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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좋아하지 않는 창작물이라면 무엇이 나오든 말든 상관없어요. 아예 흥미를 갖지 않으니 알 바가 아니니까요.
하지만 좋아하는 창작물 속에 싫은 요소가 나오면 이건 문제가 되어요. 그 싫은 요소를 이유로 그 창작물을 버릴 수도 없긴 하지만 그것을 반복해서 감상할 때 싫은 요소가 나오면 그건 또 보기가 싫으니 딜레마일 수밖에 없어요.
저는 뱀을 싫어해요. 그래서 뱀이 나오면 확실히 껄끄럽게 느껴지죠.
실사영화 중 우드잡에는 뱀이 주인공의 귀를 물어버린 채 매달린 장면이라든지 뱀술 같은 것이 등장하기도 하죠. 또한 애니에서는 오늘부터 신령님, 암살교실, 어서오세요 실력지상주의 교실에, 죠죠의 기묘한 모험 5부 황금의 바람, 귀멸의 칼날, 아케비의 세일러복 등에 뱀이 등장하고 있기도 해요. 특히 여자중학생들의 학원내 일상을 다룬 작품에서 작화가 아름다운 것으로 정평있는 아케비의 세일러복에 등장하는 구렁이는 매우 정밀하게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는데다 등장할 때 화면 한가운데를 커다랗게 꽉 채우고 있다 보니 갑자기 충격적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가 없어요. 그 충격이 너무 큰 나머지 아케비의 세일러복 5화는 현시점에서는 다시 안 보고 있어요.
좋아하지 않는 스포츠에는 농구가 있어요. 그래서 이것을 중심소재로 다루는 창작물은 처음부터 피하고 있어요.
정확하게 말하자면 농구 자체에는 호감도 반감도 없지만 농구와 얽힌 다른 것이 싫어서예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키가 많이 자라서 졸업 전에 170cm를 넘었고 고등학교 때에는 173cm를 넘는 등 키가 큰 편이었죠. 그래서 주변에서 농구를 해 보라는 말을 싫을 정도로 많이 들어서 농구 언급 자체가 불편해졌어요.
작중에 농구가 언급되는 애니로서는 월간소녀 노자키군, 브라더스 컨플릭트, 8월의 신데렐라나인, 약캐 토모자키군 등이 있어요.
8월의 신데렐라나인에서는 직접 경기장면이 나오지는 않지만 작중의 주요 캐릭터인 노자키 유키에 대해 농구부원이 그녀를 보고는 키가 크다고 하면서 농구를 해 볼 생각이 없냐고 권유하는 게 목소리로 나와요. 그리고 그녀는 중학교 때의 농구부 활동에서 자신의 부진에 팀이 패배한 경험이 있어서 고교에 진학한 이후로는 농구에서 손을 뗀 상태. 노자키 유키는 곤혹스러워하며 그 권유를 사양하죠. 짧은 대화였지만 인상은 상당히 강하게 남았고, 그래서 8월의 신데렐라나인에서는 노자키 유키에 가장 공감하고 있어요.
이것 이외에도 싫은 요소는 몇 가지 있긴 하지만 일단 여기까지 언급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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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시어하트어택
2022-02-13 22:49:50
저도 죠죠 1, 2부 애니를 볼 때 고어하고 잔인한 요소가 자주 나오니까 처음에는 좀 거부감도 있고 했죠. 그것뿐만 아니라 공포물 자체를 잘 안 보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죠죠는 제가 워낙 좋아하는 작품이다 보니, 5부의 소르베나 6부의 독개구리 사망씬 같은 걸 봐도 이제는 무덤덤하게 되더군요...
마드리갈
2022-02-15 00:19:30
저도 죠죠의 기묘한 모험을 보면서 내성이 늘었죠.
아무렇지도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나마 참으며 볼 수 있는 레벨이 되긴 한 거지만...
5부의 소르베의 건에 대해서는 전 아직도 그 회차를 다시 못 보고 있어요. 처음 봤을 때에는 토할 뻔했고. 정 보려면 휴일 한낮에 봐야 하지만 그것 또한 요즘은 다른 일정 등이 있다 보니 보류중이죠. 다시 볼 수 있으려면 적어도 올해 여름은 되어야 할 것 같아요.
Lester
2022-02-13 23:48:03
확실히, 즐거움을 얻기 위한 대중매체에서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요소가 나오면 이래저래 감상에 지장이 되기도 하고 곤란하긴 하겠네요. 저는 특별히 거부감을 품는 요소는 없는 편이지만, (창작물에 한해서) '창작자가 자신의 의도를 주입하려고 드는 것'은 싫어합니다. 그것이 흔해빠진 양산형 작품이든 19금이든 상관은 없는데, 이상하게 개연성이나 이런저런 설정오류가 심하면서 "작가가 그렇다면 그런 것이다"라고 우기는 것들이 제법 있더군요. 차라리 설정을 대충 때우고 넘어가서 '이 다음부터는 사용자 여러분의 상상에 맡깁니다' 하는 게 더 나을 정도고요.
막상 그런 '억지'라고 해도 창작물이 즐거움을 얻기 위해 소비되는 이상, 어느 정도는 허용되기도 하고 또 세일즈 포인트로 여겨지는 것 같기도 해서 묘합니다. 흔히 쓰이는 말을 (필터링을 거쳐서) 하자면 "왜 그리 진지하냐, 진지한 게 밥 먹여주냐" 싶으니까요. 그래서 지금 구상하는 창작물도 다소 '억지'를 부려서 창작자의 상상력을 보호(?)해야 하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마드리갈
2022-02-15 00:25:01
여러 창작물을 감상하면서 매번 접하는 문제이긴 하지만, 역시 신경이 안 쓰일 수는 없어요.
오페라의 경우도 음악은 매우 아름답지만 내용이 오늘날의 막장드라마 저리가라 할 것들이 많거든요. 당장 그런 것들만 하더라도 카르멘, 아를르의 여인, 팔리아치, 보첵 같은 것들이 있어서 사실 향유한다는 표현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부담되기도 하죠. 그나마 애니의 경우 뱀이나 농구 같은 건 적어도 제가 보는 것들에서는 주된 소재가 아니라 잠깐 스쳐 지나가는 것들이라서 부담이 적기는 하지만요.
그래도 일단은 원작자의 의도를 존중해야겠죠. 게다가 내성은 좀 늘어나는 것이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