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일요일에는 다시 음악 관련 글을 써 볼까 싶습니다.
갑자기 생각난 것 중의 하나로, 조선시대의 군사력 방어체제가 있습니다.
특히, 임진왜란 이전의 진관체제와 제승방략체제가.
진관체제란,
간단히 말해서 각 지역거점마다 강력한 군사력을 주둔시킨 뒤, 유사시에는 일단 그 주둔 군사력이 상황에 대처하면서 중앙군의 지원을
기다리는 방식입니다. 이것은 항상 군사력이 지역별로 분산배치되다 보니 강력한 적이 군사력을 집중시켜서 밀어붙인다면 박살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반면에 제승방략체제란, 각 지방에 주둔된 군사력을 유사시에
소집하여 대편성화하여 적을 맞아 친다는 것인데, 사실 이게 말이 쉽지 교통과 통신이 고도로 발달된 현대에도 성공하기 어려운데다,
만일 그렇게 결전을 해서 패전해 버리거나, 정보력이 부실하여 적에게 속아 버리고 적이 그 빈 틈을 비켜 진격했거나 한 상황이라면
그냥 그대로 망해 버립니다. 임진왜란 때에 개전 첫 해인 1592년에 이런 일이 연이어 벌어졌고, 근현대에도 사정은 다르지 않아서
1905년에 수립된 슐리펜 계획(Schlieffenplan)은 정작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개전되자마자 차질이 발생하여
6주 안에 프랑스를 제압하고 그 다음에 러시아로 총공격하여 승리를 이끌겠다는 계획은 가차없이 틀어지고 말았습니다.
요즘 이게 왜 생각났는지 명확한 이유는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예전에 국사 및 세계사 관련으로 공부했던 것을 떠올리다가 이런 것들이 같이 생각난 것만큼은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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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대왕고래
2020-03-30 00:00:54
군사력이라는 것은 단순히 무기가 강하다, 병력이 많다를 의미하는 게 아니네요.
전술을 적재적소로 잘 발휘하고, 군사를 잘 지휘하는... 그러니까 사람으로 치면 힘이 강한 것 뿐만 아니라 머리도 좋아야 강한 사람이듯이, 단순히 군사만 많을 뿐 아니라 그걸 잘 다룰 줄 알아야 군사력이 뛰어난 게 되네요.
SiteOwner
2020-03-31 23:25:23
싸우다가 장렬히 전사하는 영웅은 신화, 영웅담 등에서는 꽤 매력적인 소재이긴 합니다. 하지만 현실을 사는 인간에게는 그것은 그리 좋은 선택지가 아닙니다. 죽은 병사는 싸우지 못하고, 싸우지 못하면 지게 되고, 패전국의 백성은 노예가 되고 말아버리며 그들이 지닌 재산은 파괴대상 아니면 적의 전리품이 되고 맙니다. 그러니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하는 사항이있고 이것을 손자병법에서는 장수의 오위(五危), 즉 다섯 위험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必死可殺(필사가살)은,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다가는 살해당할 수 있다는 의미.
必生可虜(필생가로)는, 살기를 각오하고 싸우다가는 포로가 될 수 있다는 의미.
忿速可侮(분속가모)는, 성을 잘 내고 참을성이 없으면 적의 계략에 모욕을 당한다는 의미.
廉潔可辱(염결가욕)은, 청렴결백하면 치욕을 당한다는 의미.
愛民可煩(애민가번)은, 병사를 사랑하면 마음이 번거롭게 된다는 의미.
제승방략체제는 이 오위 중 첫째의 필사가살의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이라는 의문에 전혀 답을 줄 수 없습니다. 게다가 우리가 살아가야 할 영역은 신화나 영웅담이 아닌 현실이기에 상황을 잘 판단할 것이 요구됩니다. 그것이 바로 군사력입니다.
누구나 스파르타쿠스가 될 수 없고, 또한 누구나 사마천이 될 수도 없습니다. 결국 남은 것은 선택과 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