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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찾아온 추위와 망중한

Lester, 2022-03-19 22:34:38

조회 수
138

제목 그대로입니다. 자고 일어나니 다리가 미칠 듯이 쑤셔서 이유를 몰랐는데, 알고 보니 눈인지 비인지가 한바탕 내려서 전반적으로 추웠더군요. 그나마 어제 아버지가 전화로 보일러 켜두라고 미리 일러두셔서 다행이었습니다. 난방은 몰라도 보일러가 얼어붙었던 원인을 이미 해결해둬서 온수가 안 나올 일은 없었지만요. 덕분에 밀린 설거지를 따뜻하게 하고 내친 김에 싱크대 청소도 했습니다.


그리고 망중한이네요. 어쩌다 보니 토요일마다 정기모임처럼 어느 자택에서 진행되는 보드게임 모임에 참석한지라 오늘도 별 일이 없으면 모임이 열리고 참석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점점 심화되고 집주인도 어제 피곤해서 일찍 잤다는 얘기를 해서 그런지 오늘 모임은 취소됐더군요. 그것도 제가 단체카톡에서 허구한 날 알림이 오는 게 싫어서 단체카톡은 모두 알림을 꺼두는 바람에, 준비 다 마치고 나간 김에 점심까지 먹고 나서야 취소됐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뭐 외식도 했겠다, 나온 김에 동네라도 돌아봐야겠다 싶어서 밖에서 한두시간을 보낸 후 귀가해서 본격적으로 개편에 돌입했습니다. 막상 컴퓨터를 키자마자 한 것은 위키검색이었고 개편보다 시간을 더 많이 쓴 것 같지만요... 그래도 개편 후기에서 밝혔듯이 이번 내용도 잘 수정됐다고 생각하기에 딱히 여한은 없습니다. (개편된 내용은 여기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혼자 살다보니 밥 해먹기가 귀찮고 이를 외식으로 해결한데다, 웹쇼핑이다 모임 참석비다 하면서 머리 비우고 돈을 쓰다 보니 어느새 원래 통장 잔고가 (상경 이전과 비교해서) 거의 반까지 줄었더군요. 허리 아파서 갔던 신경외과 물리치료 비용이 한 번에 10만원 안팎이라 타격이 컸다지만, 그걸 제외해도 한 달에 30만원 정도를 쓰는 건 혼자 살면서 딱히 누구를 만나지 않는데도 과소비가 심한 건 확실히 맞는 것 같더군요. 마침 냉장고에 집에서 가져왔지만 안 먹은 것들이 냉동실에 쌓였으니, 당분간은 최대한 절약해야겠습니다. 농담 안 하고 엥겔지수가 높거든요, 제가. 꾸밀 줄도 모르니 대부분의 비용이 식비로 나갈 수밖에 없죠. 어정쩡하게 옷 사고 안 입는 것보단 전부 먹어서 에너지로 가는 게 더 나을지도 몰라요. 뒤룩뒤룩 살 찌는 건 확실히 문제이지만.


번역 작업 이야기를 하자면... My Time at Sandrock이라는, My Time at Portia의 후속작을 번역하게 되었습니다. 23만 8천 단어라는 압도적 물량을 생각하면 앞이 막막합니다만, 약 1만 7천 유로(220319 기준 환산시 2280만원)라는 번역가 활동 기간상 최대의 번역료와, 전작 MTaP의 공식 번역이 엉망이라는 평가를 받은 데에서 나오는 (아마도) 플레이어들의 기대감을 생각하면 달아오르기도 합니다. 그래도 같이 작업할 사람이 없어서 계속 혼자 뛰어왔다 보니 혼자서는 감당이 안 될 것 같아, 마감을 9월 초까지 넉넉하게 불러두고 한 달에 얼마씩 할당량을 정해서 완료하는 식으로 체크포인트를 나눠뒀습니다. 만리장성이 무작정 처음에서 끝까지 쌓은 게 아니라 중간중간씩 지어서 다른 지역의 완성된 부분을 보고 격려를 받았다는 점(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요)도 있고, 구글 스프레드시트의 함수를 이용해 몇 퍼센트 해뒀다는 것까지 계산해두니 최소한 얼마만큼은 해야겠다는 동기부여와 성취감이 되기는 합니다. 게다가 현대 배경이라 판타지 같은 독자적 설정은 없는데다, 핵심만 파악하면 한 번에 대량의 텍스트를 끝낼 수 있는 스토리 파트도 있어서 기존의 판타지 게임들에 비하면 큰 문제는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 실전에 들어가보면 또 다르겠지만요.


하지만 이상하게 등골이 서늘하네요. 포럼에 종종 자각몽을 꿨다면서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지금도 그런 순간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우와 저 큰 작업 따냈어요' 하고 좋아해서 글을 쓰는데 동료에게 갑자기 '미안, 너한테 한국어 번역 안 맡기니까 하차하래' 하고 연락이 왔던 것 같거든요. 제발, 제발, 제발 그런 일이 없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Lester

그거 알아?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유야 어쨌든 고독을 즐겨서 그러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계속 실망해서 먼저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는 거야. - 조디 피코

4 댓글

마드리갈

2022-03-21 23:38:21

우선, 큰 프로젝트를 수주하신 것에 축하의 말씀을 드릴께요.

역시 큰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무의식의 세계도 같이 영향을 받는지는 몰라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레스터님의 꿈과 비슷한 것을 오래전 대입합격 직후에 꾼 적이 있기도 했고 주식, 채권 등의 금융투자를 하면서도 간혹 꾸고 있어요. 합격했다가 돌연 등록취소되는 꿈도 꾸고 잔고가 제로 혹은 마이너스가 되어 전재산을 날리는 건 물론 빚을 지기까지 하는 꿈도 꾸었다든지...모두 현실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천만다행이라고 여기고 있지만요.


돈은 벌기는 어려워도 관리하기는 어렵죠.

그러니 매주의 지출내역에 상한선을 설정하고 나머지는 저축하시는 게 좋겠어요.


개편된 것에 대해서는 읽고 새로이 코멘트할께요.

Lester

2022-03-27 15:53:54

(댓글을 애먼 곳에 달아서 다시 옮깁니다)


일감을 받은 지 반 주가 지난 것을 보면 일단 분명 꿈은 아닌 것 같네요. 애초에 그 쪽에서 먼저 일감을 회수하길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요. 다만 끝낼 수 있다 하고 9월까지 미룬 건데 혼자서 5개월 안에 해낼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뭐 마음먹고 달리면 하루에 기본 3천자는 거뜬히 해낼 수 있으니 1주일에 1만 단어씩 하는 식으로 때우면 금방 가능하겠지만요. 마감에 검토 기간도 포함되어 있기도 하고... 모든 작업의 기본은 멘탈(평정심)인데... 저는 그게 가장 약해서 문제입니다.


안 그래도 집에서 돈 별로 안 쓰면 적금인지 뭔지 한계까지 맞추게 쪼개달라고 난리입니다. 가족들이 고집이 세서 어지간하면 제가 떼어줄 가능성이 높은데... 이럴수록 돈에 대해 점점 무감각해지네요. 언제 기분 좋게 돈을 쓴 적이 있는지도 모르겠고...

SiteOwner

2022-03-26 15:17:45

요즘 봄이 되었다 갑자기 가을이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적응이 안되어 기침이 잦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금은 비가 많이 온 이후라서 꽤나 쾌적하지만 그래도 약간 쌀쌀한 감은 피할 수 없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건강에 유의해야 합니다. 언제나 건강하게 활동하시기를 당부드리겠습니다.


돈이란 벌기는 어렵지만 쓰기는 쉽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물가가 급상승하는 때에는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금리도 오르고 있으니까 고금리 금융상품에 상당부분의 금융자산을 묶어두는 게 확실히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관리하는 방법은 귀찮더라도 하나하나 배워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 대한 질문도 환영합니다.

큰 번역프로젝트를 수주하신 데에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분명 부담감도 크겠지만 그 부담감을 이기고 능력을 발휘하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니 크게 휘두르듯이 나아가시길 당부드리겠습니다.

개편된 것도 읽고 코멘트해 두겠습니다.


운영진으로서 말씀드리자면, "위키질" 이라는 표현은 과거에 규제된 적이 있습니다(해당 게시물의 코멘트 참조).

이것에 대해서는 동생이 간과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 제가 운영진을 대표하여 알려 드리겠습니다.

Lester

2022-03-27 16:56:36

몸 관리에 돈 관리에 번역을 위한 멘탈 관리까지... 갑자기 관리할 게 늘어나서 여러모로 혼란스럽습니다. 원래 계획은 3월달에 게임 하나 끝내고 여름은 좀 느긋하게 보낼 생각이었는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큰 일이 들어와서 이렇게 됐네요. 뭐 여름에 특별히 어디 갈 데도 없구나 생각하고 열심히 일한 뒤에 겨울에 벌어둔 돈으로 여행이나 가야겠습니다. 겨울쯤에 시간이 나면 홋카이도가 됐든 어디가 됐든 겨울을 만끽할 수 있는 조용한 곳으로 가고 싶습니다. 온천이든 민박이든 좋으니까 눈 내리는 걸 구경하면서 쉬고 싶네요.


문제의 표현은 변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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