 요인이 큰 거겠죠...
고라니는 냄새가 심해서 손질을 잘 해야한다는데, 멧돼지는 그게 안 되는걸까요? 같은 돼지면서 어째 멧돼지만 그런지 알 수가 없네요.?
저같은 경우는 일부러 찾아먹지 않는 건 딱히 없는 거 같아요. 그냥 있으면 먹는 느낌...??
SiteOwner
2018-01-18 23:56:22
참고로, 냄새 문제에 대해서는 전에 쓴 멧돼지 관련 글에 언급해 두었습니다.
위의 코멘트에도 링크가 있지만, 다시 소개해 드립니다(참조).
도축해서 내장을 되도록 빨리 제거해야 내장 속 분변 등에 포함된 암모니아가 살로 번지는 것을 극력 막을 수 있다고 합니다.
마키
2018-01-14 06:28:15
어째 콩나물이네요. 주면 깨작깨작 먹긴 하는데 그냥 콩나물이라는 채소 자체가 싫네요.
좋아하는 음식이라면 간, 천엽, 염통, 알(명란 청란 연어알 계란 등), 정소(흔히 매운탕 끓일때 넣는 이리 라고 부르는 그것) 등의 내장고기 라든지 번데기 라든지 하는 기묘한(?) 식재료들과 커피류네요. 편의점에서 파는 웬만한 캔, 컵, 병 커피는 한두번쯤 사마셔봤는데 결국 제 입맛에는 레쓰비와 조지아 맥스가 딱이네요.
대왕고래
2018-01-16 16:16:27
커피 맛있죠. 맛있는 커피가 따로 있는 거 같지만... 그래도 엔간해서 맛없는 경우는 잘 없는 거 같더라고요.
저랑은 반대로 내장요리를 좋아하시네요. 저기 언급을 안 해 두었지만 저같은 경우는 내장요리를 잘 먹지는 않거든요. 간은 어떻게 먹을 수 있는 거 같은데... 알은 예외. 알은 맛있어요.
Lester
2018-01-19 00:40:27
번데기. 멸치. 파.
그나마 멸치와 파는 의식적으로 무시하거나 먹고 나서 깨닫는 식으로 먹을 수는 있지만, 번데기는 끝끝내 정복하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