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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빛내는 것은 어떤 게 있을까요?
스토리도, BGM도, 반전도, 모든 게 작품을 빛내주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악당이 훌륭하면 작품이 산다"라고요.
모든 작품에 악당이 있지는 않고, 명작 작품들의 악당들이 전부 멋지지는 않지만, 악당이 멋지면 보통 명작이더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훌륭한 악당"들을 모아보겠습니다.
"어서 와라, 죽음따위에 굴복하지 않는 남자의 세계로."
링고 로드어게인 (죠죠 7부 - 스틸 볼 런)
"그래서 대응자라는 거다! [빛의 길]을 봐라, 나아가야만 하는 [빛의 길]을..." |
"어서 와라... 남자의 세계에..." |
죠죠 7부에 나온 모든 악역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남자, 링고 로드어게인.
스틸 볼 런 레이스에 참가한 사람들을 자신의 스탠드 능력 "맨담"을 이용해 가로수길에 가두어두고, 자신과의 공정한 결투를 청하는 남자입니다.
그가 사람들을 가두고 결투를 청하는 이유는 "흑막"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 "성인의 유체"를 모으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그것보다 자신의 신념에 기인한 이유가 더 강했습니다.
그는 어릴 적에 가족을 죽이고 자신을 죽이려던 강도를 용감하게 죽여버린 후로 병이 나았던 경험이 있었고, 그 이후로 자신의 신념인, 목숨을 건 공정한 결투로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남자의 세계"를 추구하는 사나이가 되었습니다.
스탠드인 "맨담"은 시간을 6초 돌리는 능력을 지녔으나, 링고는 이 스탠드를 결투를 권유하기 위해, 그리고 자기 방어만을 위해서 씁니다.
스탠드사에 시간 능력자인 링고는 상대보다 기본적으로 우월하지만, 그렇기에 공정함을 위해 일부러 상대가 총을 쏜 뒤에서야 총을 쏩니다.
상대의 총을 보고서는 사정거리를 바로 파악하는 능력을 지녔지만, 공정함을 위해 상대에게 바로 그 정보를 알려줍니다. 말하지 않고 있었더라면 사정거리를 고려하지 않은 상대가 링고를 맞추지 못할 수도 있을텐데도.
목숨을 걸고 상대를 죽일 각오, "칠흑의 의지"를 지닌 주인공 죠니 죠스타같은 사람을 높이 평가하며, 폭력에 대응할 뿐인 "대응자"인 쟈이로 체페리(주인공의 파트너)에게는 눈길도 돌리지 않습니다.
왜냐면 그가 걷는 길은 죽음을 각오하고, 정정당당히 싸우는 길인, 오로지 "셋, 둘, 하나를 세고 쏘는 정정당당한 건맨의 세계", 즉 "남자의 세계"니까요.
결국 쟈이로 또한 죠니가 빈사 상태에 처하는 상황에 몰리자 "칠흑의 의지"에 각성, 죠니를 위해 링고에게 정정당당히 재승부를 겁니다. 링고의 부상 위치를 파악하고 쟈이로의 공격 결과에 따른 링고의 패배 가능성까지 말해주면서 말이죠. 안 말해줬다면 자신이 간단히 이길 수 있는 승부였건만, 오로지 정정당당함을 위해서.
결국 링고는 치명상을 입고 쓰러지며, 시간을 6초 되돌려도 치명상을 막을 수 없는 상황에까지 몰립니다. 하지만 링고는 싸움을 그만두지 않으며... 이 작품의 명대사 중 하나인, 아래 대화이자 링고의 유언이 나옵니다.
자이로: 그만두시지. 묘한 짓은 그만둬… 더 이상 댁에게 다음 '두 발째'는 없어. 그 '총' 바닥에 내려놔. 난 이미 납득했어… 더 이상 댁을 끝장낼 의미가 없다고! 링고: 그래서 대응자라는 거다! '빛의 길'을 봐라… 나아가야 할 '빛나는 길'을… '사회적인 가치관'이 있다, 그리고 '남자의 가치'가 있다. 옛날에는 서로 일치했지만 현대에는 그 '둘'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아. '남자'와 '사회'는 서로 적잖이 엇나가 있지… 그러나 '진정한 승리로 향하는 길'에는 '남자의 가치'가 필요한 법… 네게도 이미 그것이 보일 거다.. 레이스에서 달리며 그것을 확인해 봐라… '찬란히 빛나는 길'을…. 그리 기도하지. 그리고 감사한다. (이후 둘의 공격이 서로를 향한다. 링고의 치명상 탓에 링고의 총알은 쟈이로를 맞추지 못한다. 쟈이로의 철구는 링고에게 명중하여, 링고의 목숨을 끊는다. 그는 죽으면서 쟈이로에게 한 마디의 유언을 남긴다.) 링고 : 어서와라... 남자의 세계에... |
처음부터 끝까지 은은한 카리스마를 보여주면서, 자신의 죽음 앞에서도 자신을 굽히지 않는 악역. 그렇기에 링고는 죠죠 7부 최고의 악역이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징벌을 위해 나타난 염라대왕, 구원을 받은 옛 구세주."
스트롱 더 무도=더 맨(The Man) (신 근육맨)
"오히려 너희들, 하등초인들을 숙청하러 온 것이 바로 우리 완벽 무량대수군인 것이-다!!" |
"그 '꿈'을 목표로 하여 나는 신의 지위를 버렸다. 이 지상에 강림한 것이다!!" |
신 근육맨 -완벽초인시조 편-의 최종보스, 완벽초인 소속 스트롱 더 무도입니다.
초인들의 평화협정을 깨고 정의초인과 악마초인들을 벌하러 온 완벽초인군 최상위 엘리트 집단 "무량대수군"의 실질적인 리더. 무지막지한 무력과 어마어마한 멧집, 더불어 초인을 인간으로 바꿔버리는 무시무시한 능력까지 갖춘 남자.
하지만 그의 정체는 따로 있었으니, 그는 바로 초인들의 저승세계를 다스리는 "초인염마"이자, 완벽초인의 대스승이며 초인의 구원을 위해 지상으로 내려온 초인신 "더 맨(The Man)"이었습니다.
몇억년 전 초인들이 지상에 태어나고 강자가 약자를 핍박하던 시대에 초인신들이 초인의 멸절을 결정하자, 아직 세상을 구하려고 힘쓰던 10명의 초인들을 눈여겨보고 그들을 구원, 다시 초인을 훌륭한 종족으로 세우기 위해 초인신들을 설득한 남자, 더 맨. 그는 결국 신에서 초인으로 지상에 내려와 10명의 초인들(퍼펙트 오리진)을 구원하였으나, 다른 초인들이 초인신들에 의해 멸절당하는 참극을 보게 됩니다.
다시는 그런 일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던 그와 퍼펙트 오리진들의 눈 앞에 다행이도, 초인신들의 징벌에서 살아남은 초인들이 나타났습니다. 그들은 아직 어리석었지만 가능성이 있었고, 더 맨과 그의 제자 퍼펙트 오리진들은 그들을 지켜보기로 했으나 그의 눈 앞에 드러난 것은 역사의 반복, 강자가 약자를 핍박하는 시대의 반복이었습니다.
결국 퍼펙트 오리진을 이끌고 내려온 그는 초인들을 학살, 그들을 지배하며, 초인을 사후세계에서 지배하기 위해 "초인염마"가 됩니다.
이후 주인공 근육맨을 필두로 여러 초인들이 자신의 한계를 깨는 힘, "카지바노 쿠소치카라"(≒"우정 파워")에 눈뜨게 되자, 그렇게 태어난 강자들이 약자를 핍박할 것이라고 두려워한 그는 무량대수군을 이끌고 두번째 징벌을 행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그가 초인을 포기한 이유는 그들의 악행 때문만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초인들을 포기한 두번째 이유는 자신의 제자들인 퍼펙트 오리진의 한계, 더불어 완벽의 한계를 보았기 때문.
분명 그의 제자들인 퍼펙트 오리진들은 자신에 필적하는 강함을 가졌으나 어디까지나 더 맨에 필적할 뿐, 더 맨을 넘어설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그는 초인을 가르치는 것을 단념하고 오로지 지배하기로 결심, "초인염마"가 되어버린 것이었습니다.
퍼펙트 오리진도 더 맨이 초인을 학살하고 지배하는 상황을 안타까워했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 모든 것은 그들이 더 맨을 넘어서지 못한 탓이었으니까요. 심지어 한명은, 생명(초인파워)를 지배하는 힘인, 모두가 경고했던 금지된 힘 "마그넷 파워"에 손을 대기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몇억년이 지나고, 그 동안 퍼펙트 오리진은, 심지어 더 맨조차 더 맨이 변해가는 모습을 안타까워하면서 서로에게 속내를 털어놓을 수도 없었습니다.
이는 더 맨을 떠나 악마초인의 필두가 되었으며, 근육맨에게 패배하여 감화된, 퍼펙트 오리진의 첫째(퍼스트)인 악마장군(=골드맨)도 마찬가지. 하지만 그는 더 맨의 두번째 폭주를 막기 위해, 스트롱 더 무도=더 맨을 (어쩔 수 없이) 지키는 자신의 옛 동료(퍼펙트 오리진 서드(3th), 포스(4th))를 꺾고 더 맨에게 도전장을 내밀게 됩니다.
옛 스승과 옛 제자, 스트롱 더 무도와 악마장군의 결전은 완벽초인시조편의 마지막 싸움. 악마장군은 자신이 악마초인들을 가르치던 시대부터 새로히 익힌 전법 "지옥의 9급소봉인"으로 더 맨을 공략하지만 이 또한 더 맨에게 배운 전술을 기반으로 한 전법이었기에 무력하게 되갚음당합니다. 자신이 퍼펙트 오리진일 때부터 몸에 익혀왔던 "다이아몬드 파워"조차 더 맨에게 배운 것, 스트롱 더 무도=더 맨의 어마어마한 공격과 방어를 뚫을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동지들, 더불어 더 맨의 꿈이었던 "제자가 스승을 뛰어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일어난 악마장군에게 우정 파워와 유사한 새로운 힘, "론스탈라이트 파워"가 깃들고, 더 맨을 넘어서는 데 성공합니다.
악마장군의 새로운 힘, 스트롱 더 무도가 두려워했던 (하지만 그의 꿈=제자가 스승을 뛰어넘는 일을 이룰지도 모르는) 힘을 담은 필살기 "신위의 단두대"가 스트롱 더 무도에게 작렬하고, 그리고...
더 맨 : 좋은 기술이었다. 잘했다, 골드맨. |
초인을 징벌하기 위해 내려온 징벌자 스트롱 더 무도의 갑옷이 깨집니다.
그 속에 있었던 것은 초인들을 구원하고 훌륭한 종족으로, 더 맨 자신을 뛰어넘는 종족으로 키워내고 싶었던 몇억년 전의 구원자, 몇억년만에 옛 제자 골드맨에 의해 꿈을 이룬 옛 스승 더 맨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었습니다.
사실 완벽초인시조 편이 "완벽"한 이유는 단순히 더 맨 때문만이 아닙니다. 악마장군을 필두로 한 "정의초인들의 옛 숙적" 악마초인들의 맹활약과, 네메시스를 필두로 한 완벽초인들의 멋진 모습들, 과거 근육맨의 장면들을 떠올리게 하는 명장면들 등등...
그럼에도 더 맨을 특별히 다루고 싶었던 이유는 다른 이유가 없습니다. 자신의 꿈을 이루고 깔끔하게 떠난 안타까"웠던" 악역은 흔치 않거든요. 게다가... 주인공이 아닌 "옛 최종보스" 악마장군이 "현 최종보스" 더 맨을 쓰러트리는 전개가, 그리고 악당이 쓰러지면서 동시에 옛 꿈을 이룬다는 전개가, 어떤 작품에서도 찾기 힘들 정도로 정말 드물면서도 당연했고요.
"메인 주인공이고 메인 히로인이며 메인 빌런인, 프리크리 그 자체인 베스퍼 여자."
하루하라 하루코(ハルハラ?ハル子) (프리크리)
나오타 : 정말... 당신은 대체 뭐하는 사람인데요? 하루코 : 방랑의 도우미. 나오타 : 진짜 정체를 말해! 하루코 : 우주인. |
"굉장해!" 라고 생각한 순간... '아뿔싸'하고 생각했다. 순간이나마 형과 닮았다고 생각하다니... - 1화의, 나오타의 나레이션. |
프리크리의... 어, 악당 소개란에 넣었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주인공이라고 봐야 옳은 캐릭터입니다. 나오타의 주변에 일어나는 사건을, 하루코가 해결하고 다니는 스토리거든요.
나오타의 일상에 갑자기 개입해서는, 나오타에게 과도한 관심을 가지며, 나오타의 머리에서 솟아난 뿔, 그 뿔을 찢고 나오는 로봇을, 나오타의 앞에서 멋지게 쓰러트려주는 여자.
핑크 머리에 노란 눈동자, 그리고 코맹맹이 목소리가 인상적인, 미친듯이 튀는 프리크리의 압도적 존재감, 아니 그냥 하루코가 프리크리라는 작품 그 자체입니다!
나오타는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소년. 메디컬 메카니카라는 이상한 의료기기 회사가 들어서고, 그 회사에서 내뿜는 매연이 마을을 가득 메웁니다. 어머니는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겠고, 유일한 가족인 아버지랑 할아버지는 영 시원찮은 인간입니다. 형은 미국으로 가더니 여자친구를 버리고 새 여자친구를 사귀었으며, 형의 (옛) 여친 마미미는 나오타를 "타군"이라 부르며 들이대지만 여기저기서 또다른 "타군"을 찾아내 자신의 옆에 두는 4차원 불량소녀.
그런 그의 일상에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왠 베스퍼를 탄 여자가 자신을 뺑소니치고 기타로 머리를 쾅!하고 쳐 날려보내지를 않나, 인공호흡이랍시고 키스까지 하고는 냅따 튑니다. 머리에는 갑자기 이상한 뿔이 돋아나고, 집에 돌아왔더니 가정부랍시고 그 여자가 나타납니다! 심지어 머리의 뿔에서 로봇 둘이 튀어나와 서로 싸우는 상황까지 벌어지지만...
이 모든 일은 하루코의 기타 휘두르기 한방으로 해결됩니다. 하루코는 가정부가 되었고, 뿔에서 솟아난 로봇은 기타에 박살났습니다. 다른 로봇은 알바생(?)이 되었고요. 나오타는 하루코가 못마땅스럽지만, 한편으로는 그녀에게 의지하게 됩니다. 적어도 아버지랑 할아버지보다는 더 믿음직스러운, 저 멀리 떠나버린 형을 닮은 사람이었으니까요.
이후로 일어나는 기묘한 일을 하루코가 해결하던 중에, 나오타의 앞에 송충이 눈썹을 한 남자가 나타납니다. 이름은 아마리오 관리관, 하루코를 옛적부터 알고 있던, 그녀를 적대하고 있던 남자.
6화에서 그의 입을 통해 그녀의 진정한 정체, 그녀의 진정한 목적이 드러납니다.
하루코의 본명은 "하루하 라하루(ハルハ?ラハル)", 사실은 외계 침략자인 메디컬 메카니카가 붙잡아 간, 원래는 라하루의 적이던, 그러나 라하루가 반해버린 그 존재 "아토무스크"를 구하기 위해 지구로 내려온 여자.
아토무스크를 구하기 위해서는 인간에게서 뿔이 솟아나는 현상인 N.O.가 필요했으며, 아마리오에게 접근했던 것도 그 이유. 참고로 아마리오는 하루코가 그냥 갖다 버렸으며 아마리오가 하루코를 적대하는 것도 이 이유.
하지만 그런 건 나오타는 아무래도 상관없었습니다. 그녀가 인간이든 말든, 무슨 계획을 가지고 있든 그게 뭐가 중요하겠어요, 하루코는 나오타의 가장 소중한 사람인데.
갑자기 사라져버려 나오타를 걱정시키는, 그리고는 갑자기 나타나서는 아무렇지 않게 이런 권유를 하는 하루코를 나오타는 울면서 따라나가게 되죠.
하루코 : 같이 갈래? 나오타 : 응...? 하루코 : 전~부 버리고, 나랑 갈래? 나오타 : 왠지... 오늘은 상냥하네... 하루코 : 타군(나오타)은 아직 어린애니까. 나오타 : (울면서, 하루코를 껴안으며) ...어딜 갔었던거야... 갑자기 없어져버리고... |
연기가 뒤덮힌 이 마을에 있다보면, 밖의 세계가 있다는 걸 잊어버린다. 대단한 일 따위는 없다. 당연한 일밖에 일어나지 않는 이 세계에 나는 익숙해져간다. 평생을 걸려 천천히 죽어가는 듯한 매일, 하지만 하루코는 여기에 있어. 그래서 밖에 세계가 있다는 것을 나는 잊지 않는다. - 6화에서, 나오타의 나레이션. |
하루코는 그렇게 나오타와 며칠간 노숙하다가, 아토무스크의 반응을 보고서는 메디컬 메카니카로 향합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계획을 진행하기 시작합니다. 그 계획이란...
1. 머리에서 튀어나오는 뿔을 통해 아래의 것들을 지상에 나타나게 한다. (5화 시점에서 완료)
- 손 모양을 한, 메디컬 메카니카의 '다리미'를 움직여줄 거대로봇
- + 더불어 5화에서 그 거대로봇에서 분리된 개 비슷한 로봇 "터미널 코어"
- 아토무스크를 가두고 있는 로봇
간단히 말하죠. 메디컬 메카니카, 더 나아가 그것을 이용하려던 하루코가 모든 일의 흑막인 것입니다. 그녀는 아토무스크를 구하기 위해 지구를 파멸시킬 생각이고요. 나오타는 그것에 이용당한 것이지만... 나오타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이 하루코에 의해 거대 로봇에게 던져집니다.
하루코의 계획이 완벽히 이루어지는 순간, 하지만...
하지만 그녀의 계획은 예상치 못한 사태로 엇나가버립니다.(BGM : The Pillows - I THINK I CAN)
하루코 : 타군... 그건 안되잖아... 그 힘은... 내꺼란 말야!!! |
하루코가 이용해온 나오타는, 하루코가 원하던 아토무스크를 손에 넣고, 손 모양 거대로봇을 쳐날려버립니다.
하루코는 자신이 원하던 것을 나오타가 얻었다는 것에 분노, 이 애니의 파이널 배틀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하루코는 아토무스크의 힘에 이길 수가 없었고, 결국 결정타에 얻어맞을 상황에 처하지만...
나오타 : ....좋아해. 하루코 : 응!? (발그레) |
나오타는 결정타를 바닥에 흘려버리고, 대신 깜짝 고백과 함께 하루코에게 키스합니다.
동시에 아토무스크가 나오타를 통해 튀어나와 하늘로 날아갑니다. (메디컬 메카니카(의 다리미)는... 이 때 같이 하늘을 붕 떴다가 착지하는 바람에 그냥 무력화됩니다.)
한순간에 허송세월한 하루코, 하루코는 하늘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신의 베스퍼를 타고 떠날 채비를 하며 나오타에게 다시 권유합니다.
하루코 : 타군 때문에 다시 저 녀석을 뒤쫒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잖아. 나오타 : ... 하루코 : 같이 갈래? 나오타 : ... 하루코 : ...역시 안돼. 타군은 말야, 아직 어린애니까. (하루코는 베스퍼를 타고 멀리 날아가버린다. 나오타는 그런 하루코를 말없이 지켜보기만 한다.) |
...분명 계획만 보면 하루코는 비열한 악당이라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아이를 이용하고, 지구를 파멸시키려고 했죠.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목적으로요.
근데 하는 행동을 보면 비열함도 그 무엇도 없어요, 그냥 저 계획조차 즉흥적이었던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녀는 정신없고 기묘하며 톡톡 튑니다.
그러는 한편 나오타에게는, 바보같지만, 그 누구보다도 믿을 수 있는, 자신의 형을 대신하는 어른, 아니 그 이상의 존재였고요.
시청자들에게는, 이 애니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부분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메인스타, 프리크리 그 자체입니다.
메인 빌런이자, 메인 히로인이자, 메인 주인공. 그렇기에 하루코라는 캐릭터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캐릭터입니다.
이렇게 세 캐릭터를 소개했습니다.
여기에 있는 악당 중 어떤 악당이 좋으신가요? 그리고 여기에 없는 악당 중 누구를 좋아하시나요?
어떤 악당이 작품을 빛나게 했나요?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저는 대왕고래입니다. 대왕고래는 거대한 몸으로 5대양을 자유롭게 헤엄칩니다.
대왕고래는 그 어떤 생물과 견주어도 거대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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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마키
2018-12-16 13:19:25
어째 전부 영화의 캐릭터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의 데비 존스, 스타워즈 시리즈의 다스 베이더, 터미네이터 2의 T-1000, 쥬라기 월드의 인도미누스 렉스를 꼽고 싶네요.
데비 존스: "말해봐라. 죽음이 두려운가?" 라는 대사가 트레이드 마크인 데비 존스는 시리즈 2편 망자의 함과 시리즈 3편 세상의 끝의 최종보스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극을 이끌어 나가는 존재인 동시에 해적들의 원수이자?대영제국 해군의 위험한 동맹(?), 나아가 주인공인 잭 스패로우 선장 그 자신의 악연으로도 다루어지죠. 한때는 바다의 화신인 칼립소를 사랑해 플라잉 더치맨의 선장이 되는걸 스스로 떠맡고, 그 사랑을 배신당한 후로는 망집에 휩싸인 악귀가 되어 괴물들이 탄 유령선을 이끌고 대양을 떠돌아다니는 모습으로 강렬한 임팩트와 캐릭터를 선보였죠.
다스 베이더: "아니다. 내가, 너의 아버지다." 라는 대사로 전설이 되어버린, 창작물을 통틀어 가장 인상깊은 악역 하면 바로 이 분. 그야말로 악역 of the 악역. 스타워즈 프리퀄 3부작의 주인공인 동시에 클래식 3부작을 이끌어나가는?메인 캐릭터이자 최종보스. 특유의 시커먼 갑주와 헬멧, 그리고 시스의 붉은 라이트 세이버에서 뿜어져나오는 압도적인 프레셔와 더불어 클래식과 프리퀄 트릴로지 여섯 편의 시작부터 끝까지 그의 인생 이야기라고 봐도?무방한 만큼?스타워즈 시리즈는 물론 창작물을 통틀어 이보다 임팩트 있고 드라마틱한 캐릭터도 드물죠.
T-1000: SF 영화 불멸의 걸작으로도 불리우는 터미네이터 2: 심판의 날을 대표하는?악역이자 존 코너, T-800과 함께 실질적인 악의 주인공 포지션. 위장 신분에 가장 효과적인 경찰로 위장하고, (자신의 크기와 비슷한 것이나 구조가 간단한 흉기라면) 어떤 것으로든 의태하는 액체금속이라는 특징으로 "저거 쓰러트릴수 있긴 한거야?" 라는 압도적인 비주얼과 무감정한 살인기계라는 강렬한 캐릭터성으로 당대 최신의?CG 기술력을 보여준 데뷔작 터미네이터 2와 함께 그 자신 또한 전설이 되었죠.
인도미누스 렉스: 시리즈를 대표하는 수퍼 스타 티라노사우루스 "렉시"와 함께 쥬라기 월드의 또 다른 주인공. 이제까지 가능한한 원본 공룡의 DNA를 최대한 복원하는데 초점을 맞춘 다른 자매들과 다르게, "멋있는 공룡"이란 간판을 내세워 군용 생체병기로 활용할 목적으로 각종 생명체의 유전자가 뒤섞인 게놈 키메라. 유전자의 근원이 된 생물들의 능력을 활용하여, 10미터가 넘는 대형 수각류 공룡 주제에?전신을?흡사 갑오징어처럼 위장하는가 하면, ?체온을 낮춰 열감지 카메라의 감시를 무력화 하고, 홀로 최소 6마리가 넘는 아파토사우루스 성채를 "재미로" 살해하는가 하면, 티렉스의 입질마저 깡으로 버텨내는 맷집과 넘쳐흐르는 체력으로 쥬라기 월드를 초토화시킨 문자 그대로의?괴물이죠.
마드리갈
2018-12-16 20:54:17
링고 로드리게인, 스트롱맨 더 무도는 무사도에 그 자체에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그런 인물이네요.
악역이라고 해도 악역이라는 이유만으로 평가절하하거나 폄하할 수 없는...그런 인물의 죽음은 숙연함을 불러일으키죠. 그런 인물의 죽음에서는, 한 하늘에 두 태양이 없고, 세상은 두 영웅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무상함과 그 숙명 앞에 어떠한 선택도 비극이 생기기 마련이라는 점에서 수습하기 힘든 슬픔을 부르고 그렇죠.
제가 뽑은 매력적인 악당은 1983년작 프랑스 영화 당통(Danton)의 주요 인물이자 역사 속의 실존인물이기도 한 막시밀리앙 로베스피에르(Maximilien Robespierre, 1758-1794). 불과 36년간의 짧은 생애 동안 그는 프랑스 혁명 직후의 프랑스를 이끈 국민공회의 수장이면서 명암을 선명히 보였어요. 그 영화에서는 프랑스, 그리고 인류의 앞날을 내다보는 사상가이자 혁명가로서의 로베스피에르, 검소하고 소탈하고 인간적이자 작중의 주인공 조르주 당통의 동지였던 자연인 로베스피에르, 반대파를 무자비하게 참살하는 공포정치의 알파이자 오메가로서의 폭군 로베스피에르가 모두 묘사되어 있고, 그가 쿠데타로 실각하여 결국 사형장에서 목숨이 끊어지는 것까지 그대로 나오기 마련이죠. 그 이전에 당통이 로베스피에르와의 노선 대립 후 축출되어 사형당하지만...그 로베스피에르의 흥망성쇠에서 느껴지는 게 많죠. 영국의 명예혁명처럼 그렇게 할 수는 없었던가, 자연인 로베스피에르 그리고 정치가 로베스피에르의 어느 모습에 비중을 두어야 할까 등의...그의 사상은 밝았지만 그 밝은 사상의 실행수단은 잔혹했다는 데에서 생각할 여지를 주고 있어요. 그래서 매력적인 악당으로서 로베스피에르를 거론하고 싶네요.
SiteOwner
2018-12-17 20:23:03
인간이란 가장 현명하면서 또한 가장 어리석기도 하지요. 생존을 위해 온갖 지혜를 모아 문명을 만들었지만, 한편으로 그 문명을 쌓아올리면서 가다듬은 생각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던지기까지 하니 이런 기묘한 역설이 벌어지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입니다. 특히 두 영웅의 싸움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입니다.
소개해 주신 매력적인 악당 중 링고 로드리게인과 스트롱맨 더 무도에는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겠습니다.
적이지만 자신의 신념에 철저하고 그 신념을 실행하는 데에 불의나 더러움 등이 없었기에...
요즘 창작물의 매력적인 악당 하면 딱히 잘 떠오르지는 않습니다만, 좀 오래된 작품 하면 정비석(鄭飛石,1911-1991)의 소설 손자병법의 범려가 그 점에 가장 부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악당이라고 하면 뭐하지만, 스토리라인의 중심이 되는 오나라와 월나라의 대립 사이에서, 주인공 손무가 한때 몸담았던 오나라의 숙적인 월나라를 일으켜 세우면서 갖가지 계책을 내며 충성하는 범려는 결국 월나라가 오나라를 멸망시킨 이후 용도폐기되어 버립니다. 그리고 각지를 떠돌다가 어느 지역에 자리잡아 치이자피라는 가명을 쓰고 황무지를 개척하여 부농이 된 뒤, 가산을 정리해서 다시 타지로 떠나는데, 그가 썼던 가명은, 한때 초나라의 명문가의 후예이나 멸문지화를 당한 뒤 오나라로 망명하여 오나라를 일으켰으나 오왕에게 용도폐기되어 비참한 죽음을 맞은 오자서를 추모하는 의미. 오왕 부차가 오자서의 시신을 찢어 가죽부대에 담아 강에 던져버린 것을 의미하는 그 이름을 자신의 가명으로 쓰며, 한때는 적국의 중신이었고 그를 대적해야 하는 입장이었지만 그의 비참한 최후를 추모하였습니다. 그 범려가 가장 부합할 것 같습니다.
대왕고래
2018-12-28 23:42:59
링고는 정말 경의를 표할 수 밖에 없는 인물이고, 무도=더 맨은 비록 삐뚤어진 면은 있어도 오점은 없는 인물이었죠.
다스 베이더는 스타워즈의 주인공이라고 해도 괜찮을 정도로 엄청난 인물이고, T-1000은 터미네이터하면 주인공보다도 먼저 떠오르는 악역이었죠. (전 아직도 T-1000을 처음 봤을 때의 그 위압감을 잊을 수가 없네요.)
당통의 로베스피에르는 저쯤되면 악역이 아니라 그냥 주인공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다양한 면모를 보이는 인물이고, 범려는 훌륭한 적이자 안타까운 인물이네요. 전부 훌륭한 악역이고 작품을 빛내는 인물들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