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분야에선 여러모로 비판을 받기도 하는 혼다입니다만 이륜차만큼은 어디서든 알아줄 정도로 최고의 기술을 자랑하고 애당초 혼다 기연 공업의 시작도 이륜차에서 시작한 만큼 역사도 굉장히 길지요. 이런 긴 역사와 이 역사를 통해 쌓인 기술 노하우가 굉장해서 한 때 혼다는 한국과 대만 등지에서 몇몇 회사들과 제휴협력을 맺은 적이 있었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지금의 '대림자동차'지요.
이 제휴의 역사도 꽤 오래되어 그 기원은 1962년의 기아산업의 이륜차 부문에서 제휴협력을 하여 '기아혼다'란 브랜드로 한국 최초의 오토바이를 생산한 것으로 시작하여 10년 후 이륜차 부문이 분리되어 기아기연이 설립되었을 때도, 또 10년이 흘러 대림공업과 합병되어 대림자동차가 되었을 때도 '대림혼다'란 이름으로 2000년대까지 브랜드명이 이어지게 됩니다. 이후 기술 이전 계약이 끝나고 대림과 혼다는 분리되어 지금은 대림산업의 대림자동차, 그리고 혼다의 한국 법인인 혼다코리아가 들어오면서 둘은 이제 남남이 되었지만 말이죠.
어쨌든 이 기술제휴 덕에 대림의 오토바이는 '신뢰의 대림'이라 불릴 정도로 저렴하면서 신뢰성은 높은 오토바이로 바이크 동호인이나 마니아들 사이에선 매우 인기가 좋았었다고 합니다.(근데 독립한 이후 혼다코리아를 비롯한 다양한 외산 바이크들이 우후죽순 밀려들어오고 대림 내에서도 중·대배기량의 개발도 지지부진해진 데다 품질도 제휴시절에 비해 영 미덥지 않아졌는지 지금은 이륜차 부문이 많이 어렵다더군요. 뭐, 애초에 이 회사의 주요 수입원이 자동차 부품이라 그렇지;;)
(이것이 한국 최초의 오토바이 '기아혼다 C100'. 최초 혼다 커브(Honda Cub)의 제휴생산품으로 한국 오토바이계의 쌀집 자전거 전설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_-;;)
(이것은 마찬가지로 혼다 커브의 후속모델의 라이센스 생산품인 대림혼다 DH88. 후속 모델은 대림혼다 Citi 100으로 혼다와의 제휴가 끝난 이후에도 대림 Citi Ace란 이름으로 계속 생산되었고 현재도 Citi Ace Ⅱ로 후속모델이 생산중에 있습니다. 정말 수명이 긴 모델이지요. 문제는 혼다코리아가 오리지널 혼다 슈퍼 커브를 저렴한 가격으로 들여오는 바람에 경쟁대상이 되어버렸다는 거지만…. -.-;;)
일단 한국의 예시는 이렇고 대만의 경우 대표적으로 '광양 공업(KYMCO)'과 '산양 공업(SYM)' 두 곳이 있습니다.
둘 다 한국의 대림과 같이 시작은 60년도에 혼다와의 제휴로 시작하여 혼다의 이륜차를 생산하였고 산양의 경우 혼다의 사륜차도 라이센스 생산을 한 적이 있었지요. 물론 둘은 똑같은 혼다의 기술 지원을 받았지만 회사의 스타일은 서로 다른 양상을 보였습니다.
일단 둘은 혼다의 기술 노하우를 통해서 오토바이 기술을 발전시키는 한 편 산양 같은 경우 혼다차의 라이센스 생산을 하다 기술제휴가 끝난 이후 사륜차 부문은 한국의 현대로 넘어가 현재는 현대차와 기술협력을 하는 한편 현대차의 대만 유통을 담당하고 있습니다.(단, SYM의 한국 유통은 현대가 아닌 모토스타 코리아이므로 주의!)
그리고 앞서 제휴가 끝난 이후 서서히 내리막길을 걸은 대림과 달리 이 둘은 오히려 기술이 더 발전하여 현재는 대만 내에서 야마하, 스즈키와도 경쟁하는 관계가 되었다고 합니다.
(상, 혼다 리드 125. 하, 후속 광양 명류(名流) 125. 초대 광양 명류는 혼다와의 공동 생산품으로 일본에선 혼다 스페이시로 팔리던 모델이었습니다. 한 편, 이 광양 명류는 세계 오토바이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기도 하는데 이는 이 명류가 세계 최초의 수냉식 스쿠터로서 대만 오토바이 역사, 세계 스쿠터 역사에서 모두 중요한 의미를 가진 모델이었습니다.)
(혼다 N360, 대만에선 산양 부귀(富貴) 360으로 최초 라이센스 생산한 모델이었습니다. 이후 혼다 어코드 4세대까지 산양의 이름으로 라이센스 생산하다가 이후 기술 협력이 종료되기 전까진 그대로 혼다의 이름을 걸고 차량을 생산하였죠. 계약이 끝난 후 혼다차의 생산 및 유통은 혼다 타이완으로 넘어가고 산양은 현대차와 기술협력 및 생산, 유통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처럼 혼다는 아시아 이륜차 역사에서 꽤 중요한 의미를 지닌 회사라고 볼 수 있지요. 설립자인 혼다 소이치로의 손에서 태어난 기술은 점점 발전해 나가며 주변 국가의 기술력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고 현재에도 계속 발전해 나가는 중이랍니다.
어떤가요? 이렇게 이륜차의 기술 바탕에 혼다가 있었단 점은 부정할 수 없고 또한 혼다와 함께 기술은 발전해 왔지요. 물론 영향을 준 곳이 혼다만 있던 건 아니지만(ex S&T 모터스, 구 효성 모터스의 전신인 효성스즈키) 이륜차 사업에서만큼은 혼다의 영향력이 굉장했다고 보입니다.
이상, 부족한 글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4 댓글
SiteOwner
2013-07-30 14:46:30
시티 100은 추억의 오토바이였습니다.
제 동생이 취학전까지는 집에서 그 오토바이를 사용하고 있었기에 아직도 어렴풋이 생각이 나고, 지금도 가끔 그 오토바이의 배기음을 들으면 중학생, 고등학생 때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수냉식 엔진은 리터급의 대형 이륜차에나 적용되는줄 알았는데 스쿠터에도 사용례가 있군요. 처음 알았습니다.
대체 배기량과 출력이 얼마나 되길래 수냉식인지도 궁금해집니다.
HNRY
2013-07-30 15:09:52
아마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한 모델이라고 생각됩니다. 배달용 오토바이를 비롯하여 정말 많은 곳에서 사용된 오토바이였으니까요.
일단 초대 광양 명류(혼다 스페이시)가 50/80cc 모델이었고 그 다음 세대가 125cc, 마지막 3세대가 150cc였습니다. 이게 스쿠터로서 높은 것인지 낮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혼다의 기술력으로 태어난 특이한 스쿠터였지요.
마드리갈
2013-07-30 20:00:56
뭐랄까, 합작한 기업들이 독립하고 나서는 과거의 명성에 기대서 품질을 서서히 떨어뜨리는 식으로 원가를 절감해서 이득을 챙기려는 경향이 있나 봐요. 이게 작게는 개인이 운영하는 음식점에서부터 크게는 업종을 선도하는 기업에 이르기까지 모두 공통적으로 나타난다는 게 상당히 문제예요. 이러한 악관행이 결국 혼다와의 제휴가 종료된 대림을 발밑부터 무너뜨리는 걸까요?
아무리 우수했던 기업이라도 악관행에 발을 들이면 제대로 될 수 없어요.
대림혼다의 명성, 그리고 대림의 악전고투가 정말 대조적이예요.
HNRY
2013-07-30 20:56:08
그 반대로 합작시절에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업만의 독창적인 기술이나 물건을 선보이는 경우도 있죠. 결국 모든 것은 기업의 마인드가 결정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