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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G-15와 두 영웅 이야기

SiteOwner, 2023-01-26 00:53:24

조회 수
129

6.25 전쟁은 한국사의 비극일 뿐만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의 종결로부터 5년이 채 다 흐르기도 전에 일어났던 대규모의 국제전이었고 1947년에 창설된 미 공군이 처음으로 참여한 전쟁이자 또한 제트전투기간의 첫 전투가 일어난 전쟁이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소련의 당시 최신 전투기인 MiG-15는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바로 이것이 문제의 MiG-15 실물.
2057이라는 번호가 쓰인 이 기체는 MiG-15bis라는 것으로 1953년 9월 21일에 북한군의 노금석(盧今錫, 미국명 Kenneth Rowe, 1932-2022) 대위가 조종하여 김포비행장(현 김포국제공항)에 귀순할 때 탑승했던 기체입니다.

140421-F-IO108-008.jpg
이미지 출처

이 노금석 대위는 당시 미 공군이 MiG-15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이 전투기를 조종하여 귀순하는 북한군 조종사에게 5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었고 또한 첫 귀순자에게 5만 달러를 추가로 지급하겠다고 공언한 물라작전(Operation Moolah)의 수혜자가 되었습니다. 그 10만 달러는 현재의 가치로 환산하면 1,906,086달러에 해당되는 거금.
그리고 다음해인 1954년에 미국으로 건너가서 귀화하고 이름도 영어식인 케네스 H. 로우(Kenneth H. Rowe)로 개명했습니다. 1957년에는 미리 탈북한 어머니와도 재회하고 이후에는 델라웨어 대학에 진학하여 기계공학과 전기공학을 전공한 뒤 그루먼, 보잉, 제네럴 다이내믹스, 록히드 등의 각종 항공기 제조사는 물론 팬암, 제너럴 모터스, 듀폰, 웨스팅하우스 등에서도 항공기술자로 일하였고 엠브리-리들 대학에서 항공공학 교수로 재직후 2000년에 퇴임했습니다. 그리고 2022년 12월 26일에 미국 플로리다주 데이토나비치(Daytona Beach)의 자택에서 90세를 일기로 영면했습니다.

그리고 해가 바뀐 2023년.
또 한 영웅이 MiG-15와의 인연이 있었음이 밝혀졌습니다.
그는 미 해군의 엘머 로이스 윌리엄스(Elmer Royce Williams, 1925년생) 대령.
1952년 당시 대위였던 그는 그 해 12월 18일 항공모함 오리스카니(USS Oriskany, CVA-34) 제781비행대 피스메이커(Peacemaker)의 일원으로서 참전하여 F9F 팬서 함재전투기를 조종했습니다. 그리고 35분의 공중전 끝에 비밀리에 참전중이었던 소련군의 MiG-15 전투기 7대의 기습을 완전히 격파했습니다. F9F 팬서는 MiG-15에 비해 열세라고 평가되었는데다 당시 그 비행대의 전투기는 4대. 중과부적이었는데다 기체의 성능도 열세였고 다른 3대가 급박히 귀환해야 하는 상황에서 로이스 윌리엄스는 기적을 만들었습니다. 그도 급박히 귀환해야 했지만 이미 소련측이 시작한 전투에서 살아남기 위해 35분이라는 미 해군 최장의 한 전투에서 홀로 MiG-15를 4대 격추한 유일한 조종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전투는 소련과의 관계를 의식한 미국측에서 50년간 극비로 분류되어 있었고 그가 1980년에 대령으로 퇴임할 때도 소련이 멸망하는 그날까지도 세간에 알려지지 않고 2002년에야 기밀이 해제되었습니다.

그리고 2023년 1월 20일.
97세의 그 영웅은 미 해군 최고의 훈장인 네이비 크로스(Navy Cross)를 받았습니다.
아래 사진의 가운데에 로이스 윌리엄스가 서 있습니다.

1000w_q75.jpg
이미지 출처


MiG-15가 이렇게 두 영웅과 엮여 있습니다.
올해는 6.25 전쟁의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그리고 이 두 영웅의 이야기도 기념해야겠지요.


이 글을 쓰면서 참조한 기사도 아울러 소개합니다.
Kenneth Rowe, Who Defected From North Korea With His Jet, Dies at 90 (2023년 1월 5일 The New York Times, 영어)
SECNAV Awards Navy Cross to Retired Korean War Veteran (2023년 1월 24일 U.S. Indo-Pacific Command, 영어)
SiteOwner

Founder and Owner of Polyphonic World

2 댓글

마키

2023-01-26 17:30:42

개인적으로 미그기에 대한 인상이라면 베트남전이 주 무대인 FPS 게임 배틀필드 베트남에서 조종할 수 있는 미그기의 인상이 강하게 남아있네요. 기괴할정도로 산뜻한 청록색으로 도장된 조종석 인테리어가 강렬한 임팩트였죠.


목숨을 걸고 적성국의 주력 전투기를 남한까지 몰고와 귀순한 노금석 대위도 그렇고, 공중전의 패러다임이 먼저 보고 쏘는 미사일 위주의 원거리 전투가 되는 시작점이었던 한국전쟁의 공중전에서 홀로 적기 4기를 격추한 로이스 윌리엄스 대령도 그렇고 모두가 우리의 지금을 있게 한 훌륭한 영웅이에요.

SiteOwner

2023-01-28 00:00:55

말씀하신 그 청록색의 조종석 계기판 배경...정말 기분나쁠 정도로 선명하지요. 그 색을 타코이즈색(Turquoise color)이라고 합니다. 흔히 터키석이라고도 번역되는 그 보석의 청록색이지요. 그리고 미그기는 물론 소련/러시아의 항공기라면 대부분 그 색으로 도색되어 있습니다. 사실 그게 스트레스 경감 및 장거리 임무에서의 사기저하 방지에 도움이 된다는 소련 과학자들의 연구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합니다.


자유와 생명의 소중함이 바로 그 두 영웅의 사례에서 증명됩니다.

그리고, 다른 미그기에도 영웅들이 엮인 이야기가 있습니다. MiG-17, MiG-19, MiG-21, MiG-23, MiG-25 및 MiG-29에도. 이것도 차례로 써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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