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을 넘기 전이니 정확힌 어제지만요.
지도를 보고 길을 찾는데 도저히 찾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 지역 자체도 약간 특구 같은 느낌이라 건물들도 죄다 크고 이상해서... 감을 잡기도 어려웠고... 찾아가는데 역시 사람들이 잘 모를만한 곳이라 물어볼 수도 없었어요.
자꾸 지도의 목적지에서 멀어져만 갔죠.
그럼 사람들은 '걸었던 반대방향으로 가면 될듯!'이라고 하지만 우리가 걷는 길은 딱 하나에 일방통행이 아니잖아요.
횡단보도, 사거리, 비 인도, 화단, 주차장 등등... 다른 방향으로 가면 또 다른 방향으로 멀어지기만 할 뿐 목적지에 도저히 다가가질 못하더라고요. 찾아가는 회사에 전화해서 물어보니 지도에 표시된 곳과 미묘하게 위치가 다르더군요...
......어이상실...
아무튼 어렵게어렵게 몇 시간 동안 헤매면서 갔는데 돌아갈 길이 걱정이더군요.
더 이상 길을 찾아나설 여력도 없었고, 택시 탈 돈은 진작 없었고. 결국 어머니께 전화를 해서 만원만 입금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내가 사정이 이래서 생판 모르는데에 겨우 왔는데 도저히 돌아갈 자신이 없다고.
사실 기존 용돈에서 더 돈 넣어달라고 하면 싫은 소리 한마디는 꼭 하시는 분인데 목소리에서 제가 많이 힘든게 느껴졌는지 별 말 않고 바로 넣어주시더군요.
근처 음식집에서 음식을 먹으면서 맘을 진정하고, 택시를 탔습니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 OO역으로 가달라고 하니, 거기가 어디냐고 저에게 묻더군요.
아니지금거길몰라서탄건데저한테물어보면어쩌잔거에요내가거기가어딘지알면비싼돈주고이걸탔겠냐고다른데도아니고이근방유일한지하철역인데왜택시기사아저씨가나한테이딴걸물어보는거지지금날떠보는거야뭐야모르면네비게이션검색해보면되지왜대체나한테묻는거야나도몰라나도모른다고
정말 당시 많이 화가 나있고 지쳐 있어서 맘 같아선 그 자리에서 오열하고 싶었지만 그냥 모른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한참을 네비게이션 검색할 생각을 안하는겁니다.
짜증짜증짜증짜증짜증...
맘 같아선 택시 세워달라 하고 그냥 내리고 싶었지만 그럴 힘도 없었던 전 그냥 네비게이션 검색하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어렵사리 지하철을 타고 그렇게 집에 돌아왔습니다.
스트레스스트레스...
집에 가는 길에 친구한테 식사하자길래 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전 친구들과 만나서 식사를 했습니다.
스트레스를 먹는걸로 푸는 편이라... 일단 입에 막 여러가지 들어가고 떠들고 나니까 기분이 좀 나아지더군요. 그리고 일부러 계속 먹었는데 토악질을 하고팠습니다. 토하고 계속 먹고 싶더군요. 화가 많이 쌓이면 막 화내고 마구 먹고 토하고 먹고 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데... 그러고 나면 심신이 더 지친다는걸 깨닫고 토하는 것 까진 자제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토하는 걸 자제하고 적당히 소화제 한 병 마셨습니다.
덕분에 과제는 하나도 못했지만 기분은 조금이나마 나아졌습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전혀 낫지도 않았고... 아니 오히려 심화 된거 같지만..... 그냥 힘드네요. 먹고 싶습니다.
음식을 먹고 계속 먹고 토하고 계속 먹고싶습니다.
어릴때, 약 오륙년전쯤 저는 먹으면서 스트레스를 푼다는 개념을 이해했습니다. 분노를 느낄때 저는 사회생활을 하는 인간이므로 함부로 분노를 표시할 수 없습니다. 마구잡이로물건을집어던지면 당장당장은 시원하겠지만 그 후의 처리가 힘들어지죠. 다른 사람에게 폭행을 가하는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지만 먹는건 좀 다르죠. 무언가를 제맘대로 마구 파괴할수 있는 유일한 자유는 먹는것뿐인겁니다. 그림을 그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건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으면 더 스트레스를 받아요, 게임을 하는건 승부가 나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아요, 음악이나 어떤 문화예술의 감상은 저 자신이 수동적이여야 합니다. 그렇지만 먹는건 달라요. 능동적이고, 사회적으로 어떤 지탄을 받지도 않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먹는걸로 스트레스를 풀게됩니다. 먹고싶어요. 먹고토하고 또먹고 또토하고먹고싶어요. 그냥 계속 먹고, 계속 토하고 싶습니다. 그치만 그럼 더 힘든단걸 아니까 지금은 먹거나 토하는걸 하지 않고 있어요. 먹고 토하고 반복하고 싶어요...
뿅아리에여! 아무 이유 업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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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마드리갈
2013-03-30 11:00:37
정말 고생하셨어요. 위로의 말씀을...
지도에 나온 정보와 실제위치가 다르다는 게 참 어이가 없어요. 게다가 택시운전수가 길을 모르는 건 대체 뭔지...
몸은 괜찮아요? 무리하지는 마세요.
프리아롤레타냐
2013-03-30 17:11:39
위로 고마워요... 푹 쉬고나니 좀 나아졌어요 ㅠㅠ..;; 이제 파워 과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