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재밌게 즐겼던 게임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
대만의 인디개발팀?SIGONO에서 개발한 "OPUS: The Day We Found Earth(OPUS: 우리가 지구를 발견한 날)"이라는 인디 게임입니다. 우주력 16만년의 먼 미래를 배경으로 유전자 개조를 거듭해온 인류가 지나친 개조로 유전자풀의 악화로 인해 지구에 있는 원본 유전자를 찾아 유전자를 복구하기 위해서 지구를 재탐색 한다는 내용입니다.
인류가 우주에 진출한지 아득한 시간이 흘러 지구의 존재 자체가 신화로 취급되는 시대에서 플레이어는 우주망원경으로 지구의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해 적합률 99.98%가 일치하는 행성을 찾아야 한다는 임무가 주어지죠.
아기자기한 도트그래픽과 미려한 사운드, 그리고 망원경을 조작해 직접 행성을 찾아낸다는 설정과 게임 플레이. 마지막에 드러나는 반전이 인상깊었던 게임이었네요. 한편으론 찾아낸 행성은 적합률이 어느정도 이상 일치할 경우 플레이어가 직접 번호와 이름을 명명해줄 수 있는데 이걸 이용해 이름 붙이는 재미가 쏠쏠 했네요.
(* 한국어 지원도 되는 게임이지만, 닌텐도 스위치 인터페이스 상 입력이 일본어 밖에 지원이 안되서 표기는 일본어입니다.)
(이름 표기 순서는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번호는 이름을 따온 원작이나 원본과 관련이 있는 숫자들.)
타투인: 스타워즈 4에 등장하는 사막행성. 아나킨/루크 스카이워커 부자의 고향별이기도 하죠.
번호는 새로운 희망이 개봉했던 1977년 5월 25일을 의미합니다.
베스핀: 스타워즈 5에 등장하는 가스행성. 이곳의 부유도시 클라우드 시티에서 루크는 다스 베이더와 관련된 진실을 알게되죠.
번호는 제국의 역습이 개봉했던 1980년 5월 21일을 의미합니다.
자쿠: 건담의 자쿠가 아니라 스타워즈 7에 등장했던 사막행성. 이곳에서 벌어진 자쿠 전투에서 은하제국은 종말을 맞이하게 되죠.
번호는 깨어난 포스가 개봉했던 2015년 12월 18일을 의미합니다.
야빈: 스타워즈 4에 등장하는 반란 연합의 본부가 위치해 있던 행성계. 새로운 희망의 클라이맥스인 야빈 전투의 주무대이기도 하죠.
번호는 마찬가지로 새로운 희망의 개봉일자이며 -2는 같은 출처에서 두번째로 명명했다는 의미입니다.
키키야마: 동인게임 유메닛키의 개발자 이름.?
번호는 유메닛키가 처음 출시된 2004년 6월 25일을 의미합니다.
하이랄: 젤다의 전설 시리즈에 등장하는 왕국이자 거의 대부분의 시리즈에서의 주무대.
번호는 패미컴 디스크 시스템으로 초대 젤다의 전설이 발매된 1986년 2월 21일을 의미합니다.
파라노이아:?츠나마루(메자메P)가 투고한 동명의 보컬로이드 오리지널곡의 곡명(paranoia)에서.
번호는 니코니코 동화에서 곡이 처음으로 투고된 2012년 3월 13일을 의미합니다.
가르간티아: 애니메이션 취성의 가르간티아의 주무대인 이민선단 가르간티아에서.
번호는 애니메이션이 처음 방영된 2013년 4월 7일을 의미합니다.
라퓨타: 지브리 애니메이션 천공의 성 라퓨타에 등장하는 천공의 성의 이름.
번호는 천공의 성 라퓨타가 개봉했던 1986년 8월 2일을 의미합니다.
무스타파: 스타워즈 3에 등장하는 용암행성. 공식적으로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사망한 곳이기도 하죠.
번호는 시스의 복수가 개봉했던 2005년 5월 19일을 의미합니다.
카미노: 스타워즈 2에 등장했던 바다행성. 클론 트루퍼가 육성된 곳이자 사실상 그들의 고향별이기도 하죠.
번호는 클론의 습격이 개봉했던 2002년 5월 16일을 의미합니다.
지오노시스: 마찬가지로 스타워즈 2에 등장한 황무지 행성이자 지오노시스 전투의 주무대.
번호는 카미노와 마찬가지로 클론의 습격의 개봉연도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출처가 스타워즈 시리즈인건 역시 제가 스타워즈 덕후이기 때문이기도 하죠.
스크린샷으로는 이름뿐이긴 하지만 작명 당시에는 행성의 특징에 맞춰서 명명(가령 사막이 대부분이니 타투인 하는 식)했었네요.
아벨: 번호로 보아 용자왕 가오가이가의 등장인물에서 따온 이름.
번호는 용자왕 가오가이가 TVA가 처음 방영된 1997년 2월 1일을 의미합니다.
베네라: 러시아어로 비너스를 의미하며, 동시에 소련의 금성 탐사기 이름이기도 하죠.
번호는 개중 베네라 7호가 금성에 착륙하며 처음으로 다른 행성간의 교신에 성공했던 1970년 12월 15일을 의미합니다.
오오아라이: 이바라키 현의 어촌 마을 오오아라이, 동시에 애니메이션 걸즈 앤 판처 TVA의 주무대인 학원함과 그 위의 시가지.
번호는 애니메이션이 처음 방영된 2012년 10월 9일을 의미합니다.
호스: 스타워즈 5에 등장한 한랭행성이자 호스 전투의 주무대이기도 하죠.
번호는 베스핀과 마찬가지로 제국의 역습의 개봉연도입니다.
대고바: 스타워즈 5에 등장한 정글행성으로 루크가 요다와의 수련을 위해 방문한 행성이자 요다의 은신처입니다.
번호는 호스와 마찬가지.
(영문으로 된건 인게임 내에서 랜덤으로 지정해주는 디폴트 네임이며 플레이어가 임의로 수정할 수 있지만 작명 장난도 한계가 와서 더 이상 마땅히 붙일 이름이 없다고 넘겨버린듯 싶네요.)
파토라: 아마도 유튜브에서 구독해서 자주 ASMR 영상을 듣던 버추얼 유튜버 스오우 파트라(周防パトラ)에서.
번호는 작명 당시의 플레이 날짜로 짐작됩니다.
토피아, 멘헤라 타바스: 딱히 이름이 생각이 안난다고 떠오르는대로 붙여버린 이름들이며 딱히 의미도 없네요.
토피아는 아마도 유토피아, 타바스는 타바스코 소스에서 따온게 아닐까 짐작되긴 하지만요...
이토카와: 소행성 탐사기 하야부사가 탐사에 나섰던 아폴로 소행성군에 속한 소행성의 이름.
번호는 다른 행성과 다르게 소행성체 센터(Minor Planet Center)가 공식적으로 소행성 이토카와에 붙인 식별 번호입니다.
타나바타: 일본어로 칠석(七夕). 원래 칠석은 음력으로 세긴 하지만 플레이 당시 날짜가 양력 7월 7일이었기에 붙인듯 싶네요.
번호는 물론 2020년 7월 7일로 날짜만 칠석에 맞추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스토리 보다도 행성에 이름 붙이는게 제일 재밌었던 기억이 남아있네요.
목록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
2024-09-06 | 165 | |
공지 |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
2024-03-28 | 170 | |
공지 |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
2024-03-05 | 185 | |
공지 |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10 |
2023-12-30 | 356 | |
공지 |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612 |
2020-02-20 | 3858 | |
공지 |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2
|
2018-07-02 | 997 | |
공지 |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2 |
2013-08-14 | 5967 | |
공지 |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
2013-07-08 | 6592 | |
공지 |
오류보고 접수창구107 |
2013-02-25 | 12081 | |
4414 |
결성! 사쿠라가오카 철도모형부4
|
2021-02-18 | 142 | |
4413 |
이틀 연속으로 기괴한 꿈2 |
2021-02-17 | 129 | |
4412 |
여우에요 다들 잘 지내시나요?2 |
2021-02-16 | 125 | |
4411 |
새로운 고고학적 발견이 대거 추가되고 있어요32
|
2021-02-15 | 312 | |
4410 |
올해의 혹한이 던져준 과제2 |
2021-02-14 | 128 | |
4409 |
금융사기범으로 거듭나는 북한2 |
2021-02-13 | 125 | |
4408 |
비즈니스제트의 명문 리어제트(Learjet)의 퇴장4
|
2021-02-12 | 152 | |
4407 |
OPUS: 우리가 지구를 발견한 날4
|
2021-02-11 | 146 | |
4406 |
하루 빠른 연휴를 맞으며 여러가지.4 |
2021-02-10 | 127 | |
4405 |
재고로 남은 의류가 인테리어 자재로 변신!!4 |
2021-02-09 | 134 | |
4404 |
일본의 잠수함 사고를 통해 뜻하지 않게 논파된 음모론2 |
2021-02-08 | 133 | |
4403 |
식습관이 더러운 사람을 안 보니 다행인가...2 |
2021-02-07 | 130 | |
4402 |
고양이 꼬리가 물음표를 그릴 때2 |
2021-02-06 | 136 | |
4401 |
폴리포닉 월드를 배경으로 한 소설 코마키 린 시리즈2 |
2021-02-05 | 130 | |
4400 |
갑자기 히츠마부시가 먹고 싶어집니다만...2
|
2021-02-04 | 131 | |
4399 |
대학생 때 봤던 어떤 사람들의 자기모순2 |
2021-02-03 | 125 | |
4398 |
신길온천역이 능길역으로 바뀐다2 |
2021-02-02 | 126 | |
4397 |
감각 둔화에 대한 경계2 |
2021-02-01 | 128 | |
4396 |
1월 마지막날 새벽의 여러 이야기2 |
2021-01-31 | 129 | |
4395 |
[한시공지] 공작창의 Polyphonic World 카테고리 개편2 |
2021-01-30 | 134 |
4 댓글
SiteOwner
2021-02-12 21:24:00
현실세계의 천체관측 중의 하나인 태양계와 비슷한 항성계, 지구와 비슷한 행성 등을 찾는 것과는 정반대의 접근이군요. 이게 하나의 재미이고, 이름을 자유자재로 붙일 수 있는 게 또 하나의 재미. 이런 게임이 있을 줄이야...정말 멋지군요. 그리고 심장 고동이 좀 더 빨라졌다는 게 느껴집니다.
게다가 행성에 붙이신 이름의 유래도 참으로 재미있군요.
이렇게 하나하나 의미를 담아서 작명...이것도 감탄했습니다.
왜 마키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는지 납득되고 있습니다.
걸즈 & 판처 하니까, 다음달에 최종장 제3화가 개봉된다고 합니다.
마키
2021-02-14 06:57:13
가격도 얼마 안하고 스팀같은 PC의 게임 스토어나 모바일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도 있고 볼륨도 적어서 가볍게 즐기기 좋은 게임이니 기회가 되시면 접해보시는것도 좋을듯 싶네요.
걸즈 앤 판처는 최종장은 고사하고 아직 극장판도 제대로 보질 않아서 시간이 허락하면 몰아서 보려고 생각중이에요.
마드리갈
2021-02-13 23:28:36
이렇게 기발한 발상의 게임, 처음 보네요.
게다가, 꽤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겠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겠어요.
이름의 유래에 정말 공을 많이 들이셨고, 그 범위도 상당히 넓은 데에서 감탄을 안 할 수가 없었어요. 저라면 그렇게 가능했을지를 돌아보면서 반성하고 있어요.
마키님 덕분에 새롭고 즐거운 세계를 또 만나게 되네요.
베스핀...스타크래프트에 나오는 그 베스핀 가스도 저 스타워즈의 베스핀의 이름의 기원으로 하는 것일까요?마키
2021-02-14 06:52:44
이제와서의 이야기지만 이왕 나중에 이렇게 남들에게도 소개할거면 좀 더 성의있게 마무리지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네요
베스핀에 대해서는 실제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은게 스타크래프트의 베스핀 간헐천은 철자의 유사성(스타워즈는 Bespin/스타크래프트는 개발단계에서 Bespene -> 현재는 Vespene)을 들어서 스타워즈의 베스핀에서 따왔을거라고 보더라구요.
설정상으로도 가스행성인 베스핀에 설치된 클라우드 시티의 주목적중 하나가 난방용 가스인 티바나(Tibanna) 채취이기도 하니 이름도 이름이지만 자원용 가스를 채취한다는 목적을 보면 거의 기정사실에 가깝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