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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왜곡이라는 게 참 널리고 널렸는데, 이번의 사태는 역사왜곡 그 자체보다도 국립중앙박물관의 학예직 전문인력 90명이 "사소한 실수" 내지는 "담당자의 단순한 실수" 라고 불리는 문제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결과에 더욱 주목이 가고 있어요.
문제의 그 사소한 실수라는 것은 이것이었어요.
중국의 왕조 중 위(魏)가 충청도까지 지배했다는 것. 그리고 국립중앙박물관 자체영상에는 이하의 스크린샷으로 표현되어 있었어요.
사진출처
1억 들인 영상에 ‘중국이 충청도 지배’… 국박 “순간적으로 넘어가 못 봤다”, 2021년 10월 8일 조선일보 기사
이것이 알려지자 민병찬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이 10월 7일 국정감사에 출석하여 사과했다는데, 해명도 석연치 않을 뿐더러 국립중앙박물관의 학예직 전문인력 90명이 오류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도 뭐라고 해야 할까, 여러모로 답이 없어 보여요.
해명의 문제점은 3가지.
해당 문제가 사소한 실수이다, 디지탈 영상이라서 순간적으로 넘어간다, 담당자가 단순한 실수를 했다.
이 어느 것이라도 긍정할 경우에 자승자박의 논리가 된다는 것은 생각조차 않았을까요.
사소한 실수가 박물관 관장이 나와서 사과해야 할 문제인지도 의문이고, 영사기에 필름을 걸어서 상영하는 아날로그 영상이라면 순간적으로 안 넘어간다는 것인지. 그리고 고질적인 담당자 떠넘기기는 여전하네요.
또한 학예직 전문인력의 검증실패도 의문이 안 갈 수가 없어요. 이것은 2가지.
그러면 그 90명이 하나같이 그 부분을 몰랐던가에 대한 의문, 그리고 아는 사람이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에 대한 의문.
만일 전자라면 무능한 사람들만 골라서 선발했다는 결론으로 이어지는데, 후자라고 해도 이게 문제가 사라지는 건 아니예요. 오히려 더욱 심각한 것은 후자의 경우. 이건 결정권자가 일부러 묵살했다는 말밖에 되지 않거든요. 대체 무엇을 위해서인지. 게다가 자체제작 컨텐츠인만큼 이런 문제가 안 일어날 가능성은 조직 자체가 쇄신되지 않는 한은 계속 남아 있는 게 되죠.
예전에도 비슷한 문제가 있었죠.
2021년 P4G 서울 녹색미래정상회의의 개회식 영상에 서울을 알린다면서 평양의 위성사진이 나온 것.
‘평양 홍보’ P4G 영상, 외교부가 준 제작비 3850만원으로 만들었다, 2021년 6월 2일 조선일보 기사
이때에도 해당 부분이 실무자의 오류라느니 순식간에 지나갔느니 하는 해명이 나온데다 행사의 주무부처인 외교부가 문제의 검증에 실패했는데, 그때에서 전혀 배운 게 없네요.
그나저나, 왜 저런 건 유독 "사소한 실수" 를 골라서 발생하는지. 일단 그것부터가 미스테리의 영역인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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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대왕고래
2021-10-18 21:16:50
제가 회사에서 일처리 하면서 저런 실수를 하면 일단 그 자리에서 1시간은 넘게 깨지겠죠
저쪽은 더할 거 같은데, 그런데도 그냥 실수라는 말로 커버하려고 하네요. 세상 살기 쉽네요. 부럽기까지 하네요.
저런 주제를 저런걸로 간단히 넘어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나 싶어요. 그냥 말이 안 나와요.
마드리갈
2021-10-19 12:39:45
다른 것을 다 제외하고 업무처리 및 대응방식만 보더라도 참으로 끝내주는 대응이죠.
게다가 우리나라의 역사가 중국이나 북한 관련과 얽혀 있으면 꼭 그것들만 골라서 우발적인 실수니 뭐니 하는 게 일어나기 마련이죠. 사실 그건 사학계의 불순한 인물들이 역사왜곡 공작을 하다가 안 걸리면 넘어가고 걸리면 면피성 발언으로 때워 보려는 확률이 아주 높아요.
마침 이런 역사왜곡도 있었네요.
“훈민정음은 중국서 반포, 한자 발음기호” 황당한 검정고시 교재, 2021년 10월 19일 조선일보 기사
또 이번에도 우연의 일치일까요. 어떻게든지 한국사를 중국사의 일부로 엮어넣으려는 일이 일어나네요. 잘도 우발적이예요. 그나마 저 출판사의 경우는 사과, 재고도서의 전량폐기 및 수정된 도서로의 무상교환이나 환불의 약속 등으로 잘 대처하는 점이 더욱 낫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