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맨(キン肉マン). 79년도부터 연재되기 시작했던, 초인들의 프로레슬링을 주제로 한 만화입니다.
분명 오래전 만화지만 꽤나 재미있죠. 무엇보다도 캐릭터들 간의 우정을 주제로 그려지는 드라마는 근육맨을 재미있게 느끼게 하는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초대 근육맨은 (21세기 들어서 연재되는 스토리를 잠시 생략할 경우) 크게 초인올림픽편, 황금마스크편, 꿈의 초인태그편, 왕위쟁탈전편으로 나뉘고, 왕위쟁탈전 편까지 연재되었다가 인기작을 연중시킨다는 점프사의 알 수 없는 정책으로 연재를 그만두게 되었죠.
이후 21세기쯤 들어서 초대의 주인공 근육 스구루의 아들 근육 만타로가 활약하는, 국내에서도 애니로 더빙방영한 근육맨 2세가 연재되었으며, 지금은 초대 근육맨의 후속 스토리인 신 근육맨이 연재되고 있죠.
그런데 애니화는 90년도쯤에 초대 근육맨이 왕위쟁탈전까지 나오고, 근육맨 2세는 초인올림픽편까지 나오고 나서... 더 이상 나오지를 않아요! 근육맨 2세만 해도 데몬시드편과 궁극의 초인태그편이 이미 나왔고, 신 근육맨은 지금도 계속해서 연재중인데...
누군가가 신 근육맨이 애니화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평한 글을 본 적이 있어요.
"그게 초대 근육맨을 처음부터 봐 온 사람들에게는 각 캐릭터들의 드라마를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재미있는데, 신 근육맨부터 보는 사람들이 과연 재미있어할까, 어리둥절해할까?"
납득이 되는 이유죠. 신 근육맨만 해도 "초인혈맹군" 소속 초인들의 드라마를 알아야 감명깊게 볼 장면들이 많은데다가, 이전에 연재된 초대 근육맨의 오마쥬도 많아서 특히 재미있거든요. (개인적으로 꼽는 장면 두가지를 최하단에서 소개합니다.)
스토리 자체도 꽤 재미있고 그 주제나 캐릭터들의 드라마에서도 흥미로우며 감동스럽기까지 하지만, 초대 스토리를 알지 않으면 신입 팬들에게는 이해가 힘들거라는 것은 어쩔 수 없어요. 죠죠처럼 각 스토리가 서로 분리된 게 아니라, 이전 스토리의 요소가 다음 스토리의 인물관계에 연관되는 식이니 더더욱 그렇죠.
그런데 아래 파치슬로를 보고서는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그냥 저 그림체로, 새로 초대 애니를 만들면 되는 거 아냐?" "죠죠도 1부부터 쭈욱 애니 만들던데, 근육맨도 처음에 괴수 때려잡을 때부터, 아님 초인올림픽편부터 애니화 새로 하지?" 하고 말이죠.
말이 길었습니다. 영상들 보여드릴께요.
초대 근육맨의 오프닝들입니다. 2번째 오프닝인 "불꽃의 근육맨"이 먼저 나오고, 1번째 오프닝인 "근육맨 Go Fight"가 뒤이어 나오죠.
원본도 차례대로 이 아래에, 2번째 오프닝과 1번째 오프닝을 순서대로 보여드립니다.
보시다시피, 파치슬로판이 꿈의 초인태그편 요소를 위주로 만들었지만, 원본 오프닝에서 그림체만 현대적으로 바꾼 느낌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뒤이어서 보여드리는 것은, 꿈의 초인태그편 스토리들을 파치슬로판으로 만든 것들.
볼 때마다 저렇게 애니로, 아예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네요.
근육맨이 21세기에 안 통할 스토리는 전혀 아니거든요.
꿈의 초인태그만 해도, 서로간에 틀어진 우정, 악마초인들과 완벽초인들의 위협, 스승의 죽음, 다시 회복하는 우정과 콤비네이션... 요즘 다시 연재해도 통할 이야기는 충분하다고 보고 있어요.
죠죠도 그렇잖아요. 20세기의 스토리인데도 요즘에도 충분히 먹히죠. 근육맨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21세기의 그림체로, 마음을 들뜨게 하는 20세기의 이야기를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PS. 신 근육맨의, 이전 작품의 오마쥬들. 이 글의 주제에서 조금 벗어난 이야기들인지라 안 읽으셔도 괜찮습니다. 읽어주시면 좋고요.
- 테리맨은 이전에 어린 아이나 때리던 불량초인이었죠. 그 때 내뱉은 대사인 "헤이 보이! 어른을 놀리면 안 되지!"라는 대사는 그의 흑역사를 상징하는 명대사. 이후 그는 진정한 정의초인이 되고 근육맨과 함께 싸우는 절친이 됩니다.
한참 후 신 근육맨에서, 그는 정의의 신으로 불린 사나이이자, 완전무적의 초인 저스티스맨과 싸우게 됩니다. 테리맨이 반격을 몇번이고 해 보였지만 저스티스맨은 노 데미지, 테리맨의 사지를 거의 못쓰게 만들고서는 오의 "저지먼트 패널티-길티"를 걸어버리나, 테리맨은 근성으로 이것을 버팁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의족을 완전히 부숴버렸지만요.
그리고서는 다시 일어나보이면서 이 대사를 오마쥬한 대사를 합니다. "헤이 보이, 정의의 혼을 놀리면 안 되지!"
뒤이어서 내보인, 걸을 수 없으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그 투혼을 본 저스티스맨이 그 투혼을 높이 사서 기권 선언, 테리맨의 혼이 이겼음을 인정하기까지 하죠. 네에, 어린애나 패던 녀석이 성장해서는 정의의 신마저도 인정할 투혼을 선보인 거에요.
원 대사를 몰라도 멋진 스토리지만, 원 대사를 알고 있다면 꽤나 인상깊게 남을 이야기죠.
- 근육맨 빅 보디는 왕위쟁탈전 편의 전설적인 초인. 좋은 의미에서는 아니고, 자신의 팀원들 (펜치맨, 레오팔돈, 골렘맨, 캐논볼러)이 지성팀의 단 두명, 맘모스맨과 근육맨 슈퍼 피닉스에게 전멸당해버렸거든요. 특히 10초도 안 되어서 쓰러진 레오팔돈은 전설 of 전설!
그런 빅 보디가 최근 연재되는 신 근육맨에서는 "기어마스터"에게 맞서 싸우게 되죠. 기어마스터는 고의적으로 빅 보디를 쓰러트린 슈퍼 피닉스의 필살기 "머슬 리벤저"의 초반부를 따라하면서 빅 보디의 트라우마를 건드리는데, 빅 보디는 오히려 이것을 받아치면서 자신의 필살기 "강력 아토믹 붐"으로 되갚아주고, 자신이 이전의 빅 보디가 아님을 보여주죠. 이걸 본 슈퍼 피닉스가 미소지을 정도로.
나중에는 자신의 "지성"(네에, 빅 보디를 쓰러트린 것도 '지성'팀이었죠)을 선보이며 기어마스터를 불능으로 만들어버리고, 자신의 필살기인 메이플 리프 클러치를 걸면서 이렇게 말하죠.
"펜치맨! 레오팔돈! 골렘맨! 캐논볼러! 너희에게 그 날 보여주지 못했던 이 기술을... 드디어 만인의 앞에서 보여줄 때가 왔다!"
지금까지 빅 보디와 그의 "강력팀"을 네타거리로 삼던 팬들에게는, 자신의 강력을 드디어 마음껏 뽐내는 빅 보디의 모습이 매우 인상깊었죠.
저는 대왕고래입니다. 대왕고래는 거대한 몸으로 5대양을 자유롭게 헤엄칩니다.
대왕고래는 그 어떤 생물과 견주어도 거대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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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마드리갈
2018-08-13 14:09:32
근육맨 시리즈, 저도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어서 재미있게 여기고 있어요. 그 기회가 애니의 오프닝/엔딩 영상과 음악을 바꿔치기하는 매드무비를 찾는 것이었지만요. 그래서 소개해 주신 영상의 불꽃의 근육맨은 아주 좋아하는 애니음악 중 하나예요.
그러고 보니, 장수하는 인기컨텐츠인만큼 신작애니가 나왔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네요. 의외...
게다가 파치슬롯에 나올 정도면 이게 흥행이 보장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텐데, 왜 안 나오는 걸까요. 역시 의지의 문제같은데...아예 리뉴얼해서 방송하는 것도 충분히 좋은, 그리고 잘 통할 사안일 거예요. 이미 게게게의 키타로는 올해에 6번째로 새로이 만들어져서 방송중이기도 하니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코믹스가 지금도 인기발행중이죠.
역설적이네요. 근육맨 시리즈에서는 도전이 강조되는데 정작 이것의 신작애니화는 도전할 생각조차 닿지 않는...
SiteOwner
2018-08-15 19:49:12
인기를 끄는 컨텐츠는 미디어믹스도 활발한 법이고, 특히 그것을 잘 알 수 있는 지표 중에 일본 각지에 산재한 파친코 기계가 있습니다. 파친코는 나가노현 같은 중부 내륙지방에서는 좀 적긴 한데, 어업이 활발한 큐슈 카고시마현이나 나가사키현 등지에는 굉장히 많은데다 미디어믹스에 파친코가 적용된 것도 갖가지입니다. 산요물산의 오리지널 우미모노가타리(海物語, 한국의 바다이야기와는 별개의 것)부터 이것저것 다 있고, 심지어는 겨울연가 드라마라든지, 걸그룹 티아라 등이 나오기도 하지요. 일단 파친코 인구가 많은데다 보통 파친코로의 미디어믹스가 이루어지면 팬덤이 충분히 확보되어 있다는 게 입증되다 보니 일단 근육맨 시리즈의 상업적 성공은 확실히 보장되어 있다 봐도 안 이상하겠습니다.
소개해 주신 영상을 봤을 때, 현대적으로 재구성된 영상은 꽤 좋고 애니화되어도 좋을 것 같은데, 예의 소비자층이 애니에 관심없고 파친코로만으로도 만족한다면 애니는 안 만들어질 공산이 클 것 같습니다. 파친코의 소비자는 모두 성인이고 어업이 성행한 해안지대에 많은데, 애니는, 근육맨 시리즈의 경우 주소비자층이 미성년자이고 지역적 편재도가 낮으니 타겟 자체가 다릅니다. 게다가 개발비 회수도 파친코 쪽이 월등히 빠르고, 애니는 그 자체로는 판권수익 정도밖에 못내고 결국 관련상품 판매로 수익을 내야 하는 것이다 보니 비용대 효과가 낮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애니를 제작하지 않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제 추측은 대략 이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