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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람에 주의하시기를 바라며, 이하의 내용에 수록된 범죄수법은 시도조차 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범죄수법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고 그래서도 안되기에 반대의 대상임도 밝혀 둡니다.
제목의 유래는 미국의 1952년작 뮤지컬 영화 Singin' in the rain의 한국내 번안제목인 "사랑은 비를 타고."
그렇습니다.
제목에서
이미 밝혔듯이,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 약칭 ASF)이 이렇게 빨리 퍼지고 광범위한 피해를 야기한
데에는 이런 것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드론에 ASF 바이러스 및 그것에 오염된 물질을 탑재하여 먼 곳에 살포한다든지
하는 행위가 중국내 범죄조직의 신종 비즈니스 모델로 각광받아서 광범위하게 퍼졌다 보니까 넓은 나라인 중국에서 이상할 정도로
빨리 ASF가 돌아서 광범위하게 큰 피해를 기록한 것도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대체 이런 전염병 옮기기가 어떻게 수익창출로 이어질까요?
의외로 간단합니다.
일단
범죄조직이 ASF 관련 루머를 퍼트리거나, 돼지 사체 등을 공연히 버려 두어 전염병이 유행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하거나, 아예
실제로 드론 등의 수단으로 병원체를 살포하여 특정 사육농가나 지역 등을 오염시키는 등으로 혼란을 일으킵니다. 그러면 돼지고기
가격은 폭등하고 돼지 가격은 폭락합니다. 이때를 노려서 그 범죄조직은 돼지 가격의 폭락에 고통받는 사육농가를 찾아가서 헐값에
돼지들을 넘기게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확보한 돼지를 타지역에서 감염되지 않은 깨끗한 돼지라고 말하면서 판매합니다. 하지만 그 돼지들이
진짜 감염되었는지 아닌지는 운에 맡겨야 합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중국 전역에 ASF가 퍼지기란 그리 어렵지 않고, 그 결과
중국에서 사육중인 돼지는 40% 가량이 폐사, 살처분 등으로 죽었고, 돼지고기의 품귀현상이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어 급기야는 1인당 일일구매수량을 제한하는 사실상의 배급제까지도 시행되었습니다.
홍콩의 언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outh China Morning Post)의 기사도 소개하겠습니다.
Chinese criminal gangs spreading African swine fever to force farmers to sell pigs cheaply so they can profit (2019년 12월 14일, 영어)
이렇게 ASF가 아프리카에서 시작하여 유럽으로, 중국으로, 그리고 한국내에도 유입되면서 온갖 문제를 일으킨 내막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상술과 그 상술에 당한 절대다수의 중국인, 그리고 그들을 이익실현수단으로 삼은 범죄조직이 있었습니다. 돈벌이의 방법이 무궁무진하다고는 하지만, 이렇게까지 지독하게 전개될 줄은 몰랐습니다. 아마 그 범죄조직도 일이 이렇게 일파만파로 커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는 못했을 것이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입니다. 게다가 올해는 중국 건국 70주년이다 보니, 전국적인 이동이 많고 육류소비 또한 급증하는 국경절 연휴로 사태가 더욱 악화되고 돼지고기 공급문제로 민심이반까지 일어날 위험이 있었습니다. 그러한 사정으로 인해 결국 미중무역마찰은 중국이 대거 양보를 하는 것으로 일단락되었고, 중국은 미국에서 농산물을 대거 구매하게 됩니다. 정치적인 이유로 극구 거부했던 미국산 돼지고기를, 정치적인 이유로 받아들이게 된 기묘한 역설을 기록하면서.
지난번에 썼던 글인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몰고 온 기묘한 역설에서 이미 지적했듯이, 순리대로 처신하지 않으면, 순간적으로는 현명하게 처신한 것 같지만 결국 두고두고 후회할 일이 생긴다고 했는데, 그 범죄조직들의 돈벌이 덕분에 중국은 국민적으로도 국가적으로도 큰 혼란에 빠져 버렸습니다.
그런데, 더욱 문제인 것은, 이 혼란이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다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조차 아니라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이것은 이전에 THAAD (사드) 논란의 사고구조 3 - 중국식 사고방식 제하의 글에서 밝혀 놓은 적이 있습니다. 중국식 사고방식의 대계 중 여기에서 가장 문제되는 것은 "패자(敗者)가 나쁘다" 라는 이상한 사고방식입니다.
예의 중국식 사고방식에서 보면 불행을 이용하여 돈벌이를 하는 것이야말로 현명한 것이고, 당한 사람이 비난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결과로 야기된 것이 안으로는 돼지고기 부족이고 밖으로는 미국과의 경제외교에서의 사실상 패배. 그렇다면 중국식 사고방식에 따르면 범죄조직의 활동에 속아서 돼지를 헐값에 넘기거나 돼지고기를 비싸게 산 사람들, 그리고 미국과의 협상에서 패한 고관대작들 모두가 나쁘고 틀린 게 됩니다. 결국 이 중국식 사고방식 덕분에 중국은 자승자박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것도 아주 파국적인 결과와 함께.
게다가 이런 비즈니스모델이 백일하에 드러난 이상,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끔찍한 행동이라도 서슴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충분히 예상가능합니다. 보통 나쁜 행동이 모방하기 쉽다 보니까요.
이런 초유의 사태가 남긴 부정적인 유산은 좀처럼 해소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대가는 중국내의 돼지 사육두수 격감, 돼지고기 공급부족사태, 외교실패 및 비슷한 수법의 범죄 발생의 위험까지 다방면에 걸쳐 있는데다 중국 자신을 중국식 사고방식에 따라 자기부정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식 사고방식으로부터의 탈각은 일단 가능성에서 문제가 있습니다.
어떤 중국인들이 잘 쓰던 말이 있었습니다. 언제든지 입장은 바뀌는 것이라고.
이제는 그 바뀐 입장에 선 기분이 어떨지 물어보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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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마키
2019-12-18 01:52:47
매우 나쁜 의미로 몹시도 중국 다워서 어이가 없었던 뉴스 였죠.
질병 감염원을 드론으로 집어던진다는 무슨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짓을 돈벌이 방법이랍시고 태연하게 저지르는 중국인의 사고방식이 걸작이네요.
SiteOwner
2019-12-18 19:23:45
정말 가짜뉴스였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충격적인 이 뉴스는, 사람이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는가를 시험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것만으로 끝날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게다가, 중국내에 만연한 산자이(山寨) 문화, 즉 온갖 위조, 모조품이 만든 생태계가 이 문제를 얼마든지 확대생산할 것 같습니다. 한자 그대로 도적떼들의 산채같이, 근본적으로 토벌되지 않는 한은 언제든지 다른 사안에서 이 문제가 불거질 것입니다. 돈벌이에 수단방법을 가릴 필요가 없고, 할 수만 있다면 온갖 미친 짓이라도 하겠다는 이 사고방식이 기른 괴물이 바로 이번의 드론 등을 통한 ASF 병원체 투척에 의한 판데믹이라는 현상이고, 이 판데믹과 함께 불경제를 감수하거나 사고방식을 일신하는 것밖에는 선택지가 없을텐데, 후자는 가능할 것 같지가 않습니다.
노신의 소설 아Q정전에 나오는 아Q를 비웃기에는, 현대의 중국은 그 때보다 나아진 게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