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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늦게 신년인사(겸 넋두리)를 드립니다.

Lester, 2022-01-07 04:13:51

조회 수
137

1. 일단 포럼 여러분께서 작년을 무사히 보내셨고, 새해가 순조롭게 풀리기를 기원하겠습니다.


2-1. 이 말을 처음부터 강조하는 이유는 다른 댓글에서 잠깐 언급했다시피 해를 넘기기 직전에 큰 일이 터졌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 주말에 수도와 보일러가 얼어붙은 거야 큰 문제는 아닙니다. 고치면 그만이고, 돈을 써야 한다면 돈을 쓰면 그만이니까요. 하지만 그 건으로 가족 중 한 명과 싸우고(가족 문제라서 더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여기에 정신이 팔리는 바람에 10만원을 잃어버렸으니...


2-2. 정확히 어디서 잃어버린 건지 불확실한데다 주말이 끼는 바람에, 월요일에야 은행에 CCTV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로 누가 작정하고 지갑에서 빼간 게 아니라면 돈을 뺐을 은행에서 잃어버렸을 가능성이 높았으니까요. 직접 열람은 안 된다길래 연락처만 주고 밖으로 나온 김에 짬뽕으로 점심 겸 화풀이를 했는데, 먹던 도중에 은행에서 연락이 오더군요. 뒤에 있던 사람이 집어간 게 맞다고.

그리고 경찰서에다 신고하면 된다길래 돌아오는 길에 바로 파출소에 들러 피해자로서 진술서(?)를 썼습니다. 돈을 인출한 시간은 (CCTV 열람할 때도 그랬지만) 은행 앱을 통해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기에 작성할 때 도움이 됐습니다. 그래서 접수가 됐고 어제쯤에 제가 사는 지방의 경찰서 휘하 강력팀에 사건이 할당됐다는 문자가 왔습니다. 행여나 스팸으로 오인할까봐 직접 전화까지 해 주시더군요.


2-3. 나머지는 이제 시간에 맡기면 됩니다만... 크게 기대하진 않고 있습니다. 돈을 집어갈 정도의 인성이면 돌려주거나 되찾을 가능성도 희박한데다, 제아무리 CCTV가 있다고 해봐야 요즘처럼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를 끼고 있으면 인상착의를 정확히 알기 힘들거든요. 인근 시내 CCTV를 다 돌려본다고 한들 몇 개나 제대로 작동하고 있을지 미지수이며, 아파트 단지 같은 데로 들어가면 어느 동 몇 호에 사는지 정확히 알 수 있겠습니까? 그나마 은행에 들어갈 때 QR코드 혹은 직접 작성에 의한 출입기록이 있긴 한데, 이마저도 청원경찰이 안 볼 때 넘기면 그만이거든요.


2-4.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부정적인 것만 보인다고 하지만, 지난 달의 일을 생각해 보면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부모님이 어떻게 사는지 확인한다고 들르셨던 날에 '재난지원금으로 안경이나 새로 맞춰라' 해서 아버지랑 같이 안경점에 갔거든요. 문제는 가는 길에 옛날 안경이 든 안경집을 잃어버렸습니다. 아니, 잃어버렸는지 아닌지도 가물가물하네요. 당시 안경이랑 옛날 안경이랑 가져가서 당시 안경을 지금 안경으로 렌즈만 고쳐왔고 안경테 컬러가 그대로니까, (새 안경을 안경테까지 똑같은 걸로 바꿔주지 않은 이상) 옛날 안경은 오는 길에 흘렸거나 안경점에 두고 왔거나 그럴 겁니다. 가서 확인해 보긴 해야겠지만, 같은 실수를 짧은 기간에 연달아 하니까 더욱 착잡하고 우울합니다. 게다가 그 옛날 안경도 당시에 10만원 가량 했고, 바꾼 지금 것도 그 정도 하거든요.


3. 동네 이발소 사장님에게 (10만원 건만) 얘기를 했더니 '아직 새해가 아니니까 액땜으로 삼아라'라고는 하시는데, 이게 액땜이 될지는 정말 모르겠습니다. 가능하면, 아니, 제발 액땜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행여나 또 안 좋은 일이 벌어지고 그 원인이 저라면 정말 미쳐버릴 것 같습니다. 안 그래도 이 일 때문에 번역도 안 잡히고 넋 나간 듯이 시간만 보내고 있는데, 어떻게든 마무리가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4. 그나마 새해가 밝은 김에 지난 해를 돌이켜봤더니 아주 놀지만은 않았더라, 하는 큼직한 성과가 이래저래 보여서 기분이 아주 우울하지만은 않습니다. 인지도는 아직 바닥이어도 실적은 어디 가지 않으니까요. 무슨 일이 생기건 혼자서 마음껏 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 독립적인 생활인 것도 좋고요.


5. 어쩌다 보니 (사실 거의 의도하긴 했지만) 넋두리가 길었습니다만, 그래도 올 한 해는 정말 대박까지는 바라지 않으니 별 탈 없이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포럼 회원 여러분들께서는 저와 달리 연초부터 좋은 일이 생기기를 기원하겠습니다.

Lester

그거 알아?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유야 어쨌든 고독을 즐겨서 그러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계속 실망해서 먼저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는 거야. - 조디 피코

4 댓글

마드리갈

2022-01-08 00:14:24

연말에 정말 고생 많이 하셨어요. 위로의 말씀을 드릴께요.

안 좋은 일은 몰려 다닌다죠. 그렇게 끝나고 나면 굉장히 허탈하고...

중요한 것은 마음을 다치지 않는 것이죠. 손해가 발생한 것은 분명 속이 끓는 일이긴 하지만...좀 오래전에 저도 손해를 본 일이 있다 보니 그때가 생각나고 또한 공감하고 있어요.


마음을 잘 추스리시길 기원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 손해를 능가하는 좋은 일이 이어지리라 믿어요.

Lester

2022-01-09 04:38:59

호사다마,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런저런 옛말들이 다 맞구나 싶으면서도 명백한 사실을 넘기는 건 오로지 개인의 감정 문제라 쉽지만은 않더군요. 어쨌거나 되찾지는 못할 거라 상정하니까 어떻게든 마무리를 지은 느낌이라 서서히 치유가 되고 있긴 합니다. 그렇게 감정 문제는 해결되고 이제 이번 달 안으로 끝내야 하는 번역물이라는 실질적인 문제가 남았는데, 이건 감정이 아니라 노력의 문제이니 그 쪽 수단을 사용해서 해결해야겠죠.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작품은 아닙니다만 '일'이니까요. 아니면 재미있는 구석이 있을지도 모르죠.


말씀하신 대로 좋은 일이 조금이나마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SiteOwner

2022-01-09 15:39:57

Lester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다사다난하게 연말을 보내신 후에 신년을 맞으셨군요.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그런 상황이 겹치면 정말 미치고 환장하기 마련입니다. 그래도 상황수습에 최선을 다하신 것은 천만다행이자 충분히 잘 하신 것입니다. 분명 뼈아픈 일이지만 이것이 더 나은 미래에의 발판이 되리라 믿습니다.


올해를 축복하는 의미에서 음악 한 곡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영국의 작곡가 헨리 퍼셀(Henry Purcell, 1659-1695)의 세미오페라 요정의 여왕 제4막의 교향곡입니다.


Lester

2022-01-09 19:02:25

염려해 주신 덕분인지는 몰라도 새벽에 개인적인 일을 하다가 잃어버린 줄 알았던 옛날 안경을 찾았습니다. 프린터 밑의 그늘에 검은색 안경집이 있길래 봤더니 거기에 들어 있더군요. 그늘 속인데다 검은색이라서 그동안 안 보였나 봅니다. 그것보다는 책상 정리를 안 했던 게 더 문제가 되겠지만... 어쨌든 그래서인지 한숨 돌리게 됐네요. 이 안경도 같은 파출소에 가서 분실신고를 접수할까 하다가 포기했던 참이거든요. 보내주신 노래도 적절해서 잘 들었습니다.


연말에 고민했던 문제들 중 하나가 풀렸으니 이제 1월은 작업 중인 작품을 제대로 끝내는 걸로 만족하렵니다. 너무 좋아하면 또 그만큼 타격이 클 것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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