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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만화가 있습니다. 온갖 게임이 있고 온갖 드라마가 있으며 온갖 특촬물이 있죠. 온갖 작품들의 수에 비례하는 만큼 악당들도 존재합니다.
악당들도 수만가지 악당이 있습니다. 미친 악당, 똑똑한 악당, 추잡한 악당, 멋진 악당, 그냥 웃긴 악당 등등. 그런 수많은 악당들 중에서도 주인공의 심장에 칼을 당당히 박아넣는, 시청자들에게는 충격과 놀람을 안겨다주는 악당은 따로 있습니다.
다름 아닌, 주인공의 조력자 또는 주인공의 가이드가 악당인 경우지요.
지금부터 나열해볼 것은 그런 악당인 조력자, "조력자형 빌런"에 대한 것이 되겠습니다. 제목을 보셔도 아시겠지만, 스포일러 주의하세요.
(스포일러되는 작품들 : 포탈(1편), 겨울왕국, 언더테일, 가면라이더 에그제이드, 가면라이더 빌드, 프리크리.)
스포일러 방지를 위한 공간 확보를 위해, 또 이미지들의 출처를 밝히기 위해, 이 글에 사용된 이미지들의 출처를 아래에 밝힙니다. 몇몇 주소는 주소에 해당 인물의 이름이 있기에 일부러 구글 주소 축약을 사용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http://www.moddb.com/games/portal/addons/portal-2-skinpack-for-portal-1-v12 https://www.youtube.com/watch?v=_rm8MNbl15M https://goo.gl/UkveY2 http://undertale.wikia.com/wiki/File:That_is_your_ziji.png https://steamcommunity.com/sharedfiles/filedetails/?id=559858800 pic.twitter.com/bGWrwl34fH https://goo.gl/2HG7J4 https://twitter.com/RTWaifu/status/964427047161405441 https://goo.gl/1HbW9J |
GLaDOS(포탈,1편) - 오류 가득한 실험설계자
동면에서 깨어난 과묵한, 그러나 (설정상) 끈기 하나만은 그 누구보다도 엄청난 실험 지원자 "첼"에게, 에퍼쳐 사이언스라는 회사에서 만든 포탈건이라는 도구를 이용한 퍼즐 실험을 만들고 안내하는 AI, 글라도스입니다.
포탈건은 사진 오른쪽에도 나와있는 것인데, 서로 다른 두 공간을 이어줄 수 있는 물건이죠. 비록 '월석 젤'로 칠해진 하얀 벽에만 포탈을 설치할 수 있지만, 그래도 서로 다른 두 공간을 이어준다고요! 과학을 뛰어넘은 엄청난 물건이죠.
글라도스의 지시에 따라 총을 쏘는 터렛, 온갖 미로, 들어가면 사망인 방사능 폐기물을 건너 마지막 실험까지 도달한 주인공. 실험이 끝나면 케이크를 준다는 말 딱 하나만 믿고서 (믿었는지, 어쩔 수 없이 끝까지 그 어려운 실험들을 클리어했을 뿐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실험을 진행하지만, 중간에 도달하는 이상한 지역에는 "The Cake Is A Lie!"라는, 주인공 이전의 생존자가 쓴 것만 같은 불길한 낙서를 볼 수 있죠. 이 실험들의 끝에는 정말 케이크가 있는 걸까요?
아무튼 마지막 실험장에 도달했습니다. 그렇게 글라도스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발판을 따라 포탈건을 이용해 장해물을 피하면서 끝까지 이동하면...
축하합니다, 테스트가 끝났습니다. 모든 애퍼처 기술은 절대 온도 4000도에서 안전하게 작동합니다. 위험한 장비 오작동으로 인해 승리를 놓칠 염려는 없으니 안심하십시오. 애퍼쳐 사이언스 CAD 강화 참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안녕히 가세요(Goodbye). |
진짜 케이크는 거짓말이었고, 거기엔 실험체를 폐기처분하고 포탈건만을 건지기 위한 불구덩이만 있었습니다. (대사에서 들으셨듯이, 포탈건은 애퍼쳐 기술이니 4000도에서도 문제없습니다. 포탈건은요. 한낱 그냥 실험체인 주인공 말고요.)
그런데 주인공은 여기서 기지를 발휘해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포탈이 설치될 위치에 포탈건을 사용해서) 이 불구덩이 함정에서 벗어납니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당황한 글라도스. 침착하게 주인공이 죽을수도 있었던 실험에 살아남아서 다행이다, 거기서 가만히 엎드려 있으면 파티에 데려가겠다고 하지만... 주인공이 이걸 왜 믿나요? 포탈건 하나만으로 실험장의 다른 시설로 이동하고 또 다른 지역에 이동하는 것을 여러번 반복해서 결국 글라도스의 본체 앞까지 간 주인공은, 글라도스의 로켓 공격을 오로지 포탈건 하나만으로 반격하면서 글라도스의 모든 "모듈"들을 소각장에 집어넣고 글라도스와, 애퍼쳐 사이언스를 파괴해버립니다.
글라도스가 이런 행동을 펼친 이유에 대해서는 1편에서는 밝혀지지 않지만 (다만 그녀가 신경독을 이전에 뿌리려고 했다는 말이 언급되며, 설정상으로는 몇번이나 저지된 끝에 진짜로 신경독을 방사해 애퍼쳐社의 사람들을 죽이고 말았다는 걸 보면 원래 저랬다는 건 알 수 있습니다.) 2편에서 밝혀지길 설계적으로 실험이 성공할때마다 자극이 주어져서 결국엔 실험체를 죽이고 말도록 설계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태어났을 때부터 비뚤어진 실험 안내자로 만들어진 셈이죠. 대체 왜 이런 로봇에게 사람을 죽이는 방법을 굳이 가르쳤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이 애퍼쳐사의 모두를 죽여버리고 실험체마저도 죽이는 비극의 로봇을 만들었어요. 결국엔 2편에서 부활한 글라도스 그녀가 "괴물", "이길 수 없다"고 인정한 주인공 "첼"의 미칠듯한 끈기와 기지에 패배하고 말았지만요.
한스 웨스터가드(겨울왕국) - 그렇게 왕자는 공주님과 함께 영원히 행복...할 자격이 없습니다.
겨울왕국의 두 주인공 중 한명인 엘사 공주는 자신의 냉동능력 때문에 안나 공주가 다친 이후로 트롤들의 힘을 빌려 안나를 치료하지만, 대신 안나는 자신의 언니가 마법능력자라는 사실을 잊게 됩니다. 다시 상처입히기 싫었던 엘사는 안나를 일부러 멀리하면서 지내게 되고 사고로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엘사 공주가 여왕이 되는 즉위식을 치루게 됩니다.
한스 왕자는 이국에서, 엘사 공주의 여왕 즉위식 이야기를 듣고 찾아온 왕자님. 그는 처음 만난 안나에게 청혼을 하게 되고, 그에게서 (동화 속 공주님답게) 운명을 느낀 안나는 언니 엘사에게 자신이 사랑을 찾았다는 것을 고백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처음 만난 사람과 결혼한다니 안될 일이다라는 (현실적인) 대답. 그 때문에 갈등을 빚다가 그만 엘사가 얼음마법을 쓴다는 것이 들통나고 더불어 엘사의 마법이 폭주해버리고 말죠. 엘사는 자신을 세상에 격리시키기 위해 얼음 성을 짓지만 폭주한 마법으로 인한 겨울은 끝나지를 않았습니다.
안나는 엘사를 데려오기 위해 얼음성으로 가게 되고, 그 동안 한스 왕자가 나라 사람들을 지원해주기로 합니다. 얼음성에 도착한 안나는 엘사를 설득하나 실패하고, 엘사가 저항을 하다가 실수로 안나의 심장을 공격하게 되고 맙니다. 이후 찾아온 한스의 군대가 엘사를 잡아가게 되죠. 안나에게 걸린 마법을 풀기 위해서는 진정한 사랑의 힘이 필요하기에 안나는 한스에게 키스를 부탁하죠.
그런데 애초에 한스는 공주같은 거 필요없었거든요. 왕국이 필요했죠. 안나를 그냥 방치하고 돌아서는 한스 왕자. 이대로 엘사만 처치하면 되는 상황이었지만 엘사는 탈출해버리고, 도망치는 엘사를 찾아서는 처치해버리려고 하는 한스 왕자. 그러나 그 앞을 안나가 막아서고 그대로 얼어버립니다. 엘사가 대성통곡을 하지만... 다행이도 안나는 언니를 지키면서 보여준 "진정한 사랑의 힘"으로 마법이 풀려나고, 상황을 납득하지 못한 한스를 주먹 한방에 때려눕히죠.
이 영화를 보면 "클리셰"가 여러번 박살나는 걸 볼 수 있어요. "왕자한테 한눈에 반한 공주"를 보고서 어이없어하는 엘사의 모습이 그렇죠, 게다가 이 만남은 이 영화 스토리에서 위기가 되었고요. 그리고 일반적으로 마법을 풀 방법으로 주로 쓰이는 "왕자와 공주의 사랑" 또한 거짓이었고, 그보다도 더 강한 "가족간의 사랑"으로서 마법을 풀게 되죠. 공주를 도와줘야 할 왕자가 오히려 적이 되었고, 공주의 왕국을 위기에 몰아넣은 건 사악한 마녀가 아닌, 동생을 사랑하는 (마법을 쓴다는 거 빼면) 평범한 언니였죠. 아무튼 여러모로 겨울왕국은 재미있는 영화에요.
이후의 단편 "겨울왕국 열기"에서는 한스 왕자가 저어어어어 멀리서 노역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 일로 자기 왕국에서도 내쳐져서는 죄수로서 살아가고 있는 듯 하네요. 아무튼 욕심으로 남의 마음을 갖고 놀고서 배신을 한 대가는 나락이었어요.
플라위 더 플라워(언더테일) - 순수한 얼굴 속에 칼을 숨긴 악마
게임 언더테일에서, 괴물들이 격리된 지하세계에 떨어진 주인공이 맨 처음 만나게 되는 캐릭터입니다. 보다시피 얼굴이 달린 말하는 꽃이고, 전투 설명장면이 흑백이라 컬러가 나오지 않지만 노란 꽃이죠.
지하 환경이 낮선 주인공에게 설명을 해 주는, 게임의 흔한 튜토리얼 가이드입니다. 저 화면의 붉은 하트가 주인공의 영혼이며, 지금은 약하지만 (EXP를 쌓아) LV, 또는 LOVE를 올리면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면서 자신의 "친절의 알갱이"로 LOVE를 나누어주겠다고 하죠. 그렇게 플라위가 주는 친절의 알갱이를 받으면...
이 멍청아(You idiot). 이 세상에선, 죽거나 죽이거나야. 누가 이런 기회를 내다버리겠어? 죽어. |
사실 그게 공격이었고 주인공은 단번에 HP가 1까지 깎입니다. 처음부터 죽일 작정으로 달려들었던 거죠. 확인사살까지 감행하려는 차에 염소 아줌마 토리엘이 플라위를 저 멀리 날려보냅니다.
보통 튜토리얼 캐릭터는 주인공을 도와주는 역할만 하고, 이후엔 서포터가 되거나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는 게 보통이죠. 그런데 이 경우에는 튜토리얼 캐릭터가 처음부터 주인공의 뒤통수를 후려갈기는, 어찌보면 당연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어찌보면 이 캐릭터는 여기에 맞지 않는 카테고리일지도 몰라요. 조력자로 나선 건 맨 처음에 주인공을 공격해 죽이기 위해 등장한 첫번째 장면이 전부였거든요.
참고로 이 녀석은 한동안 등장이 거의 없다가... 지하세계를 탈출하기 위해 주인공이 아스고어 왕과 만나고 싸우게 될 때, 아스고어가 약해진 틈을 타서 그를 죽이고, 그와 그의 지하 백성들이 지상으로 나가기 위해 모아둔 인간의 영혼을 전부 갈취, 먹어치워 세계를 뜯어고치고, 주인공을 거대한 힘으로 압도하기까지 합니다.
이기고 난 뒤에는 게임의 맨 마지막에 나타나서, 왠일로 조언을 해 줍니다. 주인공이 가진, "저장"(SAVE)해둔 장소로 돌아갈 수 있는(LOAD) 의지의 힘을 이용해 모든 동료들을 한명도 죽이는 일 없이 친구가 되도록 조언을 해 주죠. (익숙하죠? 네에, 게임에서의 세이브와 로드는 전부 주인공의 세계 제일인 의지의 힘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렇게 모두와 친구가 되고 아스고어 국왕도 죽이지 않고 끝내니까 저렇게 조언해주던 모습이 역시나 전부 거짓말이었는지 플라위가 다시 공격을 해 옵니다. 그렇게 주인공은 위기에 처하지만 지하세계 전체에서 모인 괴물들이 플라위를 막아섭니다! 플라위는 분노하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합니다.
너...너희들... 너희들이 이렇게나 멍청할 줄이야! 너희들의 영혼은 전부 내 것이다! |
사실 이것까지 전부 플라위의 계획, 목적은 주인공을 죽이는 게 아니라, 모든 괴물들의 영혼을 끌어모아 인간 1명분의 영혼을 만들고 아스고어가 가진 6개의 인간 영혼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진정한 신의 힘을 얻는 것.
동시에 이 친구의 정체도 드러납니다. 정체는 국왕 아스고어의 죽었던 아들 아스리엘, 알피스 박사가 꽃에 유해와 인간의 의지를 부여했더니 되살아났지만, 그 부작용으로 감정을 잃어버린 것. 잃어버린 감정은 신의 힘을 얻으면서 다시 되찾은 것인지 주인공이 보여준 무한한 자비로 그도 자신의 진심, "너무나도 외로웠다"는 것을 말하고서는 자신의 힘으로 지하세계를 열어 괴물들이 지상으로 갈 수 있게 해 주죠. 동시에 자신은 죽지만요.
이 세이브파일을 지우고서, 다시 처음부터, 그러나 이번엔 만나는 모든 몬스터를 죽이고 LOVE를 높히는 플레이로 가게 되면 플라위는 주인공을, 자신이 생전에 형제처럼 지냈던 죽은 인간 친구로 인식합니다. (이상하죠? 몬스터를 죽이는데 LOVE가 오른다니. 사실 정상적인 플레이를 하다 보면 알게 되는 사실인데, LV=LOVE는 Level Of ViolencE, 폭력 수치랍니다.) 그렇게 모든 몬스터를 죽이는 식으로 플레이를 하다보면 플라위는 이제서야 여기저기서 퍼즐을 대신 풀어준다거나 하는 등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계속, 이전 플레이에서 친구였던 모든 몬스터를 계속 무자비하게 죽여나가기 시작하면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 제대로 말해줍니다.
사실 플라위도 저렇게 사악한 놈은 아니었어요. 처음엔 자기에게 주어진 의지의 힘으로 세이브/로드를 반복해 지하세계 괴물들을 도왔지요. 그런데 하다 보니 이것도 너무 질려버렸어요.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이런 생각이 떠오른 겁니다. 만일 이들에게 피해를 준다면? 그렇게 피해를 주고 주고 반복하니 어느새 이 녀석은 꽃의 모습을 한 학살마가 되었답니다. 기이한 건 플레이어가 플레이하는 순서도 대개 일반 루트 → 모두를 살려주며 친구가 되는 불살 루트 → 반대로 모두를 죽이는, 지금 설명하고 있는 몰살 루트 순으로 플레이를 하더라는 것이며, 그 발상도 단순히 "이들을 모두 살렸으니 이런 엔딩이 나왔다면, 반대로 모두 죽여보면 어떻게 될까?"라는 것이죠. 이상하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래봐야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수도 있는 게임이잖아요.
참고로 플라위가 주인공에게 다가온 것은 자기보다 더 큰 의지의 힘을 갖고 있어서, 자신의 세이브/로드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었기 때문. 죽이려고 했던 것도 재미가 아니라 자기의 힘을 되찾기 위해서였겠네요. 그런데 그렇게 학살에 학살에 학살을 하게 된 주인공은 결국 폭력 수치가 너무 높아져서 인간이 아니게 되었고, 대화를 시도하려는 아스고어 국왕도 단번에 어마어마한 데미지를 주며 죽여버리는 것을 본 플라위는 겁에 질려 주인공에게 자비를 비는 처지가 되어버리죠. 하지만 주인공은 이미 인간도 아니고 괴물도 아닌 무시무시한 무언가가 되어서는 플라위를 난도질해버렸답니다.
다른 조력자 겸 악역 캐릭터들처럼 조력자의 역할이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글라도스도 사실상 실험 안내만 했다가 마지막즈음에 와서 뒤통수를 쳤으니 조력자의 역할이 많지는 않네요) 뒤통수 칠 때는 정말 얼얼하게 쳐대는, 주인공이 사악해져서야 도움을 주기 시작하는, 그러나 그렇게 사악해진 악마 앞에서는 약해질 수 밖에 없는 플라위의 최후는 갸날픈 꽃 한송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최후였습니다. (몰살 루트 한정)
단 쿠로토(가면라이더 에그제이드) - 최고의 게임을 위해 모두를 이용한 게임 마스터
가면라이더 에그제이드의 등장인물입니다. 사람의 몸에 침투하여 그 사람의 스트레스로 인해 실체화되며 이윽고 그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게임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버그스터 바이러스가 창궐하게 됩니다. 단 쿠로토가 사장으로 있는 게임회사 "겐무 코퍼레이션"의 게임들에서 나타난 버그에서 생긴 것인데, 이에 대한 책임도 있고 하기에 그는 위생부와 협력해 버그스터 바이러스와 맞서 싸울 수 있는 게임기 - 어찌보면, 게임병을 치료할 전문 의료장비 - 인 "게이머 드라이버"와 그에 사용될 가면라이더 변신 도구 "라이더 가샤트"를 만들어 공급하고 있죠.
즉 버그스터 바이러스와 맞서 싸우는 "전뇌구명센터 CR"의 의사들인 주인공 일행에게 있어서는 수술도구를 제공해주는 조력자인 셈이고, 작중에서도 간혹 CR을 찾아와서 새로운 가샤트를 제공하거나, 적격자(라이더 가샤트 내에 있는, 싸울 수 있는 장비를 형성해주는 버그스터 바이러스에 견뎌내기 위한 수술을 한 사람들)에게 게이머 드라이버를 공급하는 등 온갖 도움을 주지만...
애초에 버그스터 바이러스를 퍼트린 게 이 사람이었습니다. 정확히 맨 처음 퍼트린 것은 16년 전, 주인공 호죠 에무에게 퍼트린 것이 맨 처음이었죠. 그렇게 전 세계에 버그스터 바이러스를 퍼트리고 이들의 데이터를 모으며 또한 의사들을 라이더로 만든 것은, 자신이 계획하고 있던 "궁극의 게임"인, 모든 시민들이 버그스터 바이러스와 생존을 건 사투를 반복해 쓰러트려나가는 서바이벌 게임 "가면라이더 크로니클"을 위해서. 이를 위해서 그는 앞서 말했듯 당시 어린 아이였던 호죠 에무에게 버그스터 바이러스를 감염시키기도 했으며, 자신의 아버지이자 겐무 코퍼레이션의 이전 사장인 단 마사무네에게 버그스터 바이러스가 전역에 퍼지게 된 죄를 덮어씌우기도 했었으며, 심지어 자신의 계획을 막아설 방도를 찾아낸 감찰의 쿠죠 키리야를 살해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꿈 또한 쿠죠 키리야에 의해서 끝끝내 저지되고 마는데, 그가 남긴, 쿠로토의 계획을 막아설 방도인 버그스터 바이러스 치료대책, 즉 버그스터에 감염된 체세포를 유전자 수준에서 조작해 정상 체세포로 만들어내는 방법인 "리프로그래밍"을 탑재한 가샤트가 호죠 에무의 (초기 버그스터 바이러스 감염자 특유의 특수능력으로 인해 만들어진) 손에 의해 "맥시멈 마이티 X"로 만들어진 거였죠. 이를 통해 맥시멈 게이머로 변신해 리프로그래밍을 단 쿠로토에게 직접 적용, 그가 변신할 능력 자체를 잃게 만들어 그가 더 이상 저항하지 못하게 만들어 결국 그는 끝끝내 제압되게 됩니다. 쿠로토가 죽인 키리야가 죽어서도 쿠로토를 제압한 셈이죠.
그렇게 모든 것이 밝혀지고 체포...되기도 전에, 자신에게 협력하고 있었던 버그스터인 파라드의 배신에 의해 그는 목숨을 잃게 됩니다. 그렇게 등장이 끝이 나나 했는데, 그가 생전에 남긴 "프로토 마이티 액션 X 오리진 가샤트"를 통해서 다시 부활, 파라드와 대적하면서 동시에 아군이 되어, 그제서야 자신의 능력을 백분 살려서 온갖 지원을 하게 되죠. 파라드마저도 제치고 가면라이더 크로니클을 차지한 쿠로토의 아버지 단 마사무네에 맞서 무적 능력을 지닌 "하이퍼 무적 가샤트"를 제작하고, 자신이 이전에 죽였다가 마사무네에 의해 다시 부활한 (그리고 부활 후 마사무네를 속여먹은) 쿠죠 키리야와 함께 가면라이더 크로니클의 최종보스 게무데우스에 대한 백신을 제작하는 등, 후반부에서 이 사람의 지원이 없었더라면 그야말로 망하지 않았을까 싶었을 정도.
그럼에도 그 성격이 변한 것은 아니기에 크로니클의 파괴를 막고자 에무에게 줘야 할 정보를 제공하지 않기도 하고, V시네마에서는 사람을 버그스터로 되살리는 게임 (그러나 플레이 도중 죽을 가능성도 있는) "좀비 크로니클"을 만들며 (본인은 생명마저도 창조해냈다!고 좋아하고 있었지만 사실상) 모두를 위협하는 등 악역이라는 건 변하지 않은 기묘한 캐릭터네요.
이스루기 소이치(가면라이더 빌드) - 선량한 모습 속에 숨겨진 뱀의 계략
기억을 잃고 거리에 버려져있던 천재 물리학자 청년 키류 센토와, 물리학자 카츠라기 타쿠미를 살인했다는 누명을 쓰고 갇혀있다가 탈옥한 전직 격투가 반죠 류우가를 돌봐주는, 카페 nascita의 점장입니다.
작중 빌드 세계관은 화성에서 가져온 판도라 박스로 인해 일본이 동도, 북도, 서도로 세 쪽이 나고 (사실상 거대한 칸막이가 났을 뿐이라 정치적으로 분리될 이유는 없지만, 판도라 박스에 대한 욕망에 의해 3개국으로 분단된 상태), 이후 동도에선 "네뷸라 가스"라는 것을 이용해 사람들을 괴인 "스매시"로 개조하는, (박쥐가 모티브인) "나이트 로그"와 (코브라가 모티브인) "블러드 스타크"가 이끄는 조직 파우스트가 나타난 상황. 그렇기에 센토는 이스루기가 준 "빌드 드라이버"와, 이스루기의 딸 미소라가 정화한 스매시 성분인 "풀보틀"을 이용해 가면라이더 빌드로 변신, 스매시들에 맞서 싸우면서 동시에 그와 관련된 조사를 하게 됩니다.
이후에 밝혀진 사실로는 우주비행사로서 화성에 갔다가 판도라 박스를 발견, 지구로 가져오고서 자기도 모르게 판도라 박스에 홀려 공개석상에서 판도라 박스를 열어버린 장본인. 이로서 일본의 영토가 세 쪽이 나고 동시에 판도라 박스에서 뿜어져나온 빛에 영향받은 사람들(대표적으로 북도와 서도의 지도자들)이 전부 호전적이 되어서 진짜 정부마저도 세 쪽이 나 버렸으니 (의도치 않은) 만악의 근원이겠죠. 이후 파우스트가 자신의 딸을 풀보틀 정화에 써먹으려고 하자 풀보틀들과 판도라 박스의 일부, 그리고 빌드 드라이버를 빼돌려서 딸과 함께 파우스트를 탈출, 센토를 빌드로 만들어 파우스트에 맞서 싸우게 했다고 했습니다...만...
스매시가 된 이후로 기억을 잃어버린, 반죠 류우가가 누명을 쓴 것에 일조한 사람인 나베시마가 기억을 되찾고 키류 센토에게 증언을 해 줍니다. 반죠에게 누명을 씌운 것은 인체실험 조직 파우스트의 간부 "블러드 스타크"가 주범이며, 그 블러드 스타크의 정체는 다름 아닌... 우주비행사 이스루기 소이치라는 것. 센토와 반죠의 은인인 사람이 알고 보니 가장 큰 적이었던 겁니다. 미소라를 탈출시킨 것도 파우스트가 풀보틀을 악용하고 있다는 것을 미소라가 알았기 때문에 풀보틀의 정화를 거부하게 되자 일부러 빌드 드라이버를 미소라와 함께 빼돌리고, 기억을 잃은 청년 센토를 주워와서 스매시를 쓰러트리고 풀보틀 성분을 채취, 사용하는 히어로 "빌드"로 만들어 "스매시에 맞서 싸우기 위해 풀보틀을 정화한다"는 명분을 만든 것이죠. 풀보틀들을 정화시키고 모으기 위해 자신의 딸까지도 이용한 것.
그런 그가 반죠에게 누명을 씌운 이유는 이렇게 됩니다. 파우스트는 사실 카츠라기 타쿠미를 주축으로 하여 조직된 것이었습니다. 카츠라기와 "나이트 로그", 그리고 "블러드 스타크"=이스루기 소이치가 주축이 된 조직인 셈이죠. 그런데 어느 날 카츠라기는 파우스트에서 손을 떼기로 결심하고, 그 말을 들은 블러드 스타크는 카츠라기를 기절시킨 후, 신약 알바라고 거짓말해서 미리 유인해둔 그냥 락밴드하는 평범한 청년 사토 타로를 죽입니다. 이후 자신만이 가진 기술로 사토 타로와 카츠라기의 형태를 맞바꾼 다음, 미리 유인해둔 반죠를 그 현장에 가게 한 다음 자기는 뒤에서 반죠가 사람을 죽였다고 신고한 거죠.
이후 카츠라기(얼굴은 사토 타로)의 기억을 지운 후 길가에 내버려둔 뒤, 이스루기 소이치의 모습으로 그를 주워와서는 새로운 이름을 지어줍니다. 그 이름이 바로 "키류 센토", 즉 이스루기는 배신하려는 카츠라기를 자신의 손아귀에 넣기 위해 아무 죄 없는 사토 타로를 죽이고 아무 죄 없는 반죠를 범죄자로 만들었으며, 카츠라기의 기억까지 지운 후 키류 센토로 만들고 그를 빌드로 만들었죠. 자신의 딸이 계속해서 풀보틀을 정화하도록. 결국 자신의 목표(풀보틀들을 정화하여 모으는 것)를 위해 무고한 사람 두명에게 피해를 입히고, 동료를 꼭두각시로 만들었으며, 딸을 속여먹은 거죠.
그가 반죠 류우가를 선택한 이유는 그의 두번째 목표 때문입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그는 키류 센토와 반죠 류우가의 "해저드 레벨"이 성장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해저드 레벨은 사람이 갖고 있는 스매시에 관련된 수치. 2 미만이면 스매시가 되며, 3 이상이면 가면라이더로 변신할 수 있습니다. 그 해저드 레벨의 상승을 목적으로 벌이는 짓도 꽤 비범한데, 동도에서 북도로 건너가 그들에게 붙어 가면라이더 기술을 제공하고, 전쟁을 일으켜 그들이 싸우도록 부추깁니다! (본인은 일단 둘의 레벨 상승이 목표라고는 했지만, 이쯤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레벨이라 진짜 이게 목적이 맞는지조차 모르겠습니다.)
재미있는 건 이 과정에서 이 캐릭터의 기묘한 캐릭터성이 나타납니다. 바로 악역이면서 조력자라는 것. 센토가 더욱 강해질 수 있도록 금단의 아이템 해저드 트리거를 준 것도 이스루기였으며 (해저드 트리거에 대한 내용은 여기서도 언급되어있습니다.), 해저드 트리거를 이겨내지 못해 폭주하여 사람을 죽이고 만 센토에게 연락해서 직접 만난 다음 직접 풀보틀들을 건내주고 자신과 수련을 하도록 권한 것도 이스루기였죠. 게다가 이렇게까지 말하며 자극하기도 하죠.
"뭘 주저하고 있는거냐!! 지켜야 하는 게 있지 않았냐!? 자기가 믿는 정의를 위해 싸우는 거 아니었냐!? 아니면 전부 다 거짓말이었단 거냐!?" |
보통이면 스승 같은 캐릭터가 할법한, 주인공이 전의룰 불태워 싸워나갈 수 있게 하는 행동들(주인공에게 직접 지원을 해 주고, 충고까지 해 주는 모습)을, 정작 본작 최고의 악역이며 모두의 뒤통수를 한번씩 치고 아직도 자신의 목적을 위해 이용해먹는 사람인 이스루기 본인이 말한다는 게 기묘하죠. 악역임을 커밍아웃했음에도 조력자라는 면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게 참으로 기묘한 부분이에요. 물론 이렇게 센토를 도와주는 데 순수한 목적은 없겠죠. 센토를 성장시키고 풀보틀을 모으는 것도 자신이 아직 밝히지 않은 최종목적이 있기에 하는 것일 뿐...
가면라이더 빌드는 현재 26화까지 방영되었으며, 다른 가면라이더 시리즈가 4쿨정도는 방영했다는 걸 감안하면 얼추 절반까지만 진행되었어요. 이후 남은 절반이 진행되면서 밝혀질 이스루기의 최종 목적이 무엇이든, 그가 그 목표를 위해 여러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이용해먹은 모습을 보고 있으면 딱 한가지 동물에 비유할 수 있을 것만 같아요. 성경의 뱀. 아담과 하와를 속이는 뱀처럼 그도 많은 사람을 속이고 피해를 입혔죠. 블러드 스타크의 모티브가 코브라인데, 절대 우연히 맞아떨어진 건 아닐거에요.
하루하라 하루코(프리크리) - 맹목적인 갈망을 위해 소년들을 이용하는 "방랑의 도우미"
가이낙스의 전체 6화인 OVA 프리크리의 메인 히로인이자, 나오타와 더불어 사실상 본작의 주인공이기도 한 인물. 더 나아가 프리크리의 상징이기까지 한 캐릭터입니다. 과장이 아니라 진짜로.
처음부터 나오타를 보자마자 베스퍼로 달려들어 베이스 기타로 머리를 후려치는 것으로 첫 등장. 이후에 나오타의 아버지 난다바 카몬을 베스퍼로 친 후 나오타네 집에 가정부로 눌러앉습니다. 하는 행동마다 요상한 여자이지만 미국으로 떠난 형의 빈자리를 채워가며 나오타가 의지할 수 있는, 아니 그 이상의 인물이 된, 본인이 1화에서 설명한대로 나오타의 "방랑의 도우미"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나오타가 본편 6화 전체에서 온갖 괴이한 일을 겪게 만든 주범이기도 합니다. 하루코의 기타에 맞은 이후로 나오타의 머리에는 길쭉한 뿔 같은 혹이 자라나게 되었고, 나오타의 스트레스가 급증하는 순간 그 혹이 커지더니, 머리를 통해 로봇이 튀어나오는 일이 벌어집니다. 다행이도 혹은 누르면 들어가고 반창고를 덧대면 완벽히 가려지지만 튀어나올 때는 반창고도 소용없고요. 하루코는 어째선지 집에 온 첫날부터 나오타의 머리의 반창고를 보자마자 무언가에 홀린듯한 광기 넘치는 표정으로 반창고를 떼려고 들고, 2화에서 하루코가 진단해준 결과에 의하면 뿔이 난 나오타의 머리 속은 텅 비어있는 상태. 3화에서는 아예 혹이 반장에게 전이되어서는 반장의 머리속에서 커다란 삼발이 로봇이 나타나기까지.
동시에 나오타를, 아니 정확히는 나오타의 집에 있는 하루코를 주시하는 굵은 눈썹 남자도 등장합니다. 이름은 아마리오 관리관, 하루코를 이전부터 알고 있던 사람으로서, 그녀가 가진 목적을 가장 정확히 알고 있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6화에서 드러나는 일이지만 미리 말씀드리자면...
- 아마리오가 그녀를 만난 것은 아마리오가 대충 나오타의 나이쯤 되었을 때. 똑같이 그녀와 친분을 맺었던 것으로 생각되지만, 하루코는 사실상 그를 이용하기만 하고 떠나버립니다. 이유는 그가 가진 후술할 N.O.의 힘이 약하기 때문. 그가 하루코를 대적하는 조직을 이끄는 것도 자신을 이용해먹은 것이 이유. (이쯤되면 그때도 지금도 한결같은 모습이었을 그녀의 나이가 궁금해집니다. 아니, 종족 자체가 궁금해집니다. 지구인은 절대 아닐걸요.)
- 하루코, 아니 정확한 이름인 하루하 라하루가 그 시절부터, 어쩌면 그 이전부터 아마리오 등등의 어린 아이들을, 그리고 지금의 나오타를 이용해온, 정확히는 머리에서 혹이 나게 유도해서 로봇들을 불러낸 것은, 그 로봇의 제조사인, 다리미모양 건물이며 동시에 의료기기 제조업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혹성을 파괴하는 조직인 "메디컬 메카니카"가 잡고 있는 "아토무스크"를 구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 N.O.라는, 두뇌 사이에서 포탈을 여는 힘을 가진 아이를 찾고 있었던 것이죠. (로봇이 튀어나오는 것도 그 포탈을 통해서 나오는 거에요.) 이전에는 아마리오, 지금은 나오타.
아마리오 : 저 소년... 해적왕이 된 건가? 해적왕의 힘을... 손에 넣었단 말인가!! 하루코 : 그건 안돼, 타군... 그건... 내꺼란 말야!! |
(개인적으로는 이후의 장면을 영상으로도 보시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참고로 삽입곡은 The Pillows - I Think I Can.)
나오타가 아토무스크를 자신의 몸에 받아들인채로 탈출하는 데 성공합니다! 거대한 손은 그냥 걸레짝이 되어버렸고 아토무스크는 나오타의 손에... 메디컬 메카니카도 하루코도 패자가 되었습니다. 자신이 그토록 원한 아토무스크를 빼앗겨버린 하루코는 결국 분노하여 나오타와 미친듯이 싸우지만 상대가 되질 않습니다. 결국 패배하여 마지막 일격을 당하려는 순간...
나오타 : ...좋아해. 하루코 : (당황하며) 에?! |
자신의 본심, 그녀를 좋아했단 걸 드러내고 그녀에게 키스하죠. 동시에 나오타의 머리에서 풀려나오는 거대한 새 모양의 아토무스크. 아토무스크는 그대로 하늘로 날아가버리고 그 여파로 메디컬 메카니카도 번쩍 들어올려지고 무용지물이 되어버렸죠. 허망하게 하늘을 바라보던 하루코는 다시 베스퍼를 타고서 하늘에 떠올라 나오타에게 같이 가겠냐고 묻지만, 나오타가 대답하지 않자 이렇게 말을 하고선 우주 저 멀리, 아마 아토무스크를 쫒아 떠나가버리죠.
하루코 : 역시 안돼. 타군은 말야, 아직 꼬맹이니까. |
이 글을 처음 쓴 게 3월 며칠인지 기억은 안 나는데, 아마 한자리수였어요. 5일인가 아마 그랬을거에요, 한자리수 맞을거에요. 그런데 의외로 길게 걸렸네요. 제가 띄엄띄엄 들어오기도 했고, 한번 쓰는 게 이상하게 힘들었어요.
아무튼 언젠가는 정리하고 싶었습니다. 주인공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이자 동시에 주인공에게 있어서 최고의 시련이 되는 인물들, 작품을 빛내는 훌륭한 캐릭터들입니다. 여러분들이 아는 이런 종류의 캐릭터는 어떤 캐릭터가 있는지 알고 싶네요.
저는 대왕고래입니다. 대왕고래는 거대한 몸으로 5대양을 자유롭게 헤엄칩니다.
대왕고래는 그 어떤 생물과 견주어도 거대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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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ter
2018-03-18 15:49:14
제목을 '조력자형 빌런'으로 바꾸는 게 더 직관적이지 않을까 합니다.
어쨌든 등잔 밑이 어둡다고, 대놓고 눈 앞에 존재하는 빌런보다 바로 옆에서 암약하고 있는 빌런이 더 무섭긴 무섭더군요. 키라 요시카게(언제부턴가 저도 죠죠에 맛들렸습니다. 내용 숙지는 못했지만요)나 이웃사람의 류승혁처럼 일반인을 가장한 빌런도 무섭지만, 적어도 그들은 단순히 정체를 숨기고 있는 것에 비해 조력자형 빌런은 '나는 널 도우려고 이러는 거야'라며 위선까지 저지른다는 게 더 소름이 끼칩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가장 매력적인 빌런 유형 중의 하나라고 보고 있습니다. 어쩌면 왓치맨의 오지만디아스도 이 유형에 넣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p.s. 사례는 별로 없지만 이보다 더 무서운 건 '조력자로서 활동하다가 지인을 배신하고 목적을 달성하는 빌런 주인공'이지 않을까 싶네요. 데스노트 1부의 야가미 라이토 같다고 할까? 데스노트가 라이토 시점에서 키라임을 알리고 진행되서 망정이지, 다른 등장인물 시점에서 라이토가 키라였다는 걸 알았다면 얼마나 충격과 공포일까요. 특히나 2부의 아이자와 슈이치처럼 라이토를 의심은 하는데 증거가 없어서 계속 고뇌하는 입장이라면...
대왕고래
2018-03-19 10:30:10
확실히 그게 더 직관적이겠네요.
일반인으로 위장한 빌런은 소름끼치기 마련이죠. 평범하다고 생각한 사람이 평범하지 않다... 하지만 조력자형 빌런은 바로 주인공 가까이에 있기에 그 임팩트가 더한 편이죠. 주인공이 빌런이면 그것보다도 더하고요. 라이토의 경우는 그나마 대등하게 대적 가능했던게 L이었는데 2부에선 L이 이미 죽었으니...
콘스탄티노스XI
2018-03-18 22:13:40
단 쿠로토 사쵸(사장)은 덤으로 여러가지 카오게이(얼굴개그)와 기행을 선보여 떠오르는 필수요소계의 혜성이 되고 있죠(...)??
개인적으로 이런 조력자형 빌런이라면 에반게리온의 이카리 겐도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군요. 그게 아니라면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의 큐베라던지, 페이트 스테이나이트의 코토미네 키레이도 떠오르고요.
대왕고래
2018-03-19 10:31:58
단 쿠로토는 단순히 빌런이란 말로는 부족해요. 후반부부턴 조력자이자 개그캐릭터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던지라...
큐베는 확실히 유명하죠. 작품을 제대로 못 본 터라 상세하게 적기는 힘들었지만, 솔직히 저런 유형의 악역들 가운데에선 대명사격이 아닌가싶을 정도...
SiteOwner
2018-03-21 20:29:55
주변의 믿음직한 인물의 실체가 악당일 때 받는 충격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리고 창작물을 감상하는 도중에 그러한 인물을 발견했을 때, 정말 둔기로 머리를 얻어맞은 것같은 충격과 급격한 반전에 몸서리치게 되기도 하고, 때로는 기대하지 못한 흥미와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자아내기도 하고, 그야말로 작중의 역할에서든 감상자의 심경변화에서든 야누스적인 존재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언급해 주신 글라도스에서는 헤일로 시리즈의 343 길티 스파크가 생각납니다, 이것은 스파르탄을 납치해서 도구로 활용하여 헤일로를 가동시키키게 만들지요, 그 343 길티 스파크의 목적은, 스파르탄을 조종하여 헤일로를 작동시킨 후, 인간, 코버넌트, 플러드를 모두 사멸시키는 것. 물론 스파르탄에게는 그 목적은 숨긴 채로 미션을 수행하게 만들어 버리는데, 스파르탄이 갑자기 사라진 후 행방을 쫓고 있는 코타나에 추적된 후에 그 의도가 폭로되어 버립니다. 게임을 하다 보면 간혹 혼자 노래를 부르거나 기분나쁜 웃음과 자기도취적인 대사를 말하는데, 살짝 미친 게 아니라 진짜 미친 것이라는 게 곧 드러납니다.
한스 웨스터가드와 플라위 더 플라워는 그래도 단죄되니까 그나마 나은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단 쿠로토, 이스루기 소이치, 하루하라 하루코는 정말 실제 있으면 정말 싫다는 생각이 확 들기 마련입니다. 현실에서 저런 사람을 안 만난 게 그나마 다행일까요.
현실세계에도 저런 조력자형 빌런이 있는데, 일본에서 독일인 기자로 위장해 활동했다가 모국 소련에 철저히 버림받은 스파이 리하르트 조르게(Richard Sorge, 1895-1944), 미국의 정보기관 간부면서 소련을 위해 정보를 넘긴 올드리치 에임스(Aldrich Ames, 1941년생) 등이 있습니다. 조르게는 일본에서 사형당했고, 에임스는 재판결과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에 있습니다.
대왕고래
2018-03-23 00:46:36
글라도스랑 343 길티 스파크, 둘 다 기계였던 걸로 기억하고 있어요. 자신의 목표를 위해 남들을 이용하는 악당상이네요. 한스도 마찬가지의 인물이죠, 자기의 권력을 위해 죄없는 공주를 이용해먹었으니까요.
플라위의 경우는 어찌보면 이 글에서 제일 무서운 녀석이에요. 시간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힘 (의지의 힘, 세이브/로드가 가능한 능력)으로 온갖 짓을 벌였다는 언급도 있고, 인간의 영혼 6개를 손에 넣고 나서는 세계를 뜯어고치니까요. (게임 외적으로는, 게임을 그냥 꺼버립니다! 다시 게임을 키면 여러가지 부분이 달라져있고요...) 그런데 그런 능력 없이 그냥 꽃의 모습이었을 땐 잔혹하기만 한 미약한 꽃에 불과하죠...
쿠로토의 경우는 상당히 악랄한 게, 호죠 에무가 자신에게 보낸 팬 레터에서 자신보다 더 뛰어난 아이디어를 냈다는 이유로 버그스터 바이러스를 감염시키고 (이것이 최초의 바이러스), 이후에도 그를 이용하고 기만하는 모습을 보여줬죠. 대단한 건 호죠 에무는 자신이 의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를 끝까지 죽이지 않았다는 것.
하루코는 나오타의 입장에서 그려지는 작품 본편에서는 이해할 수 없지만 기댈 수 있는 인물로 묘사되지만, 그녀의 목적이나 이전에 이용당한 인물(아마리오 관리관)도 있음을 생각해보면 악랄한 케이스죠. 사실상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모두를 이용한 인물이니까요. 애초에 인간도 아니라서 더더욱 그러는걸지도...
이스루기의 경우는 스케일상에서는 진짜 이만한 캐릭터가 없죠. 지금 드러난 모습만 해도 세 나라로 쪼개진 한 나라를 자신의 손에서 갖고 놀고 있는 셈이니까요. 화성에서 가져온 판도라 박스나, 그의 딸인 미소라의 팔찌를 분석했을 때 화성이 멸망을 맞이하는 영상이 나온 걸 생각해보면, 이 이야기가 나중에는 일본을 넘어서서 우주로 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인간의 몸으로 만드는 코즈믹 호러...가 되는 걸까요?
현실에서의 해당 악역이라면 역시 스파이들이겠네요. 소개해주신 스파이들의 말로를 보니... 역시 영 좋지가 않네요. 그야 이미 한 나라를 배신했으니 무사하면 이상하긴 하겠네요.
마드리갈
2018-03-23 23:31:31
모두들 섬뜩한 캐릭터들이네요. 그나마 글라도스는 인간이 아니고 기계, 플라위 더 플라워는 꽃인 점에서 그나마 덜 못하지만, 나머지는 현실세계에서 만났다면 인간불신에 걸리기 딱 좋은 타입의...
한스 웨스터가드는 현실세계의 역사에도 꽤 있었죠. 정략결혼으로 세를 확장하기에 급급한 동서양의 여러 명문가들 중에서도 그 예가 적지 않지만, 지금 잘 되어 있는 곳은 없어요. 약간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한때 유럽 전역을 지배하던 합스부르크 가문은 아예 오스트리아에서는 헌법 차원에서 대통령선거 입후보 자체가 금지되어 있기까지 하죠.
사람을 도구로 이용하는 면에서는 단 쿠로토, 이스루기 소이치, 하루하라 하루코 모두 공통적인데, 가장 불쾌한 인물은 이스루기 소이치. 저 인물을 보니까 파치프로 풍운록 5의 캐릭터인 아사노 신지가 떠오르고 있어요. 그는 양계장을 경영하는, 표면적으로는 건실히 생활하는 청년이자 주인공의 좋은 어드바이저이긴 한데, 실상은 모종의 이유로 파친코에 손을 댄 이후, 주인공의 삶을 위태롭게 만들어 가죠. 게다가 자신은 철저히 선역을 연기하는 게임 내의 흑막. 저렇게 에이프런을 두른 모습까지 같다 보니, 그 아사노 신지가 떠오르게 되어 더욱 기분나쁘게 여겨지고 있어요.
대왕고래
2018-03-24 01:18:09
꽃이긴 한데, 6개의 영혼을 모은 후의 모습이 꽤 그로테스크했던 게 인상에 남네요. 어찌보면 저 중에서 제일 무섭죠, 뭣도 아닌 괴물이니까...
한스의 경우는 정말 현실적이긴 하죠. 진짜 역사에서도 자신의 권력을 위해 결혼을 한 경우가 많으니까요. 확실히 동화에는 맞지 않는 왕자님...
이스루기는 확실히 제가 봐도 역대급. 자신의 목표를 위해 많은 무고한 사람들을 아무렇지 않게 이용한데다가 사람 한명 기억 지워서 자기가 마음대로 이용해먹기까지 하죠. 딸까지도 이용해먹고요. 덕분에 현재 키류 센토는 단순히 한명의 물리학자이면서 전쟁에 나서서 싸우게 된 상황이니... 아사노 신지도 마찬가지로 주인공을 아주 뭣하게 만드는 게 엄청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