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이용에 문제되는 것이 부정승차인데, 교통기업은 여러가지의 방법으로 부정승차를 막고 있어요. 이번에는 알고 있는 여러 부정승차 방지책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께요.

기계화를 통한 개찰시스템은 가장 확실한 방법이죠.

물론 초기투자 및 설치공간이 많이 필요하고, 개찰기 이외에도 운임정산에 필요한 정산기(精算機), 비상상황에 대비하여 직원이 상주할 공간 등이 추가로 요구되는 문제가 있다 보니 이 시스템은 설치장소가 충분하고 고정수요가 많은 철도역에 한정되어 있어요.

특히, 여러 회사의 노선이 만나는 역에서는 출구를 잘못 선택한 경우에 기계로 대응하기 힘드니까 문제가 발생하면 직원에게 교통카드를 제시하여 사용이력을 확인받고 통행권을 받아 통과하거나, 프리패스 타입의 승차권을 소지했을 때는 반드시 직원창구 쪽을 경유할 것을 요구하는 회사가 있다 보니 자동개찰기가 설치되어 있더라도 직원이 있어야 해요.

차내승무원이 순회하거나 도중에 첨승하여 검표하는 방법이 있어요. 이것은 국가마다 약간씩 다른 점이 있어요.

일본의 경우 JR의 재래선 특급열차의 경우는 차장이 순회하면서 통합승차권 또는 특급권을 확인하여 도장을 찍는 방법으로 확인하고 있어요. 운임, 즉 철도노선의 사용료는 교통카드 또는 종이승차권으로 지불되거나, 승차권과 특급권이 통합된 승차권의 구매비용에 포함되어 있으니까 최소한 특급권은 확인해 두는 방식으로 정착해 있어요. 특급권은 역에서도 차내에서도 구매할 수 있지만 차내에서의 구매단가가 더 비싸게 책정되어 있어요.

JR동일본의 보통열차에도 추가요금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2층차로 된 좌석차인 그린차의 경우는 미리 역에서 그린권을 구입해서 좌석에 앉거나 좌석의 머리 위 짐칸 부분에 설치된 교통카드를 태그해서 그린요금을 지불하거나 승무원을 통해 그린권을 구매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어요. 이 방법 중 어느 것도 사용하지 않는다면 부정승차가 되는 것이죠.

우리나라, 독일, 스위스의 경우에는 장거리열차의 경우 개찰기보다는 임의검표를 선택하고 있어요.

검표시점에서 정당한 승차권을 소지하지 않았음이 확인되면 운임 및 해당 운임의 10-30배 정도의 가산금을 더해서 받고 있는 방법으로 부정승차를 억제하고 있어요.

교통카드에 기술적인 장치를 해 놓는 방법 또한 있어요.

일본의 에노시마전철이나 JR큐슈의 카라츠선의 일부 역은 개찰기가 없이 출입구에 카드리더 및 발권기 정도만 설치된 간이역의 형태가 많은데, 교통카드를 태그하지 않고 타게 되면 곤란한 일이 벌어지게 되어 있어요. 그 다음에 이용할 경우에 카드의 사용이력을 감지하여 부정사용이라고 판단된 경우에는 카드가 무효화되어 잔액을 모두 날리게 되어 손해를 보게 되어요. 어차피 교통카드에 입금된 돈은 발권기를 통해 교통회사가 받아둔 이후이라서 교통기업은 아무 손해도 입지 않고 부정이용자는 교통카드의 잔액만큼의 손해를 보는 구조.

할인율이 큰 정기권, 외국인 및 외국영주권 보유자 한정으로 구매가능한 JR패스의 부정이용은 무서운 제재가 따르게 되어 있어요.

JR의 혼슈3사, 즉 JR동일본, JR도카이 및 JR서일본의 간선 기준으로 편도 25km 거리로 1개월에 21일간 통근, 통학을 한다고 치면, 기간중에 지불해야 할 보통운임은 1회 410엔, 하루 820엔, 1개월 17,220엔이 되어요. 상당히 높은 비용이죠. 그런데 같은 조건에서 1개월 정기권을 구입할 경우에는 직장인용은 12,310엔, 대학생용은 8,220엔, 고등학생용은 7,390엔, 중학생용은 5,750엔, 초등학생은 중학생용의 반액으로 되어 있어요. 확실히 저렴해요.

이렇다 보니 정기권을 위조하거나 유효기간이 만료된 정기권을 계속 사용한다든지 하는 유혹에 빠지기 쉬운데, 이에 대한 대응은 굉장히 가혹해요. 보통운임으로의 왕복운임을 해당 정기권의 사용 시작시점부터 적발된 날까지의 분량을 모두 청구당하는 것은 물론 정기권 부정사용내역이 소속학교나 직장으로 통보되기까지 하니까요.

JR패스 또한 간혹 부정사용이 적발되는데, 이 경우는 아예 신문에 이름과 주소가 공개되기까지 하죠. 게다가, 자국내에서 트러블을 일으킨 관광객을 이후 재입국시키지 않기도 하는 일본의 정책으로 볼 때 JR패스의 부정사용은 일본 재입국 금지조치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 부정승차는 소탐대실 그 자체인 거예요.

인도네시아의 사례도 하나 소개할께요.

인도네시아에서는 철도 부정승차를 근절하기 위해 한때 선로 상공에 철도차량의 지붕에 겨우 안 닿을 높이의 콘크리트 공을 매달아두었다고 해요. 지붕 위에 올라탄 부정승차자가 그 장애물에 맞아서 즉사하든지 떨어져 죽든지 알 바 아니라고. 이것은 인권침해의 요소가 큰데다 근본적인 해결책도 아니었어요. 그런데 뜻하지 않은 이유로 그러한 부정승차자가 급감했어요.

이유는 일본에서 도입한 철도차량의 지붕에 설치된 에어컨. 안그래도 뜨거운 지붕 위에, 그에 더해서 에어컨이 내뿜는 열기까지 더해지니 열사병으로 쓰러지고 싶지 않은 다음에야 그렇게까지 기를 쓰고 열차를 타야 할 이유도 없어져서 그런 부정승차자는 자연히 소멸해 버렸어요.

시스템 차원에서 부정승차자를 막는 방법도 다양한데다, 의외의 방법으로 사실상 근절된 경우도 있고, 그래서 부정승차 방지책은 참으로 다양하다고 할 수 있어요. 게다가 확실한 게 하나 있어요. 정당한 지불 없는 교통수단 이용의 끝은 소탐대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