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띄어쓰기 중독

SiteOwner, 2020-08-21 19:39:41

조회 수
647

살아오면서 본 언어순화운동의 문제점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적한 것으로는 중국어 제일주의, 무분별한 속어 유입, 사이시옷 남발, 아무도 쓰지 않을 괴상한 신조어 등의 것이 있습니다만, 아직 지적하지 않은 것으로는 띄어쓰기 중독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 이야기를 좀 쓰겠습니다.

과거의 교과서에는 이게 굉장히 심각해서, 고유명사조차도 이렇게 표현해야 했습니다.
이를테면 이런 것입니다.
국어교과서 편찬주체 중 "한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라는 가상의 대학이 있다고 하지요.
과거의 교과서 표지에서는 이렇게 썼습니다. "한국 대학교 국어 국문 학과" 라고. 즉 국어정서법에서 단어와 단어는 띄어쓰기를 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었으니까 이런 식으로 하는 것입니다. 물론 다른 경우에도 이것은 마찬가지라서, "고속도로" 도 "고속 도로" 로 쓴다든지, 성씨와 이름은 띄어쓰기를 해야 한다고 "이순신 장군" 을 "이 순신 장군" 으로 쓴다든지 하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띄어쓰기를 하지 말자는 말은 아닌데, 용어에 띄어쓰기가 많이 들어가 있으면 인식의 효율이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특정개념을 나타낼 신조어는 5음절 이내로, 띄어쓰기는 한번, 즉 전체 2어절 이내로 만들어야 효과적이고 그걸 넘으면 금방 잊혀지거나 혼선이 생기거나 아예 기억조차 되지 못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전에 다크웹은 지하웹으로, 글로브월은 의료용 분리벽으로? 제하로 쓴 글에 언급된 순화어가 과연 얼마나 널리 쓰이는지, 이미 답은 나와 있습니다. 단어를 옆으로 늘어쓰는 경향이 아주 짙은 유럽계 언어에서조차도, 의미 단위로 모아쓸 때에는 이를테면 최첨단을 의미하는 영어 어휘 중 "state-of-the-art" 를 하이픈(hyphen)을 이용하여 쓴다든지 해서 띄어쓰기 중독을 회피합니다. 하긴 언어순화랍시고 외국의 언어를 배격하는 그들이 이런 사례를 알 리가...
SiteOwner

Founder and Owner of Polyphonic World

0 댓글

Board Menu

목록

Page 85 / 295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SiteOwner 2024-09-06 165
공지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SiteOwner 2024-03-28 170
공지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SiteOwner 2024-03-05 185
공지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

10
마드리갈 2023-12-30 356
공지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

612
마드리갈 2020-02-20 3858
공지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

2
  • file
마드리갈 2018-07-02 997
공지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

2
SiteOwner 2013-08-14 5967
공지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하네카와츠바사 2013-07-08 6592
공지

오류보고 접수창구

107
마드리갈 2013-02-25 12081
4214

공무원 급여삭감으로 재난지원금을 마련한다?

2
마드리갈 2020-08-22 134
4213

띄어쓰기 중독

SiteOwner 2020-08-21 647
4212

합석을 싫어하는 게 결코 나쁘지만은 않네요

2
마드리갈 2020-08-20 139
4211

대체 뭘 하면 엘리베이터 천장이...

2
SiteOwner 2020-08-19 136
4210

시간을 넘어서 이 몸, 등장!

4
  • file
마키 2020-08-18 145
4209

컴퓨터의 프로세서 관련으로 간단히 생각나는 것.

SiteOwner 2020-08-17 118
4208

연일 체온보다 높은 기온

마드리갈 2020-08-16 121
4207

적절한 재미를 가진 개조판 풍래의 시렌, FD2FSMB.

2
대왕고래 2020-08-15 138
4206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의 수교

17
마드리갈 2020-08-14 216
4205

재미있는 논리 하나 덕분에 정당화된 의외의 사안

SiteOwner 2020-08-13 123
4204

금괴밀수 "꿀알바" 의 참혹한 결과

2
마드리갈 2020-08-12 135
4203

무용지물은 없애지 않으면 적극옹호?

SiteOwner 2020-08-11 125
4202

간만에 느긋하게 본 기업드라마 이야기

SiteOwner 2020-08-10 129
4201

여행할 수 없는 휴가철에 대한 생각

SiteOwner 2020-08-09 134
4200

허리 때문에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4
대왕고래 2020-08-08 162
4199

건프라, 대지에 서다.

4
  • file
마키 2020-08-08 146
4198

어제자로 <초능력자 H> 1부를 다 썼지요.

4
시어하트어택 2020-08-07 156
4197

반문명주의자의 자기모순

2
SiteOwner 2020-08-06 148
4196

편의점 매대의 허니버터칩과 마스크

2
마드리갈 2020-08-05 129
4195

스리랑카의 운송업자 고양이, 탈옥하다

2
마드리갈 2020-08-04 136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